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 (35/150)

29.

부동산 소개소의 사장에게 몸을 빼앗긴 그날 밤 이후, 

남주는 스스로 눈을 떠 버린 성에 대한 욕망에, 

단단하게 뚜껑을 덮어 온 생각을 떠 올렸다.

남편 승우에게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었다.

그 감각을. 잊어버리고, 떨쳐내려고 몇번이나 생각했다.

그러나, 몸은 그렇게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남편이 없는 밤, 무엇인가가 몸 안에서 끌어올라 와, 

어떻게든 남주 스스로는 자기 자신을 위로해야만 했다.

사장과의 그날 밤 행위를 떠 올리면서···.

" 더····, 더 격렬하게····"

망상안에서의 사장은, 

그날 밤과 같이, 차분히, 그리고 때로는 난폭하게, 

남주를 계속 범해 주었다.

"부인, 어떻습니까, 남편이 있는데"

"제발·····, 그런...말하지 마····"

배후로부터 사장의 단단하고 검은 윤기나는 페니스가, 

남주를 관철한다.

전라의 남주는, 등을 뒤로 젖히면서 허리를 흔들며, 

그것을 받아 들인다.

"아.... 응!  좋다!"

"부인, 그렇게 좋아!"

"아·····, 이크·····, 익!"

잊어버리려고, 떨쳐버리려고 그렇게 노력한 그 감촉.....

그러나 몸으로부터 그 기억은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밤. 종국의 공격에 의해서, 

그 기억은 단번에 소생하려 하고 있었다.

이 때가 오는 것을 스스로 기다리며,

바라고 있었던 것 처럼···.

(제발, 이대로는, 나, 어디까지 전락해 버릴지도··.)

어떻게든 여기서 단념하고, 

토지계약의 건은 오늘 밤에 클리어 하지 않으면····.

남주는 스스로의 육체의 욕망을 부정하면서, 

필사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욕망에 간단하게 져선 안 되, 

오늘 밤은. 그런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지 않으면···.

"김종국씨, 정말 이번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해 줄 수 있습니까?"

남주는 종국을 응시하며, 그렇게 다짐을 받으려고 하였다.

종국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하더니, 남주에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부인. 나도 이번 일은 빨리 잊어버리고,

  또 아내와 다시 합치고 싶습니다.

  부인에게 성의를 담아 사과 받았다고, 아내에게 말하면, 

  아내도 내 마음을 반드시 알아 줄거라 생각합니다"

더 이상 자신이 뭐라고 말하여도, 

지금의 상황에서 피할 수 없다는 것은 남주도 잘 알고 있었다.

김종국, 사장, 두 남자의 

오늘 밤의 진정한 목적을 알아 버린 지금, 

그들이 자신을 간단하게 포기할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 힘으로 이 장소를 극복할 수 밖에 없다.

남주는 열심히 강인한 여자의 모습을 가장하면서 두 사람에게 말했다.

"알았습니다. 사장님의 그 제안, 고맙게 받겠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끝내 주세요.

  이것으로 모두 끝나는 것입니다,

  그 조건으로 그 승부에 참가해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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