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트랩 매지션즈-70화 (70/114)

〈 70화 〉 크리스의 실험 ­ 2

* * *

결국, 오늘 일어날 일에 대해 절대 놀리지 않는 조건으로...

'조용히' 실험을 진행하기로 약속하고 모두에게 계획을 알려주었다.

어디서 구했는지는 묻지 말라면서, 필리아가 준 정체 모를 약을 통해 속을 비우고...

...

왜 그런 약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 의심스럽긴 했지만, 아무튼!

필요한 준비를 한 후 저녁 식사 전에 내 방에서 모였다.

"필리아, 속바지만 벗어도 되지?"

"아뇨, 전부 벗어주세요."

"에? 왜..."

"그래야 하니까요."

"하..."

이왕 하겠다고 마음먹은 거, 그냥 필리아의 말을 들어야겠다 생각하고 벗으려 했는데...

뚫어져라 쳐다보는 라이디의...

테사의...

필리아의 시선이 느껴진다.

내 손의 움직임을 따라오는 게...

스트립쇼를 똑똑히 관람하겠다는 듯한 속내가 훤히 보여서 괜히 부담스럽잖아!

"저기... 그럼 옷 벗는 동안 돌아서 있으면 안 될까?"

"크리스 님, 하렘 구성원에게 알몸 보여주는 걸 마다할 이유가 있으신가요?"

"하아..."

...아무래도 실수한 것 같다.

조용히 지켜보는 게 더 부끄러워!!

차라리 벗겨달라고...

아니, 그냥 벗고 있을걸!! 다들 벗고 있으라 할걸!!!

...

그러나 후회는 항상 늦게 찾아오는 법.

더 시간을 끌고 싶지도 않으니, 애써 시선을 회피하며 옷을 재빨리 벗어버렸다.

"자, 이제 침대에 편하게 누워 주세요. 라이디님은 크리스 님의 머리맡에, 테사 님은 몸 근처로 가주시구요."

얌전히 필리아의 말에 따르는 라이디와 테사.

나도 그녀들을 따라 침대로 가 반듯이 누웠다.

"자, 시작할게요."

아래쪽으로 다가온 필리아는 내 다리를 벌리더니...

"잠.. 흣...! 잠깐! 아으...! 혀까지 넣을... 필요.. 없잖아...!?"

애널을 핥기 시작했다!

아니, 핥는 건 찰나에 불과했고,

그녀의 혀가 미끄덩하고 순식간에 파고들어 오기 시작했다.

"느으... 흐아!? 헥... 빼줘...!"

애써 머리를 밀려고 저항해도 필리아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리고, 이내 따끈한 액체가 안쪽으로 흘러들어오는 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혓바닥, 액체... 그런 이물질이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조금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후, 스읍, 하아..."

그러나, 필리아가 혀를 거두자,

마치 온찜질을 하는 것처럼 안쪽이 따뜻하게 달아오르며, 미묘하게 좋은 기분이 나른하게 퍼져나갔다.

"안쪽에 깊숙이 필리아의 침을 밀어 넣어야 이걸 넣을 때 아프지 않을 거예요. 자, 시작해 보세요."

베에­ 하며 딜도에 침을 묻혀서 내게 건네주었다.

꿀꺽­

마른 침을 삼켰다.

제대로 섹스도 해본 적이 없는데, 혼자서 뒤쪽을 먼저 쓴다는 게 정말 싫지만...

이건 마법을 풀기 위한 거니까...

애널에 가져다 댄 다음...

밀어 넣어... 밀어 넣기가...

...

막상 직접 넣으려고 하니, 갑자기 두려움이 미친 듯이 몰려왔다.

내 안의 무언가가...

...

그래, 남자다움이...

이건 남자다움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짓인 것만 같다.

"...필리아가 넣어드릴까요?"

"응..."

처음엔 부끄러워서 나 혼자 저질러버리고 싶었지만,

갑자기 이 짓거리를 왜 하는지 자괴감이 밀려들었는데...

최소한 남에게 당하는 거라면 괜찮지 않을까? 괜찮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기에, 결국 필리아에게 전부 맡겨버리기로 했다.

"잠깐, 필리아, 역시 제가 넣어보고 싶은데..."

"라이디님은 중간에 도와줘야 할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보다는 긴장하고 계실 크리스 님을 위해 팔을 꼬옥 붙잡고 있어 주세요."

"...알겠어요."

라이디를 제지한 필리아는 딜도를 내 애널 입구에 가져다 댔다.

"자, 아래쪽의 힘을 풀어주세요. 조금씩 넣을게요."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밀어 넣기 시작했다.

"윽, 아... 파...!"

"넣기 위한 곳이 아니니까 처음에 약간 아픈 건 당연해요."

미리 발라둔 침 덕분에 부드럽게 들어온 딜도는, 필리아의 혀가 들어왔던 부근 정도에서 멈춰 섰다.

"으... 읏!? ...끝난 거야?"

"이제 시작이죠. 크리스 님, 그거 아세요? 남자들은 남성적인 오르가즘과 여성적인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어요. 개발이 충분히 됐다면 오히려 어떤 오르가즘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축복받은 몸이라고 할 수도 있죠."

"...응?"

"그러니까 남성의 오르가즘과 여성의 오르가즘, 어느 걸 원하시나요?"

뒤에 들어와 있는 것 때문에 머리가 핑글핑글 도는 것 같아 전혀 집중이 안돼서,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당연히... 남성적인 거...?"

"확실해요? 역시 마법을 풀려면 여성적인 오르가즘이..."

"뭐든! 부끄러우니까 빨리 끝나는 거로 해줘!!"

"그럼 요청하신 대로 갈게요. 사실, 남성적인 건..."

"아흑!?"

"더 깊이 넣어야 한답니다...♡"

쑤욱 하고 뱃속으로 침투하는 딜도...

마치 배꼽 근처까지 들어온 것 같았다!

그것은 순식간에 내장의 끝에 닿아, 속이 꽉 찬듯한 이질감을 이끌어냈다.

밀려오는 아픔에 저항하려 했지만, 라이디와 필리아로 인해 손발이 묶여 어찌할 수 없었다.

"어... 어째서..."

"전립선 너머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정낭을 자극해 줘야 하거든요. 이제 천천히 움직일 테니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해 주세요."

"흐윽!? 억, 윽... 끅..."

돌연 안쪽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분명 천천히 움직인다고 했는데도, 안쪽에선 엄청 크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긁어 쥐어 짜내는 것 같은...

찌릿하고 느껴지는 약간의 사정감이 있지만, 그보다도 쾌감...

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인, 아프기 직전에서 멈춘 것만 같은 고통스러운 자극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테사 님, 크리스 님의 가슴을 괴롭혀 주세요."

"알았어. 하­ 쮸읍... 레릅..."

"으하! 핫... 하우... 테사, 천천히..."

이번엔 테사가 한쪽은 핥으면서, 다른 한쪽은 손가락으로 자극해왔다.

기분 좋은 간지러움, 그러나 아래쪽의 강렬함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묵직하게 눌러 오는 딜도에 비해 자극이 오는 주기가 훨씬 짧았기에,

딜도가 찔러 오지 않을 때 생기는 쾌감의 빈자리를 가슴 쪽에서 흘러나오는 쾌감이 확실히 메워나가고 있었다.

"흐응... 이래도 크리스 주니어는 쿠퍼액만 흘려댈 뿐 전혀 반응이 없네요."

필리아는 손가락 끝으며 톡톡대며 페니스 입구를 만지작거렸고, 그녀의 손가락 끝에선 하얗게 변질된 쿠퍼액이 실처럼 진득하게 늘어졌다.

하지만, 페니스에선 여전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 여길 건드려야 하는 걸지..."

필리아가 딜도를 살짝 빼고, 이번엔 마치 마사지를 하듯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으... 으...! 하으... 으으... 이거, 좋아..."

강하게 눌러대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었다.

화­하고 퍼져가는 듯한, 저릿한 감각이

아랫도리에서 전신으로 작은 물결처럼 퍼져나가는 것만 같다.

"하지만 서진 않네요. 드라이 오르가즘은 나중에 해봐도 되니까, 그냥 처음 계획대로 갈게요."

"안될 것 같으면 빼... 커흑!? 윽... 잠... 허윽..."

빼주라고 하려 했지만, 필리아는 다시 딜도를 사정없이 밀어넣어버렸다.

"아직 비장의 수가 남아있는걸요? 자, 라이디님이 나설 차례예요."

"알았어요. 부끄럽지만... 크리스를 위해서라면..."

툭­

갑자기 얼굴에, 턱 끝에 닿을 정도로 긴 무언가가 닿아, 시야가 어두워졌고...

...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하는 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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