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3 딱딱한 마루 바닥에서... (73/92)

#73 딱딱한 마루 바닥에서...

소장은 쉽게 삽입을 하지 않고 질퍽해진 꽃잎 입구를 끊임없이 간지럽혔다. 그런가 하면 티셔츠를 끌어올리고 젖꼭지를 자근자 근 깨무는 가 하면, 혀로 뱅글뱅글 굴릴 때는 정말이지, 그의 목 을 껴 않고 싶은 충동이 불꽃처럼 살아 올랐다. 하지만 그럴 수 는 없었다. 어이없이 당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억울한데, 그 를 껴 않고 같이 뒹굴 수는 없었다. 아!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이성의 몸부림에 불과 했다. 본능은 본능대로 불처럼 뜨거워진 욕정에 찬물을 끼얹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었다.

하.....하느님 제발 절 더 이상 유혹하지 마세요....

소장의 심벌이 꽃잎 언저리를 자극 할 때는 숨이 턱턱 멎는 것 같은 전율을 느꼈다. 이성과 상반되는 본능은 그럴 때마다 손을 번쩍번쩍 치켜들게 해서 소장의 목을 껴 않고 싶은 충동에 불을 질렀다.

엄마! 나 좀 어떡케 해 줘요.

나는 마구 흐느끼기 시작했다. 감당할 수 없는 쾌감 때문에, 울 었고 어둡고 조용한 방갈로 안에서 소장의 거친 숨소리에 짓눌 려 있는 나약한 육신 때문에 흐느껴 울었다.

"조.....좋지, 난......네가 이렇게 나올 줄 알았어."

도대체 내가 무얼, 어떻게 하고 있단 말인가. 소장의 말이 귀에 들어오긴 했지만 모기가 윙윙거리는 소리로 들려 말뜻을 이해 할 수 없었다.

"허.....헉......그만!....그만."

소장은 잔인했다. 금방이라도 불쑥 삽입을 할 것 같으면서도, 내가 축 늘어지길 기다리기나 하는 것처럼 목이 타는 갈증만 안 겨 주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내가 숨을 쉴 수 없어 고개를 치 켜들면 내 귓속에다 수증기처럼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어, 날 혼 란스럽게 만들었다.

아.....안돼,

소장이 날 희롱하면 희롱할수록 그의 욕망에 동조 할 수 없다 고 이를 악물었다. 아!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의지에 불과 했다.

손을 어느 곳에 둘지 몰라서 내 머리를 감싸고 어쩔 줄 몰라 하 며 몸을 비틀었다. 소장은 그와 나 사이에 끼어 있는 츄리닝 상 위 티셔츠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는지 나를 일으켜 새웠다.

"제발 이.......이러지 말아요."

어둠 속에서도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눈을 못 뜰 정도가 아니 고 소장의 얼굴이 코앞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고개를 바로 들 수가 없었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소장이 옷을 벗길 때 스스 로 몸을 비틀어 주었다. 이윽고 나도 알몸이 되어 버렸다. 소장 은 앉은 자세에서 나를 확 끌어안았다.

"헉!"

소장의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엉거주춤 안겨 있는 내 아 랫배를 찌르는 소장의 심벌을 느꼈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몸을 비틀었다. 소장은 나를 끌어 않아서 앉 은 자세에서 무릎에 앉게 했다.

"아.....안돼요....헉!"

소장의 심벌은 거대했다. 그 옛날 내가 철부지 였을 때 느꼈던 사촌 오빠의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그 거대한 것이 내 살 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순간, 나는 드디어 그의 어깨를 껴 않 아야 하는 참담함을 맛보아야 했다.

"헉, 헉, 헉!"

소장의 허벅지에 앉아 그의 허리를 발로 깍지낀 자세로 거친 숨소리를 토해 내고 있는 내 자신이 죽이고 싶도록 미워서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있으면 있을수록 가슴이 터져 나 갈 것 같은 전율에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소장은 그 어둠 속에서도 용케 내 벌어진 입 속에 혀를 집어넣었다. 뜨겁디뜨거 운 혀가 내 입안에서 맴돌 때, 나는 그냥 입을 벌리고 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서도 그의 혀를 애무해 주고 싶은 생 각은 추호도 없었기 때문이다.

"허......헉!"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다. 소장의 몸이 부르르 떨리는 가 했더 니 내 몸에서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헉! 나도 소장의 반대편으 로 무너지듯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등으로 와 닿은 딱딱한 마 루 바닥의 감촉을 느끼며 어둠 속에서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보 았다. 어디선가 노래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 오는 것 같았다. 광 장 벤치에 앉아 별보기를 하는 설계사들이 부르는 노래 소리인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뜨거운 눈물이 얼굴을 타고 줄줄 흘러 내렸다.

내....내가 미쳤던 것이 틀림없어.....

서울에서 똑 같이 출발해서, 똑 같은 장소에서 밤을 보내면서, 나 혼자만 캄캄한 방갈로에 누워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 자 신이 저주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소장에게 좀 더 완강하게 반항 을 했더라면, 그게 아니더라도 벤치에서 그가 나를 껴 않을 때 용기를 내서 소리라도 질렀더라면 소장의 심벌에 헉헉거리며 흐 느끼던 참담함은 없었으리라는 생각에서 였다.

요.....용서 할 수 없어.

소장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또 다른 참담함 이 혀를 내 밀고 도망가는 것을 느꼈다. 소장을 용서하지 않는 다고 해도 법에 호소를 하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기 때문이었 다. 그렇다고 그의 뺨을 갈길 수도 없었다. 그런다고 해서, 나도 모르게 그의 심벌에 놀아났던 내 자신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라 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불을 켜 줄까?"

갑자기 소장의 음성이 어둠 속에서 흘러 나왔다. 순간 고개를 들어 보니 그는 벽에 기대어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중이었다.

달빛에 투영되어 휘멀건 윤곽으로 보이는 그를 쳐다보며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아....안돼요."

희미한 어둠 속으로 보이는 내 옷들을 재빠르게 끄집어 당겼 다. 그런 내 모습이 또 참담하도록 슬프게 느껴졌다. 아무리 어 둠 속이라지 만 알몸으로 바닥을 기어서 옷이 있는 곳까지 같기 때문이다. 팬티가 어디 있을 텐데, 더듬더듬 팬티를 찾았으나 쉽 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 있을 때 소장이 일어 나는 기척을 느꼈다.

"제발 불을 켜지 말아요."

소장에게 내 알몸을 보여주기란 죽기 보다 싫었다. 그렇다고 큰 소리로 부르짖을 수도 없는 노릇. 나지막하게 외치며 손 빠 르게 바닥을 더듬었다. 팬티로 보이는 헝겊을 집어들고 만져 보 니 소장의 팬티라는 생각이 들 때 였다. 갑자기 봇물 같은 빛이 방갈로에 가득 차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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