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랩 매지션즈-108화 (108/114)

〈 108화 〉 사정관리 ­ 4

* * *

그렇게 내게 다가온 메이는... 망설임 없이 페니스를 꼬옥 쥐었다!

“메이...?! 뭐 하려는 거야?”

“괜찮습니다. 아픈 건 아니니, 메이를 믿고 긴장을 풀어주세요.”

“흐읏!”

마치 엄지와 검지로 원을 그리듯, 귀두 끝부분을 말아 감싸 쥔 메이.

그리곤 다른 손으로... 그...

‘윤활액’이 묻은 손바닥으로 맹렬히 귀두 끝을 문질러 대기 시작했다!

“앗...! 핫... 끄으... 잠ㄲ... 그렇게 만지면... 금방 싸버려...!!!”

“괜찮습니다.”

뭐가 괜찮은 거냐고!!!

그러나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입을 여는 순간 신음소리가 터져 나올 거 같았으니까.

그녀의 손바닥이 왕복할 때 마다 시큰함이 아릿하게 전해져 오며, 마치 사정감이 끝까지 몰려온 것만 같은 짜릿함이 페니스 기둥을 타고 전신으로 쫙쫙 퍼져 나갔다.

하지만, 엄청 강하게 자극하고 있는 데도 사정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 선을 차마 넘지 못하고 사정 직후의 페니스를 문지르는 것처럼 참기 힘든, 형용하기 어려운 복잡미묘하며 강렬한 느낌만이 차오를 뿐이었다.

“흐으... 으흐읏...”

“그저 기분 좋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참기 힘든... 아니, 참을 수는 있지만 참기는 싫은 이상한 느낌에 메이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녀는 전혀 밀리지 않은 채 그저 손바닥으로 사정없이 귀두 끝을 자극할 뿐이었고,

그러던 중 돌연 귀두에 몰려 쌓이고만 있던 시큰함이 갑자기 뿌리 끝 쪽까지 화악 퍼져 나갔다.

“익!? 히익!!? 메이!!! 진짜 쌀 것 같아!!!”

“괜찮습니다. 전부 내버리세요.”

“무... 뭔가 나와앗... 흐어... 으호옷!?!?”

그리고, 기묘한 쾌감과 함께

거짓말같이 세찬 물줄기가 요도 끝에서 주욱주욱 뿜어져 나왔다.

“하아... 하아아...”

“주인님, 기분이 어떠신가요? 개운하시지요?”

“어... 응...”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좋았다... 좋은 건가...?

꽤나 좋기는 했지만, 시원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은데...

아무튼, 조금은 성적 욕구가 풀리기는 했다. 하지만

바니걸 차림으로 손에 묻은 정체모를 허여멀건 액체를 낼름 핥는 메이의 모습을 보니, 과한 자극으로 인해 아랫도리가 지잉지잉거리는데도 다시금 꼴리기 시작해버렸다.

“아, 메이드의 본분을 잊을 뻔했습니다.”

“...본분?”

“청소해 드리겠습니다.”

“흣!? 하응...”

이번엔 메이의 입술이 내 페니스를 감싸왔다!

그녀는 앞부분을 문 채로 혓바닥을 놀려 대다가, 페니스가 충분히 빳빳하게 서게 되자 목젖 부근까지 쑤욱 밀어 넣어버렸다.

아아, 이거지!! 기분 좋아!!!

여전히 시큰하지만, 그렇게 몇 번 왕복 해대니 다시금 사정감이... ‘진짜' 사정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

“후아! 끝났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주인님. 이제 거실로 돌아가시지요.”

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좋았는데, 엄청 좋았는데 찝찝함

약간의 개운함을 느낀 것으로 끝.

하아...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시 소파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푸욱 내쉬며 힘겹게 책을 들었지만...

...

이제 와서 활자무더기 따위가 눈에 들어올 리가 없잖아!

자위하고 싶다. 섹스하고 싶다.

나한테 주도권이 없어도 좋으니까, 암컷 취급을 당해도 괜찮으니까 뭐든 하고 싶다!

매지션즈에서 금욕 생활을 했던게 기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한번 고삐가 풀리니... 극상의 쾌락을 잔뜩 맛보고 나니 미칠것 같다!!!

“하아아아아......”

“주인님.”

“왜?”

“정 못참으시겠다면, 만지기라도 하시겠습니까?”

“뭘...?”

아무 말없이, 검은 망사 스타킹에 살포시 감싸여 있는 매끈한 다리를 내미는 메이.

“아니, 싫ㅇ... 어... 응, 만질래.”

“자, 여기 있습니다. 메이의 몸은 언제든 마음껏 만지셔도 된답니다?”

아무리 만져봤자 해소되는 건 전혀 없을테고, 하고싶다는 욕망만 늘어날 게 뻔한데도

그럼에도 유혹을 뿌리칠 순 없었다...

손으로 허벅지를 살살 만지작대다가, 본능적인 이끌림을 따라 그 벌어진 틈 사이로 과감하게 얼굴을 들이밀어 넣고 뺨을 비벼보았다.

야한 걸 제외하더라도 그냥 촉감 자체가 너무 좋아! 그만큼 기분이야 좋지만... 반면 답답함은 배로 늘어갔다.

젠자아아앙!!! 차려진 밥상을 구경만 해야 한다니!!!

“메이, 너무 답답해서 그런데 한 번만 싸면 안 될까? 딱 한 번만... 그리고 내일 저녁까지... 그래, 그러면 하루 참은 거라고 볼 수 있는거잖아?”

“마음껏 사정하셔도 됩니다. 괜찮습니다.”

“...진짜?”

“물론입니다. 주인님의 몸이니, 주인님의 뜻을 막을 수는 없지요. 억지로 사정을 참는 건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 권장 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오늘 주인님께서 사정을 하신다면, 메이는 주인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생 야한짓을 하지 못하게 될 뿐입니다. 메이는 괜찮습니다. 조금은 주인님을 원망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메이는 괜찮습니다...”

“하아아... 하지 말라는 말을 공들여서도 말하는구나...”

확인사살을 당한 나는 모든 걸 포기한 채, 허벅지에서 얼굴을 떼어냈다.

정말, 정말 괴롭지만, 오늘은 야한 짓 하는 건 이미 그른 것 같다.

...

그래서 플랜B를 채택하기로 결심했다.

“어디 가십니까, 주인님?”

“일찍 자려고.”

“하지만 저녁식사를...”

“괜찮아. 일어나서 아침 먹을래.”

“알겠습니다.”

도저히 눈 뜨고는 못버티겠다.

오늘 야한 짓 하는건 글렀으니, 일찍 자는 걸로 때워야겠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았다.

방에 돌아가 침대에 누웠지만, 여전히 감시해야된다는 명목으로 메이가 따라왔고

그대로 문 앞에 서서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잠도 오질 않았으니까.

“메이, 그러고 있으면 힘들지 않아?”

“메이는 안드로이드이기에 지치지 않습니다. 그러니 힘들다는 걸 느낄 수 없답니다.”

“헤에... 대단하네...”

드래곤 같은 강인한 존재들은 밤을 지새우며 몇날 몇일을 날아다녀도 끄덕 없다고 한다.

메이도 비슷한 거겠지. 마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날개 없이 자력으로 날아다닌다거나, 머리의 반쪽이 없어져도 멀쩡히 살아남았던 걸 보면 그녀 또한 상상을 아득히 뛰어 넘는 강함을 지닌 거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했다.

“그럼 잠도 안 자도 돼?”

“네.”

“부럽네... 어? 메이도 밤에는 방에 들어가잖아?”

“그렇습니다.”

“그럼 밤에는 뭘 하고 있는 거야?”

“아무것도 안 합니다.”

“어... 에??”

순간 잘못 들은 건가 싶었지만, 곧 아니라는 걸... 금세 제대로 들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주인님과의 생활 패턴에 맞추기 위해, 그리고 안드로이드의 존재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도록 밤에는 방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 그렇구나...”

“새벽에도 집안일을 하도록 할까요?”

“아니, 아냐.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었어.”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니, 메이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집안일만 해도 그랬다. 처음 그녀가 나섰을 땐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했었지만, 어느샌가 집안일은 메이가 도맡아 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언제나 묵묵하게 여러모로 헌신해 주는데, 항상 단 하나의 부탁은... 메이와 야한짓을 해달라고 졸라대는 걸 거절한 건

그건 마치 애정을 나누어 달라는 걸...

자신도 집안의 다른 사람들과 동일하게 대해달라는 걸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볼 수도 있는 게 아니었을까?

...

아냐, 이미 지나가버린 일들은 어찌할 수 없는 법. 지금부터 잘 해주면 되는 거잖아?

그래서 메이와 즐겁게 얘기를 나눌 만한 화두를 열심히 생각해 보았다.

“그... 럼 꿈을 꿔본 적도 없겠네?”

“메이는 꿈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시도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왜?”

“안드로이드이기에 꿈을 꾸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음... 그러니까 인공생명체라서 안될 거라고 생각한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나 자연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도록 태어난 거라면, 메이의 창조주가 꿈도 꿀 수 있게 해주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렇지 않아?”

“으음......”

메이의 고민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가벼운 커뮤니케이션을 하려 했는데, 너무 무거운 주제로 가버렸던 걸까?

...

조금은 불안해질 즈음, 메이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데, 주인님과 함께 시도해 보아도 될까요?”

“그래, 옆으로 와.”

“감사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메이는 내 옆에 나란히 누웠고, 나는 그녀를 꼬옥 껴안아주는 것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고

메이는 유래 없을 정도로 환한 웃음을 내게 지어 보였다.

묘하게 귀여운 녀석. 하루 종일 그녀에게 욕정만 품고 있었는데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가슴 속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만 같은 기분 좋은 따스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다가 스르르 잠에 들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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