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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랩 매지션즈-22화 (22/114)

〈 22화 〉 서큐버스 필리아 ­ 4

* * *

'몽정?'

다시 정신을 차리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으레 속바지가 축축하게 젖어 있어야 하는데, 아래쪽에 위화감이 전혀 없다.

게다가 눈을 떠 보니 꿈에서 본 그 여인이 또 올라타 있었다.

나... 아직도 자고 있는 건가...?

"필리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어요. 소년, 이거 넣어도 될까요? 당연히 되는 거겠죠? 하아..."

그녀는 가녀린 신음을 내며, 내 가슴팍을 손톱으로 살짝 긁어 온다.

"아파!"

...

꿈이 아니잖아!?

"필리아와 꿈에서 열심히 연습했으니까, 실전도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슬슬 시작할게요!"

몸을 일으키고 내 자지에 손을 가져가는 여인.

"자... 잠깐! 처음은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고 싶어요. 제발..."

"그럼 이제부터 필리아를 좋아하면 되는 게 아닐까요?"

"그게... 그러니까..."

여기서 말실수했다간 따먹히는 걸 넘어 말 그대로 잡아먹힐지도 모른다!

그러니 좋은 의미로 설득해야 하는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질 않는다.

여자 경험이 없는 게 항상 내 발목을 붙잡고 있잖아? 젠장!

"특별히 엄청난 무언가를 원하는 건 아니긴 한데, 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할까..."

"흐응~"

페니스를 쥐었던 손을 떼고, 공중에 떠서 생각하는 그녀.

"동정은 참 곤란하네요."

"그렇게 대놓고 동정이라고 팩트를 말씀하시면 가슴 한편이 아려오는데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으음... 아쉽긴 하지만, 처음이 아니면 괜찮은 거예요?"

"어... 음... 괜찮다고 해야 하나...?"

말을 더럽게 못 했으니까 망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상대방은 마음을 접었는지 내 페니스에서 손을 뗐다.

그리곤 날개를 퍼덕이며 내 쪽으로 날아왔다.

코앞까지 다가온 그녀.

연보랏빛 얼굴에선 마치 라벤더 향이 나는 것만 같다.

"귀여운 소년,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요?"

"크리스."

"이미 아시겠지만, 필리아라고 불러주세요. 편하게 말씀하셔도 돼요."

생긋 웃어 보이는 필리아는, 마치 수줍게 웃는 라이디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것만 같았다.

예쁘지만 무섭게 생긴 외모만 보고 쫄아 있었는데, 이런 순수한 미소를 짓다니...

이 여인, 보기보다 착한 거 아닐까?

"크리스, 섹스는 안되는 거라면, 제 입에 넣어 볼래요?"

"에? ......입?"

"이건 어딜 봐도 인간이 아니네요. 그렇죠?"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말하는 필리아.

연보랏빛 피부에 붉은 눈동자, 염소의 뿔, 검은 날개와 꼬리까지.

그 외에는 여러모로 인간을 닮긴 했지만, 확실히 이종족이라고 할 만한 요소가 많았다.

"그... 렇지?"

"이렇게 생긴 생물 본 적 있어요?"

"없긴 한데..."

인간이 아닌 건 알겠지만 도저히 정체를 모르겠다.

테사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필리아는 여느 책에도 나와 있지 않은 처음 보는 종족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사실, 필리아는 그저 움직이는 성처리 도구에요. 그리고 여긴 기분 좋아지는 구멍일 뿐이에요. 입은 성기가 아니니까, 넣어보는 건 섹스가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렇게 말하곤 입을 크게 벌리는 필리아.

분홍색으로 물든 입안에서는 몽글몽글한 김이 나는 것만 같은 따끈함이 몰려왔다.

게다가 침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점도가 높아 보이는, 찐득찐득한 액체들이 하얀 실처럼 늘어져 있다.

꿀꺽­ 하고 마른 침을 삼켰다.

저기에 넣으면... 기분 좋겠지?

"정말... 섹스 아닌 거 맞아?"

"크리스는 입으로 밥을 먹을 때 섹스한다고 하시나요?"

"..."

말도 안 되는 논리라는 걸 이해하고 있지만, 왜인지 반박을 할 수가 없다.

아니, 반박을 하고 싶지 않다.

솔직히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넣어버리고 싶어.

"자, 뿔을 잡고 천천히 밀어 넣어 보세요. 엄청나게 기분 좋을 거예요!"

이성이 마비되어 간다.

자위하는 거보다 훨씬 기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잠식해 간다.

"어서요. 지금이 아니면 못 넣게 할 거예요?"

결국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나는, 몸을 일으켜 세우고 양손으로 필리아의 양 뿔을 잡았다.

그러자 필리아의 입에 내 페니스의 끝이 살짝 닿았다.

마치 이렇게 하는 게 정석인 것처럼 위치가 딱 들어맞았다.

이건 분명 섹스가 아닌데...

왠지 하면 안 되는 짓을 하는 것만 같아서 괜스레 더 긴장된다.

"이대로 넣으면 되는 거야?"

"편한 대로, 마음껏 해보세요."

준비할 것도 없었다. 저 입에 넣겠다는 생각에, 페니스는 이미 풀발기를 마친 채 다음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그대로 직진할 뿐.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페니스를 살짝 밀어 넣었다.

"아흐윽!"

"기흔저아여?"

조금씩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서 느껴지는 다양한 감각.

따끈따끈하게 데워진 침이 페니스를 입속 깊은 곳으로 밀어낸다.

부드러운 입천장, 까끌까끌한 혓바닥의 갭이 즐겁다.

살짝 세운 치아가 기둥을 긁어나가면서 색다른 쾌감을 자아낸다

"이버넨 죠금 더 깁께 너어바여"

입에 자지를 물고 있어서 부정확하게 말하는 필리아였지만, 그 뜻은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마침 나도 그러고 싶었으니까.

허리를 물러 입에서 페니스를 빼냈다.

뿔을 단단히 잡고, 이번에는 빠르고 깊게 밀어 넣었다.

"하으... 이거, 굉장해..."

한 번 움직였을 뿐인데, 앞에서 느꼈던 감각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기분 좋은 감각들을 확실하게 쾌감으로 전환해 버린다.

"으으... 필리아, 못 참겠어. 움직여도 되지?"

필리아는 스스로 움직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래서 꿈에서의 기승위처럼 그녀의 리드에 맞춰 허리를 흔들었다.

필리아가 다가올 때 밀어 넣고, 필리아가 멀어질 때 뺐다.

"하아, 으... 좋아, 더 빠르게 움직여줘."

말을 마치자마자 필리아의 움직임이 격해졌다.

더하여 그녀의 혓바닥이 뱀처럼 꿈틀대며 기둥 쪽을 공략해온다.

"그거 좋아, 계속해줘.. 하으...으? 잠... 잠깐! 거긴 더러운 곳인데...!"

분명 필리아의 두 손은 내 허벅지를 꽉 쥐고 있는데, 애널을 만지작거리는 느낌이 들어서 깜짝 놀랐다.

그것의 정체는 꼬리였다.

구멍 주변을 원을 그리듯 몇 번 간지럽히더니, 이번에는 회음부 쪽으로 다가왔다.

"아... 너무... 아흐...! 이런 거 못 참아...!"

고환 아랫부분이 꾹꾹 눌릴 때마다 사정감이 일시적으로 한계를 넘어버린다.

"필리아! 그거 계속 하... 하읏... 하면 쌀 거... 아아... 안돼, 가버려!!!"

"읍, 으붑..."

결국 자극을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속 깊은 곳에 싸질러 버렸다.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느낌­

깊고 따뜻한 곳에 무지성으로 싸버리는 거 너무 좋아...

이 느낌을 잔뜩 만끽하고 싶은ㄷ...

"으악...! 하으... 저기, 피... 필리아?"

이미 사정을 마쳤는데도 필리아는 날 놓아주지 않았다.

"악! 으아아아! 제발, 멈추... 으헉!"

빠른 속도로 귀두를 사정없이 농락해 온다.

시큰시큰해서 미칠 것 같아!

밀어서 떨어트리려 해도, 허벅지를 꽉 붙잡고 있어서 뿌리칠 수가 없다!

"아, 놔줘... 흐으, 이거 이상해, 아, 으하! 뭔가... 뭔가 나와!"

이내, 강렬한 오르가즘이 또다시 나를 덮쳤다.

길게 이어지는 사정­

아니, 조금 다르다.

분명 양도, 질감도 오줌 같은 액체인데... 마치 정액을 싸는 것처럼 끊어 나온다

그것은 긴 시간 동안 민감해진 요도를 타고 지나가며, 쾌감을 긁어모았다.

...

얼마나 지났을까.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오르가즘은 점차 옅어져 가고, 그에 맞춰 허벅지의 결박이 풀려갔다.

"햐... 이거 보셰혀"

무릎을 꿇은 채, 입을 벌리는 필리아.

그 안에는 하얀 정액과 투명한 액체가 뒤섞인 채 가득 채워져 있었다.

더없이 야한 풍경에, 저 여인이 물고 있는 게 내 것이라고 생각하니 자지가 다시 반응하기 시작했다.

입을 닫고, 오물거리며 맛을 음미하다가 이내 꿀꺽 삼켜버리는 필리아.

"깊고 농후한 동정 자지의 맛... 꺼윽, 최고예요... 이런 거, 몇 번을 먹어도 질릴 리 없어..."

아직도 정신이 몽롱하다.

"필리아의 펠라 어떠셨나요? 입으로 시오후키 절정하는 거, 엄청나죠?"

"응..."

그리고 진한 여운이 남았다.

펠라치오라는게 이렇게 좋은 거였나?

입에 넣는 것만으로도 이 정도인데, 섹스는 대체 얼마나 기분이 좋은 걸까...

"하지만, 이게 마지막이라니..."

갑자기 눈물을 또르르 흘리는 필리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흑흑... 이렇게나 행복한데... 죽는 건 싫어..."

열심히 착정하다가 이제 와서 갑자기 죽는다니 뭐니 하는 얘기를 꺼내니 적잖이 당황스럽다.

"필리아, 진정해. 그... 맞아, 차라도 한 잔 끓여줄까?"

울고 있는 필리아를 끌어안고 토닥여서 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다.

...

하아...

처음이고 뭐고, 기회가 있을 때 더 해보고 싶었는데...

그런 말을 꺼낼 분위기가 전혀 아니게 되어버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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