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 (110/150)

아내가 새 방으로 들어 간 후. 저는 벽에 기대 혼란했던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큰 업체들과의 싸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 했습니다.그리고 큰 업체들의 인적 구조가 하나씩 이해가 되기 시작 했습니다. 마담을 역할, 새끼마담의 역할, 웨이터와 보조들의 역할, 하물며 삐끼들과 깍두기들의 역할까지 모두 고유의 역할이 있고, 그것이 술장사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들이란 것이 이해되기 시작 했습니다. 

모든 테이블이 끝난 것은 밤 한 시 좀 넘어서 입니다. 좀 허탈한 생각이 들었지만 내색은 않하기로 했습니다. 아내와 장미가 손님들을 배웅 합니다. 손님들은 대체로 만족한 듯 보였고 그들은 마치 떨어지기 싫어하는 연인들인 양. 문 앞에서 포옹하며 키스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내와 장미를 먼저 집으로 보내고 저는 결산하고 가게에서 자겠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돌아 간 가게. 저는 대충 청소를 마치고 노트북을 꺼냈습니다. 한 방에서는 장미가 손님의 품에 안겨 허덕대고 있었고, 다른 한 방에서는 아내가 바로 내가 앉은 이 자리에서 온 몸을 주물리고 있었습니다. 발가 벗는다는 것과 주물린다는 것. 그런 것들은 이미 각오했던 일입니다. 그러나 선명한 화면에 잡히는 아내의 표정. 입을 약간 벌린 채 눈을 감고 약간의 고통스러운 표정. 남편인 저는 아내의 그 표정이 의미하는 것을 압니다. 그것은 저와 잠자리를 할 때 아내가 오르가즘에 도달할 때의 표정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내가 이렇게까지 손님과 느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아내에게 손님과의 관계 때 연기를 하라고도 말한 적 없습니다. 아내는 영업과 사랑을 구분 못하는 것일까. 아무리 어느 정도의 연기가 필요하다지만 손님에게 보여지지 않을 때의 표정까지 저렇게 달아 올라 있을 필요가 있을까. 저의 불 같이 끓어 오르는 분노는 아내의 그 표정에서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씨발 년, 좋아서 죽네 죽어”

혼자 중얼거립니다. 딱히 아내에게 욕을 하고자 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내의 허덕거리는 모습을 보며 저 자신은 한편으로 더욱 냉정해 지고 있었고 한편으로는 싸~하게 몸을 감싸는 전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제 물건을 꺼내 들었습니다. 어떤 것에 몰두하면서 성욕을 해결하기는 자위가 최고입니다. 화면 속의 아내가 느끼는 대로 집중하여 저도 느끼며 속도를 높여 제 물건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얼핏 잔인한 생각이 들기 시작 합니다. 더 잔인하게 아내를 괴롭히고 싶다는 충동이 제 자위의 마지막을 장식 했습니다. 이왕에 오염된 아내를 더욱 오염 시키고, 저는 한편에서 오염된 아내를 위로하며 다독여 주고 싶었습니다. 최대한 잔인하게 그리고 최대한 음란하게. 그러면서도 법에 걸리지 않는 방법이 없을까. 저는 아내가 잔인하게 당하는 것을 상상하며 다시 제 물건을 잡았습니다. 화면 속 아내의 허덕이는 표정은 제 마음 속 잔인한 생각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저는 아침부터 광석이를 만나 가게 전반에 대해 의논 했습니다. 우선 광석이 가게와 아가씨를 당분간 풀제로 공동 운영하기로 했고, 바빠지는 주말이 되기 전에 저희 가게 종업원을 보충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또 일인당 하루에 세 테이블은 보장 한다는 삐끼들 역시 당장 고용하기로 했습니다. 혹시 저희 가게가 만원이 되면 자연스레 광석이의 가게로 삐끼들이 손님을 끌면 됩니다. 삐끼만 다섯이니 그들 말대로 한다면 하루 열 다섯 테이블이 차는 셈입니다. 그들에게 주는 수당은 광석이네 가게는 10%. 저희 가게는 매상의 15%로 잡았습니다. 저희 가게 위주로 삐끼가 운영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 아까운 돈은 아니라 생각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서둘러 전단 내용에 하드코어를 삽입 시켜 새로운 인쇄물을 주문 했습니다. 이와 함께 아내를 좀 더 굴려 보고 싶다는 아이디어의 하나인 스티커도 주문 했습니다. 스티커는 별 모양으로 반짝이는 재질입니다. 다행히 별 모양은 흔해서 바로 배달해 줄 수 있답니다.

밤새 한 잠도 못 잤지만 정신은 점점 또렸해 지고 있었습니다. 오전 11 시. 아내와 장미가 들어 섭니다. 저는 낮 장사에서도 손님에게 무릎을 꿇고 서빙할 것을 종업원들에게 요구 했습니다. 종업원들이 좀 술렁거립니다. 어제 같이 손님들이 몰릴 때 그런 서빙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저도 잘 압니다만 낮 장사가 밤 장사를 위한 것이기에 저는 고집을 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내와 장미 그리고 윤미를 가게 안에서 일하게끔 조치 했습니다. 대신 종업원 한명이 밖에서 전단지를 뿌리고 있습니다.

아내와 장미는 솔선수범하여 모두 손님 앞에 무릎을 꿇고 서빙하기 시작 합니다. 윤미도 광석이의 아이디어라고 했더니 군말 없이 따랐습니다. 세 명이 정말 그렇게 하니까 다른 서빙 종업원들도 마지 못해 따르고 있었습니다. 손님이 왕이라는 저희의 절박함이 거기에 묻어 있는 것입니다. 예상대로 손님들은 매우 당황 했고, 그 당황함 보다 우리들의 수치심은 더 했습니다. 저 역시 손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7천원짜리 돈까스에 어울리지 않는 서빙. 그 날도 테이블이 모자라 돌아 가는 손님들 기다리는 손님들로 낮 장사는 대 성공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제처럼 긴장이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오늘이 둘째날이니 어제 보다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아가씨나 종업원들도 어제 보다는 짜임새 있어졌습니다.

광석이 가게의 일부 종업원들이 우리 가게로 출근 했습니다. 저녁 시간 가게 안은 종업원들 만으로도 어제보다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삐끼들도 도착 했고, 아침에 주문한 스티커도 도착 했습니다.

저는 이 스티커를 만원에 팔 작정입니다. 열 장 짜리니 한 장에 천원씩 하는 것입니다. 이 스티커는 종업원 누구의 몸. 어디에나 붙일 수 있습니다. 섹시 바에서 종업원들의 몸을 못 만진다는 것에 착안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스티커를 붙인 채 근무하다 퇴근 때 스티커를 떼어 그 갯수 만큼 현금을 그 종업원에게 주기로 한 것입니다. 오늘은 처음이라 만원에 20 장으로 세일을 하고 대신 종업원들에게는 한 장당 파는 가격 그대로 500원 씩 쳐 주기로 했습니다. 정상 가격으로 판매할 때는 800원씩 치는 것으로 했습니다.

삐끼 다섯 명이 파이팅을 외치며 전단지를 들고 나갑니다. 광석이 가게에서 지원 나온 홀의 종업원들도 섹시 바에 걸맞게 차려 입고 대기 중입니다. 밤 열시 정도의 복장입니다. 역시 광석이가 지원한 룸 아가씨들도 대기하고 있습니다. 정군이라는 웨이터 보조도 지원 받았습니다. 저는 웨이터 복에 넥타이를 질끈 조여 맸습니다. 가게 안은 온통 광석이 가게의 종업원들로 가득 합니다. 음악의 볼륨을 높이자 마치 전쟁터에 나선 것 같은 비장함이 몸을 전율케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유흥업을 전쟁에 비유하고 전투라는 말도 거기서 나온 것 아닌 가 생각 됩니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넥타이 손님들이 들어 옵니다. 아까 낮에 서빙할 때 무릎을 꿇은 것이 효과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종업원 모두가 손님을 향해 외칩니다.

“어서 옵셔~”

“어서 오십시오”를 열댓 명이 외치니 “어서옵셔”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테이블이 하나씩 차 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바 스탠드에도 몇몇이 앉아 벌거벗은 바텐더 아가씨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삐끼가 첫 번째 손님을 모셔 옵니다. 손님 세분이 삐끼에게 밀려 들 듯 가게 안으로 들어 섰습니다. 손님들을 제가 인수하자마자 그 삐끼는 마치 새가 먹이를 갖다 둥지에 놓고 다시 나가는 형상으로 다음 먹이를 찾아 뒤도 돌아 보지 않고 뛰어 나갑니다.

“2 차까지 두당 20만원에… 맞지?”

“네~ 이차는 아니고 방에서 해결해 드립니다”

손님들은 삐끼의 말을 제게 다시 확인 합니다. 그런데 삐끼를 쓰기 시작 하자 약간의 문제가 발생 했습니다. 삐끼들은 지나는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 주점의 서비스를 대폭 과장 합니다. 거기에 자기의 상상까지 덧붙여 마치 가기만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 처럼 손님들을 유혹하는 겁니다. 몽땅 벗고 시작 한다는 얘기는 기본이고, 윤간도 오케이. 심지어 수정이를 찾으면 기가 막히게 빨아 준다느니. 하는 자기가 알지도 못하는 부분까지 확대해서 말하곤 합니다. 결국 손님들과의 싱강이를 피하려면 이 삐끼들이 저질러 놓은 엄청난 손님들의 환상을 어느정도 맞춰 줘야 한다는 겁니다. 

장미와 정군이 손님들을 모시고 방으로 향 합니다. 이어 광석이 가게에서 지원 나온 아가씨들이 쵸이스를 위해 따라 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아내를 홀에 그리고 장미를 방으로 고정 배치 했습니다. 따라서 아내의 복장은 섹시 복장. 장미의 복장은 드레스입니다.

“수질이 나쁘지 않네~”

“저기, 저 아가씨는..?”

손님들이 장미를 가리킵니다.

“아~ 저희 사장님이십니다.”

“사장님이 저렇게 미인이면 아가씨들이 힘들겠다. 하하하…

정군이 나서서 장미의 쵸이스를 막고 있습니다. 저희는 어제 경험으로 누군가가 후방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섹시 바에서는 스티커가 열 다섯 장 팔렸습니다. 즉 개업 서비스까지 합쳐 30 장. 작은 스티커로는 300장이 풀린 겁니다. 종업원들은 스티커를 하나라도 더 몸에 붙이려고 자기 가슴을 열고 손님께 들이 댑니다. 스티커는 이미 아내의 가슴과 음부에도 붙어 있었습니다.

저는 어제 계획한 대로 아내를 스탠드 테이블에 올렸습니다. 이제 저는 가게만 잘 된다면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입니다만, 이 행위만큼은 꼭 영업을 위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여러명에게 희롱 받는 아내의 모습에서 어제 아내의 느끼던 표정을 보상 받고 싶어서 였습니다. 나의 부축을 받은 아내가 벌거 벗은 차림으로 스탠드 위에 올라 갑니다. 그리고 스탠드를 따라 천천히 기어 갑니다. 좁은 스탠드 테이블이었기에 거기에 앉은 손님은 아내의 살 냄새까지도 맡을 수 있습니다. 스탠드는 빈 좌석 없이 꽉 차고 사방에서 손님들의 손이 뻗어 옵니다. 유방을 향한 손에는 브라를 내려 유방을 내 주고, 음부를 향한 손에는 팬티를 내렸습니다. 아내의 브라 속으로 아내의 팬티 속으로, 아내의 사타구니에도. 기고 있는 아내를 향해 여러 손님들의 손이 넘실거립니다. 아내는 스탠드를 기다가 손님들의 손이 오면 잠시 멈추고, 기다가 손님께 술을 따르고 또 기다가 재떨이를 치우고 하면서 느린 속도로 스탠드 끝에 도달 했습니다. 그리고는 스탠드에 올라 앉아 양 다리를 열었습니다. 음부의 일부가 팬티 아랫 부분을 타고 삐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스티커를 집은 손님들의 손이 일제히 아내의 음부로 쏟아 집니다. 아내는 예민한 부분에 스티커가 붙을 때. “꺄~”하는 싫지 않은 소리를 내며 교태를 부립니다. 아내의 애액이 팬티 밖으로 새어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한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아내의 첫 스탠드 타기가 성공하자 이번엔 한 종업원이 나섰습니다. 이렇게 스탠드 타기는 약 한 시간 마다 밤새 진행 되었고. 이 날 스티커는 무려 80 장이 팔려 나갔습니다. 스티카 값만 80 만원. 물론 액면가 그대로 종업원들에게 돌려 줄 것이지만, 아내가 붙이고 있는 스티커가 4 분의 1 정도니 과외 소득을 20만원 정도 올린 셈입니다.

아내는 온몸에 스티커를 붙인 채 각 테이블을 돌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현금을 팬티 속에 밀어 넣기도 하고 아내의 엉덩이에 코를 대고 비비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어느 테이블에서나 아내는 즐거운 표정으로 손님의 장난에 꼬리를 치며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깔깔 웃기도 하고 “꺄아~” 소리를 지르기도 하면서. 온갖 애교를 다 떨고 있었습니다.

손님들 사이에선 장미와 아내의 누드 사진이 화제 거리가 되고 있었고, 저는 연신 손님들 앞에 꿇어 앉아 명함을 돌리며 다음에 더 잘 해 드리겠다고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얼핏 본 아내의 표정에서 즐거움과 함께 안도하는 듯한 웃음이 보입니다.

저희 가게는 큰 무리 없이 일주일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박 선배의 회사와 그 날 함께 했던 차 사장, 나 상무의 회사에서 접대가 있을 때마다 저희 가게를 찾아 주어 거의 하루에 한두 방은 박 선배와 연관된 자리였습니다. 삐끼들 역시 제 몫을 다 했는 지 방이 하루 2 회전은 가능 했습니다. 

저희는 집에 돌아 와서 모여 앉아 소주를 앞에 놓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누구 하나 룸에서의 일은 말하지 않습니다. 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손님들의 좆물받이 역할에 대해선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서로 말을 피하고 맙니다. 제가 그것을 비디오로 낱낱이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아내나 장미는 한사코 방안의 일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내의 생활은 일을 시작하기 전이나 후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아파트 이웃들을 생각해 저녁 시간에는 마치 사람이 있는 양 불을 켜고 텔레비전도 적당한 소리로 틀어 놓았습니다. 타이머를 장치에 텔레비전과 전등은 11 시와 12에 각각 꺼지게끔 세팅해 놓았습니다. 아내는 동네에서 아직도 친절하고 예쁜 새댁으로 통하고 있습니다. 장미는 아내의 언니로 소개 되었습니다

반면에 제 생활은 많이 변해 버렸습니다. 아내나 장미가 서로 경쟁적으로 제게 잘 해 주는 것은 좋았습니다만, 잘 때는 하루씩 번갈아 하루는 아내, 하루는 장미 식으로 돌아 갑니다. 피곤한 날도 저는 이 두 아내의 무게 균형을 생각하여 힘들게 잠자리 작업을 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욕구가 있어도 꾹 참고 자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내와 장미의 계산은 너무나 철저해서 서로 양보하는 경우가 전혀 없었습니다.

가게는 비교적 성공하는 쪽으로 풀리고 있었습니다. 일주일 사이 방은 예약제를 적용하여 한방은 오후 6시 반부터 또 다른 방은 7 시 반부터 각 2시간씩 배정 했습니다. 이른 시간은 가격을 낮추고 시간을 늘리는 한편 피크 타임은 시간을 한 시간 반으로 줄이고 가격을 좀 높혔습니다. 또 월화수는 싼 가격. 금요일은 좀 비싼 가격으로 그 가격을 세분화 시켰습니다. 손님들에게 많은 불편이 있을 거란 생각을 했지만 예약한 손님들은 기다릴 필요가 없었고, 또 잠시 기다리는 손님은 섹시 바에서 나름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바로 광석이네 가게가 그런 형태로 영업하고 있었기에 쉽게 도입이 가능 했던 거 같습니다. 

제가 박 선배의 전화를 받은 것은 그 다음 주 목요일이었습니다.

“어이~ 미스터 김. 가게는 어때?”

“아~ 선배님. 찾아 뵙지도 못하고 죄송합니다. 매번 손님을 보내 주셔서 덕분에 이제 자리를 좀 잡을 거 같네요”

“하하~ 좋은 말이군. 그래 한번 날 찾아 주겠나?”

“그럼요. 곧 찾아 뵙겠습니다. 시간이 언제쯤 좋으실까요”

“자네. 일요일에 쉬니까 일요일에 보기로 하지. 음… 우리 집이 좀 멀긴 한데. 아내가 꼭 집으로 초대 했으면 해서 말이지”

“아휴~ 멀긴요, 그럼 일요일에”

“아… 올 때 자네 부인 수정씨랑 같이 오게나. 둘이서.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우리 가게가 이렇게 자리를 잡는데 박 선배의 도움은 큰 것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매일 한 두방씩을 그냥 채울 수 있었으니 엄청난 도움입니다. 그런데 박 선배의 말 중 아내와 함께. 둘이서 오라는 말에 좀 의아했습니다. 장미를 빼고 오라는 말 같은데 저는 장미와 박 선배가 끔찍이 친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약속된 일요일. 박 선배의 집은 교외에 있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고마움의 표시로 발렌타인 30년을 준비했습니다. 교외인 만큼 집은 크고 정원도 넓었습니다. 2 층 기와집. 집 양편으로 정원을 향한 문이 있었고 그 안에 넓은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넓고 웅장한 집이었습니다.

박 선배가 직접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현관을 들어 서니 바로 거실. 거실 벽에는 사진하는 박 선배답게 많은 사진 액자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주로 가족들의 사진들이었습니다. 몇 개의 액자에 광고 사진과 여성지의 표지가 들어 있습니다. 좀 오래되긴 했지만 그래서 이름은 기억할 수 없지만 낯 익은 얼굴이 모델입니다. 저는 그것이 박 선배가 찍은 사진을 기념으로 걸어 놓은 것으로 알았습니다.

거실을 이리 저리 둘러 보는 사이 박 선배의 사모님이 식사 준비를 하다 들렸습니다. 아. 광고 사진의 모델, 여성지 표지의 모델. 바로 그 사람이었습니다. 박 선배가 광고 사진을 찍을 때 모델이었던 분을 아내로 맞았다는 얘기는 전에 얼핏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모님은 아직도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박 선배가 40 대. 사모님은 30 대. 따지고 보면 저와는 나이 차이가 없는 셈입니다.

“어머~ 어서 오세요. 집이 좀 외져서 한참 오셨겠어요”

“아 아닙니다. 드라이브하는 기분으로 잘 왔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고마워요. 집이 참 아름다워요”

아내와 제가 인사 했습니다. 아내는 사모님을 돕는다고 같이 주방으로 향 했고, 저는 박 선배를 따라 집안 구경을 시작 했습니다. 지하실은 사진 스튜디오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벽에는 온통 누드 사진들이었고 그 누드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모델은 전부 사모님이었습니다. 저는 남의 아내를 흠쳐 본다는 생각이 들어 애써 외면 했습니다.

“하하~… 왜 그래? 어색한가? 하하… 내 처일세. 누드 모델 구하기도 쉽지 않고 내 구상을 정확히 이해하는 건 아내가 최고니까 말이야. 여기 자네 부인 사진도 하나 걸었지”

스튜디오 한켠에는 아내 수정이의 사진도 하나 걸려 있었습니다. 개업 때 찍은 누드 사진으로 제가 보기에도 민망하게 다리를 벌려 음부의 균열이 보이는 사진이었습니다. 

박선배의 집은 대단히 큰 집이었습니다. 건평만 백평이 넘을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큰 집에 사는 식구는 고작 세명. 박 선배가 학생시절 사고를 쳐서 얻은 고등학교 3 학년짜리 아들과 부인 옥미란(가명) 씨. 그리고 박 선배가 가족의 전부입니다.

박선배는 이 집을 유산으로 받았고 그 후에 말끔히 수리하여 새집이나 다름 없어 보였습니다.

집구경을 마치고 박선배와 부엌 옆에 있는 다이닝 테이블에 마주 앉았습니다. 아내와 옥미란 씨는 서로 재미있게 여인들 특유의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다이닝 테이블에는 벌써 간단한 안주와 술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아내와 옥미란씨가 테이블에 합석 했습니다. 제 옆에는 아내. 박선배 옆에는 옥미란 씨. 아내의 맞은 편에는 박 선배. 제 맞은 편에는 옥미란 씨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미란 씨가 제게 술을 따라 줍니다. 아내도 박선배에게 술을 따라 줍니다.

“예전에 모델 하셨다구요. 저도 광고나 잡지 같은 곳에서 뵌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도 참 아름다우십니다”

제가 옥미란 씨에게 약간 정치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아니, 사실 지금도 삼십대 후반이라 믿겨지지 않을만큼 옥미란 씨는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 오늘 아침부터 자네 온다고 얼마나 정성 들여 멋을 냈는 지 아나? 하하하”

“어머, 이 이는. 손님이 오신다니깐 좀 신경 쓴거죠”

“손님은요. 후배인걸요. 평소에 선배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글쎄 이 친구. 당신 누드 작품에서 눈을 못 떼더라고. 하하하”

“어머나. 제 사진 보여 드렸구나. 아이고 창피해라. 호호호”

“아닙니다. 아주 아름다우시던 걸요”

“호호호. 그렇게 봐 주시니 고맙네요”

옥미란 씨는 박선배의 사진 동호회에도 가끔 모델로 나갔다고 합니다. 물론 누드 모델로도 여러 번 함께 했던 것 같습니다.

“내 자네에게 부탁할 것은 다름이 아니고…”

“네. 선배님 말씀 하시지요”

“음… 자네 부인을 좀 찍고 싶어서… 그걸 부탁하려 했었지. 일요일은 쉬는 날이니 바람 쏘인다 생각하고 나와 주면 좋겠는데. 동호회 친구들이 자네 부인을 보더니, 꼭 자기들도 찍고 싶다고 안달이지 뭔가… 아… 물론 모델료도 지불할 거구 말이야”

“…”

“지금 당장 대답을 달라는 건 아니고, 며칠 생각해 보게. 이번 일요일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는데…”

“네, 알겠습니다. 한번 의논해 보겠습니다”

이 박선배의 부탁을 옆에서 같은 들은 아내는 좋다 싫다의 반응 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었습니다. 얼굴이 상기되어 귓 볼이 발갛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우리 동호회의 모델은 그냥 피사체인 모델만이 아니야. 같은 식구나 다름없는 거지. 동호회 회원모두의 부인들이 모델로 참여하구 말이야. 내 집사람도 모델을 나갔었는데 몇 번 하다 보니 서로 많이 친해지더구먼. 지금도 내 친구들이랑 격의 없이 지내고 있고. 실은 어젯밤에도 부인들이랑 같이 어울려 놀러 왔다가 오늘 아침에 돌아 갔지.

부인들이 돌아 가면서 모델을 하니까 서로 필링도 통하고 친해지고, 또 서로 같이 보살펴 주고 하거든. 자네만 괜찮다면 아예 우리 멤버로 들어 와도 좋겠어. 회원이 모두 열 다섯 커플이고 다들 나름 사회에서 자리 잡고 있는 사람들이니 자네 영업에도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럼요. 다들 서로 도와 주니까 틀림없이 미스터 김 가게에도 도움이 될 거에요. 동호회의 막내니까 아마 더 도와 줄 거구요. 참, 그리고 수정씨도 미인이니까 더더욱 그렇죠”

옥미란씨가 거들고 나섭니다. 저는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불과 세명이 도와 주는 힘이 저희에게 그렇게 큰데 무려 열 다섯명이 도와 준다면 가게 영업에 큰 보탬이 될 것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아내는 대화 내내 듣기만 하고 좀체 자기 의견을 내 놓지 않았습니다.

술잔이 거듭 돌아 가면서 우리의 대화는 여른들의 대화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박선배가 대화를 그쪽으로 유도 했었고, 저는 그것을 알면서도 그냥 따라 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자네 남녀간에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나. 내 생각엔 사랑이란 곧 쾌락을 의미하는것이야. 정신적인 사랑? 그런 건 모두 어릴 적 얘기지. 사춘기 때는 흔히 센티멘털리즘에 젖어 정신적인 사랑에 빠지기 쉽지. 이성을 흠모하고, 숭배하고, 한없이 미화시키고. 그래서 그때 읽게 되는 러브 스토리들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독일인의 사랑>이나 <데미안> 같은 이른바 플라토닉 러브를 다룬 작품들일 경우가 많았지.

그러나 나이 들면서부터는 사랑은 철저하게 '쾌락 원칙'에 의해서 그 만족도가 결정지워지는 거거든. '정신적인 사랑'이란 있을 수 없어.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성행위의 준비단계로서나 존재할 뿐이겠지.

그런 면에서 자네는 깬 사람이야. 결혼이라는 제도적 굴레 속에서도 아내를 내 놓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지. 우리 동호회에 들어 오게. 우리는 동호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맘껏 남녀간의 사랑을 만끽하고 있다네. 즉, 내 아내가 동호회의 다른 친구들과 마음 편하게 데이트도 할 수 있고 또 이 나이라도 마음 설레이는 그런 상대도 만날 수 있는 거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겠지만 말이야.”

“그럼 서로간에 섹스도…? 하십니까?”

저는 분위기 상. 그런 대담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하하… 어른들이 데이트라면 그냥 손 잡고 하는 게 데이트겠어? 그래 맞아. 자네가 생각하는대로 우린 겉으로는 사진 동호회지만 하나의 자유 연애 모임이란 거지. 요즘 말로는 스와핑이라고도 하지만, 난 그런 말을 좋아하진 않고 다만 자유롭게 연애할 수 있는 모임이라고 소개하고 싶네.”

“네… 그렇군요”

“물론 아무나 회원으로 받지는 않아. 회원 모두가 찬성하고 같이 어울릴 수 있다 싶은 커플만 가입이 가능한 거지. 그러니 크게 보면 우리 회원 15 커플은 모두가 한 가족인 셈이거든. 모두가 남편일 수 있고 모두가 아내일 수도 있고 말이야”

저는 머리가 복잡해 지기 시작 했습니다. 결국 15 커플의 자유 연애 집단에 초대 받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더 의문이 남습니다.

“선배님. 저희를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제 아내는 이미 술집 여자라 좀 어떨 지”

“아~ 그런 건 상관 없어. 둘이 법적으로 부부 사이 아닌 가. 아내가 술집에 나간다고 해서 부부 사이의 사랑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거겠지. 그리고 그 점에 대해선 이미 회원들간에 충분한 토의가 있었고 말이야”

며칠간 대답할 수 있는 말미를 얻은 후 저희는 박선배의 집을 나섰습니다. 박선배 부부의 배웅을받으며 문 앞을 나서는데 박선배의 아들인 듯한 한 학생이 들어 섭니다.

“상욱아 인사 드려라. 아빠 후배다.”

박선배 아들이었습니다. 상욱이는 지나가듯 인사를 하더니 흠칫 아내를 보며 놀라는 기색을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집 안으로 들어 가기까지 아내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저는 장미와 잤습니다. 아내와 장미는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지만 저와 자는 날 수의 계산은 분명하게 둘로 나누고 있었습니다. 멘스를 하는 날은 피하고 다시 다른 날로 보충하는 그런식의 철저한 계산이 둘 사이에 있는 거 같았습니다. 저는 그저 제 침대에 누가 오든 그 계산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이런 생활이 시작 되었을 때는 나쁘다는 생각 보다 두 명의 아내를 가지니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그러나 날이 거듭되면서 이 두 아내들 사이에 제 입장이 점점 어려워 진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 했습니다. 제가 무슨 끝없이 나오는 펌프도 아니고 또 가게 일로 피곤해도 어쩔 수 없이 옆에 누워 있는 그날의 아내를 만족 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이 도리어 저를 소침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에 이 의무 방어전이란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것입니다.

박선배의 말대로 한다면 저는 적어도 한명의 아내만큼은 이런 의무 방어전에서 벗어 나 대리전으로 만족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월요일. 다시 일주일이 시작 됩니다. 저의 고민 하나는 가게가 날이 갈수록 자꾸 하드 일변도로 달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삐끼들이었습니다. 삐끼들이 손님을 모셔 오긴 하지만, 그들이 밖에서 워낙 하드한 내용을 떠벌리기에 저희 가게는 그 삐끼들의 허풍을 따라 계속 하드 일변도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아내나 종업원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단속에 걸릴까 그것이 불안해서 입니다. 술장사 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술장사의 거의 모두가 위법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특히 눈에 띄게 위법 영업을 하지 않는다면, 비교적 안전할 수 있지만, 어떤 것이든 눈에 띄게 장사를 할 경우 첫번째 단속 대상이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다른 집에 비해 튀면 안 된다는 겁니다.

손님들의 기대치는 점차 하드한 쪽으로 올라만 가고 현실적으로 그것을 모두 채워 줄 수 없는 술장사의 입장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제가 구상하는 방향은 더 이상 하드한 쪽은 지양하고 보다 젠틀한 영업 방식으로 가고자 하는 것이었지만, 아직 현실은 그렇치 못 합니다. 이 고민의 모든 것이 결국 삐끼들이 없어 질 경우 가능하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저희 가게가 삐끼 없이 홀로 설 수 있는 영업 기반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도 박선배의 제안은 아직도 제게 솔깃한 것이었습니다.

가게는 오늘부터 새로운 광고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아내와 장미가 번갈아 가게 앞에 나서 “후리 허그앤 키스”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당신의 외로운 마음을 안아 드립니다” 라는 팻말을 들고 지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 주는 그리고 그들의 뺨에 키스해 주는 그런 캠페인입니다. 시중에선 여중생까지 나와 “후리 허그”를 했었던 만큼 퇴폐적인 시각에서나 단속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으로 오늘부터 시작 하기로 했습니다.

아내나 장미 이외에는 이 “후리 허그” 캠페인에 동참하려는 종업원이 없습니다. 얼굴을 밖에 내 놓는다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는 종원업들의 습성 때문입니다. 더구나 그것으로 들어 오는 수입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이 캠페인은 아내와 장미의 몫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는 이 캠페인과 함께 옆에 작은 통을 하나 마련하고 불우 이웃 돕기 성금을 모금하기로 했습니다. 이 성금은 관할 파출소에 전달될 것입니다. 즉, 이 지역의 불우한 분들을 위해 쓰여지기를 바라는 것이었지만 속내는 대 놓고 경찰과 유대를 위해 촌지를 전달하는 것 보다 훨씬 편안할 것이라 여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내가 먼저 초저녁부터 팻말을 들고 가게 문 앞에 나가 지나는 행인들에게 안기기 시작 했습니다. 퇴근길의 넥타이 부대들이 아내 주변에 웅성웅성 모여 차례대로 아내를 안고 있습니다. 물론 엉덩이를 더듬는 사람. 스치듯 아내의 유방을 건드리는 사람들이 없지 않았지만, 비교적 평온하게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었고, 저희 가게는 다시 한번 주변 넥타이 부대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런 한번의 스킨 쉽이 전단지 수백장의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었습니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저희 가게를 기억해 주었고 그 말 바로 오지 않더라도 그 광고 효과는 서서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정신 없이 보조인 정군과 분주히 가게 안을 오가는 사이 광석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야. 오늘 단속 나오니까. 치울 거 좀 치우고 애들 조심 시키고 준비해라”

“어? 나 단속 받는 거 첨이라 잘 모르는데 어떡하면 되는 거지?”

“그냥. 접대부 있냐고 하면 없다고 하고… 그런 식이야. 너무 겁 내지 말고 침작하게 해”

“어. 알았어. 고맙다”

전화를 받은 지 약 한 시간 후. 정말 단속반이 가게에 들이 닥쳤습니다. 저는 겁이 덜컥 나기도 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 그들을 맞았습니다.

“김사장님 이시죠? 단속 나왔습니다”

“아…네”

“종업원 중 미성년자 없죠?”

“네.”

“접대부 없죠?”

“네”

“미성년자 출입 안 시키시죠?”

“네”

“네… 저쪽 서사장님 친구분 되시죠?”

“네”

“하하… 그럼 장사 잘 하십쇼”

단속반은 그렇게 문 앞에서 단속하고 나갔습니다.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들어 와서 확인하는 것도 없었고 모두 묻는 말에 대답만 하면 끝나는 그런 단속이었습니다. 끝에 가서 광석이와 친구냐는 질문이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저는 광석이에게 전화 했습니다.

“단속 나온 사람들이 네 얘기를 하더라. 단속 나온다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고. 아는 사람들이냐?”

“어… 이 장사 오래 하다 보면 대충 소식을 들을 수 있지. 대부분의 단속이 뭘 노리고 하는 건데 거기에만 걸려 들지 않으면 되는 거야. 내 친한 형이 그런 정보는 가끔 주거든. 내가 네 얘기도 해 놨으니 네 가게도 웬만한 건 눈 감아 주겠지. 더구나 처음 개업 했으니 좀 봐 주는 게 있지 않겠냐? 하하… 그나저나 그 형이 네 가게에 대해 관심이 많더라 언제 한번 그 형이 가면 잘 해 드려라.”

“어… 그래. 그러지”

광석이가 말한 형이란 사람이 가게를 찾은 것은 바로 그 다음 날이었습니다. 말쑥하게 입은 한 사람과 조폭 타입의 젊은 사람. 두명이 가게를 찾아 저를 찾습니다.

“아… 김사장님. 서사장에게서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보니까 가게 앞에서 좋은 일도 하시는군요. 하하.. 반갑습니다”

말쑥하게 차려 입은 신사는 저와 악수하며 예의 바르게 행동 했습니다. 조폭 타입의 청년은 옆에 아무 말 없이 눈을 부라리며 서 있었습니다.

“그럼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네, 그리고 저… 여기 장미라는 아이와 수정이라는 아이를 좀 불러 주시죠”

“네, 바로 들여 보내겠습니다”

아내와 장미는 지난 주말부터 룸에 들어 가지 않았습니다. 종업원만으로 어느 정도 수습이 가능 했고 자꾸 하드해 져 가는 룸 서비스에 아내를 더 이상 투입하기가 꺼려졌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광석이가 이 사람들을 절대 화나게 하지 말라는 귀뜸을 해 주었기에 저는 아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밖에서 후리 허그 캠페인을 하던 아내와 섹시 바에 있던 장미를 긴급 호출 했습니다. 그리고 서둘러 아내와 장미를 그들의 방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술 한병과 샴페인 두병. 그리고 급한대로 간단한 안주부터 들여 놓기 시작 했습니다.

밖에서 일을 보는 내내 그 방이 신경 쓰였지만 다른 손님들도 많아 저는 가게 여기저기를 분주히 다니고 있었습니다. 보조 웨이터인 정군이 얼굴이 붉어져 달려 왔습니다.

“형. 얼른 저 방에 가봐요. 사장 찾고 꼬장 부리는데요”

저는 철렁 가슴이 내려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바삐 그 방으로 달려 갔습니다.

“야! 이 새끼야! 애들 교육을 이따구로 밖에 못 시켜?”

아내와 장미는 이미 몽땅 벗은 알몸으로 웅크리고 앉아 떨고 있었습니다. 좀 전까지 사장님이라 호칭하며 예의 바르게 행동했던 사내가 말투부터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아… 네. 죄송합니다. 애들 바꿔 드리겠습니다.”

“누가 애들 바꾸래. 니 맘대로 바꿔? 이 새끼 정신 못 차리네”

조폭 타입의 사내가 제 어깨를 내려 치는데 저는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바닥으로 주저 앉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만 꿇어 앉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다시 일어 나

“사장님 잘못 했습니다.”

장미가 알몸으로 일어 나 제게 하소연 합니다.

“오빠, 이 손님들. 샴페인을 속에서 터트리겠대. 어쩜 좋아”

여러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저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이 사람들이 저희 가게를 봐 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저희 가게를 문닫게 만드는 것 역시 쉽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또 광석이가 절대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 했기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기서 매듭을 지어야 했습니다.

저는 알몸으로 일어 나 제게 하소연하는 장미의 뺨을 사정없이 갈겼습니다. 장미의 알몸이 소파 위에 내동강이 쳐졌습니다.

“야. 이년아 테이블 위에 올라 가 앉아”

저는 장미에게 낮은 소리로 강하게 말 했습니다. 장미는 맞은 뺨을 만지며 저를 원망스레 쳐다 보고 있었습니다. 눈에는 눈물이 잔뜩 고여 있었습니다. 수정이가 옆에 있던 옷 가지를 챙겨 일어 납니다. 나가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나가려는 아내의 팔을 붙잡고 아내에게도 따귀를 올려 붙였습니다. 알몸의 아내 역시 소파 위로 나가 떨어 집니다.

“이 년들 정신 못 차리고… 얼른 테이블 위로 올라가”

아내는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 합니다. 장미가 먼저 테이블에 올라가 아내의 팔을 당깁니다. 아내도 울던 얼굴을 흠치며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가랭이 활짝 벌리고 보지 까. 보지를 까라니깐. 얼른!”

저는 속으로 제발 아내와 장미가 순순히 그렇게 해 주기를 바랬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 사태가 수습 되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따지고 보면, 처음 방에 들어 올 때 바쁜 마음에 이들이 누구라는 것을 미처 얘기해 주지 않은 제 잘못이 컸습니다. 아내와 장미는 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 챘는 지 테이블 위에 앉아 양 다리를 열고 양손으로 음부의 구멍을 그들 앞에 까 벌립니다. 붉은빛 음부의 속살이 그대로 환하게 드러 납니다. 아내의 눈에서는 연신 눈물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사장님 죄송 합니다. 앞으론 교육 잘 시키겠습니다”

“됐어. 나가 바”

저는 그들 앞에서 굽신 인사를 하고 방문을 나섰습니다. 현기증에 가게 전체가 빙빙 도는 듯 했습니다. 한참 뒤 방에서는 다시 음악 소리가 들리고 장미의 울음 섞인 노래 소리가 들립니다. “당신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 오늘따라 장미의 노래가 그렇게 애절하게 들릴 수 없었습니다.

밤 한시가 되도록 그 방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 안주를 들고 들어 갔지만 아내와 장미는 제 눈을 피한 채 그들에게 매달려 있었습니다. 드디어 파장인 듯 음악이 그치고 술 취한 그들이 방을 나섭니다.

“어이~ 김사장. 오늘 애들 좀 데리고 나갈라는데”

“네. 사장님. 저희가 모셔다 드리죠”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차 불렀어”

차는 이미 가게 앞에 대기 되어 있었습니다. 아내와 장미가 계속 제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애원하는 듯한 눈빛이었습니다. 저는 애 써 아내의 눈빛을 외면 했습니다. 팔려가는 아내를 말리지 못하는 사내의 무능함이 가슴에 절절히 맺쳐 오고 있었습니다. 그 사내가 뒷자리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아내와 장미가 뒷자리 양 옆에 앉았습니다. 사내의 양손은 벌써부터 아내와 장미의 스커트 속 깊숙이를 더듬고 있었습니다. 조폭 타입의 사내가 앞자리에 올랐습니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 할 때. 저는 그들을 향해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차가 제 시야를 벗어 나 길 밖으로 나갑니다. 저는 지금 아내와 장미가 어디로 끌려 가는 지도 모릅니다. 혹시하는 마음에 그 차의 번호를 메모 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아내와 장미가 손님들과 함께 나가고 나니 그러잖아도 파장이었던 가게가 텅 빈 듯 했습니다. 제 마음도 어딘가 텅 비어 버린 듯 했습니다. 아내나 장미는 지금껏 한번도 애프터를 나간 적이 없었습니다. 어디로 갔는 지 또 무슨 짓을 당하고 있는 지 알 지 못해 저는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영업을 마치고 저는 서둘러 그 방의 몰카를 틀었습니다. 제가 아내와 장미에게 따귀를 갈긴 이후. 그들은 샴페인을 크게 흔들어 양손으로 음부를 벌리고 있는 아내와 장미의 질구 속으로 병을 쑤셔 넣었습니다. 샴페인은 마치 분수처럼 아내와 장미의 음부 밖으로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보며 좋아하고 있었고, 아내와 장미는 수치심에 몸을 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음부에 입을 대고 아직 밖으로 흐르고 있는 샴페인을 핥으며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온몸이 부르르 떨리며 강한 모멸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강한 자극에 자꾸만 힘이 들어 가는 제 물건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내는 상냥한 듯 말하다 가끔 위협적으로 말하기도 하며 아내와 장미를 희롱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가져 왔는지 양편 딜도를 이용해 테이블 위에서 아내와 장미를 개 처럼 서로 연결 시키는 가 하면 그런 상태로 양쪽에서 자신들의 물건을 각각 입에 물리기도 했습니다. 보통의 룸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들이 눈 앞에 펼쳐 집니다. 아내와 장미는 이제 그만 사람인 것을 포기 했는 지, 아니면 상황 파악을 어느 정도 했는 지. 그들이 시키는대로 움직였고, 때때로 그들의 품으로 파고 들고 있었습니다. 말 소리도 녹음이 되는 장치였지만 주위의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소리는 아무 것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 손님들이 마시다 남긴 술들을 모아 들고 저는 혼자 집으로 향 했습니다. 비록 작은 공간이었지만 아내가 없는 오늘은 텅 빈 허공과 같은 느낌입니다. 언제 아내가 호출할 지 몰라 술도 마음껏 마시지 못하고 시계만 뚫어지게 보고 있었습니다. 지금 아내는 무슨 짓을 당하고 있을까. 혹시 위험하지는 않을까. 안절부절 하는 사이 밖이 밝아 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식탁에 앉아 깜박 잠이 든 모양입니다. 아내가 제 어깨를 흔들 때 저는 정신이 들었습니다. 아내와 장미가 제 앞에 있었습니다. 저는 그만 아내와 장미 앞에 무릎 꿇고 사죄 했습니다. 그리고 제 신세가 한탄스러워 엉엉 울었습니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내가 잘못 했어.”

저는 가게에서 아내와 장미에게 따귀를 갈긴 것에 대해 정말 마음 속 깊이 사죄 했습니다. 저는지금껏 여자에게 폭력을 썼던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하물며 제 사랑하는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 했다는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저를 비참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저는 자초지종을 그제서야 풀어 놓고 제가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처했었다고 둘을 설득 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낮 장사는 정군이 맡아서 하기로 하고 저희는 마주 앉아 가게에서 가져 온 술을 마셨습니다. 

모처럼 낮 시간을 쉬고, 오후 늦게 가게로 나갔습니다. 집에서 쉬는 사이 저는 아내와 박선배의 제안에 대해 의논 했습니다. 아내의 의견은 제가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는 것. 또, 우리 같이 뒷배경이 없는 사람들은 그런 모임의 지원을 받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정도였습니다. 저는 내심 박선배의 제안을 받아 들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박선배가 가게를 찾은 것은 목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옆에 미란 씨도 함께 왔습니다. 방이 다 차서 저는 박선배를 구석진 자리로 안내 했습니다.

“장사가 잘 되는 모양이네”

“네. 덕분에”

사실 그 시간에도 박선배의 소개로 온 손님들이 한방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저는 박선배의 제안을 고마운 마음으로 받겠다고 말씀 드리고, 앞으로도 많아 도와 주십사 부탁 드렸습니다.

“내 실은, 그 얘기도 그 얘기지만, 다른 부탁이 하나 있어 들렸네. 여보 당신이 얘기 하지”

박선배는 말을 부인인 미란 씨에게 넘깁니다. 미란 씨도 말하기 어려운듯 망설이다 결심한 듯 그 부탁이라는 것의 내용을 설명 합니다.

“저희에게 아들이 하나 있어요. 그 때 문간에서 잠시 뵈었었죠. 지금 고 3 인데. 그 아이 공부 한다면 이이나 저나 숨 죽이고 꼼짝도 못하는 형편이거든요. 그런데 엊그제 공부하는 동안 먹으라고 간식을 들고 방으로 들어 갔어요. 글쎄… 공부하는 줄 알았는데…

공부를 한다고 책상에 앉아서 자위를 하고 있는 거에요. 그 앞에는 이이가 찍은 수정씨의 누드 사진이 있었고요. 저는 깜짝 놀라 본 척도 못하고 너무 가까이에 있어 못 본 척도 못하고 그저 당황만 하다 그만 밖으로 나와 버렸죠 물론, 상욱이도 크게 당황 했었죠.

이런 문제는 남자들이 얘기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이이가 상욱이랑 얘기하도록 했어요. 이이가 상욱이랑 얘기했는데…

상욱이는 공부를 하다가도 수정씨의 누드가 자꾸 머릿속을 맴 돌고 해서 도무지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다는 거에요. 그 나이에 성욕이란 거 이해는 해요. 일본에서는 이럴 때 엄마가 대신 아들의 성욕을 풀어 주기도 한다고 들었는데 여기서는 그럴 수 없는 거잖아요.

상욱이 얘기로는 수정씨와 단 하룻밤만 같이 보내면 마음 잡고 공부하겠다는데…”

박선배는 손바닥을 비비며, 아주 어렵게 다음 말을 이어 갑니다.

“내 실수로 사진이 상욱이에게 간 모양일세. 그런데 어쩌겠나. 고삼이라면 하늘에 별을 따다 달라고 해도 별 따러 가야 할 판인데. 그래서 이렇게 체면 불구하고 같이 자네에게 부탁하러 온 걸세

한번만. 단 한번만 그 사진 속의 여자와 지내고 싶다고… 그러면 정말 아무 생각 안하고 공부만 할 수 있겠다고 하는데…”

저는 기가 막혔습니다. 아내를 내 놓다 못해 이제는 고등학생에게까지 아내를 바쳐야 한다는 건 가. 저는 다시 박선배에게 아내와 의논해 보겠다고 말 하고 그 어려운 자리를 일단 피했습니다.

영업이 끝난 뒤, 우리 셋은 다시 집에 모여 앉았습니다. 박선배의 부탁을 말하자, 장미는

“어머~ 수정인 좋겠다. 숫총각도 먹어 보겠네~”

하며 깔깔 웃어 댑니다. 아내도 마지못해 빙긋이 웃습니다.

“자기 싫어요? 난 괜찮아요”

의외로 순순히 받아 들이는 아내가 한편으로 야속 했지만, 어찌 생각하면 밑지는 장사 같지는 않았습니다. 아내가 첫날밤 숫처녀였던 것에 반해 저는 이미 상당수의 여자를 경험한 상태였기에 아내는 아직 동정을 접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어찌 생각하면 이번 기회야 말로 아내에게 동정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 것도 같았습니다

다음날. 저는 박선배에게 우리의 생각을 말 했습니다. 물론 박선배는 무척 반가워 했습니다.

“그래. 김사장 정말 고맙네. 오래 끌 일이 없잖은 가. 토요일은 좀 한가하지? 우리 내일로 하세. 우리 애가 일요일에는 또 스터디 그룹에 가야 하거든. 그리고 우리 애가 아직 미성년자야. 밖에서 모텔이나 호텔 같은 데 가면 좀 말썽이 있을 수 있으니 우리 집으로 오게나. 내 좋은 술 준비하고 있을께”

내일 저녁 6 시. 박선배의 집에서 저녁 식사를 시작으로 한 스케쥴이 잡혔습니다. 또 일요일에는 동호회 모임이 있는 가평의 한 별장으로 가기로 되어 있기에 우리는 그 집에서 하루를 묵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수정이는 마치 어린 소녀인 양 들 떠 있었습니다. 어떤 요소가 아내를 들뜨게 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약속을 알려 준 후부터 상당히 기분이 좋아진 듯 했습니다. 그 날은 금요일이라. 우리는 또다시 정신 없는 밤을 보냈습니다. 매일 장사가 금요일처럼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날. 수정이는 깨자마자 동네 사우나를 간다고 나갔습니다. 저는 토요일이라 낮 장사도 한가하기에 점심 시간에 맞춰 가게로 나갔습니다. 점심 시간이 지나고 아내가 가게로 들어 섭니다. 사우나를 들렸다 미용실까지 들렸는 지 머리 스타일이 생머리 스타일 입니다.

“자기. 나 어때요? 스트레이트 파마 했는데. 예뻐요?”

“응. 예쁘네… 애들 같이 무슨 생머리를 했어?”

“호호~ 그래도 오늘은 의미있는 날이니까. 상욱이 학생 너무 듬직하게 잘 생겼더라”

저는 그제서야 아내의 마음이 박선배의 아들에게 가 있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었습니다. 아내는 제 팔짱을 끼고 쇼핑을 가자고 졸랐습니다. 가까운 백화점. 아내는 속옷을 좀 사고 싶다고 했는데 평소 구입하던 세일 품목이 아닌 일제 브랜드에 자꾸 관심이 가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짚어 드는 물건이 평소에 오래 입을 수 있는 속옷이 아니라 레이스 달린 하늘거리는 패션 속옷을 찾고 있었습니다.

결국 아내가 고른 팬티와 브라 세트는 평소 구입하던 속옷보다 값이 무려 열배 이상이나 가는 아주 값비싼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잘 나갈 때 가끔 사곤 하던. 지금 형편에서는 극에 달한 사치였습니다. 아내는 두벌의 속옷 세트를 구입 했습니다.

가게로 돌아 간 아내는 바로 갱의실로 달려 가 지금 막 사 온 속옷을 입어 보았습니다. 마치 몸에 꼭 맞춘 속옷인 양 아내의 몸에 착 달라 붙어 있는 속옷이 현란 했습니다. 레이스가 예쁘게 달린 브라 속으로 은근히 아내의 유두가 비치고 팬티 역시 레이스 사이로 아내의 음모가 비치고 있었습니다. 문득 다시 보니 아내는 분명 오늘 음모를 정리 한 듯 했습니다. 아내의 음모 정리는 가게를 시작한 후 계속 되어 왔지만 오늘처럼 음부의 윗부분만 남기고 싹 밀어 버린 모습은 처음 입니다. 두 벌의 속옷을 번갈아 입어 보며 수정이는 제게 어떤 게 더 좋으냐고 계속 묻습니다. 저는 아내가 왜 두 벌의 속옷을 새로 샀는 지 알고 있습니다. 하나는 박선배의 아들 상욱이를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그 다음 날 있을 동호회의 첫 모임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두 세트의 속옷 중 더 좋은 속옷을 어느 때 입느냐를 보고 아내의 마음을 가늠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게 더 좋은 것 같다”

“그렇쳐? 호호~ 이게 더 야스럽고 좋으네… 사람 눈은 똑 같은가 바”

저는 좋다는 속옷 세트를 아내가 언제 입을 것인 지 궁금 했습니다. 아내는 좋다는 속옷 세트를 동호회 첫 미팅용으로 선택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세트의 속옷을 입었습니다. 그것은 아내가 동호회 모임에 관심이 많고,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 될 것입니다.

아내는 미니 스커트 차림에 약간 검은색 계통의 반짝이 스타킹을 신었습니다. 생머리가 차르르 흐르고 진하지 않은 화장에 미니 스커트. 거기에 하이힐까지 갖춘 아내는 제가 보기에도 몰라 볼 정도로 눈부셨습니다. 아내가 이렇게 남들을 위해 차리고 나서는 것이 제게 마음 속 깊이 있던 질투심을 부추기는 것 같았습니다.

벌써 다섯 시. 저는 밤 장사를 정군과 장미에게 맡기고 서둘러 차에 올랐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아내의 미니 스커트 아래로 미끈한 다리가 제 시선을 잡습니다. 저는 팔을 뻗어 아내의 허벅지를 만졌습니다. 스타킹 위로 만져지는 아내의 다리가 기분 좋았습니다.

“어머~ 왜 이래요~ 운전해야죠. 운전…”

아내는 제 손을 들어 옆으로 치웁니다. 좀 섭섭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선배의 집에 도착한 것은 정각 여섯 시. 일찍 가는 것도 늦게 가는 것도 실례 같아서 일부러 제 시간에 맞춰서 도착 했습니다. 박선배가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여어~ 수정씨. 오늘 완전히 딴 사람이네~”

박선배도 아내의 차림에 놀랐는 지. 아니면 아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라 생각하고 기뻤는 지 매우 만족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우리는 바로 식탁으로 안내 되었고 박선배의 부인 옥미란 씨는 주방에서 앞치마를 벗으며 합석 했습니다. 미란씨 역시 차림에 신경을 많이 쓴 듯. 머리도 새로하고 화장도 새로한 화사한 모습이었습니다.

“상욱이는 둘이 부부 사인 거 몰라. 그냥 소개해 주는 사람인 걸로 자네를 얘기 했네. 아직 그런거 알면 좋을 거 없을 거 같아서 말이야. 알았지?”

“상욱아~!! 이리 내려 와!”

박선배가 아들을 부릅니다. 아들 상욱이가 이층에서 수줍은 듯 얼굴이 빨개 진 상태로 내려 옵니다. 우리 다섯 명은 식탁에 마주 앉았습니다. 박선배가 가운데 자리에, 그리고 양 옆에 미란씨와 제가 앉고 아내와 상욱이가 같이 앉았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서양식으로 스테이크와 샐러드, 와인, 그리고 감자 등등이 놓여 있었고 각자의 접시에 덜어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상욱이는 아직도 얼굴을 들지 못하고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스테이크와 셀러드 등을 접시에 담아 상욱이에게 챙겨 줍니다. 상욱이는 부끄러운 듯 아내가 주는 접시를 고개를 푹 숙인 채 받습니다. 아내는 상욱이의 잔에 와인도 따라 놓습니다. 박선배와 미란씨는 아내가 아들을 챙겨 주는 것이 흐뭇한 듯 연신 얼굴에 만족한 웃음을 띄고 있었습니다.

“상욱아. 엄마가 말 했지? 절대 누나 힘들게 하면 안 되는 거야. 아프게 해서도 안되고 조심해야 해. 그냥 누나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되는 거야… 알았지?”

“네”

“그리고 내일부터는 정말 공부만 열심히 하는 거야. 시험 잘 보고 나면 그때 누나가 상 주실 지도 몰라 알았지?”

미란씨의 말에 상욱이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 합니다. 아내는 알 수 없는 미소를 띄웁니다. 부모들께 허락을 받은 자리라 그런 지 아니면 벌써부터 와인을 마셨었는 지 상욱이는 연신 와인을 들이켰고 아내는 정성스레 그 잔을 채워 주고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상욱이와 아내는 뜰로 나갔습니다. 서로를 익힐 시간을 주기 위해서 입니다. 180 센티의 키. 건장한 체격을 가진 상욱이에게 아내는 팔짱을 끼고 둘이 함께 뜰을 걷고 있습니다. 아내가 하이힐을 신고 왔기에 그나마 키를 맞출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내는 상욱이의 손을 뒤로 감아 끌어 자신의 엉덩이와 허리 사이에 놓습니다. 상욱이의 손은 긴장 했는 지 미동도 않고 아내가 놓아 준 위치 그대로의 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상욱이가 말을 시작 했는 지 아내가 약간 과장된 몸짓으로 까르르 웃는 것이 보입니다. 아내는 점점 상욱이에게 매달리듯 기대 들어 갑니다.

질투. 저는 내색을 하지 않으려 애 썼지만 질투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가게에 오는 손님들에게서는 느껴 보지 못했던 강한 질투였습니다.

창문 넘어 상욱이와 아내가 마주 앉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내는 뭐가 그리 즐거운 지 연신 웃고 있습니다. 상욱이도 가끔 웃으며 아내와 눈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두 손으로 상욱이의 얼굴을 감 싸더니 상욱이의 입에 키스를 합니다. 상욱이는 깜짝 놀란 듯 주춤 했지만 싫지 않은 듯 아내의 입술을 받아 들입니다. 혀가 교환되는 키스였지만 그리 깊은 키스는 아닙니다. 혀를 날름대는 그런 키스였습니다. 그러나 그 키스 시간은 상당히 길게 진행 되었습니다. 아내의 혀가 상욱이의 입속으로 파고 들자 상욱이는 그 혀를 받아 빨아 주고 있었고, 상욱이의 혀가 아내의 입속으로 파고 들면 아내가 그 혀를 맛있게 받아 주고 있었습니다.

박선배와 미란씨가 그 모습을 보기가 민망 했는 지. 아니면 솟구쳐 오르는 제 질투를 감안 했는 지 화제를 다른 곳으로 옮깁니다.

“자. 오늘 자네가 쓸 방으로 가세. 저 방이야”

저는 일어나기 싫은데 박선배의 권유로 마지 못해 박선배를 따라 일어 섰습니다. 제가 쓸 방은 일층 손님방.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창문으로 밖을 볼 수 있는 큰 창문이 있었습니다. 오늘 아내와 상욱이가 쓸 방은 이층.

“내 전에 말 했었지. 오늘 신방은 스파이 카메라가 달려 있는 방일세. 만일 자네가 필요하다면 내가 녹화 씨디를 줄 테니까 너무 궁금해 하지 말게나”

박선배는 내 마음을 아는 듯 했습니다.

“네. 선배님 저도 보고 싶습니다”

“어 그래 준비하지. 그리고 상욱이는 그런 장치가 있다는 거 모른다네. 자네 처도 모르지?”

“네. 저도 전에 얼핏 들었지만 지금 알았는 걸요”

“그래. 그건 그냥 자네만 보게나”

미란씨는 상욱이의 데이트를 보며 신기한 듯 흡족한 듯 미소를 달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뜰을 거닐던 아내와 상욱이가 손을 잡고 들어 옵니다.

“상욱아. 오늘 특별히 엄마가 방에 술상 봐 놨는데 많이 마시면 안 된다. 알았지?”

“네”

상욱이는 아내의 손을 잡고 끌듯이 이층 준비된 방으로 올라 갑니다. 한 순간. 아내와 제 눈이 마주쳤습니다. 아내는 어색한 지 얼른 시선을 돌립니다.

남아 있는 세 사람은 거실에 모여 앉았습니다. 아내가 들어 간 방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내일은 동호회 모임이 있는데 몇 가지 미리 말해 둘 것이 있네. 자네 부부는 내일 처음 입회하는 것이니만큼 약간의 소개가 있어야 할거야. 보통 새로 들어 오는 회원을 환영하는 의미이기도 하고 약간의 안전장치 같은 의미도 좀 포함되어 있는 거지.

뭐 별다른 건 아니고 한 가족을 맞아 들이는 그런 의미의 행사지. 사진 몇 장 찍을거고. 자네 아내는 이제 회원 모두의 연애 대상이기도 하고 또 모두의 아내이기도 한 거지. 마찬가지로 자네 역시 회원들의 부인 누구나와 연애를 할 수 있고 열 다섯의 아내를 두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이를 테면, 여기 내 아내가 바로 자네의 아내가 될 수도 있다는 거지.”

박선배의 그 말에 미란씨는 얼굴을 붉힙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은 것이 남녀간의 문제란 거야. 어느 누구는 인기가 좋아 여러 상대에게서 데이트 신청을 받는 경우도 있고, 또 어느 누구랑 어느 누구는 서로간에 정분이 나서 가정을 외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지.

우리는 자유 연애를 지향하지만 결코 한 가정을 파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거든. 그래서 사안에 따라 회장이 강력한 제재권을 갖기로 했어. 일정 한도를 넘었다고 생각되면 회장이 단독 판단으로 적절한 제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거야. 그 가정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제어권은 발동 될 것이고 말이지.

또 데이트에 대해 누구나 거부권을 가지고 있지만 말이야 어느 누구가 계속 거부 당한다면 그건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거든. 그래서 세 번 거부 당한 사람에게는 와일드 카드를 주기로 했어, 즉 세번 거부 당한 사람에게는 회장이 와일드 카드를 부여하고, 이 와일드 카드를 가진 사람이 요구하는 데이트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는 규정이지.

모임은 일주일에 한번씩 토요일에 모여 일요일에 헤어지는 일박 이일이지. 모임 장소는 우리 집과 가평에 있는 회원의 별장. 그리고 가끔 호텔에서 모이기도 하고 그래. 모임 장소는 딱히 정해진 게 아니니까 말이야. 출석에 대한 규정은 절반이야. 남녀 불문하고 일년에 절반 이상만 출석하면 되고. 회원들은 이 모임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느 장소에서나 데이트가 가능하고….

오늘은 지금쯤 가평에서 다 모였을 거야. 내가 사정이 있어 자네와 내일 같이 가는 걸로 미리 말해 놓았지.

다른 사항이 있다면… 회원은 회원 밖의 누구하고도 연애를 못하게 되어 있고… 음… 그리고… 아… 콘돔 사용을 의무화 한다는 거. 뭐 그 정도의 규정이고 다른 것은 차차 생각나는 대로 얘기하도록 하세.”

이층 방에서 물 트는 소리가 들립니다. 집 구조상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물 트는 소리만큼은 확연히 들립니다. 방에 들어 간 지 한참이 지났는데 지금에서야 샤워를 하려는 모양입니다.

저는 많이 괴로웠습니다. 참기 어려운 분노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미란씨가 따라 주는 술을 주는 대로 받아 마시고 있었습니다. 술의 힘을 빌어서라도 이층에서 벌어지고 있을 일들을 좀 잊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신이 도리어 더 날카로워 지고 있었던 듯 합니다. 이층에서 나는 아주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했습니다.

술자리가 길어 지자 박선배는 각자 편한 옷으로 갈아 입자고 제안 하였고 제게 침대 위에 있는 가운을 걸치라고 했습니다. 제 침대 위에는 마치 호텔에서 내 주는 것 같은 가운이 단정하게 개어져 있었습니다. 가운으로 갈아 입고 다시 거실로 나서자 박선배 역시 편한 반바지 차림이었고 미란씨는 미니 원피스 형 실내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술자리는 계속 되었습니다. 벌써 양주 큰 병 하나가 바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잔이 비자마자 잔을 채워 주는 미란씨의 파진 가슴 사이로 얼핏 얼핏 그녀의 유두가 보입니다. 깊은 골짜기를 타고 보일 듯 말듯한 그녀의 유두가 제 시선을 민망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앉았다 일어 섰다 하는 사이 미끈한 그녀의 두 다리 사이에 걸쳐 진 흰색 팬티. 미란씨 역시 제가 신경 쓰고 자신을 본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다리를 모으고 앉으려 애를 쓰지만 워낙 쿠션이 있는 쇼파의 정면 자리라 가리는 것이 수월치 않았습니다. 또 제 술잔을 채우며 허리를 구부릴 때 가슴의 파인 부분을 손으로 잡기도 했지만 도리어 다른 부분이 더 벌어져 그녀의 유두를 가리지 못 했습니다.

너무나 솔직하게 반응하는 제 아랫도리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제 물건은 이미 성을 낼 대로 내고 있었고 그 물건은 가운의 자락을 밀치며 밖으로 나오려 하고 있었습니다. 가운의 앞자락을 감싸 막으려 했지만 도리어 더 저를 어색하게 만들곤 합니다. 제 이런 모습은 정면에 앉은 박선배나 미란씨에게 도저히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창피했습니다.

박선배가 미란씨에게 뭔가 눈 짓으로 신호를 합니다. 미란씨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더니 일어 나 제 옆자리로 자리를 옮깁니다. 제 옆에 바짝 붙어 앉은 미란씨의 머리 냄새가 느껴 집니다. 향기롭습니다. 미란씨의 손이 벌어진 제 가운 사이를 파고들어 제 젖꼭지를 애무 합니다. 어느새 제 손은 미란씨의 맨살 허벅지를 더듬고 있었습니다. 

박선배는 제게 뭔가 의미있는 웃음 한 자락을 남기고 안방으로 올라 갑니다.

박선배가 자리를 비우자 미란씨의 손은 거침없이 제 팬티 속으로 들어 왔습니다. 

이미 커질대로 커져있는 불끈 거리는 제 물건을 미란씨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감아 쥐고 있었습니다. 

아내를 내 주는 보상 심리일까. 저는 미란씨를 가지겠다는 욕망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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