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화 〉-프롤로그- (1/110)



〈 1화 〉-프롤로그-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사건, 사고, 상호, 기업, 기관 및 단체 등은 모두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서 창조된 허구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어떤 것과도 연관이 없습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어떤 성적 묘사와 폭력적인 묘사도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서 창조된 허구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성인입니다.

또한, 작가는 어떤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도 미화하거나 조장하는 행위를 할 의도가 없음을 여기에 밝힙니다.

- 프롤로그 -

“결론은 돈이네!”

나는 졸업장을 받아들고 외쳤다.
그러자 주위에 있는친구들은 나를 한심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야,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이 될  아냐? 정말  가려고?”

“내가  자본가들의 노예가 되어야 하지? 난 빨리 사장님이 될 거다.”

내가 약 18년 동안 공교육을 받으며 내린 결론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고용인이 되면 안 된다.
사용자가 되어야 한다.
그저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생산수단을 보유해서 다른 사람에게 다소의 임금을 지급하더라도 편하게 돈을 벌어야 한다.
지금까지 나를 키우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다한 어머니와 아버지만 봐도 그렇다.
그들은 남을 위해서 뼈가 부서지도록 일했지만 얻은  뭐란 말인가?
각종 직업병과 남은 대출금이 전부다.
우리 가족은 아직도 전셋집에 산다.
아직도 월셋집에 사는 분들이 보면 속 편한 소리한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전세금을 받아먹는 사람이 있고, 월세를 받아먹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소리다.
그들은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만큼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을까?
결론부터 말하지만 그건 아니다.
그들은 그저 자기 소유의 집과 방이 있다는 것만으로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선택해야 할 답은 간단하다.
힘들게 능력을 키워서 다른 사람의 밑에서 임금을 받으며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직접 운영해서 이득을 전부 차지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직원이 되는 것보다는 사장님이 되는 것이 좀 더 큰 부를 이루는 길인 것이다.
게다가 타인의 부에 종속될 염려도 없다.
나만의 콘텐츠가 있으면 지속적으로 부가 창출될 것이다.
계속 노동을 해야 하는 방식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다행히 나에게는 그런 길을 같이 걸어가 줄 친구도 있었다.

“어쨌든 너는 대학교 열심히 다니면서 기술을 잘 배워 놓으라고.  네놈이 졸업할 때쯤에 창업자금 만들어 놓을 테니까.”

“알았다. 알았어. 어휴~. 네 놈 생각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봐서 총알 충분하면 함께 해주마.”

우리 학교가 생긴 이래로 최고의 수재라고 불리는 ‘최영훈’.
다행히 그는 지식과 기술에 대한 탐구욕이 뛰어난 녀석이었다.
게다가 나에 대한 호감과 신뢰도 깊다.
물론 나도  녀석을 형제처럼 아낀다.
그래서 진학을 포기한 것도 부모님보다 이 녀석에게 먼저 알렸다.
당연히 펄쩍 뛰면서 한바탕 난리를 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제는 다 포기하고 나의 길을 응원해주고 있었다.

‘오지도 않으신 건가?’

졸업식 1주일 전에 나는 가족들에게 폭탄을 던졌다.
대학을 진학하지 않겠다는 말을 꺼낸 것이다.
당연히 집은 발칵 뒤집혔다.
수능성적이 나쁜 것도 아니고, 공부에 흥미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성적은 좋은 편이었다.
서울에 있는 괜찮은 대학에 너끈히 합격할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나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하지만  생각은 달랐다.
그저 빨리 돈을 벌고 싶었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려면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지! 너, 생각이 있어!”

“그러면 등록금은 어떻게 하려고요?”

“그건 학자금 대출받고 알바하면 해결된다고!”

“그렇게 돈을 버나 일해서 돈을 모으나 똑같이 돈 버는 거잖아요? 전 그냥 돈이나 모아서 제 사업하겠습니다.”

딱히 꿈도 목표도 없는 나에게 대학 진학은 무의미했다.
특히 취업을 위한 진학은 더욱더 그랬다.
그렇게 물러서지 않고 밀고 당기기를  끝에 오늘에 이른 것이다.
졸업식 날까지도 우리 가족은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리고 이렇게 쓸쓸한 졸업식을 맞이한 것이다.

‘뭔가 조금 허전하네.’

다른 학생들은 부모와 형제·자매에 둘러싸여 축하를 받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조금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어쩔  없는 일이다.
내가 뿌린 씨앗이다.
이렇게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감수해야 한다.

“아~. 오빠, 거기! 거기 좋아!”

쓸쓸한 마음을 부여잡고 집에 들어오니 익숙한 교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형의 여자친구가 놀러  모양이다.
형은 집이 비는 날이면 어김없이 여자친구를 불러들여 거하게 판을 벌이곤 했다.

[덜-컥!]

교성을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가려는 나에게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형의 방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그와 동시에 알몸인 형이 나타났다.

“새-끼~. 오늘 졸업했냐?”

“응.”

“축하한다.”

“응.”

“정말 대학 안 갈 거냐?”

“난 그냥 빨리 일하고 싶어. 돈 모아서 사업하려고.”

“어디 사업은 쉬운 줄 아냐?”

형은 자신의 물건에 애액이 흥건한 것도 잊은 채로 나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저러고 싶을까?
하지만 내 생각과 다르게형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형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뜻을 차분하게 전했다.
얼마간 대화가 계속되자 형의 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추워~. 빨리 와~.”

형의 그녀가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그러자 상황을 깨달은 형은 얼른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뭔가를 가지고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야, 어쨌든오늘 저녁까지 집에 들어오지 말고 밖에서 좀 놀아라.”

형은 나에게 만 원짜리 몇 장을 쥐여주고는 현관쪽으로 나를 내몰았다.
나는 마지못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문이 닫히자 다시 익숙한 교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아~. 좋아! 거기! 거기!”

형의 그녀는 유난히 소리를 많이 지르는 편이었다.
이렇게 현관 밖에서도 소리가 들릴 정도니 말이다.

‘오늘 이렇게 빈집이 된 건  공도 있습니다. 조금만 즐깁시다.’

나는  손을 음부로 가져가며 생각했다.
사실 내가 평범하게 진학을 선택했다면 부모님이 졸업식에 오셨을 것이다.
당연히 집은 잔치 분위기가 되었을 것이고, 텅 비게 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저  사람의 행위에 나는 상당한공헌을 했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묘한 죄책감과 권리 의식을 동시에 느끼며 나는 조용히  물건을 어루만졌다.

“아~. 조금 왼쪽으로~.”

“이렇게?”

[철썩철썩]
[질퍽질퍽]

숨소리조차 낮추고 귀를 기울이니 안의 상황이 손에 잡힐 정도였다.
얼마나 흥건하게 물이 나오는지 두 사람의 살이 부딪치는 소리와 체액이 뒤섞이는 소리가 문밖까지 들릴 정도였다.
이 정도로 소리가 심한데 다른 집에서 뭐라고 하지 않는 것이 용할 정도였다.
센스 있게 음악이라도 좀 틀고  것이지.

“으-! 싼다! 나, 싼다!”

“오빠! 그냥 싸버려! 내 보지에 싸버려!”

두 사람은 절정에 가까운지 소리를 더욱더 높이며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서  손도 점점 빨라졌다.
느낌이 좋다.
성기가 스치는 쾌감과 들킬지 모른다는 스릴이 내 몸을 감싸고 있었다.

“으~. 끄-허~~!!!”

“아~!!! 앗!!”

마치 짐승이 한숨을 내쉬는 것 같은 으르렁거림과 뭔가 아쉬운 듯이 내뱉는 여자의 작은 교성을 끝으로 정적이 찾아왔다.
둘의 행위가 끝난 모양이다.
나도 조용히  물건에서 손을 뺐다.
현관주변이나 입고 있는 옷을 더럽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나는 절정은 뒤로 미뤄두고 아쉬운 입맛을 다시며 자리를 떠났다.

‘인간들 더럽게 많네.’

아파트를 빠져나와  근처에 있는 피시방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졸업의 해방감을 만끽하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뭐가 저렇게 좋은 걸까?
이제 곧 사회로 나가서 개고생해야 하는데.

‘어디 보자~~.’

적당히 자리를 잡고 구직사이트나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임금이 높은 건 주로 전문직이나 고학력자인가.’

역시 좋은 일자리는 주로 고학력이나 오랜 경험을 요구하는 곳이 많았다.
기술이나 경험을 요구하는 곳은 이해하지만 ‘학력’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차피 현장에서 다 새로배워야 하는데 쓸데없는 지식은 왜 요구하는 걸까?
나는 고등학교 3년의 경험으로 이 현상에 대해서 이렇게 결론 내렸다.

‘개인의 노력, 투자, 인내를 평가하기 좋은 것이 학력이다.’

우리는 타인에 대해서 알 수단이 의외로 부족하다.
상대를 곁에서 오래도록 지켜보지 않는 이상 그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 시장에서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없다.
‘면접’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을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그가 어떤 일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 노력, 비용, 정신 등을 투입했는지를 보는 것이다.
그게 바로 자격증이나 학력인 것이다.
뭔가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땅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람이 먹지 않으면 죽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학력 위주의 사회는 정말 싫지만 그렇다고 한 분야에 그 사람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려면 그 사람의 학력이나 자격증, 명함을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단 내가 할 만한 일은~’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서 계속 마우스를 움직였다.
한 공장의 조건이 상당히 괜찮아 보였다.
나는 연락처를 찾아서 번호를 누르며 생각했다.

‘얼른  벌어서 젊은 사장님, 회장님이 되어 주겠어!’

내 가슴은 묘한 불안감을 뛰어넘을 정도로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