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 불청객 1
* * *
"으악!?!?"
불현듯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익숙한 목소리... 하지만 뒤에서 들릴 리가 만무한 목소리.
말도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곤 천천히 뒤돌아보았다.
그곳에선, 바닥과 벽면에 걸쳐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수많은 마법진이 그러져 있었고, 그 중심에는...
"베... 벨마!?"
목소리도, 말투도, 모습도 분명 벨마였다!
잠옷 대신 화려한 마법사의 로브를 입고 있는 것이 다르지만...
방금 전에 대각선 건너편 방으로 들어갔을 터인데? 내가 직접 데려다주고 왔는데!?
그러나, 지긋이 나를 응시하는 그녀를 맞보고 있자니 무언가 다르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안녕? 스승. 일단 누울까?"
그녀는 손을 휘둘렀고,
"으햣!?"
순식간에 나는 무형의 힘에 의해 들려 침대로 내팽개쳐졌다.
그리고 마법으로 만들어낸 듯한 보랏빛의 밧줄에 사지를 결박당했다.
"무... 무슨...!?"
"후훗, 귀여운 스승을 보는 건 오랜만이네!"
"벨마! 이거 놓지 못해?"
"스승이 나쁜 거야. 난 이미 성인인데, 아직도 열 살짜리 어린애 취급을 하고 있잖아?"
"무... 뭐?"
무슨 헛소린가 싶었는데, 가까이 다가오는 그녀를 보며 모습이 약간 다르다는 것을 금세 파악할 수 있었다.
벨마보다는 아주 조금 더 키가 컸고, 전혀 볼륨감이 없는 벨마와는 달리 가슴이 약간 나온...
아슬아슬하게 여자아이라기보다는 여성의 것에 가까운 몸매라고 느껴졌다.
"그러니까 여기서 나랑... 아, 슬슬 올 시간이네? 3, 2, 1!"
똑똑똑
"...스승, 자고 있어?"
끼익
"자려고 노력했지만 도저히 잠이 안 와... 옆에서 같이 자도...!?"
내 방으로 들어온 건 눈을 비비며 들어왔다가, 안고 있던 베개를 떨구며 깜짝 놀라는 벨마였다.
"어서와! '나'는 옆에서 우리와 스승이 맺어지는 걸 직관해 주길 바라."
"으악!? ...읍!!!"
벨마...
아주 조금 더 큰 벨마는 나를 침대로 던졌던 그 마법으로 벨마를 침대 머리맡까지 끌고 와 결박해버렸다.
"얌전히 보고 있으렴. 금방 끝내고 돌아갈 테니까."
그리고, 그녀는 입고 있던 로브를 스르르 벗어버렸다.
눈 앞에 펼쳐지는 새하얀 나신은 보들보들해 보인다.
다만 전체적으로 테사보다 빈약해서 어른스러운 맛이 살지는 않았다.
대신 눈에 들어오는 건 다른 색의 조그마한 포인트들...
연분홍색의 유두는 작지만 올곧게 솟아 있었고
반대편에 수줍게 모습을 비추고 있는 연보라색의 아래쪽 털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사춘기 소녀의 그것 마냥 듬성듬성 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얼굴...
평소와 별다를 바 없는 벨마의 당차 보이는 얼굴은, 담담해 보이는 태도와는 달리 다소 당황했는지 뺨이 새빨개져 있었고...
더하여 입술 끄트머리를 파르르 떠는 모습을 보여 그 갭이 사뭇 귀엽게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묶여 있는 벨마보단 한껏 여성스러운 느낌이지만,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간만에 보는 여성의 나신에 눈은 매우 즐거워하고 있다.
발육상태가 좋지 않아도, 여성의 몸은 역시 아름다우니까!
...
......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너 정체가 뭐야?"
"나? 벨인데?"
"진짜 벨마라고? 그런... 서... 설마..."
"응. 스승이 생각하고 있는 그거 맞아."
뜬금없이 성인 벨마가 내게 찾아왔다고 하는 상황.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믿지 못할 터였지만, 놀랍게도 이전에 얻은 힌트가 있었다.
처음 나타났을 때부터 혹시나 했지만...
지난번에 로레인이 말했던 미래에서의 방문자가...
"스승, 그보다 내 몸 어때? 조금은 흥분했으려나?"
"으흣!? 잠깐! 거긴!?"
벨마가 치마를 올리고 속바지를 내리려는 걸 보고 몸을 비틀며 저항했지만
사지가 묶여서 피할 도리가 없었고, 잠시 뒤 빳빳하게 서 있는 크리스 주니어가 세상 밖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오호~! 벨의 몸에도 반응해 주는구나? 스승! 벨... 너무 기뻐...!"
"벨마! 그만! 그... 그래, 일단 어떤 상황인지 얘기 좀 하면 안 될까?"
"흐응... 그럴까?"
"그래, 벨마가 원하는 대로 해줄테니까, 이것 좀 풀어줘."
"싫어."
"흐앗!? 으... 흐으..."
그녀의 작은 손이 페니스를 감싸왔고, 이내 천천히 위아래로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손바닥의 보드라운 감촉도, 손가락의 간질거림도 좋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건 페니스가 느끼는 감각 그 자체였다.
뒤로 박히다가 가버릴 때보다 쾌감이야 한참 부족하지만, 대신 페니스를 자극하는 건 실감이 난다고 할까?
기분 좋아지기 위해 움직이고, 움직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지극히 단순한 쾌감의 보상구조가 뭇 남성들을 미치게 만드는 법이다.
그리고, 그걸 남이 해 주는 게... 내 의지로 제어할 수 없는 편이 훨씬 기분 좋다는 걸 정말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
"스승, 벨의 손... 좋아? 벨... 잘 하고 있어?"
"으으... 솔직히 좋긴 한데... 이런 건 안되는 데..."
"다행이네. 벨은 스승하고 섹스하려고 왔어. 그러니까 스승은 벨의 몸을 즐기다가 가버리기만 하면 되는 거야. 간단하지?"
"무... 뭐? 그... 그건..."
그녀의 선언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섹스야 언제든 하고 싶지만, 눈 앞의 벨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대로 저질러 버릴 경우의 후폭풍이 두렵다!
라이디야 좌절한 채 울먹일 게 뻔하고... 테사도 은근히 실망한 티를 낼 테고...
특히나 꽁꽁 묶인데다 입까지 틀어막혀 그저 눈물을 글썽이는 것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의 벨마 앞에서 '벨마'를 따먹는다는 게...
아니 엄밀히 따지자면 벨마에게 따먹히는 거긴 하지만...
고금을 통틀어 유래 없는 초특급 유망주 마녀인 현실의 벨마도 옴싹달싹못할 정도로 강력한 미래의 벨마.
어찌보면 그런 대단한 사람의 미래 버전이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당연하게도 나 또한 몸을 움직일 수도 없고, 마법도 나가질 않는다.
결국 말로 설득해야 하는데... 대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아서...
"응? 뭔가 나왔어. 헤릅..."
"아... 으힉!?"
페니스의 감각을 가까스로 무시하면서 어떻게 해야 폭주하는 미래 벨마를 멈출 수 있을 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갑자기 귀두 끝을 핥았다!
"짭짤해..."
"크흣... 흐으으..."
페니스를 문지르는 감각에 익숙해져 둔감해지고 있던 도중에 당한 강렬한 기습에
귀두로부터 찌르르한 느낌이 생겨나 전신으로 화악 퍼져가며 전율이 흘렀다.
"스승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조금 더 핥아보고 싶기도 하지만... 역시 그건 돌아가서 할래. 그러니까... 스승... 슬슬..."
벨마는 페니스를 가볍게 쥔 채 몸을 움직였고,
"넣을게...?"
말릴 새도 없이 내 위에 올라타 페니스를 갈라진 틈 사이로 가져다 대고 있었다!
가장 처음 마주친 건 미끌한 감각. 그리고 닿고 있는 부분을 따뜻하게 감싸오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귀두 끝에서 확연하게 느껴지는, 안으로 들어가는 것에 저항하는 무언가.
"하아... 후우... 힉! 흐르... 으윽...!"
점점 벨마의 신음소리가 거칠어져 가며, 그럼에도 조금씩 아래로 내려오며 억지로 페니스를 밀어넣기...
똑똑
"으...!?"
"크리스, 자고 있나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