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 꿈 속의 정사 (13/92)

#13 꿈 속의 정사

"누군가 인터폰을 누르는 소리에 일어났지. 오빠 였어.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바람맞은 김에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 왔다는 거 야."

나는 대문을 열어 주고나서 내 방으로 들어갔어. 두통이 씻은 듯이 사라진 후여서 그런지 졸음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었거 든. 오빠가 내 방으로 왔어. 비디오 같이 안 볼꺼냐구. 난 거실 에 비디오 있으니까 혼자 보라고 했지. 머리가 아파서 좀 자야 겠다구 말야. 그리고 나서 다시 잠이 들었어."

선미는 숨소리를 내지 않고 길게 한 숨을 내 쉬었다. 지금 생 각해 보아도 그 때 상황이 너무 어이없었다는 표정이었다. 지혜 는 가끔 캔 맥주를 마시며 선미의 입을 지켜 보았다. 선미는 그 런 지혜를 향해 뜻 모를 미소를 흘리고 나서 다시 입을 열었다.

얼마나 잠을 잤는지 모른다. 골목에서 토막으로 들려 오는 야 채 장수의 스피커 소리며, 계란 장수의 고함 소리 등이 수면의 호수에 돌을 던지곤 했으나 잠의 여신은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 고 있었다.

"으.......음."

누군가 티셔츠를 걷어 붙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돌 아누우며 가슴까지 걷혀 올라간 티셔츠를 내렸다. 다시 긴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번에는 젖가슴에서 묘한 쾌감이 밀려오고 있는 것 같아 잠의 여신이 멈칫 물러서는 것을 느꼈다.

뭐랄까?

젖가슴에서부터 시작해서 하체로 뻐근하게 밀려가고 있는 쾌감 은 몽롱하면서도 짜릿짜릿한 쾌감이었다. 어느 순간 쾌감이 슬 그머니 물러서는 가 했더니 귓전에 뜨거운 입김이 스쳐 가는 것 을 느꼈다. 한 여름날 모닥불 옆에서나 느낄 수 있는 더운 체온 같기도 했다.

꿈속에서는 풀장에서 여자 친구와 수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친구가 갑자기 물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수영 팬티 가랑이 사이 로 손을 집어넣었다.

간지러워, 애, 간지럽다구......

말은 그렇게 했지만 친구의 손끝이 싫지만 않아서 그녀의 팔을 아프지 않게 꼬집었다. 친구의 손이 조금씩 대담해 지기 시작했 다. 처음에는 이제 막 형태를 찾아가는 까실까실한 음모를 손가 락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는가 했더니, 조금씩 안으로 밀려들어오 기 시작했다.

누가 봐,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쩌려고.

의식은 이러면 안된다고 끊임없이 부르짖고 있었지만 몸이 말 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깊숙이 만져 주길 기다리 기나 하는 것처럼 다리를 벌렸다.

아!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수영장 안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물거품으로 변해 수면 속으로 사라져 버렸는지 단 한 명 도 보이지가 않았다. 기 넓은 수영장에 친구가 은밀한 부분을 쓰다듬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묘한 쾌감이 물방울 처럼 솟아 올랐다. 친구가 얼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너 이런 기분 느껴 보지 않았지?

응. 하지만 부끄러운 걸.

봄날의 아지랑이 속을 거닐고 있는 것처럼 아련한 현기증이 밀 여 왔다. 점점 대담해 지기 시작한 친구의 손이 꼼지락 거리면 서 꽃잎 속으로 파고 들었다.

아퍼!

친구의 손가락이 꽃잎 깊숙이 파고드는 순간 찌릿 하는 통증이 밀려 와서 자신도 모르게 중얼 거렸다.

아프지 않게 해 줄게,

친구의 손이 깜짝 놀라며 꽃잎 밖으로 빠져나갔다. 순간 몹시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벌어진 석류를 맛도 보지 못하 고 향기만 맡은 기분 같았다. 팬티 속에 들어 있던 친구의 손이 다시 꽃잎을 천천히 쓰다듬는가 했더니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헉!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아랫배가 짜르르 거리는 기분 속에 온 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아, 다리를 쭉 뻗었다.

넌 참 대단하구나, 언제 이런걸 알았니.

친구는 웃었다. 그러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윽한 눈초리로 쳐 다보면서 끊임없이 클리토리스를 문질렀다. 친구의 손에 축축하 게 땀이 나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꽃잎도 뜨거워지기 시작했 다.

추워!

물 속에 너무 오랫동안 있었던 탓일까, 으스스한 추위가 살갗 을 더듬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이었다. 물 속에 오랫동안 있 어서 추운게 아니고 친구가 거풀 처럼 늘어 붙어 있던 티셔츠를 걷어 올렸기 때문이었다. 친구의 입술이 젖꼭지 위에 와 닿았다.

젖가슴 위로 떨어지는 친구의 숨소리가 살갖을 데울 것 처럼 뜨 거웠다.

"안돼!"

친구가 젖꼭지를 입에 무는 순간 여자끼리 이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번뜻 들었다. 그러나 그건 생각뿐이었다. 친구가 젖꼭지 를 입안에 넣고 강하게 흡입하기 시작하는 순간, 말 할 수 없는 쾌감이 거대한 산더미처럼 밀려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