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2화 (62/96)

 #62

 재희는 눈을 질끈 감고 헐떡거렸다. 입구가 한계까지 벌어진 기분이다. 꿰뚫렸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누군가 불타는 몽둥이를 억지로 짓쑤셔 넣은 것만 같았다. 정상위로 할 때보다 훨씬 깊숙이, 깊은 안쪽까지 밀고 들어오는 감각이 선명했다.

“흐응…….”

 재희는 움찔거렸다. 그를 올라탄 채 다리를 훤히 벌리고 스스로 성기를 넣는 자세가 부끄러웠고, 배 속을 한가득 채운 부피감도 아찔할 만큼 버거웠다.

 재희는 간신히 고개를 내려 아래를 확인했다. 힘겹게 넣었음에도 아직 반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더… 더 넣어야 해요?”

“힘들어요?”

 강주가 느긋하게 물었다.

“네, 너무 커서…….”

“다 넣어 보고, 그래도 아프면 다시 빼요.”

“…….”

 재희는 울 것 같은 얼굴로 다시 엉덩이를 내렸다. 그저 자세가 바뀐 것뿐인데, 왜 이렇게 벅차게 느껴지는 걸까. 내벽을 짓누르며 밀고 들어오는 귀두가 선명히 느껴졌다. 천천히 들어선 강주의 것이 기어코 안을 꽉 채웠다.

“아……!”

 재희는 앓는 것처럼 신음했다. 그의 것을 모조리 품는 건 성공했는데 쉽사리 움직일 수는 없었다. 가쁘게 숨만 헐떡일 뿐이다.

 강주가 손을 들어 굳어 있는 재희의 허리를 붙들었다. 위아래가 아닌 옆으로 느릿하게 돌리며 마찰시켰다. 그의 손길에 재희가 휘청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읏…….”

 맞물린 틈이 뭉근히 문질러졌다. 안을 파고든 성기가 속을 휘저으며 둥글게 비볐다.

 재희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예민한 비부에 느껴지는 음모가 까칠하다. 제 몸을 두 쪽으로 가르는 것 같은 성기가 버거워 허벅지에 계속 힘이 들어갔다.

 재희가 여전히 굳어 있자, 강주는 그녀의 허벅지를 넓게 벌렸다. 재희는 더욱 음란해진 제 자세를 보고는 허벅지를 급히 움츠리려 했지만, 그의 힘을 떨쳐 낼 수는 없었다.

 강주가 얇고 가는 그녀의 수풀을 더듬었다. 제 성기를 바짝 물고 있는 질구 위쪽을 벌려 비밀스러운 틈을 젖혔다. 숨겨져 있던 콩알만 한 음핵이 부끄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강주의 손끝이 돌기를 부드럽게 두드렸다.

“아!”

 순간 재희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질구가 바짝 조여든다.

 강주는 애액으로 미끈거리는 돌기를 문지르며 부드럽게 자극시켰다. 바르르 떨리는 내벽이 성기를 꽉 조이고 빨아 당기듯 꿈틀거렸다.

“아응, 읏……!”

 재희는 신음이, 비음이 튀어나오려는 입을 콱 틀어막았다. 손끝이 바르르 떨렸다. 느릿하게 밀려오는 쾌감으로 비부가 흥건하게 젖기 시작했다. 왈칵 쏟아져 나온 액이 타고 흘러 강주의 음모를 적셨다.

 재희의 속에 음란한 욕구가 치밀기 시작했다. 안을 빠듯하게 채운 강주 것이 어서 움직이기를 바랐다. 달뜬 제 속을 치받고 깊은 곳을 쑤셔 주기를 바랐다. 야하게 치밀어 오르는 욕구로 속이 달아 미칠 것 같았다.

“이제 움직여 봐요.”

 강주가 음핵을 문지르며 종용했다.

 재희는 쾌락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스스로 움직여 다시 허리를 들었다. 안을 묵직하게 채우던 성기가 빠져나왔다가, 재희가 다시 몸을 내리자 안까지 쑥 버겁게 들어왔다.

“아읏!”

“후우…….”

 재희를 올려다보는 강주에게서 나른한 숨이 퍼졌다.

 느릿하고도 규칙적으로 재희는 움직였다. 재희의 달뜬 신음이 힘겹게 흐트러졌다. 귀두가 깊은 안을 찌를 땐 극한 쾌감에 허리가 비틀렸다. 쑥 뽑힌 성기가 다시 안을 콱 쳐올리면 새된 비명까지 터져 나올 정도였다.

 쾌감과 함께 옅은 수치심이 밀려왔다. 그의 앞에 다리를 활짝 벌리고 앉아, 은밀한 속살을 낱낱이 드러내며, 스스로 속을 들쑤시는 상황이 창피해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수치심보다 쾌락이 더욱 컸기에, 재희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로 계속 허리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아, 으읏, 응! 읏……!”

 성기가 출납할 때마다 음탕하게 젖은 질구가 야한 소리를 냈다. 허옇게 불투명해진 애액이 기둥을 흠뻑 적신 채 안을 파헤쳤다. 두 사람의 허벅지가 맞닿을 때마다 철벅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재희는 마치 절구를 찧듯 그의 위에서 힘겹게 움직였다. 쿵, 쿵, 그의 성기가 깊은 곳을 들쑤실 때마다 배 속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녀의 엉덩이 아래, 길고 두꺼운 것이 쑥쑥 들어갔다가 다시 뽑혔다.

“으, 흐읏… 아, 아!”

 머리가 혼란했다. 산란하게 튀는 감각으로 붕 뜬 쾌락이 치솟았다. 창백하게 질린 허벅지는 쾌감을 참지 못해 바들바들 떨렸다. 두 젖가슴이 야하게 흔들릴 때마다 뾰족하게 선 젖꼭지가 툭툭 튀어 올랐다.

 강주의 시선이 재희를 훑었다. 음란하게 움직이는 허리와 어깨 위로 흐트러진 머리카락, 움직임에 맞춰 출렁출렁 흔들리는 젖가슴.

 강주는 두 손을 들어 그녀의 젖꼭지를 꽉 쥐었다. 엄지와 검지로 꼭 눌러 잡고 짜내듯 슬금슬금 비볐다.

“하읏!”

 재희에게서 비명 같은 신음이 터졌다. 강주에게 젖꼭지가 잡힌 채 허리를 비틀던 재희는, 결국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강주의 가슴팍 위로 쓰러졌다. 할딱할딱 가녀린 숨이 샜다.

 강주가 제 어깨에 이마를 댄 재희의 귓가에 입을 맞췄다.

“힘들어요?”

“흑…….”

 재희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숨결이 흐트러져 제대로 된 대답조차 힘겨웠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쾌락으로 정신이 없었다. 발발 떨며 그의 팔뚝을 본능처럼 움켜쥘 뿐이다.

“내가 해 줘요?”

“…네… 흑…….”

 재희가 작은 목소리로 겨우 답했다.

 강주는 기다렸다는 듯 재희의 볼기를 움켜쥐었다. 두 엉덩이를 억세게 잡아 벌린 후 활짝 드러난 질구를 무지막지하게 쳐올렸다.

“아! 아! 아흑!”

 재희의 몸이 빠르게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아래에서 치받는 힘으로, 몸이 망가진 인형처럼 휘청거렸다. 쾌감이 번개처럼 꽂혔다.

 그가 안을 격정적으로 쑤실 때마다, 격한 쾌락이 그녀를 집어삼켰다. 재희는 그의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 누군가 질벽 안에 폭죽을 터뜨린 것만 같았다. 그의 힘으로 오르내리는 몸이, 마치 제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아! 아흣, 읏! 아… 아읏!”

 비명이 스타카토처럼 쏟아졌다. 재희는 강주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철썩철썩, 살이 폭력적으로 닿았다가 떨어지는 소리가 찰지게 울렸다.

 강주가 재희의 허리를 단단히 잡아 고정시킨 뒤, 허리를 빠르게 쳐올리기 시작했다. 질펀하게 젖은 성기가 안을 난폭하게 쑤시고 빠르게 파헤쳤다.

“아! 아! 으윽! 하응, 흣!”

 강한 추삽질에 성기가 깊은 곳까지 박혀 왔다. 재희는 진저리 치듯 몸을 떨었다. 사고처럼 꽂히는 쾌락으로 금방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움직이지 못하게 억압되어 그런지, 쑥쑥 처박히는 성기의 움직임이 더욱 생생히 느껴졌다.

 어둑한 방 안에 젖은 살이 맞붙는 음란한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렸다. 강주는 재희의 상체를 붙들어 올렸다. 강주의 가슴팍에 기절한 듯 엎드려 있던 재희가 허우적거리며 허리를 세웠다.

 재희는 위아래로 강하게 들썩이며 흐린 눈으로 강주를 응시했다. 격하게 흔들리는 가슴이 들이민 것처럼 그의 얼굴 앞에 있었다. 팽팽히 부푼 젖꼭지가 물기 좋게 그를 유혹했다.

 강주는 고개를 내려 유두를 꽉 물며 그녀의 허리를 아래로 처박았다.

“아!”

 성기가 아찔할 만큼 깊숙이 박혀 왔다.

 재희가 고개를 내저었다. 위, 아래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한계에 달한 기분이었다.

“하읏! 읏! 아! 응……!”

 휘청거리는 팔을 들어 강주의 어깨를 절박하게 붙들었다. 그에게 물리지 않은 반대쪽 가슴이 외설적으로 출렁거렸다. 상체를 간신히 지탱하여 앓는 것처럼 신음했다. 마지막 이성을 놓으면 당장이라도 커다란 비명을 마구 내질러 버릴 것만 같았다.

“강주, 씨, 읏! 아! 너무… 흑……!”

 재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무서울 정도로 휘몰아치는 쾌감이 뒤죽박죽으로 섞였다. 들썩거릴 때마다 눈꼬리에 매달렸던 눈물이 허공에 툭툭 흩어졌다.

 강주는 쭉쭉 빨아 당기던 젖꼭지를 뱉어 낸 후, 재희의 몸을 쑥 내렸다. 그리고 눈물로 젖은 재희를 끌어당겨 급하게 입을 맞췄다. 도망가는 그녀의 혀를 감아 격렬하게 헤집자 뱀같이 뒤엉킨 살덩이가 재희의 입을 가득 채웠다.

 제대로 된 신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까무러칠 듯한 비명이 그의 입 안에 날카롭게 파묻혔다.

 재희는 강주의 입술을 깨물며 몸을 떨었다. 쾌감으로 인한 전류가 제 몸을 마구잡이로 긁어, 부르르 몸서리쳤다. 오르가즘이 작정한 것처럼 밀어닥쳤다.

“으으응……!”

 재희는 강주의 입술을 아프도록 깨문 채, 성기를 잡아먹을 듯 조였다. 쾌락을 좇아 그의 목덜미에 가쁘게 매달렸다.

 강주가 마지막으로 허리를 강하게 쳐올렸다. 재희의 허리를 꽉 붙들고, 절정으로 떨리는 속살을 파헤치며 깊은 곳을 짓쑤셨다. 뜨겁게 쏟아진 정액이 울컥울컥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강주는 허리를 쳐올린 채 길게 사정했다.

“?…….”

“으응…….”

 질벽에 쏘아 내듯 사정하며 안을 느리게 파헤쳤다.

 재희의 몸이 움찔움찔 미약하게 떨렸다. 한계를 모르고 타고 흐르는 쾌감이 들불처럼 번졌다. 정액과 애액이 뒤섞여 맞물린 틈 사이로 질금질금 흘러내렸다.

“흐응…….”

 재희는 눈을 감은 채 깊은 숨을 내쉬었다. 제 속에서 무언가 흘러내리는 감각이 이제는 익숙했다. 그의 정액을 모조리 받아 내는 감각 역시 익숙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후희를 즐기는 듯, 강주는 제 것을 뽑아내지 않은 채 그녀의 뺨에 입을 맞췄다. 그러다 틈에서 샌 정액이 음모를 적시자, 재희를 번쩍 들고 몸을 돌렸다.

“하아, 하…….”

 재희는 흐릿한 눈으로 강주를 응시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그 위에 올라타 있었는데, 이제는 그에게 깔려 바르작거리고 있다.

 재희의 허벅지를 잡아 누른 강주가 활짝 벌려진 틈 사이에서 성기를 천천히 잡아 뺐다. 쫀쫀하게 맞물렸던 살점이 질척한 소리를 내며 딸려 나왔다가, 귀두까지 빠져나가자 다시 움츠러들었다.

 강주의 눈빛이 뜨겁게 일렁였다. 툭 떨어진 재희의 발목을 단단히 움켜잡고는 그대로 벌렸다.

 재희는 그에게 발목이 잡힌 채 다리를 벌리고 질구를 뻐끔거렸다. 열렸다 닫히는 붉은 틈 사이로, 뿌연 정액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강주의 눈썹이 슬쩍 일그러졌다.

 그는 재희의 몸에서 빠져나온 정액을 모아 질구 안으로 치덕치덕 밀어 넣었다.

“강주… 씨……?”

 약해 빠진 목소리로 재희가 강주를 불렀다. 제 속에 억지로 정액을 밀어 넣는 그의 행동이 의아했다.

 강주는 정액을 안에 대충 밀어 넣고는 반쯤 선 제 성기를 손바닥으로 느릿하게 문질렀다. 다시 핏줄이 불거지기 시작한 기둥을 자위하듯 쓸고 위아래로 정액을 천천히 펴 바른다.

“흘리지 말고 끝까지 먹어야지.”

 강주는 단단해진 성기를 다시 재희 안으로 처박아 넣었다.

“아……!”

“그래야 뭐라도 생기지 않겠어요?”

“강주 씨… 이제 힘들어…….”

“이상하기도 하지. 그렇게나 많이 했는데, 어째서…….”

 재희는 움찔거리며 허벅지를 움츠렸다. 강주의 억센 손이 그녀의 허벅지를 다시 벌렸다. 안을 천천히 쑤시며, 밖으로 빠져나오려던 정액을 다시 깊숙이 밀어 넣는다. 허리를 천천히 움직일 때마다 성기가 꾸욱 치받혔다.

 느릿한 행위에도 재희의 몸은 쉽게 달아올랐다.

 재희는, 근육으로 가득한 그에게 깔려 숨을 헐떡였다.

 새로 시작된 삽입은 느릿하면서도 정중했다. 쾌락을 위함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해 행해지는 신성한 의식처럼. 깊은 곳까지 성기를 꽉 밀어 넣은 강주가 재희의 귓가에 속삭였다.

“얼마나 받아먹으면 가능하겠어요?”

 대답 같은 건 바라지도 않는다는 느낌의 질문이었다.

 재희는 그 뜻을 알 수 없어 흥분으로 달아오른 숨만 내뱉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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