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령을 아는 체하는 수퍼 주인아줌마는 진열장에서 음료수를 들과 나와 혜령에게 건네며 반가워했다.
“네! 아유.. 아주머니 괜찮아요.. 이렇거 주시지 않으셔도 돼요..”
“아녀... 내가 처자가 이뻐서 주는겨... 그리구.. 쪼매만 기둘려... 얼매전에 요 위에 김씨가 집내놓다고 했응께.. 한번 알아봐줄랑께.”
“네.. 고맙습니다. 잘 먹을께요.”
수퍼로 들어간 주인아줌마가 얼마 후 다시 나오며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아이구.. 주인이 따로 있었구만.. 아직 안나갔데... 그 집이... 좀 높은데 있어서 그렇지 전망 좋고 평수도 넓고 애도 있응께 마당도 있으면 좋겄지... 딱 그집이여.. 그집..”
“아.. 그런 집이 있어요.. 어딘지 알려 주시면 저희가 가볼께요..”
“아녀.. 내가 후딱 댈꾸 갈탱께... 조매 기다려 보랑께..”
주인아줌마는 그냥 문만 닫고 앞장섰다. 수퍼문은 잠그지도 않고 그냥 닫기만 해놓았다.
“아주머니... 괜찮아요.. 그냥 저희가 갈께요. 장사하시는 분이 가게 문도 안잠구고 비우시면 어떻게요?”
“아이구.. 괜찬여... 이 동네 사람들... 다들 착혀서 나 없으믄 그냥 물건가져가고 낭중에 알아서 물건값 치루구 그랴... 뭐 또 가져가면 워때... 필요한 사람이 가져간 것인게 요긴하게 쓰믄 좋은거지.. 허허허허”
맘씨 좋은 주인아줌마는 너털한 웃음을 지며 비탈길을 올랐다.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를 섞어서 쓰는 아줌마는 비탈길을 오르며 자신에 대한 얘기를 했다. 남편이 전라도 사람이고 자기는 경상도 사람이라서 어려서는 경상도 사투리가 입에 배었는데 남편과 살며 시댁 식구들과 부대끼고 사는 동안 전라도 사투리가 입에 뱄다고 했다. 어느새 재미난 아주머니의 사는 얘기를 들으며 건는 동안 비탈길 맨 위쪽에 넓게 자리 잡은 2층짜리 양옥집이 눈에 들어왔다. 한 눈에도 잘 지어진 집에 마당에는 여러 가지 과실수가 자라고 있었다.
“여그집 주인 양반이 원래는 돈두 잘벌구 맴씨도 좋구 혀서 동네에서 인기가 좋았는데... 에구.. 그넘의 은행돈 빌려 쓰는 배램에 그게 빚으로 남은겨... 그러다 하던 일도 안돼구... 이자 하루 이틀 밀리다 봉께 힘들어 벌은 돈 은행 다 갔다 바치고 그나마 여편네하고 그래도 행복하게 살았는데... 이번에 마누라가 쓰러저서 움직이지도 못햐... 그려서 시골가서 요양겸 농사짓고 살긋다고 이 집 내놓구... 내려갔어...”
“아....”
“사람이 좋아서 욕심두 없어서 그냥... 싼 값에 내놓구... 부동산에두 말두 안한겨.. 그냥 동네 사람들헌티 살 사람있음 팔아서 냉중에 돈 부쳐 달라고 하고... 저기 김제로 내려가 부렀어.. 에구... 이런 사람들은 복받아야 되는 겨...”
아주머니의 안내로 집안 구석구석과 마당을 살펴보니 혜령의 마음에 쏙 들었다. 물론 지은도 맘에 드는지 어느새 잠에서 깬 준형이 마당을 뛰어 다니자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혜원은 올라오는 길이 힘들어서 인지 쀼루퉁 했지만 넓은 집과 마당이 싫지는 않았다.
“이 집 얼마에 내놓으신 거예요?”
“긍께... 잉.. 이억오천만원인가...? 육천만원인가? 이런집 이 돈 가꾸 구경도 못해...”
혜령은 아주머니의 입에서 나오는 집값에 자신이 준비한 액수와 차이가 나자 난색을 표했다. 그러며 집과 아주머니를 번갈아 쳐다보며 아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왜? 돈이 모자릉겨? 에구... 그넘의 은행 빚만 아니문... 좀 어떻게 해보건는디... 딱 그게 은행 빚이랴... 그래서 더두 덜두 받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했는데.. 얼마나 모자른겨?”
“한 팔천만원 정도요...”
“어이구야... 많이 모자르네... 이걸 으?다.. 집은 맘에 들구?”
“네.. 너무 좋아요.. 아이도 있어서 마당이 있었으면 좋게 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맘씨 좋은 아주머니도 어찌 해볼 수 없기에 안타까운 얼굴을 하며 아쉬워했다. 혜령도 지은도 모처럼 맘에 꼭 드는 집을 봤는데 모자라는 돈 때문에 아쉬웠다.
“저... 누나?..”
“응! 왜 민혁아..”
“나한테 돈이 좀 있는데... 내가 좀 보태면 될 꺼 같은데...”
“에이.. 아니야.. 내가 어떻게 니 돈을 써...”
혜령은 민혁의 말에 속으로는 좀 보태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지만 입으로는 그럴 수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때 혜원이 대화에 끼어들며 말했다.
“그럼... 집두 넓으니까... 오빠가 전세로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같이 살면 되겠네..”
“으잉... 그런 수가 있었네 그랴... 그라문... 빌리는 것 두 아니니께... 그렇게 햐”
혜원의 말은 민혁이 혜령과 지은과 혜원이 사는 집에 같이 살게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고 그동안 바쁜 일정 때문에 서로 얼굴 보기도 쉽지 않았던 민혁을 한집에서 매일 보게 된다면 혜령은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기에 망설였다. 특히 지은도 사별한지 이년이 넘은 상태라 그녀 또한 불안했다. 또 혜원은 매일 민혁과의 애정행각을 벌릴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 되겠네.. 누나.. 내가 여기 전세로 들어올게..”
“.....”
“언니 뭘 망설여... 오빠라 같이 살면 좋잖아... 헤헤...”
혜원은 이미 머릿속으로 민혁과 함께 사는 모습을 그리며 행복해 했다.
“지은이는 어떻게 생각해?”
“.... 나야... 뭐 언니가 결정하는 데로 따를게...”
“아니.. 너두 한 가족이니까. 니 생각을 얘기해봐.”
“....사실 아이도 있고... 세 여자만 사는 게 좀 위험하기도 하고....”
“그럼 지은언니도 찬성!”
“아냐.. 아직 찬성이라고 하진 않았어... 아이 교육상 좋을 거란 거지...”
혜령은 말끝을 흐리는 지은을 보며 넓은 집에 여자들끼리는 역시 위험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당선이 된다면 의정활동을 하느라 매일 늦을 텐데 밤길을 두 여자가 다니기에는 좋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다.
“좋아... 그렇게 해... 대신 생활규칙을 만들 테니까 그걸 반드시 지켜야 하고 그걸 어길 때는....”
“오예!!! 찬성! 찬성!”
“잘 생각했어... 나두 혼자 사는 게 적적했었거든...”
이렇게 모두가 찬성하여 맘에 드는 집을 구하게 되었다. 한번 결정이 되자 일사분란하게 계약이 이루어졌고 비어 있는 집이기에 이사 날짜는 지금 사는 전셋집이 빠지는 데로 잡기로 했다. 이렇게 한집에 남자 하나와 여자 셋, 아이 하나가 같이 살게 되었다.
혜령의 아파트는 며칠 되지 않아 신혼부부에게 팔렸다. 이사하는 날, 민혁의 짐과 혜령 일행의 짐이 동시에 새로 구입한 집에 도착했다. 민혁의 짐은 혼자 사는 남자여서 그런지 짐이 많지 않았지만 혜령의 짐은 아침에 시작하여 오후 늦게까지 정리해야 했다. 사실 짐의 양보다는 혜령과 혜원의 잔소리로 큰 가구들이 서너번 자리를 옮겨야 했기 때문에 더욱 늦어진 것이다. 새로 이사한 집은 1층에 넓은 거실과 주방, 욕실, 큰방 두 개와 그보다 약간 작은 방 하나가 있었다. 2층에는 거실과 욕실, 큰방 두 개와 넓은 발코니가 있었다. 1층의 큰방은 혜령이, 또 다른 큰방은 서재로, 약간 작은 방은 혜원이 사용하기로 했다. 물론 혜원이 큰방을 차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했지만 혜령의 완강한 거부로 어쩔 수 없이 작은 방을 사용해야 했다. 작은 방의 옆으로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계단 끝에는 이층 욕실과 바로 옆에 큰방은 지은이 준형과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반대편 큰방은 민혁의 차지가 되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짐 정리가 얼추 마무리 되자 그들은 넓은 마당에서 삼겹살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우와!! 나 이런 거 정말 해보구 싶었어!! 콜록 콜록”
혜원이 신이 난 듯 연기가 자욱하게 피는 바비큐 그릴 앞에서 온통 연기에 휩싸인 체 기침을 하며 삼겹살을 굽고 있었고 민혁은 수퍼 주인아주머니로부터 빌려온 야외용 식탁을 설치했다.
“연기는 어떻게 할 수 없냐? 숯불인데 무슨 연기가 그렇게 많이 나?”
“켁! 켁! 몰라... 이거 혹시 중국산 아냐? 켁! 켁!”
혜원은 매운 연기에 줄곧 기침을 해대면서 그래도 신나는 듯 삼겹살을 뒤집는데 여념이 없었다. 민혁이 테이블 설치를 마무리하고 혜원에게 다가가 그녀의 뒤에서 연기가 나지 않도록 뒤적였다. 그가 뒤적이자 신기하게도 연기는 잔잔하게 아래로 퍼지며 숯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오~~ 잘하는데... 진작 좀 해주지? 이제껏 연기 다 마시게 해 놓구...”
혜원이 그의 품속에서 앙탈을 부리며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올려 보았다. 믿음직스러운 사내의 얼굴이 석양의 붉은 빛에 비춰지며 그의 이목구비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의 얼굴에 손을 대며 혜원이 미소를 지었다.
“아유~ 우리 오빠... 잘 생겼다!”
“뭐야! 새삼스럽게...”
어느새 민혁도 혜원에게 공주병이 옮았나 보다. 그를 올려다보는 혜원의 눈빛에서 그는 행복을 느꼈다.
“저기! 고기 다 타거든... 이 집에서 애정행각은 자제해 줬으면 해... 그리고 생활규칙 1조에도 지나친 애정행각 적발 시 퇴거 조치된다고 했을 텐데...”
혜령이 지은과 주방에서 챙겨온 각종 밑반찬과 주방도구들을 들고 나오며 짐짓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민혁과 혜원이 화들짝 놀라 떨어졌고 언제 그랬냐는 듯 애꿎은 삼겹살만 뒤적였다.
“그렇게 자꾸 뒤적이면 고기 맛 없어!”
지은이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혜원아... 이건 내가 할게... 넌 언니들 도와드려...”
혜원은 민혁의 말에 눈을 흘기며 테이블 쪽으로 갔다. 민혁이 고기를 굽는 동안 여자들은 무슨 재미있는 얘기라도 했는지 깔깔거리며 웃었고 이따금 민혁 쪽을 쳐다보기도 했다. 그런 그녀들의 얼굴에 행복함이 묻어 나왔다. 민혁이 노릇하게 구워진 고기를 들고 테이블로 다가가자 갑자기 그녀의 말소리가 끊겼다.
“워... 뭐야?! 내 흉보고 있었던 거야? 이거 갑자기 소외감이 느껴지는데?”
“크크크”
“뭐야?! 혜원아... 무슨 얘기했어?”
“아냐! 아냐... 아무 얘기도 프크크크...”
혜원이 손사래를 치며 부인 했지만 뒤에 이어진 웃음소리가 더욱 궁금함을 유발했다.
“칫! 안되겠군... 준형아! 너도 남자지? 그러니까 삼촌 편해야해? 이모들하고 엄마하고 무슨 말하고 있었니?”
민혁은 그가 내려놓은 고기 접시에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오가는 준형을 향해 동조를 구했다.
“잘 모르는데... 삼촌하구 초콜릿하고 그런 얘기했어...”
준형은 민혁을 보지도 않고 열심히 고기를 탐하며 말했다. 아마도 그의 몸을 두고 하는 말 같았다.
“어머! 준형이도 남자라고 삼촌 편 드네... 호호호”
지은이 준형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귀엽다는 듯이 어깨를 흔들어 주었다.
“언니가 오빠.. 처음 집에 왔을 때 잠자는 모습을 봤거든... 그래서 그걸 다 본거야... 크크크...”
“아니... 그럼... 그때... 나... 홀딱 벗고 있었는데 다 본거야? 누나?”
민혁은 놀라는 표정으로 혜령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의 알몸은 그 다음날 혜령이 또 보았다는 것은 혜령과 민혁만의 비밀이었다.
“응.. 다...”
혜령의 얼굴을 붉히며 상추쌈에 고기를 얹으며 말했다.
“어우.. 뭐야... 그럼 나만 민혁씨 몸을 못 본거야?”
지은이 아쉬운 듯 민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그녀의 눈에는 삼십대의 농염한 눈빛이 흘렀다. 혜원의 옆에서 고기를 먹던 민혁은 그녀의 눈빛을 보지 않고도 느낄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남편과 사별한 후 몇 년간을 독수공방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눈빛은 더욱 강렬했다. 그러나 곧 민혁은 자신에게 꼬치는 농염한 눈빛이 지은만이 아니란 걸 느꼈다. 혜원은 드러내 놓고 끈적끈적한 눈길을 보내고 있었고 혜령도 힐끗거리긴 했지만 그때마다 농익은 여인의 눈빛이 느껴졌다.
‘휴~ 이거 내가 잘못한건 아니지 몰라....’
민혁은 그녀들의 눈빛을 의식해서인지 서둘러 그릴 쪽으로 몸을 피했다. 그렇게 그들은 어둠이 내려앉을 때까지 히히덕거리며 새집에서의 만찬을 즐겼다. 만찬이 끝날 무렵 그들은 술기운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오빠! 뭐....해?”
바비큐 파티를 끝내고 각자 자신들의 방으로 돌아간 후 민혁은 발코니에서 홀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혜원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았다. 어느새 그녀는 귀여운 캐릭터 그림이 그려있는 파자마로 갈아입고 깜찍하게 웃고 있었다.
“아~~ 좋다! 이렇게 오빠하고 같이 지내다니.... 꿈만 같아!”
혜원이 팔짝 띠며 그의 팔에 매달렸다. 그녀의 젖가슴이 그대로 민혁의 팔뚝에 느껴졌다. 민혁은 그녀가 브라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팔뚝에 느껴지는 단단하게 선 젖꼭지로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민혁이 쳐다보던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많지는 않았지만 희미하게 별빛이 반짝였다.
“혹시... 아내 생각하고 있었어?... 많이 보고 싶겠다...”
혜원은 밤하늘을 바라본 체 읊조리듯 말했다. 민혁도 하늘을 바라보았다.
“저기 어딘가에 있겠지?... 보고 싶어... 오빠의 아내...”
혜원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엔 투명한 이슬이 맺혀 있었다. 민혁은 저 머나먼 반대편 우주의 어딘가에 연아가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그런 그의 모습에 혜원이 살며시 발끝을 세워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민혁은 자신의 입술에 느껴지는 촉촉한 혜원의 입술이 마치 연아의 입술같이 느껴졌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팔로 두르고 자신 쪽으로 끌어안았다. 두 개의 입술은 빈틈도 없이 비벼지고 그의 팔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헉.... 오빠...”
그녀의 입에서 숨이 몰아 나왔다. 정신없이 입술을 탐하던 민혁이 눈을 떴다. 그의 눈앞에는 연아가 아닌 혜원의 모습이 보였다.
“미안해... 나도 모르게...”
“괜찮아... 오빠... 연아씨라고 했지? 오빠 아내?”
“응...”
“어떻게 생겼어? 나도 보고 싶어...”
“... 너랑... 닮았어... 긴머리... 맑은 눈동자... 너를 보고 있으면... 연아가 생각나...”
“그렇구나... 그래서 오빠가 날 사랑하는 걸까? 아내와 닮아서...”
혜원의 눈에 살짝 아쉬움이 비쳤다.
“아니... 물론 처음 봤을 땐... 너한테서 연아의 모습을 발견하곤 나도 놀랐어... 하지만 사랑을 느낀 건 네 모습이야...”
“....”
그녀의 눈이 그에게 뭔가를 갈구하듯 올려다보고 있었다. 민혁은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이번엔 연아로써가 아닌 혜원이로써 그녀에게 진심으로 키스를 하고 있었다. 혜원의 입술이 열리고 공간이 생겼다. 그 공간으로 민혁의 혀가 들어가 숨겨진 보석을 찾기라도 하는 냥 이리저리 헤매다 마침내 그녀의 혀를 찾자 서로 얽히며 서로의 타액을 나누웠다.
“하아~ 하아~”
잠시 두 입술이 떨어지자 그녀의 입에서 뜨거운 숨이 흘러 나왔고 그녀의 혀가 못내 아쉬운 듯 떨어진 그의 혀를 찾아 날름 거렸다. 그런 그녀의 혀를 약 올리며 그의 혀가 살짝 살짝 터치를 해주자 안달이 난 그녀가 그의 입술을 삼켰다. 사정없이 자신의 혀를 그의 입속에서 흔들며 그녀는 그의 머리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을 주어 더욱 끌어안았다. 그의 손이 파자마 상의의 단추를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갔고 이내 단추가 모두 풀린 상의는 그녀의 탱탱한 젖가슴을 드러 내놓았다. 살포시 그녀의 젖가슴을 손바닥 전체로 감싸 쥐는 그의 손길에서 시작된 짜릿함이 온몸으로 퍼졌다.
“아흑... 아아... 따뜻해...”
초가을 날씨의 싸늘한 공기에 노출되었던 그녀의 상반신에 그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졌다. 그 손길은 그녀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다 젖꼭지를 비벼주었다. 혜원은 민혁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체 자신의 젖가슴이 가져다주는 뜨거움을 입으로 토해내고 있었다. 그의 손바닥이 허리를 거쳐 배꼽을 쓰다듬다가 파자마 속으로 파고들었다.
“어? 없네? 안 입었어! 팬티?”
“... 아까 샤워하고 귀찮아서...”
그는 그녀가 핑계를 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곳에 올라 올 때 아예 작정하고 올라온 것일 것이다. 털이 없는 미끈한 그녀의 둔덕을 쓰다듬던 손바닥이 더 아래로 내려가 골짜기 속의 진주를 찾기 위해 손가락을 세웠다. 이미 그녀가 쏟아놓은 보짓물로 미끈거리는 골짜기 속에서 진주는 찾는 일은 쉬운 것이었다. 고개를 들고 있는 공알을 찾은 그의 손가락이 원을 그리듯 비벼주자 그녀는 더욱 그를 부둥켜안으며 뜨거운 신음소리를 내었다.
“하앗... 아흣.... 하아... 하아... 거길... 만져 주는...게 .... 하아.. 하아... 좋아.. 아아...”
그녀는 다리를 벌려 그가 쉽게 그의 보지를 만질 수 있게 했고 그의 손은 거침없이 그녀의 보지를 유린했다. 그렇게 공알과 보지 구멍을 오가며 그녀를 달뜨게 했던 손가락이 점점 속도를 더하자 그녀가 허리를 뒤로 휘며 사지를 부들부들 떨었다.
“허어엇.... 끄아아앗...으으음...므...”
자신을 휘감았던 쾌감이 조금 사그라지자 그녀는 그의 앞에 앉아 그의 바지 입춤에 불룩 쏟아있는 자지를 쓰다듬다가 지퍼를 열어 그것을 끄집어냈다. 그의 자지는 여지없이 그 위용을 자랑하며 끄덕였고 그런 그의 자지를 입에 품었다. 소리 나게 위아래로 빨며 양손으로 기둥을 잡고 입의 움직임에 맞추어 위아래로 흔들었다.
‘쯔압.... 쯔압.... 쩝... 끄쩍.... 끄쩍...’
그의 자지를 타고 침이 흘러 내렸고 그녀는 그럴 때마다 혓바닥으로 그것을 핥아 먹으며 빨아 대었다. 입을 뗀 혜원은 자지를 마치 싸울 상대를 바라보는 격투기 선수처럼 노려보며 양손으로 기둥을 잡고 쥐어짜듯 위아래로 훑어 주었다. 그녀의 침으로 흥건히 젖은 자지는 매끄럽게 그녀의 손아귀에서 문질러졌다.
“하앗... 흑.... 허억...”
그의 입에서도 몰아쉬는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민혁은 그녀가 완전히 자신에게 익숙해 졌다는 것을 느꼈다. 이젠 그녀는 까무러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까무러치게 했던 쾌감을 모두 받아들이며 느꼈고 때론 그가 자신의 컨트롤을 잃을 정도로 능숙하게 애무를 하기도 했다. 지금 그녀의 이런 애무가 그를 정신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민혁은 씩씩거리며 자지를 훑고 있는 그녀를 일으켜 세워야 했다.
“헤헤... 이젠... 나도 만만치 않지?”
그녀가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좋아! 그럼... 내가 공격할 차례...”
민혁이 그녀를 뒤로 돌려 난간을 붙잡게 하고 엉덩이를 뒤로 뺐다. 파자마를 무릎께까지 내리고 보짓물에 번들거리는 보지를 양손으로 벌렸다. 그리고 자신의 자지를 그 속에 단숨에 뿌리까지 쑤셔 넣었다.
“아흣.... 아앙..”
찌걱 찌걱 질쩍 찔쩍.
단번에 쑤셔진 자지가 앞뒤로 움직이며 조용한 한밤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울림에는 사내와 여자의 거친 숨소리와 신음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울렸다. 그런 그들의 소리를 귀기울여 듣고 있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발코니로 나가는 이층 거실의 커튼 뒤에 또 다른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아아... 저... 자지가... 아아아아... 날 쑤셔 주었으면... 아아아아...”
그 신음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지은이었다. 준형을 재우고 샤워를 마친 지은이 눈에 민혁이 혜원의 뒤에서 자지를 쑤셔 박는 것을 들어왔고 커튼 뒤에 숨어 그들의 행위를 숨죽여 바라보다 이윽고 스스로 자신의 보지를 쑤셔대며 신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원피스를 허리까지 들어 올려 자신의 보지를 드러낸 체 시선은 민혁과 혜원에게 고정하고 손가락으로 보지를 쑤셨다. 지은의 눈에 민혁과 혜원의 체위가 바뀌었다. 뒤에서 박는 것은 그대로 였지만 발코니 옆으로 혜원의 몸을 돌려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는 민혁의 자지가 보지를 쑤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들어났다. 지은은 자신에게 더 잘 보라는 듯 체위를 바꾼 민혁과 혜원의 모습에 왠지 들킨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의 눈에 세차게 보지를 쑤셔 박는 민혁의 자지를 보자 그녀는 세 개의 손가락을 모아 쑤셔 넣고 있었다.
“아앙... 너무해... 보란 듯이 하고 있어... 아앙... 저 굵은 좆이... 아아아아.. 저게 내 보지를 쑤셔 준다면... 아흑....”
지은은 이제 자신의 상상과 눈앞은 모습이 오버랩 되며 마치 자신의 보지를 민혁의 자지가 쑤셔 박고 있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민혁은 조금 전부터 다른 사람의 인기척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것이 지은이란 것을 알았다. 민혁도 이미 지은에 대해서 혜령에게 누차 들었기 때문에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동안 사내와의 섹스가 무척이나 그리웠을 것이다. 오로지 아이를 위해 살았던 몇 년간 그녀는 숫한 밤을 자신의 손에 외로움을 달랬을 것이다. 민혁은 그런 그녀를 위해 자세를 바꾸어 지은이 보다 잘 볼 수 있도록 했다. 한쪽 다리를 들어 자신의 허리에 걸치고 보지와 자지를 더욱 잘 보이도록 했다. 거실의 불빛에 적나라하게 들어난 삽입 장면으로 지은은 지금 뜨겁게 달궈 졌을 것이다.
“아흑... 어어엉.... 아흣... 아아...하아아앗.... 꺼어어억...”
혜원이 몇 차례의 절정 후에 최후의 절정에 오르며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 자연히 그녀의 보지에서 빠져 나온 자지는 번들거리는 보짓물을 뒤집어 쓴 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헉... 저게... 아아...아아앙...”
지은이 온전한 그의 자지가 눈에 들어오자 눈을 휘둥그레 뜨며 한동안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혜원아... 빨아줘..”
“으으으....응...”
혜원이 축 쳐진 사지를 이끌어 그의 앞에 앉아 자지를 입에 물었다. 아무리 단련이 되었다고는 하나 최후의 절정까지 맛본 상태였던 혜원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자지를 빨 수 없었다. 민혁은 혜원의 입을 떼고 자신이 스스로 마스터베이션을 하며 흔들었다.
“혜원아... 입 벌려... 오늘은 네 입속에 싸고 싶어...”
“응.. 오빠... 내가 먹어 버릴꺼야... 아아~”
혜원이 그의 자지 앞에 입을 크게 벌렸고 민혁은 흔드는 손의 속도를 높였다.
“끄억... 끅...”
이윽고 그의 자지에서 좆물이 뿜어졌고 그것은 혜원의 입속에 정확하게 들어갔다. 그러나 이어져 뿜어대는 좆물은 그녀의 얼굴 이곳저곳에 튀었다. 민혁이 사정을 하는 그 순간 또 한사람도 절정을 맞아 달뜬 신음을 내뱉으며 사지를 쭉 뻗었다.
“나... 가.... 간다구... 아흣....흐헉... 힉....힉....힉...”
그녀의 보지속을 쑤시던 세 개의 손가락은 그녀가 흘려낸 보짓물에 흠뻑 젖은 체 보지를 짓누르고 있었다. 거세게 몰아쳤던 절정의 파도가 잔잔해 질 때까지 지은은 그대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아웅... 이 아 가드이 사네... 꿀꺽....”
혜원이 입속에 가득한 좆물을 머금은 체 말을 하다 단번에 삼켰다. 민혁의 좆물은 처음 먹어본 것이다. 비릿하면서도 샥스핀같이 말캉했다. 입속에 그의 좆물 향기가 퍼졌다. 혜원은 얼굴에 튀 좆물을 찍어 손가락으로 만져보았다.
“히야~ 이게 뭉쳐 다녀.. 굉장히 미끄럽고... 찐득 찐득하네.. 쪽”
그렇게 만지던 손가락을 입으로 쪽 빨아 먹고 나머지 얼굴에 튀 좆물을 그렇게 빨아 먹었다. 그리고도 민혁의 자지 끝에 맺힌 좆물이 보이자 그의 자지를 입속에 품어 뿌리 끝에서부터 쭉 끌어 올리며 마지막 한방울까지 쪽쪽 빨아 먹었다.
“아.... 맛있다... 진작 먹을걸... 그동안 다 버렸잖아....”
“으악... 이젠 그 맛을 알았으니... 남아나질 않겠네..”
“흐흐흐... 또 먹구 싶다...”
“이보세요.. 아가씨.. 아가씨가 벌써 좆물 맛에 들리면 안된다구...”
“먹으랄 땐 언제구 이제 와서.. 안된다니..? 또 줘.. 응?”
혜원은 그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자지를 덥석 물고는 좀 전처럼 양손으로 기둥을 잡고 흔들었다.
푹컥... 푹컥... ?.... ?....
좆물을 먹겠다는 신념하에 그녀의 동작은 크게 움직여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자지를 빨았고 그의 달아 오른 귀두는 그녀의 혀 놀림에 금세 부풀어 올랐다. 그와의 첫 경험에서는 목 속으로 그대로 사정했던 탓에 맛을 잘 몰랐었던 혜원은 그가 사정을 할 기미를 보이자 입을 벌린 체 양손으로 흔들어 대었다.
찌이익... 찌익... 찌익..
다시 그의 자지에서 좆물이 뿜어 졌고 고스란히 그녀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이미 한번의 사정을 했음에도 그의 좆물은 입속을 가득 매우고도 넘쳐 입가로 흘러나왔다. 흘러나오는 좆물을 한손으로 받으며 입속을 가득 매운 좆물을 음미하듯 천천히 굴리다가 삼켰다. 그리곤 자신의 손에 받아진 좆물을 혀로 깨끗하게 핥아 먹고 그의 자지에 남아 있는 좆물까지 말끔히 빨아 먹고 나서야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헤~ 맛있다...”
커튼 뒤의 지은도 입맛을 다시며 그의 자지를 대신해 번들번들한 보짓물을 흠뻑 머금은 자신의 손가락을 빨았다.
“오빠... 나... 오빠라 같이 잘까?”
“혹시... 밤새도록 좆물 먹겠다고 달려드는 건 아니지?”
“헤~ 모르지...”
“제발... 그리고 언니가 알면 난 쫓겨 난다구...”
혜원은 자지를 토닥거리며 아쉬워하다 체념한 듯 바지 속에 넣어 주고 일어섰다.
“알았어... 아~웃!”
혜원이 일어서며 기지개를 폈다.
“오늘 많이 피곤했나봐...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네... 나 그럼 내려갈게.. 내일 봐...”
혜원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섰다. 민혁은 아직 지은이 그대로 있다는 걸 느끼고는 혜원의 팔을 낚아채며 돌연 키스를 했다.
“아?...”
지은이 들어갈 시간을 벌어주기 위함이었다.
“사랑해...”
“나두 사랑해... 오빠”
민혁과 혜원이 나란히 거실로 들어왔다. 이미 지은은 민혁이 벌어준 시간으로 자취를 감춘 뒤였다. 혜원은 윙크를 하며 계단을 내려갔고 민혁은 욕실로 들어갔다.
“잘 잤어..? 누나?”
부스스한 얼굴과 헝클어진 머리로 방문을 열고 나오는 혜령을 보고 민혁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응? 민혁.... 일찍 일어났네...? 으으읏차! 어제 무리 했나봐? 넌 괜찮아..?”
“응.. 근데... 누나.. 좀 썰렁하지 않아?”
“응? 왜?..............으아아아아아악!”
혜령은 예전의 집에서처럼 아무것도 입지 않은 체 알몸으로 방을 나왔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알몸을 깨달을 때까지 민혁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심지어 기지개를 편다고 허리를 뒤로 젖히기까지 했다. 그녀는 이미 민혁에게 모두 보여줬던 젖가슴과 보지를 감싸며 후다닥 방으로 들어갔다.
“진작 말을 했어야지! 응큼하긴...”
“누나가 말할 기회를 안줬잖아. 뭐...”
민혁은 아침부터 농염한 여체를 본 것에 흥이 났는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며 아침을 준비했다. 은은한 계란북엇국이 끓으며 온 집안에 퍼졌다. 이번엔 작은 방문이 열리며 혜원이 기지개를 펴며 나왔다.
“으아아앗! 아~ 맛있는 냄새...”
민혁은 얼굴을 푹 숙이며 낮게 읊조렸다.
“이 집구석은 홀딱 벗구 다니는 게 내력이가...?”
“뭐? 뭐라구? 뭐라구 했는지 못들었어..”
“아니.. 뭐라도 걸치고 나오는 게 좋지 않겠어?”
민혁이 체념한 듯 하는 말에 혜원은 오히려 자신의 몸매를 과시하며 다양한 포즈를 잡는다.
“어때? 아침에 보는 내 알몸? 역시 섹시하지?”
“야! 너! 빨리 옷 입구 안 나올래?”
민혁이 버럭 화를 내며 윽박지르자 그제야 입을 삐죽이며 그녀가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휴~ 하지만.... 마지막을 기다려 보겠어... 과연 지은누나는...?”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층에서 부리나케 뛰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쿵 쾅 쿵 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