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6 클라이맥스와 오르가즘의 틈새에서 (76/92)

#76 클라이맥스와 오르가즘의 틈새에서

"저런......안됐군요........"

"난 그 여자를 잊기 위해서 오랜 시간 동안 방황을 했었어. 그 리고 나를 일방적으로 좋아하던 지금의 아내를 만났지. 결론은 사랑이 없는 결혼 생활은 힘이 든다는 거였어. 그러던 중에 미 스 노가 우리 영업소로 오게 되었고, 나는 다시 방황하기 시작 했어......"

"그만 두세요....왜 거기 내가 끼여들어야 하나요? 그건 소장님 의 일방적인 생각 뿐이잖어요."

담요로 몸을 감싼 체, 담배 연기를 폴폴 날리며 소장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꾸만 마음이 약해져 가는 것 같아 일부러 차갑게 대 꾸했다. 왠지 내가 그를 이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하지만 의식은 그렇지가 않았다. 첫사랑의 여인이 나를 닮았다는 말을 들어서 였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얼굴이 평 소 보다 틀리게 보이는 것 같았다. 단순한 직장 상사가 아닌, 어 디선가 개인적으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바로 그것이었다.

"미스 노 말을 나도 인정해, 하지만 내가 왜 미스노를.....아냐 그만 두기로 하지."

소장은 담배꽁초를 끄고 나서 괴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로서 는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뭐랄까, 가을의 끝자락에 서 있는 남 자를 보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내가, 미스 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니 미스 노가 내 말을 이해 해 줬으면 하는 점은, 난 지금도 미스 노를 사랑하고 있다는 거야. 내 아내와 다시 결합을 한 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 하다는 거지......"

"그렇다고 날 강제적으로........"

분노가 어느 정도 고개를 숙이는 가 했더니, 그가 나를 유린하 는 동안 잠시나마 나 역시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던 때가 떠오르 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사과할게. 미안해. 날 용서해 줄 수 있겠지."

소장이 담요를 여미어 쥐고 있는 내 손을 감쌌다. 나는 그의 손을 뿌리쳐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잠자코 있었다. 순간 그의 심벌이 다시 일어서고 있는 게 보였다. 슬쩍 고개를 돌리며, 지 난 일은 기억하기도 싫다며, 간접적으로 용서의 뜻을 비쳤다. 그 말 때문이었을까, 소장의 몸이 내 옆으로 가까이 오는가 했더니, 담요 속으로 손을 쓱 집어넣었다. 이내 그의 따뜻한 손이 내 알 몸을 스쳐 가는 순간에 담요가 간이 침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그 담요를 집어들려는 찰나, 엉겁결에 그의 밑에 깔리고 말았다.

"이...이...이 손놓으세요!"

소장의 알몸이 비스듬하게 내 상체를 누르고 있었다. 코앞으로 보이는 소장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어 그를 떠밀면서 고개를 돌렸다.

"선미야, 제발 나를 이해 해 줄 수 없겠니?"

"소....소장님 이야말로 더 이상 야만적인 행동은 삼가세요."

웬일일까, 소장의 품이 조금씩 편안해 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 다. 자연스럽게 그를 떠밀어내는 팔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내 그런 변한 모습을 눈치를 첸 소장의 손이 부드럽게 꽃잎 위 에 와 닿았다. 아! 이래서 옷을 입고 있어야 했어......소장의 손목 을 뿌리치며 하체를 비틀었다.

아! 내..내가 미쳤나 봐!.......

그때까지 나는 간이 침대 아래로 발을 늘어 트리고 누워 있는 상태 였다. 따라서 꽃잎이 어느 정도 벌어 져 있었다. 그 벌어진 꽃잎 위로 소장이 손가락이 스쳐 갈 때 참을 수 없을 만큼의 전 율이 소용돌이치는 것을 느꼈다.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려는 신 음 소리를 참으려고 엉덩이를 움찔거렸다.

"미스 노?"

"제.....제 이름을 부르지 말아요. 부......불결해요!"

내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다. 꽃잎을 문지르고 있 던 소장의 손가락을 밀어내며 엉덩이를 비틀었다. 그러는 사이 에 소장의 허벅지가 내 허벅지 위로 올라 왔다. 순간 또 다시 우리한 쾌감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아!....이러면 안되는데......

내가 속으로 신음하고 있는 사이에 소장이 침대 위로 올라 와 버렸다.

"너에게 결혼 해 달라고 하는 건 무리겠지?"

결혼이라구? 소장의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그 무언가 무거운 둔기로 뒷통수룰 심하게 얻어 맞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이제 겨우 이십대 초반이고 소장은 사십대 였다. 거기다가 조금 있으 면 이혼남 이란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될 처지 였다. 그런 그 가 내게 프로포즈를 해 온다는 게 황당하면서도 꿈결 같은 목소 리로 들려 왔다. 소장의 손 때문이었다. 내가 너무 황당해서 입 을 딱 벌린 체 대꾸를 못 하고 있는 사이에 그의 손가락이 꽃잎 을 슬슬 문지르기 시작했다. 꽃잎은 그의 손길이 아니더라도 이미 젖어 있는 상태 였다. 그러던 중에 다시 그의 손가락이 질 입구를 부드럽게 문지르기 시작하면서 쾌감이 촉촉하게 밀려오 고 있었다.

"미스 최언니한테 프로포즈 하는 게 도리 아닌 가요?"

내가 말을 해 놓고 생각해도 황당하도록 어이없는 반문이었 다. 하지만 그 순간 최언니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소 장의 구애를 떠나서, 파렴치한 이중성 때문이었다. 꽃잎을 더듬 고 있는 손을 뿌리치며 일어나려고 그를 밀어냈던 것도 그런 이 유 때문이었다.

"미스 노가 무언가 오해를 하고 있는 모양인데. 나도 미스 최 때문에 고민야......"

소장의 두 눈이 깜짝 놀라는 것처럼 휘둥그레지더니, 이내 체 념하는 표정으로 바뀌면서 조용히 속삭였다.

"흥! 고민이라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였다. 사무실에서도 소장이 먼저 최언니를 자극하고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 이상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미스 노 만 알고 있어. 미스 최가 보험료를 횡령한 사실이 있 어. 아직 변제를 하지 않은 상태야. 그걸 수습하는 과정에서 나 는 그녀의 유혹에 빠졌고, 물론 술 탓이긴 하지만 말야. 지금 끌 려 다니고 있는 입장야......"

"뭐라구요?"

소장의 말을 믿을 수 가 없었다. 언제나 빈틈이 없어 보이는 깔끔한 성격의 최언니가 보험료를 횡령했다는 사실이 남의 이야 기처럼 들려 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소장에게 달려들어 나 좀 어떻게 해 달라고 헐떡이던 최언니의 모습이 떠오르는 순간, 소 장의 말이 맞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는 얌전하 고 깔끔한 체 하지만, 속으로는 소장과 여관에 들락거릴 정도로 타락해 있는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때 였다. 소장의 손이 내 젖가슴을 움켜쥐는 가 했더니 입술을 덮쳐 왔다.

"이제 내가 왜 잠시 이성을 잃었었는 가 이해를 하겠지."

으.....읍! 제.....제발 이러지 말아요. 내가 버둥거리며 반항하는 사이에, 소장은 내 젖꼭지를 열광적으로 애무하다가 잠시 고개 를 들어서 나를 바라봤다. 그의 머리를 밀어내려고 고개를 돌리 고 눈을 떴을 때 였다. 소장의 입술이 다시 내려오는가 했더니, 내 입안으로 그의 뜨거운 혀가 밀려 들어왔다.

"으.....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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