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 (21/150)

15.

베란다의 밖은 어느새인가 완전히 어두움에 둘러싸이고 있었다.

간선도로에서도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서 인지, 

주위는 적막하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남주는 그 고요함에, 

조금은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다.

우리가 가로챈 토지 계약건으로 아내와의 관계가 악화되었다···.

김종국의 그 고백은,

지금의 우리들의 침묵을, 더욱 늘어나게 할 것 같았다.

"원래는 김종국씨의 부인이 주목하고 있던 토지입니다, 

   그후로 저도 몇번이나 연락을 받고, 실제로 방문도 여러차례 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그 무렵에 사모님으로부터의 강렬한 푸쉬가 있었으니까,

   김종국씨의 사모님에게는 비밀로 제가 김종국씨를 설득해, 

   그 땅을 포기하는 것을 결정했습니다.

   거기서 김종국씨의 사모님이 화가 나 버려던거고...."

맥주를 한 손에 들고 떠들던 사장의 말을 차단하듯이, 

김종국이 그의 말을 이어갔다.

"이전부터 아내와의 관계가 그리 좋지만은 않은 상태에 있던 것은 

  사실이랍니다. 거기에 이반 토지계약 건이 겹쳐, 

  아내와의 관계가 단번에 악화되어 버렸습니다"

"뭐, 그런 김종국씨를 어떻게든 위로하려고 오늘 밤의 행사를 

  내가 기획한 것입니다. 책임의 발단은 나에게도 있기 때문에"

조금 기가 죽은 모습으로 사장은 그렇게 말하면서, 

남아있는 맥주를 잔에 딸아 단숨에 마셔버렸다.

"네,,,에, 그랬었군요···"

남주는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 되어, 

고개를 아래로 향하고 침묵을 지켜 버렸다.

셔츠안의 맨살이, 긴장으로 땀을 흘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종국은 그런 남주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강렬한 푸쉬···.

확실히 나는 부동산 중개업소에 거의 끓임없이 매일 찾아가 

사장에게 직접 담판을 지을듯이 했었다.

그리고 그날 접대가 있던 날 밤···.

자신과의 그날 밤의 행위도 어느정도는 계약 성사를 도와, 

결국, 사장은 억지로 계약을 진행시킨 것임에 틀림없다.

그 땅을 갖고 싶은 욕심에 이렇게까지 해 버린 자신을 새삼스럽지만 

꾸짖고 싶기도 하였지만, 이미 그렇게 한다고 어떻게 되는 상황도 아니었다.

설마, 김종국은 자신과 사장과의 그런 행위를 알고 있는 것일까····.

남주는 갑자기. 그런 의구심에 습격을 당했다.

"뭐...부인이 그렇게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요.

  어떻습니까, 부인이 오늘 밤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김종국씨를 

  위로해 주는 것이 아닐까요"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남주의 모습을 보며, 

사장은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런 얘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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