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 (62/150)

16. 

이영하는 방에서 프런트로 전화를 해, 

안주가 될 만한 메뉴를 주문하고, 재차 4명이서 테이블을 둘러 앉아

술자리를 재개시켰다. 

"어이, 박준규씨, 오늘은 마음껏 즐겨 보자고요" 

이영하가 브라 위로부터 유미의 풍만한 가슴의 부푼 곳을 뒤지면서, 

나에 그렇게 얘기했다. 

유미는 그런 이영하의 짖굿은 행동을 전혀 제지 하지 않았다. 

박용하와 아내가 자리를 비켜주게 되었기 때문에인가, 

이영하의 행위는 단번에 대담하게 변모해 갔다. 

"최근에는 순조로운 것이겠죠, 가게 쪽은. . . . " 

이영하가 나에게 신경을 쓰는 것 같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확실히 이영하의 융자를 받는 이후, 

손님은 다시 상승 추세로 바뀌고 있었다. 

커피 일변도인 메뉴에 인도산의 홍차, 허브티를 더해 

런치의 메뉴를 늘린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았다. 

"예, 덕분에····" 

"자, 즐겁게 놉시다, 즐겁게!" 

이영하의 선창으로 그 자리는 분위기가 살아나, 

남녀 파트너가 정해진 그 자리는 점차 흐트러진 것이 되어 갔다. 

나는 아무래도 안정되지 않았고, 

기분 좋게 술을 마시는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기운이 없네요··. 왜 그래요?" 

파트너인 케이가 그렇게 얘기하면서, 

나의 손에 자신의 손을 살그머니 얹어왔다. 

희고, 가녀린 그녀 손은, 조금 차갑게 느껴졌다. 

나는 그녀의 손을 뿌리칠 것도 없어, 

"아, 그렇지 않아····" 

라고 대답했다. 

아내가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나는, 아내를 다른 남자와 단 둘 뿐으로 만든 이 상황에 

자신이 희미하게 흥분을 느끼고 있는 것에 눈치채, 

거기에 혼란하고 있는 것이었다. 

무엇인가 일이 생기기를,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속에서 문득 고개를 드니, 

이영하와 유미가 농후한 키스를 주고 받고 있었다. 

브라는 아직 입은 채로 있었지만, 입술을 들이마시면서, 

이영하는 유미의 가슴을 난폭하게 비비고 있었다. 

아무래도 일본술을 입으로 물어 서로 먹여주면서, 

거기서부터 키스로 발전한 것 같았다. 

"아······" 

이영하의 거친 키스를 받아 들이면서, 

유미의 입으로부터 희미하게 신음소리가 빠져 나오고 있었다. 

나는 그런 두사람을 보면서, 뜻을 결정한 것처럼, 

자리에거 일어서려고 했다. 

"이영하사장님, 저는 너무 과음한 것 같아서, 

 밖의 공기 좀 마시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래요, 괜찮습니까, 박준규씨" 

상당히 취해 있는 모습의 이영하는, 

특별히 만류하는 말도 없이, 파트너에게 달라붙은 채로, 

나에 그렇게 대답했다. 

나의 옆에서는, 내 파트너인 케이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단지 입 다물고 말없이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술기운도 올라와 그 기세로, 

아내와 박용하의 상태를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이곳과는 따로 떨어져 뜰에 접하고 있어, 

우리가 있던 이곳과는 작은 뜰을 사이에 두고 접하고 있었다. 

나는 살그머니 두 사람이 들어간 방으로 다가가, 

툇마루의 미닫이에 손을 대었다. 

예상대로, 열쇠같은 건 걸려있지 않았다. 

안에서는 때때로 떠들썩한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깜깜한 툇마루에 주저 앉아, 

툇마루와 방을 나누는 문틈으로부터 안을 들여다 보려고 했다. 

다행히, 그 문에는 작은 유리를 붙어 있어, 

그 곳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넓은 방이라, 문으로부터 두사람이 앉은 테이블까지는 거리가 

있으므로, 방안의 두 사람에게 눈치 채일 것도 없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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