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 (59/150)

13. 

오후 6시, 아직 밖은 햇볕이 충분히 남아 있지만, 

우리는 이영하와 박용하가 묵고있는 떨어져 있는 동으로 가, 

4명이서 저녁 식사를 개시했다. 

왕새우와 소라 등 이 지역의 유명한 해산물을 충분하게 사용한, 

호화로운 술자리의 요리였다. 

우리는 식전술로서 품위있는 매실주를 맛 본 후, 맥주를 글래스에 따라, 

재차 건배를 했다. 

아내, 성주는 실수 없이, 박용하의 글래스에 맥주를 따랐다. 

아내가 그렇게 다른 남자에게 술을 따르는 광경은, 무엇인가, 

낯선 것이었다. 

"아, 사장님, 미안해요, 이번에는...  " 

그렇게 말하면서 단번에 맥주를 다 마시는 박용하에게, 

완전히 저자세인 이영하사장이 대답했다. 

"아니, 천만에요. 오늘은 매년 정례적인 자리이니까요. 

  부디 즐길 수 있으시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우리 사무소의 사원을 대동했어요" 

그렇게 말하고, 이영하는 재차 박용하에게 아내를 소개했다. 

온천에 들어간 후이기도 해, 식사자리에 참석한 전원은, 

숙소에서 제공한 유카타 차림이었다. 

어깨에 닿는 아내의 머리카락은 차분하게 정돈되어 있어, 

목욕탕에서 나온지 얼마되지 않은 아내의 목덜미가 더욱 요염하게 

빛나고 있었다. 

박용하가 빈 글래스에 맥주를 따라주자, 아내는 인사를 했다. 

"한성주라고 합니다. 언제나 대단히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사장님, 이런 미인을 어디서 찾아내셨어요?. 

  도대체, 어떻게 이런 미인을 사원으로 채용하시게 되었습니까?" 

아내를 깔보듯이 보면서, 기분 좋은 표정으로 박용하가 물었다. 

"오늘 밤은 우리 한성주씨가, 부장님께 정성을 다해 줄 것입니다. 

 자, 잘 부탁드립니다" 

아내가 그런 그들의 대화에 전혀 당황하지 않고, 

완전히 잘 어울리고 있는 것에, 나는 조금 놀랐다. 

이렇게 해 아내가 자신 이외의 남성과 너무나 친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상당히 오래간만인 생각이 들었다. 

"이쪽이 남편분이군요. 야, 부럽네요, 

 이런 예쁜 분이 사모님이라는 것이. . . . " 

나는 자기 소개를 하고, 

이영하사장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취지를 설명했지만, 

박용하는 진지하게 듣지도 않고, 아내와의 대화를 진행시켰다. 

"부인, 키가 크시네요" 

"네, 학생시절에, 배구를 하고 있어····" 

조금 부끄러운 듯이 아내가 대답했다. 

"아하, 배구를. 그러나 운동선수 치고는 굉장히 날씬한 것 

 아닙니까?" 

"아니, 그렇지 않어요" 

"게다가 무엇인가 이렇게, 품위있는 기색이 감돌고 있군요. 

 역시 사장님의 교육이 좋았겠지요" 

이영하를 들어 올리듯이, 박용하가 말했다. 

"아니, 마츠노씨, 나는 아무것도. 역시, 여성은 30대예요, 

 그때가 제일 농익고 있다고 말할까" 

"네, 말씀하시는 대로 군요" 

"아니에요, 너무 그렇게 추켜 세우지마세요 두 분모두. . . " 

매우 기분이 좋게 웃는 박용하에게, 

아내가 그렇게 말하면서 웃는 얼굴로 맥주를 따라주었다. 

세사람이 부드럽게 식사를 진행시키는 중, 

나의 존재는 완전히 잊혀진 것이었다. 

세사람이 업계의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는 동안, 

나는 더욱 더 이야기를 따라갈 수 없게 되었다. 

매우 호화로운 식사였지만, 그것도 거의 맛보지 못하고, 

나는 단지 쓸쓸히 맥주만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 상태로 식사를 진행시켜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에, 

돌연, 그 자리의 분위기를 바꾸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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