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2화 (32/96)

 #32

 퍼붓는 빗소리만큼 거친 키스였다. 강주는 그녀의 입술을 물어뜯을 듯 삼키고 혀를 밀어 넣었다. 입 안을 마구 헤집어 몰아붙였다.

“으읏…….”

 재희는 그의 움직임을 힘겹게 따라붙으며 뒤로 물러섰다. 그가 강하게 휘젓고 빨아 당기는 혀뿌리가 아프다. 마치 불덩어리를 집어삼키는 기분이었다. 숨길 수 없이 제 욕망을 드러내는 거친 불덩어리.

 가쁜 키스가 이어졌다. 강주는 헉헉거리며 늘어지는 재희를 옭아매고, 숨결 하나하나를 모조리 삼켰다. 혀를 감아 애타게 빨아 당기고 혀뿌리까지 아프게 눌렀다.

 그녀를 뒤로 슬슬 밀며, 강주는 조급하게 제 옷을 벗기 시작했다. 티셔츠를 벗어 뒤로 던지고. 잠시 멀어진 그녀를 거칠게 끌어당겨 다시 입을 맞췄다. 재희의 허리를 감아 번쩍 든 그의 힘에, 재희는 까치발을 든 채 뒤로 계속 밀렸다.

“으, 으음, 읏.”

 놀랄 사이도 없이 재희의 옷이 벗겨졌다. 그녀의 단추를 뜯어내듯 풀며 강주는 떨어지는 혀를 감아올려 거칠게 헤집었다. 그의 단단한 가슴팍과, 속옷만 입은 그녀의 상체가 맞닿았다.

“흐읏, 음.”

 재희는 헉헉거리며 그의 팔뚝을 붙들었다. 뒤로 물리는 몸이 휘청 넘어질 것만 같다. 옷이 벗겨져 사라지자, 갑작스러운 한기에 소름이 돋는다. 맞붙은 그의 몸이 너무도 뜨거워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그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무너지는 몸을 지지했다. 제 뺨과 입술을 빨며 입을 맞추는 감각을 피해 고개를 내저으며 헐떡거렸다.

“잠깐, 잠깐, 상무님, 읏…….”

 그를 만류하려던 문장마저 다시 먹혔다. 달싹이는 재희의 입술을 모조리 삼키고 강주는 고개를 비껴 내려 혀를 깊숙이 들이밀었다. 말캉한 혀를 낚아채어 휘저었다. 젖은 소리가 아득하게 울렸다.

 툭, 하고 그녀 몸이 뒤로 떨어졌다. 그의 의도대로 밀리다 보니 어느새 침대에 닿은 것이다. 등 위로 닿는 시트 천이 서늘했다. 브래지어밖에 하지 않은 몸에 한기가 돌았다. 긴장으로 바르르 떨고 있으려니, 다시 뜨거운 그의 몸이 다가왔다.

“하아, 하아…….”

 재희의 가슴뼈가 들썩였다. 피가 펌프질하듯 빠르게 휘돌고 있었다. 심장이 너무 뛰어 어지러울 정도였다. 눈앞에, 정욕에 휘감긴 사내의 달아오른 눈매가 보였다. 절 내려다보는 눈빛이 오싹할 만큼 뜨겁다.

 느긋하고 냉정한 사내는 온데간데없었다. 절 한가득 덮은 강주는 여유로운 상무님이 아닌 짐승 한 마리였다.

 강주는 바지를 벗으며 재희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뜨거운 입술이 목덜미를 훑고 핥았다.

“아흐읏…….”

 그의 숨결이 피부 위에 맴돌 때마다, 뜨거운 혀가 살갗을 타고 미끄러질 때마다, 재희는 어깨를 움츠렸다.

 흥분에 찬 그의 숨소리가 가까웠다. 절 누르는 묵직한 몸이 뜨겁다. 맞붙은 하체가 거세게 찔렀다. 재희는 남자 경험이 없었지만, 제 아래를 찌르는 것이 무언지 쉽게 알아차렸다. 옥외 정원에서도 한 번 느껴 보지 않았던가. 꼿꼿이 드러났던 그의 충동과 욕구를.

 축축하게 젖은 혀가 그녀의 귓불을 핥았다. 차갑게 젖는 감각에 아랫배가 자르르 떨렸다.

“으응, 읏, 음.”

 움찔거리며 밭은 호흡을 내뱉는 사이, 그녀의 치마와 스타킹마저 벗겨졌다.

 속옷만 남은 채, 재희는 그에게 깔려 바르작거렸다. 버둥거리다 만진 그의 어깨는 뜨겁고 단단했다. 근육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으로 누르자 숨이 막힌 동시에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그의 몸은 어느새 나신이 된 지 오래였다. 은은한 조명 빛을 등진 몸이 재희의 몸에 매달려 여기저기를 빨아 당겼다. 턱을 들어 우아하게 드러난 목과, 튀어나온 쇄골. 브래지어에 눌려 말랑하게 밀려 올라온 가슴골까지 차례차례.

 그의 입술이 지치지도 않고 달라붙었다. 재희는 제 몸 위를 오가는 성급한 접촉에 숨을 들이켰다. 뜨거운 입술이 오갈 때마다 숨이 막혔다.

“아흣…….”

 그는 아프리만큼 재희의 허리를 꽉 쥔 채, 얼굴을 내렸다. 얇은 브래지어를 그대로 물고, 천 아래 숨겨져 있을 젖꼭지 부근을 잘근 씹는다. 통통하게 눌린 가슴골에 뺨을 비비고 뜨거운 살갗을 입술로 문질렀다.

“아……!”

 재희가 그의 어깨를 밀었다. 야릇한 감각이 치밀어 견디기가 힘들었다. 가슴골 위에 쏟아지는 그의 머리카락이 간지러운데, 절 아프게 깨무는 감각은 야릇하기 짝이 없다.

 허벅지 위에 닿는 뜨거운 성기가 무섭도록 형체를 불려 가는 것 같았다. 만지지도 않았는데 무섭도록 발기해 끄트머리에서 쿠퍼액을 뚝뚝 떨어뜨렸다.

 뜨겁게 젖은 성기가 그녀의 허벅지를 찔렀다. 그 감각이 생경해, 재희는 눈을 질끈 감았다. 몸을 뒤틀 때마다 가슴골이 출렁이며 흔들렸다. 강주는 그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그녀의 팬티 아래 손을 밀어 넣었다.

“아읏!”

 재희의 두 허벅지가 파들 튀었다. 다리 틈으로 처음 들어온 타인의 손길에 아랫배가 바짝 조였다.

 강주는 부드러운 수풀을 더듬었다. 성급하게 문지르려는 충동을 애써 억누르며 차근차근 손가락을 움직인다. 틈을 찾아 내려온 손끝은 아래로 부드럽게 미끄러졌다. 질구는 아까부터 질척하게 젖어 있었다. 그가 지분거릴 때마다 긴장한 질구가 움찔대며 좁아 들었다.

“아, 하으…….”

 고개를 젖힌 재희의 입술 사이로 신음이 흘렀다. 그의 손끝이 갈라진 살덩이 틈에 닿았을 뿐인데, 전류라도 흐르는 듯 몸이 떨렸다.

 강주는 좁아진 질구를 부드럽게, 그러나 조금 성급하게 매만졌다. 끈적거리는 애액으로 문질러 미끄럽고 말랑한 살점을 꼼꼼하게 자극시켰다.

“아응……. 읏…….”

 갈라진 골만 매만지는 손길에, 재희는 애가 탔다. 그가 아래를 자극할 때마다 질척거리는 소리가 울린다. 그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픈 조급한 충동이 일었다.

 수풀을 더듬던 그의 엄지가 아래로 내려와 젖은 표피를 젖혔다. 그리고 그 사이로 튀어나온 작은 정점을 스치듯 문질렀다.

“아!”

 재희에게서 새된 신음이 튀어나왔다. 생에 처음 느껴 보는 짜릿한 쾌감이었다. 그저 잠시 스치고 지났을 뿐인데, 허리가 파드득 떨렸다. 그가 곧 손을 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살살 쓰다듬을 때마다, 클리토리스가 흥분으로 단단하게 일어섰다.

“아, 아읏, 으……!”

 그의 엄지가 미끈거리는 돌기를 문질렀다. 재희에게서 참을 수 없이 비음이 흘렀다. 부드럽게 돌리며 위아래로 비빌 땐 적나라한 쾌감이 들이닥쳤다.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뭉그러뜨릴 땐 왈칵 애액이 쏟아졌다.

“…하으읏!”

 재희는 고개를 내저으며 헐떡거렸다. 죄의식까지 치미는 짙은 쾌락이었다.

 강주는 허리를 뒤트는 재희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다가, 곧 그녀의 브래지어를 이로 물어 속옷을 올려 젖혔다. 가슴을 누르던 천이 없어지자, 말랑한 가슴이 출렁이며 쏟아졌다.

 그녀의 젖꼭지가 흥분으로 형체를 꼿꼿이 세웠다. 강주는 눈앞에 뾰족이 드러난 유두를 한 아름 삼켰다.

“아!”

 재희의 질구가 움찔 떨렸다. 축축하고 뜨거운 혀가 젖꼭지를 휘감았다. 마치 아이가 젖을 빨듯, 강주는 젖꼭지를 다급하게 쭉쭉 빨아 당겼다. 혀를 뾰족하게 세워 도드라진 정점을 문지르고 파헤쳤다.

“아, 으응,”

 재희는 그 아래 깔려, 물 밖에 나온 물고기처럼 파들거리기만 했다.

 음핵을 매만지던 손이 내려와 움찔거리는 입구를 파고들었다. 애액으로 흥건한 입구는 사내의 손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였다.

“아읏……!”

 재희는 울 것같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가슴 위에 느껴지는 감각만으로도 애가 달아 미칠 것 같은데, 질구를 가르고 들어서는 이물감이 절 더욱 뜨겁게 달구는 것 같았다.

 강주는 그녀의 가슴을 짜내듯 빨며 내벽을 문질렀다. 젖꼭지를 이 사이로 꽉 물고 튀어나온 젖꼭지 끝을 핥다가, 중지를 질 안으로 꾹 밀어 넣어 도톨한 안쪽 살을 휘저어 눌렀다.

“아읏!”

 기다란 손가락에 안쪽, 동그랗게 튀어나온 곳이 꾹 눌리자, 재희는 입술을 깨물며 허리를 떨었다.

 재희를 흥분시키면서 강주는 잔뜩 부풀어 오른 성기를 꺼떡거렸다. 그녀를 씹고 핥고 애무할수록 터질 것같이 몸집을 불렸다. 수그러질 줄 모르는 욕망이 가라앉지 않았다. 마시고 또 마셔도 부족한 갈증이 일었다.

 곧추선 성기가 묵직하게 꺼떡거리다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끈적한 쿠퍼액을 뚝뚝 떨어뜨렸다. 강주는 재희의 다리에 귀두를 문지르며 가슴을 빨았다. 미끄러운 성기가 살갗 위에 미끄러졌다.

 재희에게서 흐느끼는 신음이 샜다. 애액과 쿠퍼액이 뭉개져 그녀의 다리가 반질거렸다.

“아……. 으응……. 흐윽, 흣…….”

 재희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신음했다. 절 따라붙는 오싹한 쾌락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그에게 모조리 짓눌린 터라 달아날 수가 없었다. 미칠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가 손목을 움직여 안을 자극할 때마다 철벅철벅 야한 소리가 울렸다. 질구를 가르고 뜨거운 손가락이 삽입되면 허리가 비틀렸다. 굵은 손가락 마디가 내벽을 긁으며 빠져나갈 땐 아쉬운 쾌락이 마구 밀려들었다.

 그의 뜨거운 혀는 여전히 유두를 괴롭히고 있었다. 위, 아래에서 치미는 자극에 재희는 질구를 꽉 조였다.

“아으…….”

 왈칵 내뿜는 뜨거운 액체가 그의 손을 타고 줄줄 흐른다. 그의 손가락을 조이자, 강주는 주름진 내벽을 문질러 펴듯 자극하며 그녀의 허벅지를 벌려 들었다. 다리가 적나라하게 벌어졌다.

 처음 사내의 손을 받아들인 음부는, 어느새 두 개의 손가락을 품은 채 벌벌 움찔거리고 있었다. 적나라하게 쏟아진 액체가 흥건했다. 허리가 뒤틀리는 쾌락이 몰아쳤다.

“하읏, 응! 읏.”

 그를 밀어내려는 재희의 몸짓마저 막혔다. 안을 오가는 손짓이 더욱 빨라졌다. 엉덩이 골을 타고 흐르는 애액으로, 시트가 질척하게 젖어 갔다.

 재희는 그에게 몸이 눌린 채 학학거렸다. 허우적거리는 다리를 그의 팔이 강하게 눌렀다. 그러다 그의 중지 끝이 깊은 골짜기를 쑥 찔렀을 때,

“아, 그만, 읏! 아응……!”

 고개를 젖히고 비명같이 신음을 내지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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