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9화 〉실연 아닌 실연 (19/110)



〈 19화 〉실연 아닌 실연

“그래요. 그렇게 찔러!”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고 허리를 밀어붙였다.

[철-썩! 철-썩!]

나의 허벅지와 그녀의 엉덩이가 부딪치면서 찰진 소리를 만들어냈다.
이것만 해도 자극적인데 그녀의 속은 더욱더 자극적이었다.
내 움직임에맞춰서 돌기와 주름이 얽혀왔다.
 번의 사정으로 배출 욕구는 줄어든 상태였다.
쉽게 절정이 찾아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극으로 전해지는 쾌감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두려울 정도의 쾌락이 연신 몸을 때리고 있었다.
이러다가 정말 죽는  아냐?
복상사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허-으으으으~. 어-흑! 좋아! 계속! 어-흐~~.”

그녀도 느낌이 좋은지 짐승 같이 으르렁거렸다.
동시에 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까지 주무르는 것이 아닌가?
그녀가 느끼는 모습을 보니 뭔가 해낸 것만 같은 성취감이 느껴졌다.
이 정도면 조금 전의 추태는 만회한 거겠지?

“으~~. 커-흑! 세게! 더 세게!”

그녀의 턱과 허벅지에는 걸쭉한꿀이 흐르고 있었다.
그만큼 기분이 좋다는 무언의 표현일 것이다.
게다가 얼굴은  어떠한가?
아주 가관이었다.
지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다.
눈은 이미 돌아가서 흰자위를 보이었고, 입에는 게거품을 물고 있었다.
이런 표정은 성인 영화의 배우들도 따라 하지 못할 것이다.

“더 빠르게!  세게!”

그녀는 상체를 침대 바닥에 붙였다.
그러면서 엉덩이를 치켜들었다.
높아져서 넣기 힘들지 않느냐고?
그런 건 없었다.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말아서 곡선으로 형태를 잡아준 덕에 삽입이 힘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삽입하기 쉬웠다.
 깊은 곳까지 쉽게 도달할 수 있었다.

‘크-윽. 무릎이...’

오히려 힘든 건 무릎이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후배위는 뜻밖의 고통을 안겨주었다.
연신 쓸리면서 저릿한 통증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통증도 나의 움직임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하-앗! 좋아요! 자지가 녹아요! 녹아 버려요!”

나의 물건에 전해지는 쾌감은 무릎의 통증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당연히 무릎이 쓸려서 살갗이 벗겨지는 상처가 생겨도 나는 멈출 수가 없었다.
여기서 멈추면 누가 이 천국을 맛보여 준다는 말인가?

“흐~으으으~. 흐-읏!”

간신히 정신을 유지하며 계속 허리를 움직였다.
희미해진 시선으로 그녀의 모습을 살폈다.
그녀는 바닥에 뺨을 붙이고, 한 손으로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애무하며 나의 물건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옮겨 그녀의 엉덩이를 쳐다봤다.
복숭아처럼 아름다운 곡선에 탄력이 풍부했다.
내가 밀어붙일 때마다 물결치며 아름다운 파도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침?’

그녀의 엉덩이를 유심히 보니 어떤 액체가 보인다.
위치를 보니 그녀의 꿀은 아니었다.
그녀의 애액이 아니었다.
그렇다.
내 입에서 떨어져 내린 침이었다.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나도 연신 침을 흘리며 그녀에게 박아대고 있었던 것이다.
관계가 끝나면 그녀를 놀리려고 했는데,  계획은 취소다.
지금 나의 표정도 그녀 못지않을 것이다.

“흐-으으으으~~. 흐-읏!!!!”

그녀가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나도 사정감이 몰려왔다.
그래!
이렇게 된 거 같이 절정을 맞이하는 거다!

“싸...싼다!”

“싸...싸버려! 깊게! 세게! 빨리! 아~아아악!”

그녀는 몸을 경련하며 질을 조였다.
그리고 연신 움찔거렸다.
클리토리스를 비비던 손도 멈췄다.
분명 절정을 맞이한 것이다.
나도 시원한 배출감을 느끼며 그녀의 몸을 덮어 눌렀다.
그리고 더는 나올 리가 없는 정액을 짜내기라도 하려는 듯이 자지를 끝까지 밀어붙였다.
그런 나의 거친 태도에도 그녀의 질과 엉덩이는 질책하기는커녕 요염한 움직임으로 달래주었다.

‘아~. 이제 더는  나와~~.’

그녀의 질은 마지막 한 방울까지 정성스럽게 짜냈다.
그리고는 내가 뽑는 타이밍에 천천히 힘을 풀었다.
정말 능숙하고 상냥한 여자다.

“기분 좋았어요.”

재빠르게 콘돔을 처리했다.
그리고그녀의 곁에 다가갔다.
그러자 그녀는 황급하게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는 것이 아닌가?
관계가 끝나고 나니 자신이 보였던 칠칠치 못한 표정이 떠오르는 모양이었다.
후후, 하지만 이미 나의 뇌에 저장해놨다는 말씀!

“저도 기분 좋았어요.”

그녀는 어느새 지적이고 신비로운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흘린 침은 닦을  있어도 ‘침 얼룩’까지 지우지는 못한다.
이건 씻어야 없어진다.

“얼굴에 자국이 있어요. 아까 장난 아니던데요?”

나는 그녀를 껴안으며 놀렸다.
그러자 그녀는 쌜쭉한 표정으로 혀를 내미는 것이 아닌가?

[할-짝. 할-짝.]

그리고 별안간 강아지처럼 내 얼굴을 핥아댔다.
예상하지 못한 공격에 나는 계속 당할 수밖에 없었다.

“아~. 더럽게 뭐하는 거죠? 크크.”

“이러면 향기 씨도 얼룩이 생길 테니 쌤쌤이죠?”

그녀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나도 당하기만 할 수는 없지!

[할-짝. 할-짝.]

그녀의 공격에 반격을 가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진짜~.”

그녀는 애교 가득한 콧소리로 반항했다.
하지만 나는 계속 반격을 가했다.
그러자 그녀도 다시 혀를 내밀고 나의 얼굴을 핥기 시작했다.

[할-짝. 할-짝]

그렇게 우리는 사이좋은 강아지처럼 서로의 얼굴을 핥는 장난을 치며 후희를 즐겼다.

“향기 씨, 제가 연락할 때까지 집에만 있는 건 안 될까요?”

샤워를 마치고 모텔을 빠져나오자 그녀가 꺼낸 말이었다.
무슨 소리지?
혹시 구속하는 타입의 여자인가?
솔직히 나도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일단 속궁합도 좋았고, 지적이고 시원한 성격도 마음에 들었다.

“사귀자는 뜻인가요? 저도 생각이 있기는 한데...”

그녀는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

“그게 아니고 사정이 있어서 하는 소리예요. 아르바이트나 외출을 꼭 해야 하나요? 저는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향기 씨가 집에만 있었으면 해서요.”

아, 사귀자는 소리는 아니구나.
나는 실망한 기색을 보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건 어렵겠네요. 전 사업을 하는 게 꿈입니다. 돈을 빨리 모아야 해요.”

“...그러면 제가 한 달에 400만 원씩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뭐?
400?
그녀는 꽤 시달리고 있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저런 거액을 놀고먹으며 지내라고 준다는 말인가?
아무래도 나에게 준 약이 어지간히 중요했던 물건인 모양이다.
솔깃한 제안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모 최고경영자의 말이 떠올랐다.

‘스스로  돈만이  큰 부를 이루게 해준다. 요행으로 찾아온 돈은 나를 깎아내기 쉽다.’

그녀가 주는 돈을 받으며 지내는 것도 좋고, 저축하면서 종잣돈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이 돈을 받으면 게으르고 나태한 마음이 생길 것만 같았다.
게다가 나는 다리가 불편해서 집에 있었던 시간도 길었다.
모처럼 다리가 건강해진 마당에 또 집에 갇혀 있어야 한다고?
사절이다.

“말씀은 고맙지만   때문에 일하는 것도 아니에요. 일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도 강하거든요.”

“...네. 제가 무례한 제안을 했네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그래도 되도록 외출을 삼가주세요. 향기 씨 몸을 노리고 접근하는 사람이많을 거예요.”

그렇다고 잡아다가 해부라도 하겠는가?
그저 귀찮게  가지물어보기나 하겠지.
그때는 모른 척하면 그만이다.

“알겠습니다.”

그녀의 걱정이라도 덜어주자는 마음에 그리 하겠다고 했다.
그보다 나는 그녀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저기 우리 꽤  맞죠?”

“네. 저도 오랜만에 굉장히 좋았어요.”

“그러면사귈래요?”

나의 말에 그녀는 잠시 놀라는 낯빛을 띠었다.
그리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쉽네요. 너무 기쁜 말인데...”

“왜요?”

“사실 제가...”

“제가?”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나이가  많아요.”

“하하하,  살인데요? 한 29살? 32살? 저 위로 10살까지는 커버됩니다.”

나는 호기롭게 외쳤다.
그녀의 외모로 봐서 많아 봐야 30살이다.

“...사...십...”

“네?”

“40살이라고요!”

그녀의 말에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40살이라고?
나보다 10살 이상 나이가 위였다.
내가 정한 상한을 아득히 초월하는 차이였다.
나는 마른 침을 삼키면 열심히 맷돌을 굴렸다.

‘그래,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서로 좋으면 되는 거지!’

마음을 다잡고 입을 열려는 순간 그녀는 철퇴를 날렸다.

“향기 씨가 중년이 되면 저는 할머니가 됩니다. 그래도 사귈 수 있겠어요?”

올해로 내가 21살, 그녀가 40살이었다.
나이 차가 무려 19살이다.
그걸 이용해서 그녀는 무시무시한 팩폭을 날린 것이다.
아~! 상상하지 말자! 상상하지 말자!

‘판타지 게임이나 영화를 보면 엘프도 몇백 살이나 먹었는데 예쁘기만 하더라.’

그녀의 미모와 젊음이면 나이 따위는 무시할 수 있다.
모 연예인도 젊음을 60이 넘도록 유지하지 않았던가?
다시 마음을 다지고 입을 열려고 하자 그녀의 손가락이  입술을 살며시 눌렀다.

“더 말하지 말아요. 향기 씨는 아직 젊잖아요.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날 거예요.”

그녀는 나의 고백에 거절로 답했다.
그리고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가지고 싶어도 안 돼. 내가 미안해서  돼.”

그렇게 그녀는 실연 아닌 실연을 안겨주고 사라졌다.
나는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한동안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사람처럼 멋진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성격부터 속궁합까지 완벽한 사람을?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은 슬픈 마음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
괜한 이야기를 꺼내서 저 사람이 상처 입은 건 아닐까?
그냥 즐기고 ‘쿨’하게 돌아섰으면 좋았을 것을.

‘계속 만날  있는 것을 위안으로 삼자.’

어쨌든 몸의 검사도 해야 하니  얼굴을 보게 될 것이다.
그걸 위안으로 삼자.
다음에는 좀 더 어른스럽게 굴어야지.

‘아-씨!’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앞에 익숙한 사람이 서 있었다.
권아영이었다.
기분이 꿀꿀한데 반갑지 않은 사람이 찾아왔다.

“무슨 일이야?”

“보고 싶어서요.”

“지금 너 상대할 기분 아니다. 가라. 근무시간에 보자.”

매몰차게 말하며 지나치려고 하자 그녀가 옷깃을 붙잡았다.
거슬린다.

“...뭐냐?”

“...너무해.”

어쭈?
감히 주인님에게?
나는 그녀의 손을 거칠게 풀어냈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에 손을 감고는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거칠게 대하는 건지, 상냥하게 대하는 건지 구분할 수 없는 태도로 그녀에게 말했다.

“귀찮게 하지 마라?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으면 또 상대해  테니까.”

나의 손길이 닿자 그녀의 태도가 변했다.
서운한 감정을 품고 있던 그녀는 어느새 표정을 풀고 홍조를 띠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좋은 걸까?
미안하지만 난 그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지금 내 기분은 최악이다.
인연이라고 생각했던 사람과 인연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실연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식으로 엇갈리면 속이 쓰리기 마련이다.

“아...알았어.  만나줘야 해?”

“주인님이라고 불러야지.”

“아, 네. 주인님.”

 정도로 열정적이면 사랑스러운 마음이 조금은 든다.
나는 낚아챈 머리를 당겨서 그녀의 입을 범했다.
혀를 넣고 거칠게 그녀의 혀를 탐했다.
처음에 놀라서 움찔대던 그녀는  힘을 풀고는 나의 혀를 받아들였다.
나는 분노를 담아서 그녀의 혀를 농락했다.
때로는 감고, 때로는 빨아내며 분노를 토해냈다.

[후-루-루루룹!]

나는 최대한 천박한 소리를 내면서 거칠게 키스를 퍼부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키스도 좋은 모양이다.
하체를 나에게 밀착해 온다.
슬며시 비벼대는 모양새도 나름 귀엽다.

“이건 상이다. 앞으로 깍듯하게 대해라? 알았지?”

“알겠습니다, 주인님. 착한 아영이가 될게요. 그러니까 또 상을 주세요.”

나는 과한 애교를 부리는 권아영을 밀어내고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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