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7화 〉 첫 경험 2
* * *
"그... 그게... 그러니까... 여성을 만족시키려면 데이트부터 시작해서...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채... 책에서... 봐서..."
"어머어머~ 귀여워라! 하지만 크리스와의 첫 데이트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뻤답니다?"
"그치만... 너무 평범하지 않았어?"
"평범한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여러 일을 겪다 보니, 우리에겐 평범한 것도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음... 그런가?"
하긴. 인퀴지터를 피해 요리조리 도망다니던 날들을...
심지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알자스의 마법으로 인해 발기부전으로 고민했던 걸 생각하면 지금으로선 평온한 일상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지긴 했다.
"책에서 본 거라... 저도 하나 해봐도 될까요?"
라이디는 답을 듣지도 않고 곧잘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연인 사이라면 옆에 앉는거라고 했어요!"
내 옆에 앉아 팔짱을 끼며 착 달라붙었다!
그녀의 온기가, 부드러운 살결이, 작은 숨소리가, 그녀의 하나하나가 너무 가까워서...
결정적으로 첫 만남부터 날 홀리게 만든 은은하고 향기로운 여성스러운 체취에 미쳐버릴 것만 같아!
"어때요? 오늘 하루가, 조금은 특별해졌나요?"
"으... 응..."
'라이디와 함께한 뒤로 매일이 특별했었다'라던가, '앞으로도 특별한 날만 가득하게 해줄게'라던가...
무언가 감동을 주면서도 멋있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이 떼어지질 않았다.
그냥 이러고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해서 이대로 가만히 있고 싶을 뿐...
......
...
"크리스, 크리스!"
"어... 어!? 왜? 무슨 일이야?"
"몇 번을 불렀는데 반응을 안하길래... 아무튼 먹고 싶은 게 있어서 잠시 카운터에 다녀올게요. 크리스도 더 필요한 거 있어요?"
"아니, 괜찮아."
"그럼 빨리 갔다올게요!"
라이디는 그대로 자리를 떴고,
잠시 후 생크림 케이크 한 조각을 들고 왔다.
"아이스크림을 먹었더니 단게 끌려서요. 크리스, 다시 한번 먹여줄래요?"
"아, 알았... 어...!?"
별 생각 없이 포크로 조금 떼어내서 먹여주려 했는데
입을 작게 벌리던 아까와는 달리, 라이디는 정좌 자세를 취한 채 눈을 감고 입을 크게 벌린 채 혓바닥을 내밀고 있었다!
"저기... 라이디...?"
"왜요? 무슨 문제 있나요?"
"아... 아냐, 그럼 먹여 줄테니 가만히 있어."
마치 유혹하는 듯 붉디 붉은 입술, 침에 젖어 반짝거리는 분홍빛 혓바닥, 그리고 무지 따뜻해 보이는 안쪽...
저기에 자지를 넣어보고 싶다거나, 잔뜩 핥아진다면 엄청 기분 좋겠다거나...
자꾸만 머릿속을 맴도는 그런 야한 생각들을 애써 떨쳐내며 케이크를 라이디의 입에 넣어주려 했는데...
"앙!"
그러나, 입 속에 넣어주기도 전에 라이디는 입을 다물어 버렸고
생크림 부분만 살짝 깨물어버린 꼴이 되었다.
그렇게, 그녀의 입에 생크림이 잔뜩 묻어버렸고, 그 모습이...
하얀 걸 머금고 있는 게... 흡사...
"크리스."
"...어?"
"야한생각 했죠?"
"아... 아냐!"
"거짓말. 엄청 기대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하아~ 후우... 하루 종일 데이트는 안중에도 없고, 오늘 밤에 야한 짓 잔뜩 하겠다는 망상만 하고 있었던 거 아니에요?"
"흣...!?"
귀에 대고 속삭이는 라이디의 목소리에
귓구멍을 가득... 아니, 귓구멍을 넘어 머릿속까지 파고들어 오는 따뜻하면서도 가냘픈 숨결에 순간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제 구멍 안에다가 크리스의 것을 집어넣으려던 거잖아요? 마치 이렇게... 츄읍... 헤르..."
"히익!? 자... 잠깐!?"
순간 귓속으로 라이디의 혀가 파고들기 시작했다!
"하아... 좋아요? 설령 누가 보더라도 여자들끼리의 데이트라고... 귓속말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할 거예요. 크리스만 잘 참으면... 태연한 척하면 아무도 모를테니... 그러니까... 레릅...!"
"잠ㄲ...! 하으! 끄으으... 이걸 어떻게... 으흣! 참아...!?"
라이디의 혀가 불쑥 들어와, 귀 속 깊은 곳까지 사정없이 유린해갔다.
그녀의 크고 단단한 게 내 좁은 구멍을 훑고 지나가며 끊임없이 짜릿함을 자아내고 있다.
마치 귀로 섹스하는 것 같은...
전혀 야한 부위가 아닌데, 그저 귓구멍일 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기분 좋고 꼴리는 거야!?
"쮸읍... 하... 후~ 후우~ 하으으... 크리스, 치마가... 불룩하잖아요. 여자아이가 이런 걸 가지고 있어도 되는 걸까요?"
"흑... 그런게 아냐! 어쩔 수 없이 입고 있는 거니까..."
"그래요? 그보다 단거 먹었더니 이번엔 짭잘한 게 끌리네요. 크리스... 짭짤한 거... 먹여줄 수 있죠...?"
"흐으... 짭짤한... 거...? 으힉!?"
다시 한번 온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러나 쾌감이 퍼져나온 곳은 위쪽이 아닌, 아래쪽이었다.
라이디는 케이크의 생크림을 한 움큼 집더니
순식간에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속바지를 까내리고 내 페니스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던 거였다!
"어머, 이게 좋아요? 이렇게 해 주는 게 좋은 건가요?"
"아악!!! 거긴 너무 민감해ㅅ... 하아, 윽... 끝부분만 만질거리는 거 그만!! 그보다 여기서는...!"
손톱을 세워 오줌구멍을 사정없이 긁어오는 라이디의 손길에, 신음소리가 절로 터져나오며 허리가 들렸다.
"후... 소리 낮춰요. 게다가 크리스는 지금 너무 야한 표정을 짓고 있다구요? 누가 보기라도 하면, 야한 짓 하고 있다는 거 들통날 게 분명해요!"
"하우... 아우우... 하지만... 흐읏... 너무 좋아..."
라이디는 집요하게 괴롭히던 손톱을 거두고, 이번엔 내 페니스를 부드럽게 문질러 주기 시작했고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내 입에선 본심이 튀어나와버렸다.
그저 손으로 페니스를 왕복운동하는 것뿐인, 어찌 보자면 자위행위를 하는 거나 다름없는 행위.
그러나 내 손이 아닌, 남의 손을 통해... 그것도 라이디의 손으로 만져지는 건 차원이 달랐다.
미끌미끌한 윤활제 역할을 해 주는 생크림의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왕복행위의 주도권이 없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라이디의 뜻대로, 라이디가 원하는 대로, 라이디가 정한 불규칙적인 타이밍에 찾아오는 익숙하면서도 강렬한 쾌감이, 자극이 너무 좋았다!
"헤으... 라이디... 나 슬슬..."
"갈 것 같아요? 퓻퓻 할 것 같은 건가요? 이대로 짭짤하고 진한 걸 잔뜩 내보내고 싶은 건가요!?"
"으흑... 응...! 가버ㄹ... 아... 으... 에...?"
"어머! 케이크를 흘려서 손이 더러워졌네요!”
사정감을 아득히 넘어 진득한 쾌감으로 변모하려는 찰나, 라이디는 내 페니스로부터 손을 치워버렸다.
“손을 씻고 와야겠는데... 그거 알아요? 화장실에 갈 때 여자들끼리 같이 가는 게 암묵적인 룰이라서... 크리스는...?"
"으으... 하지만... 그게..."
이렇게 여자아이 취급을 당하는 건 너무 싫은데...
계속되는 자극에 몸이 달아올라서... 가버리기 직전에 멈춘 게 너무 아쉬워서 미칠 것만 같았다.
"같이 안가려구요?"
이내 라이디는 크림이 잔뜩 묻은 자신의 손을 핥기 시작했고,
“으... 아니... 갈게...”
마치 내 정액을 핥는 것만 같은 모습에, 그 꼴릿함에 결국 굴복한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치마 앞자락을 누른 채 라이디의 손을 잡고...
함께 여자화장실로 향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