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5 사무실 책상에서 (65/92)

#65 사무실 책상에서

소장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키스를 끝내고 갈망하는 눈빛으로 소장을 보는 최언니는 내가 있는 쪽 으로 서 있어서 똑똑히 보였다. 빨갛게 물들어 있는 양 볼에 입 술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소장이 키스를 하면서 젖가슴을 주물렀는지 유니폼이 가슴 위에까지 치켜 올라가 있었 다.

"빨리 책임져, 나 미치겠단 말이양!"

최언니의 목소리가 갑자기 이상해 졌다. 감기 걸린 사람 같기 도 하고 열에 들뜬 사람 같기도 했다. 이어서 그녀는 유니폼을 밑으로 내리면서 소장의 가슴을 두들기며 애교를 떨었다.

"아....알았어. 그럼 그 여관에 먼저 가 있어. 내가 곧 따라 나갈 테니까. 응?"

소장도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목소리로 말하며 다시 한 번 최언니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빨리 와야 해요."

"근데 미쓰 노는 왜 아직 안 오지?"

소장이 빨갛게 상기 된 얼굴로 담배를 피우며 잠가 놓았던 문 을 열어 놓고 나서 돌아서며 물었다.

"글쎄요. 멀리 간 건 같지는 않은데......."

"하지만 잘 됐지, 뭐. 괜히 지금 들어오면 분위기만 어색해 지 잖아. 그러니까, 빨리 가 있어. 내가 곧 따라 나갈 테니까."

최언니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으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은 열에 들 뜬 얼굴이었다. 얼굴도 평소 보 다 훨씬 예쁜 것 같았다. 거울 속의 그녀가 고개를 숙이더니 스 커트의 호크를 열고 상위를 가지런하게 집어넣었다. 뒤로 돌아 서 뒷모습이 헝클어져 있는 것도 반듯하게 잡은 다음에 갈망하 는 시선으로 소장을 쳐다보았다.

"그러지 말고 같이 나가자. 미스노 멀리 간 것 같지는 않잖어.

사무실 문을 열어 놓은 걸 보면 말야."

"치, 소장님이 먼저 날 건드려 놓고서 이제서야 서둘긴.....하지 만 좋아요. 솔직히 여관에 혼자 들어가서 기다리기가 얼마나 민 망스러운가 소장님은 모르죠. 그러다 소장님이 조금이라도 늦게 온다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구요. 소장님은 그런 거 모르죠?

잠깐!"

최언니는 밖으로 나가려다 되돌아서서 유니폼 위에 잠바를 걸 쳤다. 소장은 잠바를 걸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가 춘계 체력단련회 장소는 정했냐고 물었다.

"네. 용인 마북리에 있는 세화 콘도가 좋을 것 같아요. 지난가 을에 갔던 거기 말예요."

최언니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옷차림을 점검하고 나서 아내가 남편에게 말하는 듯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했다.

"흐흐, 나도 거길 추천하고 싶었는데. 거긴 무엇보다 위락시설 이 잘돼 있는 거 같아. 노래방도 있고 수영장도 있고 말야. 게다 가 방갈로도 있잖어."

"호호호, 제가 누구예요. 다른 콘도에 비해 경비가 많이 들어도 거길 찍었을 때는 다 소장님 때문이라고요. 됐어요. 어서 나가 요."

최언니가 요염한 미소를 날리며 소장을 따라 총총 걸음으로 사 무실을 나갔다. 그들이 사무실을 나갔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다리에 힘이 쭉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마치 포르노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 속에 정신이 멍해서 아무것도 생각할 수 가 없었 다.

그때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내가 사무실에서 소장하고 그런 짓이나 한 것처럼 깜짝 놀라며 전화기를 쳐다보았다. 전화 벨 소리는 다른 날 보다 더 요란하게 귀청을 때렸다. 가슴이 쿵 내 려앉은 것 같은 긴장을 참으며 서고에서 나와 천천히 수화기를 들었다. 소장을 찾는 오여사 였다. 그녀는 요 근처에 있는데 소 장에게 연락이 되는대로 자신한테 삐삐를 쳐 달라는 부탁을 남 기고 전화를 끊었다.

어쩌면 그럴 수가 있지.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멍한 표정으로 책상에 앉아 서 벽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소장의 손이 최언니의 하얀 엉덩 이를 슬슬 쓰다듬는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순간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

어떻하면 좋아.

소장도, 최언니도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을 볼 수가 없을 것 같 았다. 불 앞에 있던 사람처럼 온 몸이 후끈하게 달아올라 있는 것 같아 입이 바짝 마르고 있음을 느꼈다. 냉수라도 마시지 않 으면 마음이 진정되지 않을 것 같아 냉장고 앞으로 갔다. 생수 를 한 컵이나 따라서 단숨에 드리켰을 때서야 어느 정도 가슴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책상 앞에 앉으니까 이번에는 그들이 여관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떤 모습으로 섹스를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나서 부터는 조금 전 보다 더 가슴이 심하게 뛰 면서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럴 수는 없어. 안돼, 잊어 버려야지, 비슷한말을 수 없이 되?도 최언니의 하얀 엉덩이가 자꾸 눈앞 을 어른 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다. 참으면 참으려 할수록 더 자 극적인 장면이 떠올랐다. 이어서 소장의 손이 최언니의 팬티 속 에 들어가 꽃잎을 문지르는 장면이 떠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뜨 거운 한숨이 터져 나왔다.

최언니가 까치발을 띠고 소장의 목을 않고 키스를 하던 모습, 유니폼을 치켜올리고 브래지어 속에서 툭 튀어나온 풍만하고 우 윳빛이 감도는 젖가슴을 움켜쥔 체 핑크빛 젖꼭지를 빨던 모습 이 끈이지 않고 떠올랐다. 그러다 결정 적으로 최언니의 비단 팬티 속에서 꿈틀거리는 소장의 손을 연상하는 순간 의자에 앉 은 체 한쪽 다리를 들어올리며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팬티 가랑이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보니 미끌미끌 한 꽃잎의 감 촉이 짜릿하게 전해져 왔다.

아!......안돼!

도저히 이럴 수는 없었다. 그건 최언니와 소장의 개인적인 사 생활 일 뿐이었다. 윤리와 도덕을 떠나 유부남과 미혼녀가 섹스 를 한다고 해서 내가 흥분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그저 나 일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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