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위로라니요, 무슨 말입니까?"
복잡한 생각이 교착하고 있던 남주였지만,
사장의 말에 얼굴을 들었다.
너무나 섹시하면서도 요염한 눈빛을 발하는 선명한 그녀의 눈동자는,
이런 상황에서도 남자를 유혹하는 색을 띠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모처럼의 밤입니다.
요즘 김종국씨는 쭉 침울한 매일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밤은 사모님이 부디, 기운을 좀 북돋워 줍시다, 김종국씨를"
북돋워 준다니, 도대체 무슨 말인가····.
거실 벽에 걸려있는 김종국의 가족사진을 응시하면서, 남주는 생각했다.
이제 와서 이것저것 고민해도 어쩔 수 없다.
그 토지는 우리의 것이 되었던 것이다.
계약상, 아무런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것도 아니다.
여기는 묘하게 아첨하거나 하지 않아도,
김종국을 즐겁게 대해주면 그것으로 좋은 것이 아닌가.
지금처럼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을 하면, 김종국도 이해해 줄 것이다.
"네, 예, 그렇네요. 내가 해 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그런 생각을 떨쳐 버리는 바람으로 남주는 자세를 바로잡으면서
그렇게 말하며, 잔을 비운 종국의 글래스에 와인을 따랐다.
"그렇게, 해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아요, 부인"
남주의 발언을 확인하는 것 같이 얘기하는 사장에게,
"예....."
라고 남주는 대답했다.
"저, 부인, 한가지만 부탁을 해도 괜찮습니까"
당분간 사장과 남주의 모습을 말 없이 보고 있던 종국이,
돌연 그렇게 말을 꺼냈다.
정면에서 종국을 응시할 수 있었던 남주는,
종국의 그 진지한 톤에 일순간 움찔하였지만,
"무엇입니까, 사양말고 말씀해주세요"
라고 애써 평정을 가장하면서 대답했다.
"결코 이상한 남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어렵게 말을 꺼내는 종국,
"네.....무엇입니까, 오늘 밤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남주는 그렇게 대답했다.
"정말입니까?"
"예. 조금이라도 위로가 된다면....."
남주는 조금 불안한 기분이었지만,
애써 고개를 들어 웃는 얼굴로 미소를 띄우며 종국에게 대답했다.
마시고 있던 글래스를 테이블에 두면서, 종국은 분명하게 말했다.
"그럼...부담없이 말씀 드립니다.
사모님... 그 블라우스를... 벗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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