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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0시의 신음소리 (55/92)

#55 0시의 신음소리

지혜는 조금 있으면 엉덩이를 부여 잡고 팔짝팔짝 뛰게 될 것 도 모르는체 온수와, 냉수꼭지를 적당히 틀어 놓은 다음에 손으 로 물 온도를 측정했다.

하나, 둘, 셋.

내가 막 똥침을 놓으려고 달려드는 찰나에 지혜가 벌떡 일어섰 다.

"자, 이제 샤워 해. 물 온도가 딱 맞을 꺼야. 넌 이틀 동안 그 난리를 피웠으면서 몸이 찜찜하지도 않니?"

지혜는 내가 음모를 꾸미고 있었는 줄 모르는 얼굴이었다. 오 히려 내 누님이나 대는 것처럼 부드럽게 타일렀다. 그 탓에 무 안해 진 쪽은 나 였다. 별수 없이 똥침 넣으려던 계획을 무산시 키고 그 대신 팔자에 없는 샤워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어제 아침에 샤워를 했는데, 무슨 이틀씩이나 게으름 피웠다 고 그러냐."

"지금이 몇 시 인줄 알기나 해. 새벽 세 시야. 그럼 이틀이잖 아. 빨리 샤워하고 나와. 삼계탕 데워 놓을 테니까."

샤워를 하고 주방으로 가니까. 군침이 돌 정도로 폭 익은 삼계 탕 그릇이 이미 식탁을 장식하고 있었다. 순간 지난 이틀 동안 내내 술을 마시느라고 변변찮은 식사를 안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절로 흘러 나왔다.

"너 취직하려고 이력서 들고 중구난방으로 뛰어다니지 말고 삼 계탕 집에 주방장으로 취직해라."

나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삼계탕을 한 수저 듬뿍 떴다. 그 러나 이게 왠 일인가. 속에서 받아 주질 않았다. 뿐만 아니라 겨 우 반 수저 삼킨 것도 토할 지경이었다.

"우리 아빠는 이럴 때 소주 한 잔을 마시면 좋다고 하던데. 너 도 한 잔 하고 먹어 볼래."

지혜가 안됐다는 표정을 지으며 일어서서 소주병을 들고 왔다.

소주병을 보는 순간 또 구역질이 나오려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할 정도 였다. 하지만 억지로 참고 그녀가 따라 주는 소주 를 한 컵 마시고 나니까 한 결 좋아진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것 도 잠시 또 다시 속이 비틀려 왔다. 결국 지혜의 강압에 못 이 겨 억지로 반 그릇을 비우고 남성을 털렁털렁 거리며 식탁에서 물러 나왔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담배를 피우고 있으려니 지혜에게 고 맙다는 말이 절로 들었다. 그나마 기름진 음식을 먹었던 탓인지 담배 연기가 고소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방 쪽에서 한참 동안이나 들려 오던 달그락거리며, 수돗물 쏟아지는 소리가 뚝 끊기나 했더니 지혜가 손을 닦으며 들어 왔 다. 그녀는 이불 속에 눕기 전에 담배부터 한가치 피웠다. 천천 히 담배 한가치를 피운 다음에 불을 끄고 내 옆으로 들어왔다.

우리는 창문 유리를 통해 방안으로 삐져 들어오는 불빛을 보며 한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지혜가 내 쪽으로 누우며 내 팔을 끌어당겨 팔벼게를 했다. 그 다음에 부드러운 손으로 내 가슴을 슬슬 문지르기 시작했다.

"어땠어?"

지혜가 가슴을 문지르던 손을 천천히 밑으로 내려 휴식 중인 남성을 조물락 거리며 뜬금 없이 물었다.

"안 먹은 것 보다. 훨씬 낳은 데. 그렇지 않아도 잘 먹었다고 말 참 이었어."

"아니 그게 아니고 선미."

"삼계탕 선미가 끓인 거 아니잖어?"

"야 이 멍충아 넌 그러니까 매일 푼수 소리 듣지, 내 말은 선 미하고 섹스 할 때 어땠냐고 묻는 거야."

"섹스."

그녀가 듣고자 하는 말은 알아들었지만 대답은 궁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났기 때문이다. 그 대신 남성은 그녀 가 열심히 주물러 준 탓에 한 여름의 해바라기처럼 무럭무럭 자 라서 이불을 치켜 들 정도로 바짝 서 있었다.

"대답하기 곤란하면 대답하지 않아도 대구......"

지혜의 몸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가 우울해 보여서 선뜻 그녀를 내 배 위로 끌어올릴 수가 없었다. 난 지쳐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정상위 보다 후배위로 섹스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냐. 말 해 줄게...... 좋았어. 그럼 됐니."

나는 그게 가장 무난한 대답이라고 생각하고 옆으로 돌아누워 그녀의 팬티를 벗겼다. 그녀는 내가 팬티를 벗기는 흉내만 냈는 데도 다리를 구부려 팬티를 벗고 내 허벅지 위로 발을 얹어 왔 다.

"나 보다 더?"

그녀를 내 배 위로 끌어 당겨서 엉덩이를 슬슬 문지르던 내 손 이 뚝 멈추고 말았다. 그녀도 내 이상한 표정을 눈치 챘는지 엉 덩이를 치켜들어 축축히 젖어 있는 꽃잎으로 남성을 삽입시키려 다 멈추고 나를 바라봤다.

"나 한테 어떤 대답을 원 하니."

남성이 조금 위축되는 것을 느끼며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방 안에 가로등 불빛이 들어오고 있다지만 그녀의 얼굴에 가려 그 녀 얼굴 표정을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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