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 라이디의 사정 3
* * *
이내 라이디의 허벅지 사이로 드러나는
길고 거대한 육봉.
이게 생겨난 것은 열두 살 때였다.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의 생일 다음 날이었으니까.
어릴 적에는 달려 있던 말던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사춘기를 거치면서, 자신에게 남성기가 달려 있다는 것이 너무 원망스러워졌다.
라이디는 몇 번이고 병원에 가보고 싶었다. 떼어내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생겨난 원인이라도 알고 싶었다.
그러나 부모님은 만류하셨다. 사정은 알려주지 않고 그냥 이대로 살아가라고만 했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라이디는 페니스를 자신의 몸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게 라이디는 후타나리로 살아가게 됐다.
그러나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전혀 발기가 되질 않았다!
분명 남성들은 아침에, 성적인 욕구를 느끼면, 그것도 부족해서 시도 때도 없이 커진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라이디의 그것은 언제나 반응이 없었다. 게다가 만져도 별 느낌이 없었다.
결국 그녀에게 있어 페니스는 아무 쓸모가 없는, 여성으로서의 인생을 망칠 뿐인, 그러나 내 몸의 일부라서 어쩔 도리가 없는 애증의 존재였다.
물론 '발기를 하지 못한다'는 가정은 얼마 전에 깨져 버렸지만.
그녀는 조심스럽게 오른손으로 기둥을 쥐어 보았다.
'이건...'
혈관의 맥박이 손가락을 타고 느껴져서 깜짝 놀라는 라이디.
'양손으로 쥐어야 할 것 같네. 하아..."
근래 들어서 발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크리스를 보면 수십 배는 커진다.
정확히는 '크리스'로 '야한 상상'을 하면 발기해 버리고 만다.
그래서 계속 참아오고 있었다.
크리스가 남자라는 걸 되뇌고 있으면 페니스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크리스의 외모에 집중하고 있노라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려서 당황스러웠다.
그럴 때마다 애써 딴생각을 하며 다시 작아지게 했다. 몇 번 하고 나니 점점 익숙해졌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걸 만지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호기심이 꾸역꾸역 솟아났다.
평소엔 애써 생각을 떨쳐내려 하지만, 오늘은 이걸 만져서 성욕을 해결해 버리자고 결심했으니 더 집중해 간다.
'크리스의 것도 분명 이렇게 생겼을 것 같은데…'
고개를 돌려 곤히 자는 크리스를 바라보는 라이디.
이 흉악한 물건에 비하면 작고 귀여운 수준일 것 같지만, 모양은 다를 바가 없을 게 분명했다.
'그래도... 남자의 모습을 되찾은 크리스라면 이 정도의 사이즈겠지?'
이게 크리스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라이디의 죄악감이 조금 줄어들었다.
이번엔 귀두 끝을 살짝 만져 본다.
'하읏!!'
클리토리스와 비슷한 느낌. 그러나 훨씬 민감하게 느껴져 그녀는 당황했다.
쾌감이 느껴지기도 전에 아프다. 아니, 시리다고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몰려온다.
너무 민감해서 오래 만지기에는 곤란할 것 같았기에, 손을 다시 기둥 부분으로 가져갔다.
'남자들은 여길 만지기보다는, 왕복운동을 한다고 했지?...... 하아...'
슬슬 손을 움직여 보려다가,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비관하는 라이디.
평범한 여자였다면 크리스가 그녀를 더 좋아했을 건데, 이런 건 부끄럽기만 하고 좋을 게 없었다.
그래도 만져보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상 나아갈 뿐이었다.
라이디는 천천히, 길게 왕복운동을 시작했다.
'이거, 그냥 그렇네...'
엄청나게 기대한 것에 비해서는 별 느낌이 없어서 실망하는 라이디.
귀두나 클리토리스를 만질 땐 조금씩 저릿저릿한 게 퍼져가는 느낌이 오는데, 기둥을 문지르는 건 그다지 쾌감이 있는 것 같진 않았다.
오히려 포피로 감싸 올라가며 느껴지는 귀두 쪽의 은은한 자극이 훨씬 좋았다.
'하아... 아흐... 흐읏!'
그래도 쾌감이 쌓여가니 라이디의 신음이 조금씩 거칠어져 갔다.
게다가 조금 더 만져 보니, 꽤 만족스러운 점이 있었다.
클리토리스로 가버리는 건 기분은 더 좋지만, 살살 만지는 거라 감질나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
반면 페니스를 문지르는 건 화끈하고 리얼하다. 정말 자위를 한다는 실감이 난다.
'성교를 한다면, 크리스의 것을 받아들인다면...'
더욱 실감이 나겠지. 기분도 훨씬 좋을 테고.
그렇게 생각하며, 문지르는 속도를 점차 올려 갔다.
그러자 귀두 쪽에도 점점 쾌감이 쌓여 가는 게 느껴진다.
더하여 클리토리스와 기둥의 뿌리 쪽에서 쾌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라이디는 느끼는 법을 잘 알고 있었기에, 쾌감을 적절한 곳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
다만 페니스를 만지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하는 게 옳은 방법인지를 몰랐다.
그래서 그냥 방치했다. 느껴지는 대로 받아들였다.
'허억, 하아... 아읏, 아으... 흐아아...'
쾌감을 전신으로 퍼트리지 않으니, 빠져나가지 못한 강렬한 쾌감들이 점차 귀두에 쌓여 간다.
자극을 더 올리기 위해, 라이디는 왼손도 페니스에 가져다 댔다.
양손으로 잡았지만, 충분히 문지를 만한 공간이 나왔다.
'윽... 끄윽... 하윽...'
강하게 쥐고 빠르게 페니스를 문지르는 라이디.
클리토리스를 만질 때와는 달리, 그녀의 정신은 멀쩡한 상태였다.
다만 문지르고 싶다는 본능이 자연스럽게 더 높은 자극을 원했다.
생각보단 기분이 좋지 않다던가, 그런 건 이미 잊어버렸다.
넘쳐흐르는 쾌감이 귀두에서부터 흘러나와 기둥을 채워 가고 있었으니까.
'하아... 이거 너무 좋아... 하으... 으윽, 끅... 아, 안돼...'
그녀의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진다.
"가... 버려...!"
라이디의 신음이 결국 입을 통해 터져 나오고, 그녀의 허리는 크게 들렸다.
허벅지를 강하게 조이고, 다리 사이의 근육들이 수축한다.
강렬한 쾌감이 라이디의 귀두로부터 빠르게 퍼져 나간다.
가버리고 있으면서도, 무언가가 요도를 타고 올라오는 게 생생히 느껴졌다.
곧이어 울컥울컥 쏟아져 나온 정액을 그녀는 가까스로 손에 받아냈다.
'으흑... 하악... 하아아..... 무슨 짓을 한 거지...'
오르가즘은 찰나에 불과했다.
그 결과인, 손에 들려있는 희멀건 액체를 보고 있자니 후회가 밀려오는 라이디.
사실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일명 '현자타임'이기에 더욱더 그러했던 거였다.
그러나 이제 막 첫 사정을 경험한 그녀의 생각은 거기까지 닿을 수 없었다.
'이걸 어떻게 해야...'
처음 맡아보는 진한 밤꽃 냄새.
라이디에겐 처음이었지만, 크리스라면 이 냄새를 맡고 의심을 할지도 몰랐다.
결국, 그녀는 손을 씻기 위해 숲 너머의 냇가로 향했다.
망설임 없이 씻어버린다!
굳은 각오를 잃지 않은 채 냇가에 도착한 라이디였지만, 막상 손을 씻으려고 하니 왠지 망설여졌다.
'크리스의 정액도 이렇게 생겼겠지...'
게다가 크리스의 거라고 생각했더니, 묘하게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손을 더욱 가까이하곤, 멍하니 응시하는 라이디.
'하아... 하아...'
크리스의 아기씨가 듬뿍 담긴 정액. 그것이 자신의 손에 들려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페니스도 다시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라이디는 역시 클리토리스가 문지르고 싶었다. 크리스는 여자로서 받아들여야 하니까.
결국 성욕을 이기지 못한 라이디는 나무에 등을 기댔다.
'아, 좋아... 이거 좋아...!'
코 근처까지 갖다 대고, 냄새를 깊게 들이마신 라이디.
향긋한, 묘하게 마음을 동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냄새가 비강을 잠식해 간다.
이번엔 살짝 혀를 갖다 댄다.
'윽...!'
비릿하다. 먹고 싶은 맛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크리스의 것을 낭비하는 건 아깝다.
게다가 남자들은 먹어주는 거 좋아한다는데, 맛있는 척 먹는 걸 미리 연습해 놔도 나쁠 건 없었다.
라이디는 고개를 들고, 손에 묻은 정액을 입안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천천히 음미하기 시작했다.
입안에 잔뜩 퍼지는 정액의 풍미, 아니,
이건 크리스의 맛.
크리스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것만 같았다. 크리스가 코를 타고 뇌로 올라가는 것만 같았다.
'하응... 크리스...'
정액이 묻지 않은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자위를 시작하고, 야한 생각을 한 지 벌써 수 시간째였다.
그렇다 보니 클리토리스의 감도는 이미 한계를 넘어 있었고, 라이디는 금세 절정의 문턱까지 몰렸다.
"크리스... 크리스으으... 와줘요, 거칠게 박아줘요! 하앙...!"
혹시나 하는 염원을 담아서, 그녀는 애타게 크리스를 부른다.
그러나 5분은 걸어야 하는 거리. 크리스에게 들릴 일은 없었다.
그리고, 라이디의 몸은 가장 약한 부분을 공략당해 쉽게 무너져 내리고,
"히끅... 끄으으... 하으, 으으으..."
강렬한 오르가즘이 그녀를 덮친다.
사정감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는, 오직 여성만이 느낄 수 있는, 몇 번을 느껴도 질리지 않는 극상의 쾌감.
몸을 부르르 떨면서도, 라이디는 손가락 사이에 남아있는 정액을 핥았다.
'하아... 이거 중독될 것 같아...'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오르가즘의 여운을 마음껏 즐겼다.
야영지로 돌아온 라이디는 주워온 마른 장작을 모닥불에 던졌다.
화르르하고 일렁이며 살아나는 불길이 그녀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데워 주는 것 같았다.
아직도 세 시간은 더 깨어있어야 한다. 홀로 자신과의 고독한 사투를 벌여야 한다.
하지만 라이디는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오랜만에 편하게, 그리고 느긋하게 크리스의 얼굴을 감상할 수 있었으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