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여왕님 길들이기 (2)
아름다운 외모와 다르게 추악한 그녀의 내면은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렇다.
그녀는 진정한 탕아였다.
붓다의 가르침에 잘못을 모르는 자는 배워서 알면 선하게 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알고도 잘못을 범하는 자는 돌이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딱 그 짝이다.
자신이악인 것을 알면서 당당히 악을 행하는 자.
내가 딱 싫어하는 부류다.
“야, 야, 벽 만들어. 벽!”
주아린은 여자들을 불러들였다.
그리고는 주위를 에워싸게 하면서 사람의 벽을 만들게 했다.
뭐 하려는 거지?
“남자 새끼들은 돌아서라. 벽이나 보고 있어.이쪽 보면 진짜 뒤진다?”
그러자 남자들은 키득거리며 돌아서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에 마치 훈련이 잘된 군인처럼 행동했다.
아무래도 여기서 주아린의 영향력이 가장 큰 모양이다.
감히 거스르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주위가 정리되자 그녀는 나를 소파에 눕혔다.
그리고는 콘돔을 꺼냈다.
이어서입으로 포장지를 찢으며 말했다.
“이제부터 너랑 섹스할 거야. 알았지?”
“네?”
혹시 내가 취해서 잘못 들은 걸까?
그녀가 지금 뭐라고 한 거지?
“어, 너 지금 대답한 거다? 너도 동의한 거다?”
뜻하지 않게 말꼬리를 잡혔다.
그녀는 언제 꺼내 들었는지 나의 목소리를 녹취까지 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대화가 얼추 녹음되자 그녀는 얼른 스마트폰을 치웠다.
그리고는 잽싸게 나의 바지를 벗겼다.
“지금 무슨?!!!”
“야, 야, 남자가 뭘 빼고 그러냐. 이런 기회 아니면 너 같은 놈이 나 같은 [로열블러드]와 섹스할 수 있을 거 같아? 그냥 얌전히 누워 있어라. 금방 끝내줄 테니까.”
그녀는 나의 물건을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경험이 풍부한지 그녀의 손놀림은 능숙했다.
‘크-윽! 발기하면 안 되는데.’
굴욕적인 기분이었다.
최악의 기분이었다.
하지만 몸은 나의 마음과 상관없이 자극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곧 나의 아들은 하늘을 향해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크기와 모양은 그런대로 합격점이고.”
힘차게 고개를 든 나의 아들에게 그녀는 콘돔을 씌웠다.
그리고 별다른 애무도 없이 나를 올라탔다.
“러브젤 좀 줘봐. 요즘 너무 많이 해서 말랐나 봐.”
그녀의 말에 돌아서 있던 남자들은 키득대기 시작했고, 그녀를 둘러싼 여자 중의 한 명은 얼른 가방에서 러브젤을 가져왔다.
“씨발! 웃는 새끼 누구야? 거기 있는 자지 중에 나랑 뒹군 새끼도 있지? 지금 웃음이 나와? 니들이랑 빠구리 뜨느라고 내 보지가 바빴다고 샹놈들아~.”
그녀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걸쭉한 욕을 내뱉었다.
그러자 남자들은 급기야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모습을 그녀는 흐뭇한 모습으로 바라봤다.
그리고는 곧 자신의 팬티를 벗으며 말했다.
“자, 이제 조용! 분위기 좀 잡자.”
그녀의 말에 모두 입을 다물며 정적을 만들어냈다.
주위가 조용해진 것을 확인한 그녀는 자신의 음부에 젤을 듬뿍 발랐다.
그리고 천천히 허리를 내렸다.
[쑤-욱!]
나의 물건은 그녀의 안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갔다.
단번에 뿌리까지 삽입된 나는 몸을 떨었다.
그녀에 대한 혐오감과 경멸을 느끼면서도 자지로 전해지는 짜릿한 쾌감에 전율했다.
마음으로는 거부하면서도몸으로는 희열을 느끼는 자신이 너무 싫었다.
그런 양가적인 감정에 나의 몸과 마음은 요동쳤다.
[스-윽. 척! 스-윽. 척!]
그녀는 허리를 움직이며 나의 물건을 탐했다.
나는 최대한 느끼는 표정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그녀는 간파하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나의 유두를 굴리는 것은 물론이고 귀와 허벅지까지 애무했다.
마음과 다르게 서서히 쾌락에 물들어가는 나를 보면서 그녀는 말했다.
“물건은 괜찮아. 그런데 그렇게 기분이 좋지는 않은걸?”
그녀는 음탕한 표정과 현란한 허리 놀림으로 나의 하반신을 녹였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가 있는 걸 보니 말이다.
분명 저건 비웃는 표정이다.
나는 느껴지는 쾌감에 저항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눈빛과 표정을 숨기기 위해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왜? 기분 좋아진 표정을 보여주기 싫어? 자존심 상해? 그럴 필요 없어. 누구나 나에게 깔리면 강아지처럼 헐떡이게 되더라고.”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앞뒤로 비비기 시작했다.
클리토리스를 비벼서 쾌감을 더 많이 얻으려는 거겠지.
섹스에 상당히 능숙한 여자였다.
“크-흡! 커-헉!”
그렇게 안간힘을 썼건만 나의 입에서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호흡을 들이마시며 쾌감을 감추려고 애쓰는 처절한 교성이었다.
그러자 그녀는 허리의 움직임에 더욱더 속도를 내면서 외쳤다.
“죽이지? 기분 좋지? 싸도 좋아. 후후후.”
그녀는 여유가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허리를 움직였다.
나는 곧 사정감을 느꼈다.
이렇게 본능에 패배해야 하는 걸까?
이렇게 웃음거리가 되어야 하는 걸까?
분한 마음에 발가락과 엉덩이에 힘을 주면서 최대한 버텼다.
[찍-! 찌-익!]
그러나 몸은 솔직했다.
흥분의 극치에 이르자 나의 물건은 시원하게 욕정을 토해냈다.
연신 껄떡대면서 정액을 뱉어냈다.
그녀는 내가 사정하자 격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냈다.
“후, 뭐. 입가심 정도는 되네.”
그녀는 내가 늘어지자 비로소 몸에서 내려왔다.
그리고는 콘돔을 빼서 챙기면서 말했다.
“혹시 어디서 강제로 당했다고 떠들면 곤란하니까. 요거는 내가 가지고 있을게. 괜찮지?”
혹시 모를 고소에 대비해서 물증을 챙기는 모양이었다.
만약 내가 섣부른 짓을 하면 바로 역습을 할 작정인 것이다.
녹취도 그렇고, 정액을 챙기는 것도 그렇다.
용의주도한 것이 보통이 아니다.
역시 악은 성실하다.
게으르거나 머리가 나쁘면 이런 짓도 못 하는 법이다.
이런 놈들을 보고 있으면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든다.
“야, 어땠어? 맛있어?”
“뭔가 특별한 느낌이 있어?”
“저 새끼 횡재했네. 버러지 주제에 주아린과 떡도 쳐보고.”
“와~. 꼴에 자존심은 있다고 지금 인상 쓰고 있어. 와~. 크크크.”
행위가 끝났다.
나는 몰려드는 그들의 막말과 시선을 무시하면서 몸을 추슬렀다.
“역시 평범해. 특별한 느낌이 없어.”
그녀는 복장의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손을 내저었다.
호기심이 가득했던 그녀의 눈은 이미 흥미를 잃고 차갑게 식어있었다.
“이제 나가도 좋아. 잘 가~. 여기서 있었던 이야기는 어디 가서 떠벌리지 말고. 어차피 소용없으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가방에서 돈뭉치 몇 개를 더 꺼냈다.
그리고 나에게 던졌다.
제길!
분하다.
하지만 딱히 그들에게 갚아줄 방법이 없었다.
물리적으로 달려들기에는 그들은 너무 건장했고, 그렇다고 설득이나 법이 통하는 상대도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나와 최영훈은 그들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한 것이다.
‘이런 개 같은! 더는 불행이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군대에서 큰 사고를 겪었다.
그래서 액땜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더는 불행이 없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연달아 소동에 휘말리는 것도 모자라서 이런 치욕을 겪다니.
TV에서나 보던 갑질을 내가 당하다니!
게다가 성적으로 농락까지 당했다!
피가 끓었고, 무력한 자신에게 화가 났다.
“너무 억울하게 생각하지는 말고. 원래 약한 사람은 강자에게 놀아나게 되어 있는 거야. 어서 돈이나 챙겨서 꺼져.”
피곤했다.
쓰러져서 잠들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런 몽롱한 상태에서도 그녀의 조롱이 정확하게 날아와 귀에 박혔다.
그렇다.
지금까지 나는 저런 자들에게 당하고 싶지 않아서 돈을 추구했다.
아직 기반도 마련하지 못한 애송이지만,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입에서 사실을 들으니 더 쓰리고 분했다.
게다가 가지고 있는 거대한 힘을 이런 쓸데없는 일에 쓰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힘! 나에게 힘이 있었다면...!’
순간 뭔가가 번뜩였다.
나는 얼른 손목을 바라봤다.
신지혜가 건네준 ‘스마트 워치’가 보였다.
페로몬과 조절 장치.
혹시?
‘힘? 그래, 나도 가지고 있는 게 있지!’
나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서서히 조절 장치를 조작했다.
매뉴얼의 설명을 떠올리며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이제 가도 되죠?”
“그래, 꺼져.”
“최영훈, 너는 내 걱정하지 말고 집으로 가라. 나중에 연락할게.”
얼빠진 표정으로 서 있던 그는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
지금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과 내가 농락당할 때 돕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넋이 나간 듯 보였다.
뭐, 영훈이 놈을 책망하는 건 나중 일이다.
저 녀석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휩쓸릴지 알았겠는가?
그저 저놈들이 유난히 나쁜 놈들인 게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일단은 이놈들을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는 진지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는 의아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나는 더욱더 진지한 분위기를 풍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비로소 그는 천천히 방을 나갔다.
‘페로몬 20%.’
나는 적당히 조작한 후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뭐야? 안 가고 뭐 해?”
내가 다가서자 그녀의 앞을 건장한 놈들이 가로막았다.
나는 손사래를 치면서 웃어 보였다.
“설마요. 뭔가 하려고 했다면 아까 했겠죠. 저항이나 싸움은 무의미하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용건이 뭐야? 나는 이제 너 따위에게 흥미 없다고.”
“흥미가 다시 생기실 겁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그녀의 몸에 살며시 손을 댔다.
그러자 그녀의 눈이 커지면서 몸을 움찔대기 시작했다.
그녀의 식어버린 눈동자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별안간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와! 이거 뭐야? 뭐야? 와! 대박! 겁나 기분 좋아!”
그녀의 외침에 사람들이나를 에워쌌다.
나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제 부탁을 들어주시면 더욱더 기분 좋게 해드리겠습니다. 어때요?”
“그게 뭔데?”
“당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의 뺨을 때릴 수 있도록 해주세요.”
[[“!!!”]]
나는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당한 모욕을 조금이라도 갚아야겠다.
들어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페로몬 수치를 높여서 다시 요구하면 그만이다.
어차피 나의 최종 목적은 이런 애들 장난이 아니다.
“야, 주아린. 설마 저런 버러지 새끼 말을 들어주는 건 아니지?”
“그래, 미친놈이 뭐라는 거야?”
“지금 무슨 수작이냐?”
“돈 챙겨서 얌전히 꺼져라? 더 험한 꼴 보기 전에.”
주변에서 원성이 들려왔다.
흥, 알게 뭐냐?
네놈들은 결국 내 손에 놀아나게 되어 있다.
주아린의 욕심 때문에 말이다.
“응. 좋아. 야, 다들 일렬로 서라. 그리고 얼굴 이리로 가져와.”
[[“!!!”]]
이것 봐라.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말을 수용했다.
친구의 의리나 안위는 안중에도없었다.
바로 자신의 쾌락을 선택했다.
“아, 그리고 저한테 반격하지 못하도록 해주세요.”
“알았다니까. 야, 이 새끼 건드리면 니들 뒤진다? 그냥 맞아. 알았지?”
그녀의 말에 쓰레기들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나는 슬며시 조절 장치의 수치를 ‘30%’로 올리면서 손목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