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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화 〉그녀와 나의 첫날밤 (1) (52/110)



〈 52화 〉그녀와 나의 첫날밤 (1)

원래 처음만 어려울 뿐이다.
그다음은 조금 더 쉬워지는 법이다.
일단 선을 넘게 되자 우리는 거침이 없어졌다.
나와 강윤소는 만날 때마다 야한 짓을 했다.
영화를 볼 때나 드라마를 볼 때도 내키면 서슴없이 서로의 몸을 만져댔다.
대화할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서로의 성기나 성감대로 손이 향했다.
상당히 관계가 깊어진 연인들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게 당연한 수준이 되고 말았다.
 원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자동차 데이트’ 때문이었다.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건 좋은데 말이야.’

이런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으니 행동이 지나치게 분방해져 버린 것이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그녀는 드라마를 보면서 내 자지를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적당히 발기되자 당연하다는 듯이 위아래로 훑어댄다.
기분은 좋지만 뭔가 분위기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나의 손은 그녀의 가슴을 자연스럽게 주무르고 있었다.
따뜻하고 몰캉거리는 것이 감촉은 최고다.

‘아-씨! 이러면 그냥 변태 커플이잖아!’

나는 손을 거두면서 속으로 소리쳤다.
그녀의 몸을 만지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만나면 항상 이런 식이 되니 문제였다.
어느새 그녀와 나는 깊은 대화를 하기보다는 서로의 몸을 탐하기에 바빴다.
이거 정말 연인이라고   있는 건가?

“왜 그래요? 뭔가 느낌이 이상해요? 브라 벗을까요?”

“아니요. 윤소 씨의 가슴은 기분이 좋아요. 그게 아니에요.”

“그러면 뭐가 문제인데요?”

“우리 만나면 항상이러는 거 알아요?”

“에? 그게 어때서요? 기분 좋잖아요. 헤헤헤.”

나의 말에 그녀는 밝은 미소를 보일 뿐이었다.
그저 해맑게 미소 짓는 것이 내 가슴을 더욱더 답답하게 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러는 것도 좋지만, 우리 요즘 대화가 거의 없는  알아요?”

“???”

“어쨌든 서로 대화를 하면서 좀  알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항상 이런 식이라고요.”

그녀도 슬슬 분위기를 파악했는지 나의 물건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원래 모든 연인이 다 이러고 놀지 않아요?”

“이 정도는 아니에요. 무슨 어린애들도 아니고 서로의 성기를 장난감 삼아 놀지는 않는다고요.”

아무래도 그녀는 연애 경험이 적은 모양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거로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아니다.
적어도 연인 대부분은 때와 장소를 가린다.
게다가 횟수와 정도도 가리는 법이다.
그런데 우리는 삽입만 하지 않을 뿐이지 너무 행동에 분별이 없어진 상태였다.
신혼부부도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게 좋아요? 향기 씨는 내가 만지는 게 싫어요?”

“그런 게 아니라...”

그녀가 서운한 표정으로 되묻자 말문이 막혔다.
분명 싫은 것은 아니었다.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과 맺어지고, 몸까지 통하게 되었으니 불만이 있을 리가 없었다.
다만, 뭔가 아쉬운 것이다.
그런 것이 있지 않은가?
‘느낌’이라던가, ‘분위기’라던가.

“그러고 보니 이런 말이 있어요.”

프로이드의 저서에서는 성적 욕구가 불만족인 상태에서는 이상한 방향으로 발산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우리 커플도 지금 그런 상태가 아닐까?
나는 그녀에게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인 그의 말을 빌려 설명했다.
그러자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윤소 씨, 고기를 어설프게 한 점만 먹으면 또 먹고 싶어지죠?”

“네.”

“그렇지만 배부르게 먹으며 어때요? 만족스러울 정도로요.”

“한동안 고기 생각은 안 나는 법이죠.”

“바로 그거에요. 이렇게 된 거 우리 제대로 한번 해버려요.”

내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이랬다.
우리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어설픈 욕구충족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시원하게 해버리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그거 혹시 끝까지 하자는 말인가요?”

“네. 뭐, 그런 이야기가 되겠네요.”

“삽입까지?”

“뭐, 네.”

다행히 그녀는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금세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그렇게 해요.”

“네?”

“하자고요. 제대로  삽입 섹스.”

그녀는 시원스럽게 승낙하는 것이었다.

“지금 여기서 해요?”

“여기는 너무 좁아서 좀 그렇죠. 지금 이것저것 준비도  되어 있고요.”

막상 그녀가 ‘오케이’를 하니 긴장되기 시작했다.
나는 손사래를 치면서 그녀의 적극적인 말과 행동에 제동을 걸었다.
자동차 안은 너무 좁고, 위생상 좋지 않다.
게다가 제대로 뒹굴려면 역시 침대가 제격이었다.

“알았어요. 그러면 그곳에서 보기로 해요.”

나와 그녀는 다음번에는 모텔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나는 인적이 드문 새벽에 홀로 집을 나섰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나를 쫓는눈이 있는지를 살폈다.
다행히나를 감시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최근에 여러 가지 일을 겪다 보니 본의 아니게 시선을 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 사람을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주아린의 감시가 신경 쓰였고, 마리야 자매의 호의도 부담스러웠다.
게다가 운이 나쁘다면 ‘에이스 원’이나 ‘블랙 애로우’의 사람이 따라붙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렇다 보니 예전보다 움직이는 것이 자유롭지 못했다.

“어이쿠, 이 시간에어디를 가세요? 좋은 곳으로 모셔다드릴까요?”

남자 혼자서 택시에 오르니 뭔가 오해를 하는 모양이다.

“아니에요. 아는 사람 만나러 갑니다. 그냥 제가 이야기하는 곳으로 가주세요.”

나는 손사래를 치면서 얼른 주소를 읊었다.
새벽에 남자 혼자서 택시를 타는 경우는 크게 3가지 정도다.
첫 번째, 급한 일이 생겼을 때다.
갑자기 아프거나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을 때다.
 번째, 늦게 귀가하는 가족을 마중 나가야 할 때다.
보통 술에 엉망으로 취한 경우나 귀갓길이 험할 때 주로 마중을 나가게 된다.
 번째는 성적으로 급할 때이다.
독신이거나 장기간 출장으로 홀몸인 남성들이 성적인 욕구를 풀기 위해서 주위의 시선을 피해서 집을 나선다.
그리고 은밀히 집창촌으로 향하는 것이다.
기사님은 아마도 나를 세 번째 경우로 판단한 것일 테지.
뭐, 일반적인 반응이다.

“고맙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나는 얼른 계산하고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기사님의 음흉한 표정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진해졌다.
‘훗! 역시 하러 가는 거잖아?’라는 표정이었다.
그래, 하러 가는 거 맞다.
하지만 돈으로 사서 먹는 그런 관계는 아니다.
엄연히 연인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여기가 맞지?’

그렇게 무인 모텔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녀가 알려준 비밀번호를 누르고 방으로 향했다.
주위의 이목을 피하고자 각자 다른 시간에 출발해서 방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어서 와요. 향기 씨~.”

방에 들어서자 그녀가 바로 나에게 안겨왔다.
그녀의 몸과 머릿결에서 느껴지는 향기가 벌써 아찔하다.
나는 두근거리기 시작한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태연한 척했다.

“오느라고 힘들지않았어요?”

“괜찮아요. 자주 나가는 심야 라디오방송이 있거든요.  건물에 차는 세워두고 이곳까지는 걸어서 왔어요. 가까워서 특별한 문제는 없었어요.”

그녀의 여정은 첩보원의 움직임을 방불케 했다.
파파라치나 주위의 시선을 피하려고 평소에 자주 게스트로 출연하는 라디오 방송국을 주차하는 곳으로 선택했다.
게다가 갈아입을 옷을 3벌이나 준비해서 중간에 계속 옷을 바꿔 입으며 이곳으로 왔다는 것이다.

‘거, 참. 미안하네.’

조금 거동이 불편해진 걸로 투정을 부렸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나보다 훨씬 더 행동에 제약을 받는 처지였다.
이렇게 조심했는데도 불구하고 스캔들이라도 터지면 어쩌지?
내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눈을 응시하자 그녀는 나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에이,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밝혀지면 그냥 공개 연애하면 되죠.”

그렇다.
성인끼리 순수하게 만나는 게 무슨 죄란 말인가?
오히려 지나치게 사생활까지 관심을 두는 언론이 문제였다.
나는 그녀의 맑은 눈망울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순진하면서도 열정을 품은 그녀의 눈동자는 촉촉이 젖어가기 시작했다.

[쪼-오옥!]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을 포갰다.
그리고 혀를 움직이며 서로의 입안을 훑어냈다.
기분 좋은 쾌감이 몸에 스며들고 또 스며들었다.

‘벌써 풀 발기냐?’

나의 아들은 가벼운 터치와 키스만으로 이미 빳빳해진 상태였다.
나는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도 크게 다른 상황은 아닌 모양이었다.
엉덩이를 엉거주춤하게 빼고 있었고, 얼굴은 달아올라 빨갛게 달아올랐다.
분명 흥분한 것이다.

“흐-응!”

나는 키스를 하면서 그녀의 가슴과 음부를 매만졌다.
그곳은 이미 촉촉하게 젖어있었고, 유두는 오뚝하게 서서 기대감에  모습을 나타냈다.

“벗어 버리죠.”

옷이 거슬리자 그녀는 나의 상의와 바지는 물론이요, 속옷까지 벗겨버렸다.
그러면서 손과 입을 사용해서 나를 탐하고 또 탐했다.

‘왜 자기는 안 벗는 거지?’

그녀는 나를 연신 애무하면서도 본인은 옷을 벗지 않고 있었다.
분명 조금만  주무르면 물이 흘러넘칠 것이다.
그러면 속옷이나 겉옷을 더럽힐 텐데?
 벗지 않는 거지?

“...윤소 씨는 안 벗어요?”

나는 그녀의 입술과 손길을 간신히 피해내며 입을 열었다.
그러자 그녀는 잠시 떨어져서 고개를 숙이고는 머뭇거리는 기색을 보이는 것이었다.

“그게...”

“그게?”

“...부끄러워서요.”

“푸-훗!”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여전히 귀여운 사람이다.
이미 서로의 모든 걸  봤으면서 부끄럽다는 건가?

“어, 지금 비웃는 거예요?”

“아닙니다. 수줍어하는 윤소 씨가 귀여워서요.”

나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이마에 천천히 입맞춤했다.
그러면서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상의를 벗겼다.
이어서 천천히 그녀의 볼과 목에 입맞춤하며 하의를 벗겨 냈다.

“흐-응~. 뭔가 되게 능숙한데요?”

그녀는 나의 부드러운 손놀림을 즐기면서도 살짝 눈을 흘겼다.
지금까지 뒹군 여자가 몇 명인데?
능숙하지는 못해도 서툰 동작이 나올 리가 없었다.
하지만 여자 앞에서 다른여자의 이야기를 꺼내는  금물이다.

“지금은 우리 이야기만 하죠.”

나는 그녀의 입술을 내 입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고 혀를 집어넣어 휘저으며 나의 열정과 애정을 표현했다.

“흐-웅~. 좋아!”

애정이 듬뿍 담긴 키스와 나의 손길에 그녀는 얕은 교성을 질렀다.
그녀도 제법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나는 그녀의 허리에 손을 감고는 입으로는 그녀의 입술과 혀를 취하고, 손으로는 그녀의 곳곳을 문질렀다.
얼굴, 목, 허리, 가슴을 쓸어내렸고, 손과 손가락으로 그녀의 음부를 애무했다.

“흐-읏!”

그녀의 숨결이 뜨거워지고, 그곳에서 흐르는 꿀물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준비는 끝난 셈이다.
나는 그녀에게 떨어지며 말했다.

“이제 슬슬 씻죠.”

나의 말에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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