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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팬티를 허벅지까지 내리고 (66/92)

#66 팬티를 허벅지까지 내리고

그건 그들만의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었고, 나는 나대로 세상 을 살아가는 방법이 있었다. 그렇다면 최언니가 은행에 가기 전 에 처럼 일상으로 돌아가서 내 일을 해야 하고, 퇴근 시간이 되 면 퇴근을 하면 그뿐이다. 라고 마음을 다져 먹고 눈을 크게 치 켜 뜨고 설계사들이 가져온 보험 영수증을 상품별로 분류를 하 기 시작했다.

아!.....안되겠어.

보험 영수증을 전산 입력하려면 상품 코드별로 분류를 해야 한 다. 그러나 9자 가 7자로 보이는 가 하면 908이란 숫자가 980으 로 보여서 도저히 분류 작업을 할 수가 없어서 영수증들을 한꺼 번에 모아서 클립으로 꽃아 책상 한 쪽에 던져두었다.

입안에 침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을 느끼며 갈등과 오욕 속에 휩싸여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몰랐다. 문득 시간을 보니 까 팜플렛을 가지로 온다던 박여사는 오지 않고 이미 두 시간이 나 훌렁 지나가 버린 뒤였다. 박여사는 갑자기 다른 곳에 들릴 일이 있어 늦을 수도 있지만 최언니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는 것을 생각하자 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대낮의 여관에서 뒹굴고 있느냐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였다. 자신도 모르게 또 최언니와 소장의 섹스 장면을 연상했다 는 것을 느끼고 냉수를 마시기 위해 일어섰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최언니가 불쑥 들어섰다. 나는 냉수를 마 시러 가는 것을 포기하고 의자에 주저 않고 말았다. 최언니의 얼굴을 차마 쳐다 볼 수가 없어서 괜히 책상 서랍을 열고 서류 들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최언니가 옆자리에 앉으며 껌 한 개를 내 밀었다.

"조금 전에 들어 왔었는데 너 안 보이드라. 화장실 다녀왔었 니? 그리고 나한테 전화 온 것 없었니?"

"네."

최언니가 두 가지 질문을 한꺼번에 물었을 때 나는 모기 만한 소리로 대답을 하고 볼 필요도 없는 보험 설계사 교본 책자를 펼쳤다. 그림이 하나 들어 있는 페이지 였는데 글자는 한 자도 보이지 않고 백지가 흐릿하게 보이면서 다시 입안이 타는 것처 럼 바짝 말라 오고 있었다.

"어머! 선미야 너 어디 아픈 거니?"

최언니가 어디론가 전화를 하기 위해 번호판을 누르려다 도로 내려놓으며 내 손을 잡았다. 어쩌면......어쩌면 이렇게 뻔뻔스러 울 수가 있을까, 최언니의 완벽한 이중성 때문에 너무 기가 막 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머머, 안되겠다. 지금 네 얼굴이 어떤지 아니 핏기가 하나도 없다 애. 너 약을 사 먹든지 병원에 가든지 해야 갰다. 응?"

"괘......괜찮아요. 잠깐 어지러웠을 뿐이예요."

다시 최언니가 내 얼굴을 바로 돌려서 쳐다보며 말했을 때 나 는 그녀의 얼굴을 마주 쳐다 볼 수가 없어 얼른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언뜻 보이는 최언니의 표정은 소장과 그 짓을 하 기 전과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세수를 하고 왔는 데 뽀얀 피부가 더 맑아 보일 정도 였다. 사람이 이렇게 완벽하 게 타인을 속일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이 들며 가슴이 떨려 왔 다. 도저히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 로 일어섰다.

화장실은 복도에 있었다. 영업소 문을 열고 막 밖으로 나올 때 였다. 소장한테 연락이 오면 호출을 해 달라고 하던 오여사가 아래층 계단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 리나 보다 라고 생각을 하며 몸을 비틀 때 였다. 소장이 불쑥 나타나는 가 했더니 오여사가 쌩긋 웃으며 다가갔다.

"어머! 소장님 아까 전화했었는데 안 계시더군요."

이건 또 무슨 짓인가. 오여사는 마치 연인이나 되는 듯이 소장 의 팔짱을 착 끼며 이쪽으로 몸을 비트는 순간 나는 얼른 그들 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잘못돼도 무언가 한참 잘못되어 가고 있 다는 생각 속에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잠그고 변기 위 에 앉아 생각해 보니 오여사와 소장의 사이도 보통은 아닌 것 같았다. 물론 오여사는 영업소 내에서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로 정평이 나 있었다. 가끔 있는 직원들 회식 후에 노래방이나 단 란 주점에 가면 마이크를 잡는 횟수가 가장 많았다.

요의는 느끼지 않았으나 옷을 입고 변기에 걸터앉을 수가 없어 스커트를 걷어붙이고 팬티를 허벅지까지 끌어내리고 걸터앉았 다.

"아닐 꺼야. 그냥 소장님께 뭔가 부탁을 할 것이 있어서 반가 운 척 했겠지."

나는 가능하면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눈을 감았다. 최언니 와의 관계는 두 눈으로 목격을 한 이상 어쩔 수는 없지만 오여 사와는 그런 사이가 아닐 것이라는 것. 한 사무실에 있는 두 여 자와 관계를 가질 수 는 없다는 것, 더구나 영업 소장을 하려면 여자 알기를 돌 같이 알아야 한다는 것, 등을 생각하다 보니 최 언니에 대한 생각이 슬그머니 사라졌다.

"어머!"

나는 일어서려고 눈을 뜨고 깜짝 놀랐다. 팬티의 꽃잎이 맞닿 는 부분이 촉촉하게 젖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 였다. 순간 서고 안에서 나도 모르게 꽃잎을 쓰다듬었던 것을 기억해 내고 스커트를 허리 위까지 활짝 걷어 부쳐 보았다. 검은빛이 감도는 음모가 가지런하게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이.....이럴 수가?

손가락으로 꽃잎을 슬쩍 문질러 보니까 촉촉하게 젖어 있을 정 도가 아니었다. 이마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애액이 묻어 나왔다.

챙피해, 화장지를 쭈욱 찢어서 뚤뚤 말았다. 눈을 감고 한쪽 다 리를 치켜올렸다.

아.......으음!

순간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화장지로 꽃잎 안의 애액 을 닦아 내려고 디미는 순간 짜릿한 전율이 불꽃처럼 피어올랐 기 때문이다.

아.....안돼, 이럴 수는 없어.

고개를 흔들면서 이를 악물고 화장지의 젖은 부분을 뒤집어서 질 안쪽을 닦아 냈다. 조금 전 보다 더 강렬한 쾌감이 해일처럼 밀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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