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 (36/150)

30.

"역시 부인께서는. 비즈니스를 잘 알고 계시는군요"

사장이 남주를 이상한 표현으로 칭찬했다.

남주는 별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생각은 없었다.

단지 자신의 이기적인 행위로 일이 이렇게 까지 벌어진 이상, 

그것을 자신 힘으로 해결하려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거기에는 여자로서 태어날 때부터 가진 욕망에게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

남주는 그것을,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김종국씨도 다른 말하기 없습니다?"

사장이 그렇게 얘기하면, 침착한 모습으로 자신의 턱을 오른손으로 

어루만지면서, 김종국에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하겠습니다"

"여기에서는 좀 그러니, 김종국씨, 침실은 어느 쪽입니까?"

그렇게 재촉하는 사장에게, 

종국은 현관을 들어서자 마자 왼쪽에 있는, 

침실을 안내했다.

남주는 마루에 떨어져 있던 브라를 재빠르게 입고, 

순백의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챙겨 두사람의 뒤를 따라 침실로

들어갔다.

넓은 거실과 비교하면, 역시 좁게 느끼는 그 방에는, 

꺼다란 2인용 침대가 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다.

검은색을 기조로 한 본체가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얇은 베이지의 커버로 덮인 매트리스 위에는, 너무나 깔금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여기서 종국은 그 사진속의 아내와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쇼트 컷이 어울리는, 아름다운 여성을 문득 떠 올렸다.

문득 머리에 떠오른 그 의문을, 

남주는 필사적으로 떨쳐버리려고 하였다.

"그럼, 어서 시작합시다. 선공 후공, 어떻게 정 할까요?"

사장은 침대 옆에 있는 화장대의 의자에 앉으면서, 

두 사람에게 물었다.

화장대의 큰 거울에, 사장의 등이 비치고 있다.

종국과 남주는 침대의 옆에 선 채 그대로였다.

"아무쪼록, 부인이 결정해 주세요"

종국이 남주에게 시선을 던져 그렇게 얘기했다.

남주는 당분간 생각한 후,

"먼저 시켜 주세요"라고 대답했다.

리빙에서의 행위로, 

남주의 몸은 관능의 계단을 한 걸음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지금, 종국에게 공격을 받아 버린다면, 

너무나 쉽게 무너져 버릴지도 모른다.

남주는 자신의 몸의 반응이 조금 무서웠다.

남주가 선공을 선택한 것은, 

그러나, 그것 만이 아니었다.

남주에게는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종국을 보내 버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종국과 남주는 침대로 갔다.

침대아래가 수납 스페이스가 되어 있는 탓인지, 

침대는 비교적 높아, 70센치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매트리스는 비교적 반발력이 적어, 

두 사람의 몸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받아 들인다.

"사장님, 조명은 이대로가 좋겠네요"

휘황찬란하게 온 방안을 비추는 천정의 형광등을 올려다 보면서,

종국이 말했다.

"이대로 좋네요. 남주씨, 괜찮겠죠"

사장의 그 물음에, 남주는 작은 소리로,

"예"

하고 동의를 나타냈다.

침실의 시계는 정확히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면 정확히 10분간입니다.

  내 시계로 잽니다····.자, 어서"

사장이 마치 무슨 테스트라도 시작한다는 어조로, 

어이없게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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