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두 사람은 술을 테이블에 가득 늘어놓고 상당히 마시고 있는 것
같았다.
아내는 박용하의 옆자리에 밀착하듯이 앉아, 술을 따르고 있었다.
기분탓인가, 아내의 목덜미, 그리고 발밑으로 조금,
아름다운 피부를 더욱 노출시키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아내는 자주 웃어주며, 기분이 좋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나의 귀에 닿는 그들의 대화는, 예상대로,
아슬아슬한 것이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부인, 빨리 그 요염한 브라를 벗어 주세요"
박용하가 안주로 나온 송이버섯을 손으로 돌리며,
아내에게 농담 같게 요구하고 있었다.
오른손은 아내의 허리의 굴곡을 제대로 잡고 있었다.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안기고 있는 광경을 보고,
나는 이상한 흥분을 느꼈다.
" 이제, 유치원의 학부모 모임의 이야기를 해 드릴께요"
아내는 박용하의 팔을 뿌리치지도 않고,
웃으면서 그렇게 대답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유카타의 틈새로 아내가 브라를 입고 있는 것에
박용하가 눈치채, 아내의 이야기를 차단하고,
그것을 벗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유카타에는 역시 노브라예요, 부인"
박용하가 장난스럽게 그렇게 말했다.
"나에게는 아무래도 좀 무리에요····"
아내는 아직 웃으면서, 박용하를 응시해 그렇게 대답했다.
"자, 이자리는 접대예요, 접대.
이영하사장으로 부터도 그런 정도는 들었겠지요"
"이제··더 이상··, 어쩔 수 없네요"
웃는 얼굴을 하면서,
지시를 철회할 기색을 보이지 않는 박용하에게 아내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신장 168센치의 날씬한 몸이, 박용하를 내려다 보는 것 같이 섰다.
아내는 박용하로부터 조금 떨어지면서,
등을 돌려 유카타의 띠를 조금 느슨하게 했다.
그리고 재빠르게 손을 안에 넣고,
능숙하게 브라를 제외한 것 같았다.
나는 그런 아내의 행위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아는 한, 아내는 그런 행위를 할 타입은 아니었다.
술이 어느정도 오른 아내는 보통때 이상으로 고양되고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접대에 열심히 임하려는 사무적인 태도 에서 인지,
나로서는 판단을 할 수 없었다.
카페에의 융자의 건도 있어,
아내는 이영하의 지시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 아내는 접대를 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그렇게 나 자신에게 타이르고 있었다.
레이스가 눈에 띄는 얇은 보라색의 핑크 브라를 손에 들고,
아내는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엷게 미소를 띄운 아내는, 박용하의 장난에 때문에 조금은 기분이
흥분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낯선 표정을 하고 있는 아내에 대해,
나는 얼마 안되는 질투심이 스치고 지나갔다.
"자, 이제 됐나요, 박 부장님!"
어린아이의 투정을 어쩔 수 없이 들어주었다는 것 같이,
아내는 박용하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 좋아요, 부인"
완전히 본궤도에 오른 박용하는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부인, 그 브라를 좀 보여 주세요"
박용하는 그렇게 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아내로부터 그 화려한 브라를 빼앗아 갔다.
확실히 유카타의 틈새로부터 저런 요염한 브라를 과시하고
잇었던 것 인가, 그렇다면 어떤 남자라도 이상한 기분을 일으켜
버릴 것이 틀림없다.
"부인, 이런 음란한 브라를 언제나 합니까"
"그런 일, 박부장님···. 싫네요····. , 어서 주세요"
손을 벋어 브라를 빼앗으려고 다가오는 아내에게,
박용하는 얼굴을 접근해 갔다.
시선은 브라를 벗은 아내의 풍만한 가슴의 골짜기에 흘러
들어가지고 있었다.
"부인, 그래서 조금 전의 이야기를 계속할까요.
어떻습니까, 밤일 쪽은. . . . "
아무래도 우리 부부간의 밤 일에 대한 이야기로,
박용하는 아내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 같다.
"보통이에요, 별로···. 이제, 그만두어 주세요,
그 이야기는"
아내는 그렇게 말하면서,
글래스에 입을 대어 원샷에 맥주를 마셔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