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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느낫없이 팬티 속으로 (70/92)

#70 느낫없이 팬티 속으로

소장은 말을 끝내고 양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나서 놀랐 지 하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언제쯤 내려 왔나요?"

나는 막연하게 사표 내는 내 모습을 연상하고 맥주 한 병을 꿀 꺽 마셨다. 차가운 맥주가 미지근한 감촉으로 목구멍으로 넘어 가는 것을 느꼈다. 그만큼 내가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사실 에 흥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원을 감축하라면 두 말 들어 볼 것도 없이 대상은 나 였다. 최언니야 소장과 그렇고 그런 사 이니까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몰랐다. 내가 없는 사 무실에 서 둘이 마음껏 줄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금요일 날 수도권 지역 영업소장 회의 때 전달받았어. 그래서 말야....."

"물론 제가 그만 두어야 갰지요."

소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가 먼저 말했다. 스스로 사표를 내는 것이 아니고, 강제로 짤린다고 생각하니 참담한 기분이 들 어서 였다.

"그래서 나도 고민을 하고 있는 중야. 회사 방침은 둘이서 하 던 업무를 혼자 해야 하니까 업무 능력이 있는 사원을 근무토록 하라고 하지만, 미스 노가 알다시피...미스 최는 업무는 많이 알 고 있지만 가끔 농땡이를 피워서 말야...."

소장은 은근히 갈등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그러나 내가 볼 때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나서 내숭을 떨고 있는 것 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때 였다. 소장이 내 옆으로 바짝 당 겨 앉으며 내 손을 잡았다.

"전 괜찮아요."

나는 어느 틈에 소장이 최언니와 헐떡이던 광경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단순히 소장이 나한테 미안해서 내 손을 잡 는 줄만 생각했다. 그러나 소장의 다음 말은 뜻밖이었다.

"난 솔직히 말해서 미스 노하고 근무를 하고 싶어. 내 말 무슨 뜻인줄 알겠지?"

"하지만 언니는......"

소장의 말은 형식적인 말이 아닌 것 같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최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소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그녀 는 똑 소리가 날 정도로 일을 확실하게 처리하는 성격을 소유하 고 있었다. 그 탓에 영업소 내의 설계사들도 그녀를 함부러 대 하지 못하고 있기도 했다.

"저기 누구야. 오 여사하고 황여사 아냐? 하필이면 이쪽으로 올게 뭐야. 여기선 말못하겠는데."

소장이 갑자기 화제를 바꾸었다. 그 말을 듣고 광장 쪽으로 시 선을 돌렸다. 그의 말대로 오여사와 황여사가 연인처럼 팔짱을 끼고 이쪽으로 오는 게 보였다. 그녀들은 무언가 내밀 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걸어오고 있었다.

"내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저 쪽으로 가자구."

소장은 그 말을 남겨 두고 일어섰다. 나는 엉겁결에 소장을 따 라 벤치 뒤쪽으로 갔다. 그 쪽은 전나무 숲이었다. 캄캄한 숲을 드문드문 서 있는 방갈로에서 빠져 나오는 불빛이 은은하게 주 변을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내일 이야기하면 안 될까요?"

소장의 말은 심각했으나 왠지 그곳으로 가기가 싫었다. 소장이 손짓하는 곳에 어렴풋이 벤치의 윤곽이 보였으나, 옆에 있는 방 갈로에는 임대가 안되었는지 불이 꺼져 있었기 때문이다.

"내일은 서울로 가는 날이잖아."

소장은 내 말에 가볍게 대꾸를 하고 전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나는 할 수 없이 소장을 따라서 방갈로 가 있는 전나무 숲 안으 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저기도 벤치가 있군."

소장이 손짓하는 곳에는 컴컴한 곳으로 조금 전에 앉았던 벤치 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 벤치에서 옆에 통나무 로 지은 방갈로가 있었다. 불이 켜져 있지 않은 방갈로 였다.

장소가 어두워서 기분이 내키지 않아 걸음을 멈추었다. 그렇다 고 뒤돌아 갈 수도 없었다. 이미 오여사와 황여사가 우리가 앉 아 있던 벤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괜히 그들에게 소장 과의 관계를 의심받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소장이 있는 곳으 로 갔다. 소장은 벤치에 앉아 있었다.

"날씨가 서늘하군."

소장이 내가 자리에 앉는 것을 보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는 매우 작았다. 얼마 떨어지니 않은 거리에 앉아 있는 오여사를 염두에 두고 그럴 거라고 생각하며 소장 옆에 붙어 앉 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 역시 소장과 어두운 숲속에 단 둘이 앉아 있는 모습을 그녀들에게 보여줌으로서 어이없는 스캔들을 날리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야......"

소장이 내 손을 잡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손을 뺄까 말 까 하다가 그냥 있기로 했다. 남자와 단둘이 있을 때는, 될 수 있으면 대범하게 행동하라. 는 잡지에서 읽은 내용이 떠오르면 서, 괜히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서 소장은 그런 생각이 없 는데 조장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 였다.

"미스 노 생각은 어때?"

소장의 말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조금 전에 자기 입으로 미 스 최는 일을 잘 하지만 농땡이를 잘 피워서 그녀를 내 보내겠 다고 말을 했었다. 그러면서 내 생각을 묻는 의중을 알 수가 없 어 손목을 잡힌 체 소장을 바라보았다.

"미스 노의 솔직한 대답이 필요해. 솔직히 말해서 나도 어려운 입장이라구, 내 말 무슨 뜻인 줄 알겠지......"

소장의 목소리가 갑자기 떨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였다.

그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내 손을 잡고 있던 손을 잡아 당겼 다.

"헉!"

내가 소장의 품에 안긴 것은 거의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 다. 소장의 말뜻을 이해하느라고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갑자기 내 팔을 끌어 당겼기 때문이다.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 것 은 다음이었다. 소장은 나를 꼭 끌어안으면서 재빠르게 츄리닝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은 것이다.

"이.....이러지 말아요."

생각 같아서는 그의 따귀라도 갈기고 싶었다. 하지만 오여사와 황여사의 귀가 무서웠다.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빠르게 속삭 이며 소장을 밀어냈다. 그러나 소장의 손은 막무가내 였다. 더구 나 츄리닝 바지는 벨트가 없어서 헐거웠다. 그 탓에 츄리닝 속 으로 쓱 들어간 손이 팬티 위에서 꽃잎을 덥석 쥐는 감촉을 느 낀 것은 거의 순간 적이었다. 츄리닝 바지 속에서 팬티를 끌어 내리기 위해 아랫배로 올라오는 순간 얼른 얼른 소장의 손을 잡 았다. 그러나 이내 밑으로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어 꽃잎을 움켜쥐었다.

"제....제발."

이렇게 황당할 수가. 놀랄 사이도 없었다. 소장의 손은 거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두 손으로 그의 손목을 잡고 있는 사이 에 옆구리에 가 있던 손이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순간 짜르르한 전율이 온 몸을 스쳐 갔다. 팬티 속에 들어가 있던 손가락이 습 기 찬 꽃잎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끼고 나서 였다. 두 눈은 오여사와 황여사 한태 가 있었고. 내 양손은 그의 손을 하나씩 잡고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날 믿어. 미스 노 날 못 믿겠어."

내 양손은 그의 손목을 잡고 있느라 얼굴은 무방비 상태였다.

헐떡이는 그의 목소리가 바람결에 스쳐 가나 했더니 입술을 덥 쳐왔다. 으.....읍! 도리질을 하며 얼굴을 피한다는 게 그의 품안 에 안기는 꼴이 되었을 때의 황당한 기분 같은 것은 느낄 겨를 이 없었다. 꽃잎 속에 들어가 있는 손을 빼기 위해 두 다리를 버둥거리는 순간 그의 손가락이 꽃잎 깊숙이 박혀 버렸기 때문 이다.

"소....소리 지르겠어요.....아!.......제.....제발."

소장의 손가락이 낚시 바늘 같이 굽어진 체로 꽃잎을 꽉 움켜 쥐는 순간 최언니의 비단 팬티 속에 손을 집어넣던 광경이 떠올 랐다. 이어서 설마 설마 하며 어둠 속에 까지 따라 온 내 어리 석었던 판단에 저주의 돌팔매질을 수 없이 해 댔다. 하지만 언 제까지 후회만 하고 있을 사이가 없었다. 꽃잎 속에 또 하나의 손가락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젖가슴을 움 켜쥐고 있던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을 내려 양손으로 그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아.....허....헉!"

두 개의 손가락이 꽃잎을 꽉 채우는 순간 감당할 수 없는 통증 에 나도 모르게 거친 숨소리가 튀어 나왔다. 순간 소장의 손을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재빠르게 내 입을 틀어막았다. 두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을 느끼며 오여사가 앉아 있는 벤치를 바라보았 다. 다행이었다. 그녀들은 내 숨소리를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여전히 분수대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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