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 〉우화 (羽化)
나의 물건이 단단해진 것을 확인한 그녀는 잠시 뒤로 물러섰다.
“내가 재미있는 걸 보여줄게요.”
그녀는 갑자기 양손을 마주 대고는 고개를 숙였다.
스님이 합장하듯이 말이다.
그리고는 곧 손을 펼치며 앞으로 내뻗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슈-우우우욱!]
그녀의 몸을 중심으로기이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그녀가 여러 명으로 분열하는 것이 아닌가?
분홍색 머리의 악마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4명으로 나뉘었던 그녀들은 계속해서 분열했다.
곧 그 숫자는 30명이 넘는 숫자가 되었다.
“이게 어떻게?”
“왜 그렇게 놀라요? 내가 말했죠? 여기는 꿈이라고. 내가 원하면 뭐든지 할 수 있죠.”
그랬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상황에 당황했지만, 여기는 꿈속이었다.
이런 일 정도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그녀들을 바라봤다.
제각각 하는 행동은 달랐지만, 모두 분홍색 머리의 악마였다.
닮은 사람이 아니라 모두 동일인이었다.
[[“우리 중에 누가 진짜일까요?”]]
그녀들은 일제히 입을 열었다.
분신술 같은 건가?
나는 얼빠진 표정으로 두리번거렸다.
[[“정답은모두 진짜랍니다! 호호호!”]]
그녀들은 동시에 이렇게 외치고는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같은 사람의 목소리를 동시에 들으니, 마치 입체음향을 듣는 것만 같다.
뭔가 이상하다.
기묘한 분위기에 나의 아들도 기가 죽는 모양이었다.
서서히 피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어머, 이러면 안 돼.”]]
그녀들은 나의 물건이 힘을 잃고 쪼그라들기 시작하자 얼른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나의 몸에 달라붙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온몸이 동시에 핥아지면 어떤 느낌이 될까요?”]]
그녀들은 그렇게 말하고는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일제히 혀로 나의 몸을 구석구석 핥기 시작했다.
힘을 잃어가던 나의 아들은 순식간에 고개를 세웠다.
마치 사춘기의 반항아처럼 맹렬한 기세로 고개를 쳐들었다.
‘크~. 미치겠다!’
곧 엄청난 쾌감이 찾아왔다.
자지를 입에 물고 펠라티오를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나의 살결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부드러운 혀로 나의 몸을 구석구석 핥아댔다.
핥고 또 핥아댔다.
‘몸 전체로 섹스하는 기분이야!’
실로 그랬다.
마치 온몸이 그대로 질로 삽입되는 기분이었다.
기분 좋은 말캉거림이 사방에서 몸을 덮쳤다.
나의 모든 것이 그녀들의 혀에 점령되었다.
“끄~으~. 아~~흐흐흐흐~조...좋아! 으허!”
그녀들의 혀는 자비가 없었다.
겉으로 드러난 피부는 모조리 먹어치웠다.
특히 나의 성감대인 유두, 항문, 겨드랑이, 오금 등은 더욱더 살뜰하게 핥아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눈을 까뒤집고 침을 흘리는 것이 전부였다.
아무리 꿈속의 여인이라도 최대한 멋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연신 나를 엄습하는 쾌감에 이런 칠칠치 못한 표정 말고는 지을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도 없었고, 폼을 잡을 수도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쾌락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것뿐이었다.
“끄~~으으으으! 아~~크으으으!”
나는 연신 탄성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혀는 끝까지 따라붙으며 나의 피부를 집요하게 유린했다.
[꿀-렁! 꿀-렁!]
나의 자지를 빨던 여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목젖을 움직였다.
그렇다.
나는 미칠 듯한 쾌감을 견디지 못하고 사정한 것이다.
이제 끝났다.
행복한 지옥이 끝났다.
사정했으니 놓아주겠지?
“저 싸...쌌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그만!”
하지만 그건 대단한 착각이었다.
그녀들은 나의 몸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저 핥고 또 핥아댔다.
그러자 엑기스를 뿜어내고 고개를 숙였던 나의 물건이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어이, 어이, 이제 쉬어도 된다고.
더 하면 내가 미칠 수도 있어!
그만 힘내라고!
[후-루루룹! 추-웁! 추-웁!]
그녀들의 농익은 펠라티오와 애무로 나에게 행복한 고문을 가해왔다.
나의 뇌는 이미 도파민에 절여져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직 그녀들의 향기, 목소리, 움직임, 감촉만을 느끼면서 간신히 의식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뇌리를 스치는 짜릿함도, 성기로 전해지는 아슬아슬한 느낌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흥분도 이제 없었다.
그저 연신 몸을 때리는 거대한 파도만 있을 뿐이었다.
쾌감이라는 이름의 파도!
그 파도가 끝나지 않고 있었다.
“어-흑! 나 죽어! 으흑흑! 나 죽어요! 놔주세요!”
나는 마지막 힘을 짜내서 울부짖었다.
그러자 그녀들 중에 둘이 일어나서 다가왔다.
그리고 한 명은 키스하면서 나의 입을 틀어막았고, 한 명은 나에게 속삭였다.
“여기는 꿈이에요. 죽을 걱정은 없어요. 그리고 시끄러운 입은 좀 막아둘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미끄러져 내려가 나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다시 미친 듯이 머리를 움직이며 나의 성기를 자극했다.
능숙한 테크닉으로 펠라티오를 해댔다.
나는 끝나지 않는 쾌감에 몸을 뒤틀며 신음했다.
‘싸버리면! 싸버리면 편해질 수도 있어!’
이런 극상의 쾌감을 끝내야 한다는 것은 실로 아쉬운 일이다.
그렇지 않은가?
누가 몸 전체로이런 감각을 맛볼 수 있단 말인가?
아주 돈이 많은 부호나 감각이 민감한 사람이라면 조건에 따라서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은 이런 쾌감은 현실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각별한 것이었다.
몸 전체를 혀로 핥아주면서 동시에 펠라티오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인 것이다.
“읍-! 읍-!”
[부-룩! 부르르르륵!]
나는 키스로 틀어막힌 입으로 억눌린 신음을 내뱉었다.
동시에 최대한 허리를 띄우며 시원하게 사정했다.
더는 발기할 수 없을 정도로 사정해야 한다.
어떤 자극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사정해야 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쏟아냈다.
‘후~. 기분 좋았어.’
사정한 나는 몸을 늘어뜨렸다.
동시에 나를 공격하던 그녀들도 어느덧 잠잠해졌다.
이제 더는 공격할 생각이 없는 걸까?
나는 슬며시 눈을 떴다.
아직도 그녀들은 나를 에워싸고 있었다.
“후후후, 아직 끝이 아니에요. 마지막이 남았어요.”
그녀들은 서로의 몸을 포개며 서서히 어떤 물체로 변하기 시작했다.
오직 한 명의 악마만을 남겨두고 모두 어떤 물질로 변하기 시작했다.
‘고치?’
마치 누에고치처럼 변해서 나와 남은 악마를 감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와 악마는 고치에 갇힌 상태가 되었다.
[할-짝]
그녀는 그 상태에서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나의 귀와 볼, 목을 핥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손으로 나의 물건을 훑었다.
이미 힘을 다하고 쓰러져있는 나의 아들은 좀처럼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나 격렬한 한판이었다.
쉽게 기력을 찾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새로 태어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그녀는 갑자기 손가락으로 나의 항문을 쑤셨다.
정확하게는 항문에 손가락을 넣고 전립선을 자극했다.
갑자기 뒤로 진입한 손가락에 놀랐고, 그녀가 능숙하게 전립선을 자극하는 것에 또 놀랐다.
나의 물건에 다시 전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사랑 그리고 에너지!”
그녀는 나의 아들이 일어서자 바로 자신의 질에 삽입했다.
엄청난 자극을 겪은 덕분에 어느 정도 둔해진 물건이었지만, 여전히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섹스가 좋은 것이다.
발칙한 마이 선!
요망한 나의 성욕!
[찰-박! 찰-박!]
그녀는 밀폐된 고치 속에서 뜨거운 열기를 뿜으며 몸을 움직였다.
나는 그녀가 내뿜는 열기와 하체에서 전해지는 짜릿한 감각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다만 조금 전과는 다르게 이번에 하는 섹스는 상냥한 구석이 있었다.
그녀는 나의 호흡과 상태를 염두에 두면서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정신없이 서로를 탐하는 섹스도 좋지만, 이렇게 은은하게 서로를 맛보는 것도 좋다.
“나를 잊지 말아줘요.”
그녀는 순간 서글픈 표정을 보이더니 이내 마지막을 향해서 치달았다.
상냥하게 움직이던 허리는 나의 물건이 껄떡대며 사정할 기미를 보이자 거칠게 내리치기 시작했다.
그녀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속살이 연신 나의 물건을 훑었고, 동시에 그녀의 허벅지는 나의 허벅지를 때렸다.
그러자 나도 더는 참지 못했다.
“크-흑!”
나는 외마디 교성을 뱉으며 사정했다.
내가 표정을 찡그리며 허리를 꺾자 그녀는 나에게 깊은 키스를 날리며 질을 조였다.
나의 물건은 마지막 남은 한 방울까지 모두 쏟으며 사정했다.
‘이건 무슨?’
뭔가 알 수 없는 해방감이 느껴졌다.
나는 쾌감을 맛보기 위해서 감았던 눈을 떴다.
그러자 놀라운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나와 몸을 섞던 악마는 사라지고 없었고, 우리를 감싸고 있던 고치도 사라지고 없었다.
그저 금빛 가루가 사방에 날리고 있을뿐이었다.
‘날개?’
놀라운 일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나의 몸이 온통 빛에 휩싸여 있었고, 등에는 나비의날개가 돋아나있었다.
[‘현실에서도 잘 해낼 겁니다. 이만 안녕.’]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뒤로 강하게 당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 순간 나는 빛의 터널을 통과해서 끝없는 시간과 공간을 지나쳤다.
그 과정은 순간인 동시에 영원이었고, 영원인 동시에 순간이었다.
그렇게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또 그런 꿈을 꾸다니.’
몽롱함과 개운함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뭔가 질척한 감각이 느껴졌다.
익숙한 감촉이었다.
예전처럼 대량의 몽정을한 것이다.
나의 침대는 다시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씨발! 요즘에 여자가 고픈 것도 아닌데 왜 이런 거지?’
실제로 정낭이 가득 찰 정도로 섹스를 하지 않는 사람이나 몽정을 하는 것이다.
나처럼 최근까지 관계가 빈번했던 사람이 이렇게 대량의 사정을 할 리가 없었다.
사춘기 소년처럼 뭔가 성기가 발달하는 시기라면 모를까 너무 이상한 일이었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일까?
하지만 지금 급한 건 그게 아니었다.
일단 이 사고를 수습하는 게 먼저다.
나는 얼른 일어나 침대를 정리했다.
[칙-! 칙-!]
세제와 소독약으로 꼼꼼히 닦았다.
거기에 냄새 탈취제를 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얼추 정리되자 주위를 둘러봤다.
얼마나 많이 싸질렀는지 폐허를 수습하기 위해서 희생된 옷가지와 수건이 가득했다.
나는 그것들을 들고 슬며시 세탁실로 향했다.
‘이건 꼼짝없이 손으로 빨아야겠지?’
귀찮지만 어쩔 수 없다.
가족들이 모두 사용하는 세탁기를 더럽힐 수는 없으니까.
그렇게 손빨래를 하기 위해서 이동하는 나에게 이상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뭐지?’
낯선 근육질의 남성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나는 순간 빨래를 내던지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그 남성도 손에 있던 뭔가를 내동댕이치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게 나?’
그 근육질의 남성은 거울에 비친 나였다.
세탁실에 설치된 전신거울에 내 모습이 비친 것이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놀라운 일이었다.
거의 ‘멸치’에 가까운 체형이었던 나는 어느새 근육질이 되어있었다.
게다가 뭔가 이목구비도 반듯해진 것이 훈남의 느낌을 내뿜고 있었다.
뭐지?
어떻게 이렇게 될 수가 있지?
순간 나는 꿈에서 봤던 그녀와 나비 그리고 고치가떠올랐다.
‘하?! 설마 정말 우화라도 한 것일까?’
나는 몰라볼 정도로 달라진 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동안 거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