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 만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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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인퀴지터미셸.마법사가있다는제보를받았노라.저항은무용!순순히항복하거라!"
문을거칠게열고,어깨에살짝닿는짙은분홍색머리의여인이들어와외쳤다.
밝은샛노란색의눈은꽤큰편이고,눈꼬리가내려가있어순한인상을준다.서열을정리해보자면라이디보다는크고,테사보다는작다고할까?
애초에테사의눈이사기적으로크긴하지만…
어쨌든이목구비가또렷하지않아도동글동글하고유순해보이는 미인이다.
거기에프릴이잔뜩달린하얀드레스가청초한매력을더한다.
다만권위를보여주고싶어하는듯한말투와청순한목소리의괴리감이심한것이흠이다.
많이잡아도20대초반일것같은외모인데…
아무리위엄있는말투를써도권위있는모습으로비칠리가없다.그저장난치는건가싶을뿐.
그래도라이디에비할만한미인이다는건변하지않는다!
라이디와미셸을비교하자면,서로여성이가진매력포인트의극과극에서정점을찍은것같다고할까?
하지만굳이취향을따지자면라이디쪽이우월하다.
미셸의몸매가...특히가슴이너무빈약하다.
프릴이열심히가려주고있지만,얼핏봐도테사보다도심한것같은데...
놀랍게도테사에겐 가슴골이라는게존재한다.
가슴부근이깊게파여있는하늘하늘한흰색원피스를입고있으니까,조금만몸을숙여도민망할정도의계곡이드러난다.
여자애가슴이라면언제나환영이지만,낭자애의아름다운가슴이라니!?
격렬히저항하는머리와는달리 항상 몸은솔직하게반응해서더욱더당황스럽다.
대체얼마나깊은낭자애의심연에빠지면가슴이튀어나오는건지...
아무튼,성별이어떻든간에테사는미셸에비해여성스러운몸매를지녔다는게객관적인사실이다.
달리말하자면그정도로미셸의미드가빈약하다.
그래도,빈유여서오히려좋긴하다.아무리맛있는음식이라도계속먹으면질리기마련.슬렌더한미녀인미셸을육감적인라이디와곁들이면…
크흐흐...
여행을시작하자마자라이디를만난거에더해이런미인을만나다니,정말행운이아닐수없다.게다가인퀴지터라니능력도좋을 테고!
...
잠깐,인퀴지터라고?
정신을차리고당장도망가려고했지만,테사가손을뻗어나를막아섰다.
상황을더보자는건가?마법으로해결하려고?
아니면,자기가인퀴지터로등록하고나왔다는'보험'을쓰려는건가?
"마법사?그게뭐야?"
처신을고민하던와중에,나나가라이디의손을풀고나오며말했다.
"저검은생머리가마법사인게다.마법사라는건..."
"어떻게마법사인걸알았어?"
"여자같이생긴남자라면곧마법사이니라.데려가서확인해보면..."
"여자같이생겼으면마법사야?"
"꼭그렇진않지만,그럴확률이높..."
"우웅...그럼언니도...마법사야? ......오빠야?"
"무례하도다!말을끊는것으로도모자라서본인을그런추악한수컷들과동일시하는게냐!"
"흑...아니면...아닌거지...흑...흑흑...흐아아앙!"
서럽게울며라이디에게돌아가얼굴을파묻는나나.
나도저풍만한가슴에파묻히고싶ㄷ...
아니,그럴상황이아니지.눈치보다가도망가야한다.
"미셸님,이분이마법사라는물증이있는건가요?"
나나의등을토닥이며라이디가점잖게물어본다.
"도서관에서다짜고짜마녀냐고묻고다니는녀석이있다는제보가있었노라.뜬금없이도서관에서마녀를찾다니,어제탈출했다는마법사가분명한게다!"
나나한테도라이디한테도마녀얘기를쉽게쉽게꺼내길래설마하긴했는데,정말동네방네떠들고다닌거였냐테사!?
"그럼증거는없는거네요?"
"그건간단하지.까보면알수있느니라!"
소름이쫙돋았다.
설마여기서치마를들치겠다고?라이디의앞에서치욕을당하느니차라리죽는게나아!
"알겠어요.하지만점심식사중이었으니이따다시오세요."
"지금밥이중요한게아니..."
"애울린것도모자라서,다짜고짜멋대로들어와선식사를방해하는게예의가없는게아닌가요?이마을에서나고자란저를,그리고여기나나를믿지못하는건가요?아예나나울렸다고보고할까요?"
매섭게쏘아붙이는라이디.어느새나나도어깨를쫙펴고허리에손을댄채'나는당당해'라고말하듯포즈를취하고있다.
"전임한지얼마되지않으셨다지만,미셸님이나나님을모르는걸까?"
"아이울린게중죄는아니긴하지.하지만정치적인부담이..."
"평소엔한없이착하신분인데왜일하실땐기어코무리하시는지모르겠어."
"미셸님이눈치는있으시니까,다시밥먹으러갔다가느긋하게돌아오자고하지않으실까?"
"당연한소릴,그리고목소리낮춰."
사병들이여기까지들리게대놓고얘기하는데,제지하기는커녕어쩔줄몰라하는미셸.예상하지못한상황이어서동요하고있는것같다.
조금만더건드리면, 특히 미셸이돌아갈만한 적당한 명분을만들어주면일단 물러설 것같은분위기다.
하지만 섣불리 직접나섰다가는 상황이 뒤집힐지도 모른다.입이근질근질하지만일단조금더관망해본다.
"고든,무슨일인건가요?혹시제가실수한게있나요?"
저게평상시의말투인가?나긋나긋한목소리가참곱다.
인퀴지터만아니었으면참좋았을건데,아쉽지만내아내후보군에서는아웃이다.
"예.여기선일을더키우지마시고조용히넘어가시지요."
"하지만,인퀴지터로서의소임이..."
"미셸님."
"에잇,이따다시오겠어요!밥맛있게먹고얌전히기다리고있으세요!아니,있거라!"
미셸일행이우르르떠나간다.
"오,이걸돌려보내네."
"나나덕분이에요.잘했어나나."
"헤헤..."
조용히관망하던테사의말에라이디가덧붙인다.
나나는언제울었냐는듯어느새라이디에게다시안겨환하게웃고있다.
"고마워요.라이디."
"그래서,크리스님은마법사인건가요?"
...
올것이왔다.
여기서쉽게정체를밝힐순없다.나를감쌌다는명목으로라이디가위해를입을지도모른다.
어떻게든라이디의의문을풀어넘기고빨리도망가야한다.
"아니에요."
"맞아."
"......뭐?"
맹렬히고개를끄덕이는테사.이녀석은생각이라는걸안하고사나?
"나쁜일한건아니죠?"
"당연히아니에요."
"흐음...아마?"
"하아,너정말..."
의뭉스럽다는표정을짓는테사.
너정말이러기냐!
"그럼도망가요."
"고마워요,이은혜는잊지않을게요.어서가자테사."
"같이..."
"네?"
"같이도망가요."
"하지만..."
"여러분을지켜줄수있는사람이필요한거아니에요?좋은경험이될것같기도하고,같이여행을다니는것외의보상을바라지는않을테니까.어때요?"
라이디의안전이달린문제다.여기선거절해야겠지.
"그건곤란한데..."
"그래,같이가자."
하아...
테사녀석과의견이한번도일치하질않는다.
하지만이번에는물러서지않는다.
"테사,우리때문에오늘처음만난라이디를고생시킬순없어.그리고도망다니기에는사람이적을수록좋잖아?"
"나도라이디를데려가기싫어.하지만너도나도전투에는도움이되지않는마법을다루는데,인퀴지터가코앞에서쫓아오는상황이니그나마쓸만해보이는라이디가필요하지않겠어?"
"..."
물러서야겠다.
반박하지못할건없다.하지만괜히더대화를끌었다간테사의마법이뭔지모르는게들통날것만같다.
이타이밍에테사녀석이삐지면무슨짓을할지두려우니빨리상황을해결하고도망가는게상책으로보인다.
그리고솔직히,라이디랑같이가고싶은마음이굴뚝같았던게사실이다.
나에겐과분한여성이지만,멋진모습을보여서내것으로하고싶다는욕심이자꾸든다.라이디도날싫어하는눈치가아니기도하니더욱함께있고싶다.
그래,미셸까지탐을내는건욕심이지.
라이디와깊은사이가되는것.그것부터달성하고나서생각할일이다.
"결과는나온것같네.라이디,필요없어지면버릴거야."
"좋아요.그럼빠르게챙겨올게요."
방에들어간라이디는잠시후외투와가방을가지고나왔다.
주방을훑어빠르게가방을채워나가더니,종이에무언가를적었다.
그리고나나에게건넸다.
"나나,언니잠깐놀러갔다올테니까,너희부모님께안부전해주렴."
"우웅...나나도같이가면안돼?"
"나나는페르낭드를지켜야하잖니?"
"그건맞아!나나가있어서평화롭다고다들얘기하는걸!"
나나를끌어안고머리를쓰다듬어주는라이디.
"그럼,어서출발하죠!"
라이디는정문으로나섰다.
아니,당연히뒷문으로몰래빠져나갈줄알았는데?
"잠깐,인퀴지터가감시하고있지않을까?"
"마주쳐도상관없어요."
"맞아.내마법능력을의심하는거야?걱정하지말고어서가자."
그놈의마법!
매도빨리맞는게낫다고,한가할때물어보고얼른해결해버려야지원…
어쩔수없이집밖으로나서는두사람을따라나섰다.
하아…
애초에지독한마이페이스인테사야그러려니하는데,이번에합류하게된라이디도앞뒤가리지않는성격인것같은느낌이든다.
이멤버구성,정말괜찮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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