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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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동안 잠이 들어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민혁은 자신을 누르고 있는 압박감에 몸 위로 손을 올려보고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민혁의 눈에 들어오는 검은색 머리결... 민혁은 잠시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몸위에 있는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그의 기억대로라면 지금 몸위에 있는 저 검은색의 머리결은 자신의 아내인 연아의 것이어야 했다.

"아웅.. 잘 잤다..."

드디어 검은색 머리결을 갖고 있는 존재가 그것을 들어 올리며 어린 아이처럼 배시시 웃는다. 연아였다. 민혁은 그제서야 현실을 깨달았다. 아내와의 섹스... 그리고 깊은 수면의 나락...

"응.. 잘 잤어..?"

"네.. 당신은요..?"

"잘 잤어.. 근데 우리가 얼마나 자고 있었던거지..? 아차... 출근해야하는데.. 몇시야..?"

민혁은 늦잠을 잔 자신을 책망하며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눈에 들어오는 관경은 자신의 집과는 상당히 다른 곳이었다. 햐얀 벽이 사방을 두르고 방의 중앙 침대에 덩그러니 자신과 아내가 누워있었다.

"여기는...? 연아야.. 나 출근..."

"뭐예요.. 아까 그렇게 설명해 줬는데.. 그세 다 잊었어요..?"

민혁은 연아가 얘기하는 아까의 설명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그렇다면...'

"어.. 방이 옮겨졌네.. 우리가 자고 있는 사이에 방을 옮겼나봐요.."

민혁이 볼 때는 온통 하얀 방이라서 그 차이를 느낄 수 없었지만 분명 좀전과는 다른 것이 있었다. 자신을 묶고 있던 침대가 사라지고 큐션감이 좋은 침대위에 누워 있었고 팔과 다리도 더 이상 속박되어 있지 않았다.

"그럼 그게 사실이란 말야..?"

"어휴.. 아직도 모르겠어요..?"

민혁은 기억을 더듬어 좀전의 아내가 들려준 얘기를 찬찬히 떠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민혁은 머리는 자신의 하복부에서 느껴지는 쾌감으로 인해 이내 헝클어져 버렸다.

"아아.. 이게 아직도 들어와 있네...?"

연아는 생글거리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고 그녀의 움직임으로 인해 민혁의 생각을 방해했던 쾌감의 이유가 그것때문이란 것을 알았다. 여전히 그 위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자지는 연아의 보지속에서 꺼떡거리고 있었다. 연아의 입술이 민혁의 입술에 덮여왔다. 그리고 이내 부드럽고 감미로운 이물질이 민혁의 벌어진 입속으로 들어와 입안 구석구석을 휘져었고 민혁도 자신의 입속에 침입한 이물질을 잡기위해 혀를 굴렸다.

"아아.."

민혁은 자유로와진 자신의 두팔로 연아를 꼭 안으며 자신의 입속을 침입한 이물질을 몰아내고 역으로 연아의 입속에 자신의 혀를 침입시켰다. 민혁은 새삼 자신의 가슴에 느껴지는 연아의 탄력적인 유방을 느꼈고 그것을 보기위해 연아의 상체를 들어 올렸다. 아담한 크기의 수밀도가 민혁의 눈에 들어왔고 그것을 탐하고 싶은 자신의 의지대로 양 손으로 유방을 감싸쥐었다.

"아응..."

부드럽고 탄력있는 느낌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졌고 점점 단단해지는 젖꼭지는 식탐을 유발시켰다. 민혁은 상체를 일으키며 맛있어 보이는 젖꼭지를 한 입에 배어 물었다. 그리곤 입안에서 사탕을 녹여 먹듯 이리 저리 굴려댔다.

"흐.. ?.."

앉은 자세에서도 그녀의 허리는 멈출 줄 모르고 앞뒤로 흔들리고 있었고 연아는 위 아래에서 느껴지는 쾌감으로 민혁의 머리를 꼭 껴안아 더욱 자신의 유방에 밀착시켰다.

"아앙웅.. 좋아.. 벌써.. 갈꺼 같아.. 아훗..."

"안돼지.. 아직.. 난 당신의 보지를 맛보지 못했어.."

젖꼭지에서 입을 뗀 민혁은 그녀를 안아 눕혔다. 이제 연아가 밑에 눕고 민혁이 그녀를 위에서 처다보는 자세로 바꼈다. 상체를 세운 민혁은 자신의 자지가 파묻혀있는 연아의 보지를 쓰다듬으며 이미 번들번들해진 그녀의 공알을 찾았다.

"이걸 맛봐야 한단 말야.."

"아..아.. 그러지 말아요.. 챙피해요..."

민혁은 천천히 연아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내었다. 늠름한 자지가 빠진 보지는 여전히 자지가 박혀있었던 만큼 벌어져 오물 거리며 빠져버린 자지를 못내 아쉬어 하는 듯 했다. 민혁은 연아의 보지에 얼굴을 박고 혀로 공알을 건들었다.

"아..흑.. 윽... 난... 거기..를.. 그렇게.. 하면.."

"그렇게 한다니.. 어떻게 하면..?"

민혁은 연아를 놀리듯 입을 떼고 대신 손가락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며 약올리듯 공알 주변을 문질렀다.

"아이.. 아.. 몰라... 빨리.. 아..."

"빨리 뭘...? 말해줘야 알지.."

"아.. 제발.. 해줘요.. 아아.. 당신이 그렇게 말하니까.. 더 미칠것 같아.."

"그러니까 말해봐.. 뭘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데...?"

이런 야릇한 대화가 연아를 더욱 미치게 만들고 있었고 어느새 한쪽 유방을 움켜지며 다른 한손으로 공알을 만지기위해 보지 근처로 내렸다. 하지만 민혁의 방해로 그것조차 여의치 않자 결국 울부짓으며 외쳐버렸다.

"아응.. 빨아줘요.. 보지를... 공알을... 빨아줘요.. 제발..."

"응.."

그녀의 처절한 애원에 민혁은 다시 공알을 입에 물고 빨아 대며 입속에서 혀로 공알을 핥아대었다.

"아아.. 읔.."

그녀는 근질거렸던 공알을 핥아 주자 허리를 활처럼 휘며 한쪽 손에 쥐고 있던 유방을 더욱 비틀고 한손으로 민혁의 머리를 눌렀다. 어느새 보지구멍에서는 질펀한 보짓물을 흘러내리고 있었고 연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연신 벌렁거리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민혁은 흘러 내리는 보짓물을 혀로 핥아올려 자신의 입속에 담아 그녀의 위로 올라갔다. 그리곤 벌어진 연아의 입에 그 애액을 흘려 넣어주었다.

"맛있지.. 난 당신의 보짓물이 너무 맛있어.."

"아응.. 더 줘요.. 더.."

그녀의 애원에 민혁은 입을 맞추었고 이미 보지구멍에 맞춰진 자지를 쑥 밀어 넣었다. 미끌한 느낌으로 단번에 뿌리까지 모두 박혀버렸다.

"헉.. 어... 어아. 으.."

"당신이 너무 많이 싸서 한번에 끝까지 들어가버렸는데.."

"아웅.. 너무 좋아.. 앙.."

민혁은 이미 절정의 문턱에 있는 연아와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상체를 세우고 그녀의 다리를 어깨에 올리고 허리를 붙잡았다. 연아는 곧 닥쳐올 공격에 사뭇 긴장한 듯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입술을 깨물었다.

"자.. 이제 간다.."

"와요.. 빨리.. 박아줘요.. 아.."

민혁의 허리가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는가 싶더니 이내 속도를 높이며 쑤셔대었다. 그의 움직임에 연아의 두 다리는 치켜올리고 고개를 뒤로 저쳤다.

"아응.. 어...흐... 가요.."

"으.."

연아는 자신의 모든 구멍을 개방한 채 간헐적으로 배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며 숨을 멈췄다. 민혁은 그런 그녀의 보지를 마지막으로 세게 밀어부치고 번들거리는 자지를 빼내어 그녀의 얼굴로 가져갔다.

"먹고 싶지 않아..?"

민혁은 그녀의 얼굴 앞에서 자지를 훑어대며 말했다. 연아는 얼굴 앞에서 자신의 보짓물이 흠뻑 젖은 번들거리는 민혁의 자지를 덮석 물고 빨아댔다.

"웅.. 어서 싸줘... 음.... 음..."

민혁은 연하의 음탕한 말에 반응하듯 힘차게 좆물을 쏘았다.

"헉...윽..."

연아는 민혁의 자지에서 솟아져 나오는 좆물을 입안 가득히 머금고 조금이라도 더 짜내려는 듯 기둥을 잡고 흔들었다. 더 이상 사정의 기미가 안보이자 그제야 입을 땐 연아는 자랑스러운듯 입을 벌려 자신이 받아낸 좆물을 민혁에게 보였다.

"윽.. 그렇게 많았나..?"

꿀꺽..

큰 목넘김으로 한번에 삼켜버리고 생글생글 웃는 연아가 사랑스럽게 보였다.

******

잠시 후, 민혁과 연아는 전신이 온통 하얀 유니폼을 입고 복도를 걸으며 재잘거렸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당신 고생 좀 할꺼예요.."

"무슨..?"

"훈련을 해야죠.. 우리의 사활이 걸려있는 일이니까..."

"난 아직도 모르겠어.. 이해가 되질 않고..."

"잉.. 그렇게 지난 밤에 설명을 해줘도 몰라요.."

그녀는 갑자기 우는 시늉을 하며 휙 돌아섰다. 당황한 민혁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쥐며 그녀를 달래려고 애를 썼다.

"아냐 아냐.. 알아.. 다 알아.. 열심히 할께.. 제발 울지마..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잖아.."

몇몇의 사람들이 민혁과 연아를 보며 웃거나 신기한 듯 쳐다 보기도 하며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민혁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단지 틀린 것은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 있었다. 동양인, 서양인, 유럽인, 검은 눈, 파란 눈, 갈색 눈, 노란 머리, 빨간 머리, 검은 머리... 지구 상의 모든 인종을 모아 놓은 것 같았다.

겨우 연아를 달랜 뒤, 그들이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넓은 스크린이 있는 마치 극장 같은 곳이었다. 연아는 이곳에서 자신들의 문명에 대해서 알려줄 것이라고 설명하곤 그를 남겨두고 어디론가 나가 버렸다. 덩그러니 넓은 장소에 혼자 남겨진 민혁은 이리저리 둘러보며 서성대고 있었다.

'어쨌건 시작해보자..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무대 쪽에서 사람의 인영이 나타났다. 하얀색 복장을 한 노란색 머리카락을 길게 내린 여자였다. 그녀가 어디로 언제 들어와 저기에 섰는지 민혁은 신기해하며 그녀를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 다가갔다. 그녀는 방긋 웃는 얼굴로 반갑게 민혁을 맞이해 준다.

"안녕하세요. 전 당신에게 이곳의 역사와 문명을 설명할 로리엔입니다. 그쪽에 편안하게 앉으시면 시작하겠습니다."

사무적인 어투지만 그녀의 미소로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 민혁이 자리를 잡고 앉자 갑자기 그녀가 작아지며 중앙에 과학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은하게가 펼쳐졌다. 민혁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금방까지도 자신보다 키가 커보이던 여자가 순식간에 작아졌고 광할한 우주가 그의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놀라셨죠..? 이건 홀로그램입니다. 제 모습도 홀로그램으로 처리된 모습니다. 지금부터 이 은하계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홀로그램으로 저러게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민혁은 믿기지 않았다. 확실히 연아가 얘기했듯 과학기술은 상당한 수준인 것 같았다.

그녀의 설명으로 시작된 영상은 자신들은 문명과 역사, 사상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두루 설명하며 설명과 함께 보여지는 영상은 민혁의 눈을 사로잡았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의 번식 방법이었다. 일반적인 성생활은 완전한 쾌락위주의 관계였고 성관계로 인한 번식을 할 수 없었다. 자가 복제 방식으로 매년 일정량의 번식만을 우수한 인자들을 결합하여 종족 자체를 향상시켰고 그래도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행성 개발를 꾸준히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마치 민혁이 알고 있는 중세의 신대륙 발견과 같이 그들은 전 우주에서 자신들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아내고 정복하고 있었다. 민혁은 편안한 의자에 파묻혀 있다금씩 오른 쪽 팔걸이 부근에서 나오는 음료와 먹거리를 먹어가며 로리엔의 설명에 빠져 있었다.

이렇게 그는 반대쪽 지구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매일같이 로리엔의 설명과 연아의 안내로 도시 내를 구경하며 점차 이곳 생활에 익숙해져갔다. 또한 밤마다 연아와의 뜨거운 섹스는 그에게 늘 만족감을 줬고 즐거운 일이었다. 그녀와 섹스를 하면서 새롭게 알게된 것은 자신의 자지에 장착된 특수한 기능이었다. 민혁은 자신의 의지로 30Cm까지 길이를 조절 할 수 있었고 두께 또한 직경 8cm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거기에 자신의 조절에 따라 바이브레이터처럼 부르르 떨리게 하거나 여성의 질구 내에서 미세한 전류를 방전시켜 기분 좋은 짜릿함을 줄 수도 있었다. 또한 기둥의 특정 부분을 부풀려 마치 구술을 박은 것과 같이 기인한 모양을 만들 수도 있었다.

그렇게 1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민혁도 이곳 생활에 익숙해졌고 새로 시작한 무술 훈련과 전투 훈련을 그의 몸을 힘들게 했지만 아침 저녁으로 섭취하는 음식물로 인해 몸살이 나는 일을 없었다. 무술 훈련은 민혁이 알고 있는 쿵후와 합기도가 결합된 것처럼 매우 즉흥적으로 자신의 몸으로 다가오는 모든 위협을 막아내고 효과적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실전 무술이었다. 어떤 형식은 없었지만 동작 하나하나가 매우 유연하고 상당한 파괴력을 갖고 있었다. 전투 훈련은 주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민혁의 눈에 익숙한 칼이나 활 등 고대 무기들은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지만 이곳의 현대 무기들은 처음 보는 것들이어서 다루는데 꽤 애를먹었다. 레이져 같은 빛을 발사하거나 전류를 쏘아대고 아주 작은 구술을 발사하여 엄청난 폭발력을 내는 등 민혁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무기들이었다.

"저.. 교관님.."

"네.. 말씀하세요."

민혁의 부름에 물을 마시던 짧은 단발 머리의 여자가 뒤를 돌아 보았다.

"혹시여.. 만약 제가 반대쪽 지구로 돌아갈 때... 이 무기들도 가져가나요..?"

".... 잠깐만요.. 저도 그건 잘... 알아볼께요.."

그녀는 곧 팔을 들어 손목에 차고 있던 조그만 송수신기를 켰다.

"의장님... 네.. 민혁님이 반대쪽 지구로 돌아갈 때 이곳 무기들을 가져갈 수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 문제가 있었군요.. 이곳 무기들은 반대쪽 지구로 가져갈 수 없습니다. 이동 중에 폭발의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민혁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럼 이 무기들에 대한 훈련이 무의미하지 않습니까?"

'어째서요..?'

의아한 듯 의장은 물었다.

"반대쪽 지구에는 이런 무기가 없습니다."

'아... 그래요.. 그렇군요.. 미쳐 생각 못했습니다. 반대쪽 지구에서도 이런 무기가 있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의장은 난처한 얼굴 빛으로 곰곰히 생각에 빠졌다. 이윽고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민혁님께서 그곳의 무기가 어떻것인지 설명해 줄 수 있습니까? 내 곧 그리로 가지오.'

"네.. 자세한 건 모르지만.."

잠시후, 의장과 몇몇의 사람들이 민혁이 있는 곳으로 왔다. 그리고 민혁이 설명하는 반대쪽 지구에서 사용하는 무기에 대해서 흥미롭게 귀담아 들었다. 민혁은 어려서부터 밀리터리 매니아였기 때문에 나름대로 다양한 무기와 동작 방법 등을 설명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그리고 설명이 잘 안돼는 부분은 민혁의 머릿속의 생각을 투사하여 보여지기도 했다.

한참의 설명이 끝나고 민혁의 설명이 듣던 의장을 포함한 사람들은 잠시 혼란스러워 졌다.

"음.. 매우 미개한 방식의 무기군요.."

"저런 미개한 무기를 사용하는 반대쪽 지구에서 그런 무시무시한 폭발이 있어난다는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어째건 우리의 무기를 가져갈 수 없는 상태에서 더이상 이 훈련은 무의미하다고 판단됩니다. 의장님.."

토론에 참여한 교관이 의견을 내었다.

"그렇군요.. 일단 그의 전투 훈련은 고대 무기만 진행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얘기 해보도록 합시다."

의장과 일행은 교관과 민혁만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덩그러니 남아있는 교관과 민혁은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저.. 그럼 이제 뭘하죠..?"

"흠.. 일단 훈련과정을 손봐야 하니 오늘은 이것을 끝냅시다. 숙소로 돌아가십시오."

"네.."

민혁은 내심 훈련을 안한다는 교관의 말에 쾌재를 불렀다. 그는 서둘러 탈의실에서 간단한 샤워를 마치고 유니폼을 입었다. 훈련을 안한다는 말이 꼭 예전에 학교 다닐때 단축수업과도 같았다. 그는 한달음에 아내가 있는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보니 연아는 보이지 않았다.

'어딜 간거야? 에휴.. 모처럼 질펀하게 놀아보려 했는데...'

그때 자신의 송수신기에 불이 들어왔다. 버튼을 누르니 훈련교관이 나타났다.

"민혁님... 훈련 내용이 변경되었습니다. 새로운 훈련 과정이 잡혔으니 보내드린 위치정보를 확인하시고 그곳으로 지금 출발해주시기 바랍니다."

"네.. 그런데 어떤..?"

민혁의 질문에 교관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을 주저하다 이내 말을 이었다.

"가보시면 압니다... 아.. 그곳에 유나님도 계십니다."

"유나...? 아.. 연아.."

"네.. 그럼.."

교관이 사라지자 곧 다른 화면이 나타났다. 마치 GPS 같이 화살표가 어떤 방향을 가르키고 있었다.

'음.. 이걸 따라가면 되는군..'

민혁은 이리저리 GPS가 알려주는 곳으로 가고 있었고 가는 길에 몇몇의 낮익은 사람들과 가벼운 눈인사도 나누었다. 그렇게 몇분 정도를 더 가다보니 마침내 목적지에 다달았고 자동으로 GPS가 꺼졌다. 그곳은 마치 병원같은 곳이었다. 출입구로 들어가자 기다리고 있던 연아가 마중 나와 있었다.

"아.. 왔어요.. 빨리왔네요.."

"응.. 훈련 과정이 바꼈데.."

"네.. 전투 훈련 대신 당신의 감각 기관에 대한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어요.. 어짜피 이곳의 무기는 반대쪽 지구에서 사용할 수 없으니까요.."

"감각기관...?"

연아는 걸음을 옮기며 설명해 주었다.

"내가 당신에게 몇가지 특수한 장치를 부여했다고 했죠..? 눈, 코, 입, 귀, 피부... 그리고...."

그녀는 말 대신 손으로 민혁의 자지를 움켜쥐었다.

"윽.."

"흐흐흐..."

******

연아의 말로는 민혁의 눈에 장착된 장치로 2km 밖의 물체를 정확하게 볼 수 있고 어두운 곳이나 밝은 곳에서도 사물을 식별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또한 매력적은 눈빛은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그 눈에 빠져들게 하기 충분했다. 먼거리에 있는 사물을 마치 현미경처럼 확대해서 볼 수 있었고 생물학적인 물체를 제외하는 분자구조를 투시할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 민혁은 이 부분을 훈련 받을 때 길을 지나는 일반인들의 나체를 보는 즐거움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자신이나 이곳 센터의 사람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을 투시할 수 없었다.

코에도 2km 떨어진 냄새를 감지 할 수 있는 기능과 한번 감지한 냄새를 추적할 수 있는 기능, 다양한 냄새 속에서 정확하게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기능 등을 갖게 되었다.

귀는 먼곳의 작은 소리까지도 구별할 수 있도록 민감해져 있었고 입은 맛을 세부적으로 감지할 수도 그 성분까지도 구분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었다.

이런 다양한 감각 훈련과 무술 및 체력 훈련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 민혁은 환영인파들이 몰려있는 광장에 서있었다. 그의 옆에는 연아도 함께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광장의 한 부분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하늘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나타나 점점 커졌고 광장에 모인 인파들의 함성도 더욱 커져 갔다. 민혁이 있는 곳은 귀빈석이라 광장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고 그 주위로 인파들이 둘러 싸고 있었다. 민혁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그 불빛의 정체가 커다란 비행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아야.. 저 비행선은..?"

"네.. 신행성개발선이예요.. 여기서부터 빛의 거리로 따지면 150광년 떨어진 곳에서 오는 길이죠.."

"150광년... 그럼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리는 거야..?"

"음.. 아마도 러프구간을 지났다면 15일정도 걸렸을 꺼예요.."

연아가 말하는 동안 비행선은 광장의 한복판 마치 헬기 착륙장 같이 생긴 곳에 착류하려는 듯 천천히 내려왔다. 싸뿐히 내려앉은 비행선은 잠시동안 웅웅 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비행선 밑바닥에서 무엇인가가 내려왔다. 이어서 비행선 내부에서 대형 차량부터 소형차량 순으로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차량들은 겉보기에는 멀쩡해보이지만 민혁의 특수한 눈에는 많은 상처들과 찌그러짐, 심지어 핏자국인지 무엇인지 모를 자국들이 보였다.

"어.. 차량들이 좀 지저분한데.."

"그래요? 아마도 신행성 개발 과정에서 지저분해 졌을 거예요.. 새로운 행성을 개발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죠.."

"그럼.. 전투같은 것도 한다는 거야..?"

연아는 의하한 듯 민혁을 보며 말했다.

"그럼요.. 신행성을 개발하다보면 그 행성의 원생물들과 종종 마찰이 일어나죠.. 호의적인 원생물도 있지만 때로는 아주 힘든 상대들도 있어요.... 당신 혹시 그 동안의 교육 내용을 잊어버린 건 아니죠..?"

"아.. 그랬지.. 사실 그때는 실감 나질 않았어.. 마치 영화를 보는 거 같았서.."

"흠.. 이번 원정엔 브레든 장군이 직접 지휘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환영인파와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든 거예요.."

연아는 신이 난 듯 마치 자기 일이양 흥분을 감추질 못했다.

"아마 당신은 브레든의 인기를 실감 할 수 없을 꺼예요.. 아.. 그 부드러운 눈빛과 날렵한 콧날, 떡벌어진 어깨.. 아유.. 생각만해도.."

민혁은 연아의 이런 행동에 이상함과 질투감같은 것을 느꼈다.

".... 당신.."

민혁이 화난 얼굴로 노려보자 연아는 찔끔하며 미안해 했지만 환영인파의 우렁찬 함성소리에 다시 고개를 들어 비행선쪽을 바라보았다. 그 때 비행선에서는 풍체가 듬직한 한 남자가 걸어나오며 환영인파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의 행동에 환영인파들 중 여자들은 자지러질 듯 손을 흔들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심지어는 눈물을 흘리는 여자들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환영인파들 중에는 남자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브레든이 비행선에서 귀빈석쪽으로 다가왔다. 귀빈석 밑에 다다랐을 때 그의 발밑에 원형의 금이 생기더니 원형판이 브레든을 들어올려 귀빈석 높이까지 올려놓았다.

"의장님, 신행성개발 원정대 대장 브레든, 임무를 마치고 무사귀환을 신고합니다."

브레든은 절도있는 행동으로 경례를 한며 의장을 향해 무사귀환을 신고했다. 흐믓한 표정의 의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그의 신고를 받아주었다.

"오... 브레든 장군.. 고생많았소.."

어느새 의장의 옆에 부의장이 다가서며 브레든을 쳐다보았다.

"브레든 장군... 이번 원정대에서 많은 희생이 있었다 들었소.. 어찌된 일이요?"

브레든의 얼굴 표정이 순간적으로 바뀌었다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온것을 느낀건 민혁 혼자 뿐이었다. 민혁의 개량된 눈 때문이었다.

"네.. 불의의 사고와 행성의 원생물의 반발이 예상보다 강했습니다. 이번 해성의 경우, 매우 다양한 원생물들이 있었고 그 중에는 우리와 비슷하지만 원시적인 형태의 인간형 생물들도 있었습니다."

"아.. 그래요.. 인간형 생물이라.. 그들의 문명 수준은 어떻습니까?"

의장이 대견한 듯 브레든을 바라보며 관심어린 눈빛을 보냈다.

"그들은 행성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무기는 매우 원시적인 형태였습니다."

"그럼.. 그런 원시적인 무기에 그렇게 많은 희생이 발생했다는 것이요?"

의장의 옆에서 불편한 표정의 부의장이 따지듯 물었다.

"네.. 부의장님.. 저희가 처음 착륙한 곳은 사방이 매우 조용한 우림지대였습니다. 이전의 여타 행성들과 같은 정도의 원생물들이 있을거라 판단한 것이 저희의 희생을 크게 했습니다. 그점에 대해서는 따로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음.."

"아아.. 다들 이러고 있지말고 시민들의 환영행사장으로 갑시다. 부의장.. 힘든 일을 하고 온 사람들이요.. 그만하면 됐소.."

뭔가 탐탁치않은 부의장을 말리며 의장은 행사장으로 갈 것을 종용했다.

민혁은 그들의 대화 내용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었지만 그것을 듣지 못하는 연아는 여전히 선망어린 눈빛으로 브레든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연아야.. 행사장으로 간다는데.."

"응.. 응.. 아.. 그래.. 그럼 우리도 가야지.."

"당신 너무 정신을 못차리는 데.. 뭐야 내가 모르는 뭔가 있어..?"

"아이 아니야.. 그냥 뭐.. 우상.. 그런거 있잖아.. 반대쪽 지구에서도 연예인들을 보면 정신못차리는 그런거.. 크크.."

못내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민혁은 연아를 끌 듯 행사장쪽으로 향했다.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인 대형 운동장같은 곳에서 펼쳐진 환영행사는 마치 올림픽의 매스게임 같이 웅장하고 화려했다. 정신없이 화려하고 유혹적인 무희들을 감상하느라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몰랐다. 행사는 2시간여 진행되었고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흥에 겨워 일어나서 춤을 추거나 환호성을 지르면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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