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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어른들 처럼...... (37/92)

#37 어른들 처럼......

우리는 오랫동안 키스를 나누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서 로 손을 잡고 아무런 말도 없이 얼굴을 쳐다보았다. 오빠의 얼 굴은 쓸쓸해 보였다. 나는 오빠가 왜 쓸쓸해 하는지 잘 알 것 같았다. 오빠도 나하고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사촌 오빠도 친 오빠와 마찬가지란다.

어머니의 말이 밖에서 억수 같이 쏟아지는 소나기 소리처럼 귀 를 쟁쟁 울리는 것 같았다. 오빠를 잡고 있는 손을 잡아 당겼다.

오빠가 내 옆으로 와서 바짝 붙어 앉으며 내 어깨를 감싸 쥐었 다.

"그날 어떤 꿈을 꾸었는지 아니?"

오빠의 음성에서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 다. 그만큼 오빠의 음성은 건조해 있었다. 나는 오빠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았다. 오빠의 입에서 무서운 말이 튀어나올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너하고 결혼하는 꿈을 꾸었어......"

오빠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이 내 귀에 들어오는 순 간 오빠에게 시선을 돌렸다. 오빠는 여전히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와 내가 결혼을 한다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 다. 하지만 왠지 그 말이 감미롭게 들려 오는 것은 어쩔 수 없 었다. 반드시 비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나 역시 오빠와 내가 사촌 지간이면서도 그런 상상을 해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빠의 다음 말이 궁금했다.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반문하고 나서 다시 오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오빠는 내 어깨를 잡 고 있는 손에 지그시 힘을 주는가 했더니 나를 살며시 침대에 눕혔다.

"오빠!"

나는 더 이상 이러면 안된다는 표정으로 짤막하게 오빠의 이름 을 불렀다. 그러나 일어날 수는 없었다. 오빠의 얼굴이 내 얼굴 위에 와서 멈추는 것을 가슴 조이며 지켜보았다.

"너하고 결혼식을 했는데 하객들이 모두 우리 반 아이들이었 어. 나는 엄마하고 아빠를 찾았지, 근데 있지......아무도 없었어.

작은 아빠하고, 작은 엄마는 신부 대기실에서 울고 있었고.....그 러다 잠이 깼어......그래서....."

"그만!"

나는 오빠의 꿈 이야기가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다. 오빠의 입 을 손가락으로 가만히 막았다. 눈물이 얼굴을 타고 쪼르르 흘러 서 귓속으로 들어가는 걸 느꼈다. 오빠의 얼굴도 슬퍼 보였다.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금방 이라도 눈물이 쏟아지고 말 것 같 은 얼굴이었다.

"미안하구나, 꿈 이야기는 나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하는 건 데......"

오빠가 내 눈물을 닦아주며 아프게 속삭였다. 순간 나는 오빠 의 얼굴을 와락 끌어 않았다.

"헉....."

오빠는 내가 목을 끌어 않는 순간 눈물을 터트렸다. 나는 오빠 울지마 라고 몇 번이나 속삭였다. 오빠는 오랫동안 울지 않았다.

눈물을 닦고 나서 내 입술을 가만히 덮쳐 왔다. 오빠의 입술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오빠 울지마, 내가 잘못했어. 오빠가 그날 나를 만졌을 때 내가 눈을 떴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잖어.....

나는 오빠가 슬퍼 할까 봐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뜨겁게 오열했다. 눈물을 참으려고 해도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오빠의 혀가 내 입술을 재치고 안으로 들어왔다. 낯익은 혀 였 다. 나는 오빠의 허리를 꽉 껴 않으며 혀를 빨아 들였다. 오빠가 헉 하는 신음 소리를 내는 게 코로 느낄 수 있었다.

"미안해!"

오빠가 착 갈아 앉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는 괜찮다고 도 리질을 쳤다 모든 것은 내 잘못이라고 큰 소리로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말 할 수가 없었다. 오빠가 얼굴을 들고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선미야 울지마, 네가 울면 난 괴로워서 죽어 버릴지도 몰 라....."

오빠가 내 눈물을 닦아주며 속삭였다. 나는 누운 체로 오빠의 얼굴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속 울음을 삼키며 눈을 감았다. 감은 눈 사이로 눈물이 삐져 나가 는 것을 느꼈다.

"안 울게 오빠. 그러니까 오빠도 울지마!"

나는 눈을 감은 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래 하는 오빠의 대답이 들리는 가 했더니 내 티셔츠를 치켜드는 감촉을 느꼈다.

오빠! 우리 자꾸 이러면 안되잖아!

나는 눈을 뜨지 못했다. 그렇다고 소리내어 말 할 수도 없었다.

오빠의 손이 내 배를 타고 올라와서 브래지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낄 때 아! 하는 신음 소리를 내며 몸을 꿈틀거렸을 뿐이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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