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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화 〉'여행권'이라고 쓰고 '미끼'라고 읽는다 (61/110)



〈 61화 〉'여행권'이라고 쓰고 '미끼'라고 읽는다

“여행권이 이제 왔네. 아휴~.”

어머니가 기쁨의 환성을 지르고 있었다.
나는 궁금한 마음에 슬며시 다가가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경품에 응모해서 당첨되었거든. 그게 오늘 왔어.”

어머니는 라디오 방송이나 마트에서 실시하는 경품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즐겼다.
가끔 정말로 당첨되기도 하니까.
몇 번 당첨되니 이제는 아주 습관적으로응모를 하고 계셨다.
내가  때는 개인정보가 노출돼서 별로인 것 같지만 말이다.

“그래요?”

“아들, 휴가 쓸  있어?”

“예, 뭐, 될  같아요.”

주아린의 비서라고 해도 하는 일이 많지는 않았다.
게다가 최근에는 급한 일도 없는 시기였다.
며칠 정도 자리를 비워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어라? 이게 왜 이러지?”

“뭐가 잘못되었어요?”

“분명 우리 가족을 4명이라고 적어서 냈거든? 그런데 여행권이 3장만 왔네.”

“아...”

무엇인가 착오가 있었던 걸까?
아니면 원래 3명에게만 상품을 주는 걸까?
어쨌든 도착한 여행권은 3장뿐이었다.

“연락을...”

어머니는 여행권에 적혀있는 회사에 전화했다.
그리고는 한참을 뭐라고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표정은 심각한 모습 그대로였다.
아무래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휴~. 아무래도  명은 빠져야 할  같구나.”

어머니의 말이 떨어지자 밝은 거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그리고 기쁜 소식에 거실로 모였던 가족들은 어느새 서로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어험! 크험! 내가네놈들 키우느라고 지금까지 변변한 해외여행도 못한 거 알지? 이번에는꼭 가봐야겠다.”

아버지는 짐짓위엄을 떨치며 그럴듯한 이유를 내미셨다.

“그냥 엄마가 빠질까? 그래도 이건 내가 응모한 건데...”

어머니도 나름대로 정당한 이유를 내밀며 눈치를 살피셨다.

“조향기, 형이 최근에 여친과 헤어진 거 알고 있지? 나 머리  식혀야겠어. 알지?”

그렇게 상처받은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워낙 이유가 그럴듯하니 뭐라고 반박하기도 모호했다.
분명 이번에 물러서지 않으면 평생 두고두고 나에게 원망을 퍼붓겠지.

‘유럽여행 6박 7일.’

행사를 주관한 회사에서 모든 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파격적인 상품이었다.
돈으로 따지면 수백만 원도 넘는 특급경품이었다.

‘돈을주고 따라갈까?’

이렇게 된 거 가족들과 즐겁게 여행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지갑을 열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이내 머리를 가로저었다.
일단 비용도 비용이지만, 정확한 일정은 오직 여행사만이 알고 있었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일이 따라붙을자신이 없었다.

“그러면 제가 빠질게요. 어차피  일도 있고요.”

나는 짐짓 여유를 부리면 괜찮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자 가족들은 다시 얼굴에 화색을 띠며 좋아하기 시작했다.
이 인간들이!
조금 얄밉기는 했지만,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차라리 잘된 일이야.’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렇게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
최근에 ‘블랙 애로우’의 일도 있었다.
굳이 돌아다니는 것보다 얌전히 집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하지 않을까?

“그런 일이 있었군요.”

심심풀이 삼아서 이 이야기를 회사에서 꺼냈다.
그러자 주아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빛냈다.

“여행 가고 싶어요? 그러면 나랑 가요!”

그다지 여행을 가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일 끝내고 혼자 집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이 싫을 뿐이었다.
아무도 없는 텅  집에 들어가는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고독하고 쓸쓸했다.
그리고 짜증이 나는 일은 또 있었다.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놀고 있을 때 자신은 일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짜증이 나는 일인가를.
사람은 원래 상대적으로 비교하는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어떤 절대적인 감각과 수치가 존재하겠지만, 우리는 보통 타인과 나를 비교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인지하는 법이다.
휴일과 여행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말이라도 고마워. 그냥 일이나 하지 뭐.”

주아린은여행을계기로 나와 가까워지려는 속셈일 것이다.
그걸 뻔히 알면서 여행을 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만약에 간다면 윤소랑 가야지.’

솔직한 마음이었다.
단둘이 여행을 간다면 역시 여자친구와 가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내가 난봉꾼 같은 놈이라도 연인끼리 하는 이벤트는 지키고 싶었다.
많은 여성과 뒹굴면서 몸을 섞더라도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확실히 하고 싶었다.

‘다들 비행기는 잘 탔겠지?’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드디어 출발날짜가 다가왔다.
비행기에 탑승하는 시간에 맞춰서 슬쩍 연락을 넣었다.
하지만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미 탑승한 모양이었다.

‘그래, 재미있게 놀다 오면 좋겠네.’

나는 아쉬운 입맛을 다시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끼-이이익! 철-컥!]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섰다.
퇴근 후에 도착한 집은 적막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집이 이렇게 넓었었나?

[부-우우웅! 부-우우웅!]

방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으려고 할 때였다.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몸을 흔들었다.
누구지?

‘신지혜?’

기다리던 그녀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나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지혜 씨,  지냈어요? 어떻게 된 거예요?”

“향기 씨! 빨리 피해요! 어서요!”

천천히 상황을 설명하고 궁금한 것을 물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다급한 목소리로 나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무슨 일이지?

“지혜 씨, 도대체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지금 ‘블랙 애로우’에게 쫓기고 있어요. 그들이 향기 씨도 노리고 있다고요.”

“네?!”

나는 놀라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때였다.

[빠-욱!!!]

뭔가 시큰한 통증과 함께 눈앞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그대로나의 의식은 심연으로 빠져들었다.

“여기는?”

눈을 뜨니 사방에 풀로 뒤덮인 들판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의식을 잃고 끌려온 건가?’

나는 얻어맞은 뒷머리를 문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머리에 상처는 없었다.
분명 의식을 잃을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었다.
이렇게 무사할 리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묘하게현실감이 없네.’

나는 주변을 서성이며 느껴지는 감각을 곱씹었다.
설마?

“그래, 맞아. 여기는 꿈속이거든.”

익숙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나는 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예전에도 만났던 적이 있는 사람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뿔, 분홍색 머리카락, 그리고 야릇한 레오타드.’

그렇다.
언젠가 꿈에서 봤던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너는 누군가의 공격을 받고 지금 의식을 잃었어.”

“도대체 저를 공격한 사람이 누구죠?”

“그건 나도 모르지. 나는 그저 이 꿈속에서만 존재하는사람이니까.”

그녀는 말을 마치고 아찔한 동작으로 자신의 몸을 쓸어내기 시작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에게 공격을 받고, 의식까지 잃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의 물건은 그녀의 유혹에 제대로 반응하고 있었다.
핏대를 세우며 서서히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쪼-오-오옥!]

그녀는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나의 물건을 문지르며 음란한 키스를 날렸다.

‘아~~~. 꿈인데 감각은  이렇게 현실적이야?’

나는 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몸을 떨었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몸을 살폈다.
터질 듯이 부푼 가슴과 잘록한 허리, 아찔한 음부, 먹음직하게 느껴질 정도로 튼실한 허벅지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몸매였다.

“그래, 그렇게~.으-흠~~.”

나도 모르게 손이 그녀의 가슴으로 향했다.
그녀의 가슴을 천천히 주무르며 그녀의 혀를 받아들였다.
예전에는 경험이 부족해서 몰랐었다.
그녀의 테크닉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말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지금은 자신감을가지고 말할 수 있다.
그녀의 혀 놀림은 현실의 여성에게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다.

‘아차!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나는 그녀를 살며시 밀어내며 말했다.

“지금 내 몸이 어떻게 된 거죠? 깨어날 수는 있는 거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질문을 하자 그녀는 웃는 낯으로 대답했다.

“걱정할 것 없어. 곧 깨어날 수 있을 거야.”

그녀는 다시 나에게 다가오며 목에 팔을 둘렀다.
그리고는 자신의 음부를 나의 자지에 문질러대기 시작했다.
으~.
기분이 좋다.

“조...좋아요. 그러면 나를 빨리 깨어나게 해줄 수 있나요?”

“왜 서두르는 건데?”

“급한 상황일 수도 있잖아요? 나를 지켜야죠.”

야한 꿈을 꾸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생존이었다.
지금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가능하다면 빨리 일어나서 자신을 보호하고 싶었다.

“현실과 꿈은 시간의 흐름이 달라. 안달할 필요 없다고.”

그녀는 나에게 얽히며 나를 다독였다.

“여기서 10년이 흘러도 현실에서는 1초일 수도 있는 거지. 이제 알겠어?”

“좋아요. 알겠어요. 그래도 무슨 방법이 없나요?”

“없어. 그냥 저절로 깨어나길 기다리는 수밖에는.”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자면 어쩔 수 없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꿈속에서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현실에서 큰 영향이 없다면  문제는 없겠지.
일단  몸이 무사하기를 바라며 기도나 하자.

“그보다 안 할 거야?”

어차피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 할 것도 없었다.
게다가 꿈속의 인물과 섹스라면 여러모로 걸리는 것이 없으니 편할 뿐이다.

“아니, 합니다. 해요.”

지금까지 그녀의 페이스에 휘말리며 끌려다니기만 했었다.
경험이 부족하고 쾌감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그녀를 만날 때마다 밑에 깔려서 울부짖고 몸부림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었다.
여러 여성을 경험하며 나름대로 경험을 쌓은 건실한 남자였다.
오늘이야말로 본때를 보여줄 심산으로 그녀에게 팔을 감았다.
그렇게 우리는 완전히 밀착한 상태가 되었다.
서로를 당기면서 들러붙는 완벽한 밀착!

“제가 제법 경험이 쌓였거든요. 오늘 제대로 놀아드리죠.”

나는 그녀의 가슴으로 손을 옮겼다.
부드럽고 빠른 손놀림으로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며 쓸어냈다.
그러면서 간간이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비비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 좋아! 그렇게!”

그녀의 입에서 만족스러운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쪼-오오옥!]

나는 그녀의 입술을 취했다.
마치 뱀이 먹이를 잡아먹듯이 거칠고 끈적한 움직임으로 그녀의 입술을 빨아댔다.
전과 다르게 농익은 키스를 퍼붓자 그녀는 살짝 놀라는 기색을 보이며 눈을 크게 뜨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었다.

[쭈-우우웁!]

“아-흑! 너무 세게 빨면 아파!”

나는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애무했다.
내 쪽으로 강하게 당기면서 문지르거나 쓸어냈다.
그녀의 부드럽고 탄력 있는 살결은 나의 손가락 사이로 삐져나올 정도였고, 연신 훑어내는 나의 손길에 파도처럼 물결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음란한 손놀림으로 애무를 하면서 키스도 잊지 않았다.
나는 혀로 그녀의 입안을 범하는 동시에 간간이 그녀의 입술을 깨물거나 빨아댔다.
그러자 그녀는 쾌감과 놀라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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