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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쥐도 모르는 섹스 (10/92)

#10 쥐도 모르는 섹스

"우린 이미 되돌아 갈 수 없는 강을 건너 왔어. 네가 널 아무리 사랑한다 하더라도, 나와 섹스를 할 때마다 넌 선미의 잘 생긴 몸매를 생각할 꺼야."

나는 무릅을 세우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우뚝 선 남성은 곡사포 마냥 꺼덕대고 있었다. 지혜가 내 옆으 로 와서 그 남성을 아래위로 쓸어 내리며 최후의 선고를 내렸 다.

"그래. 나도 그럴 것 같아."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누이처럼, 연인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가끔은 섹스 파트너로 지내 왔던 지혜를 잃는 다는 것은 엄밀한 의미로는 슬픔이기도 했다.

"내가 어떻게 해 주었으면 좋을까?"

선미가 몸을 움직여 내 옆으로 왔다. 그리고 내 어깨를 껴 않 고 가슴을 쓰다듬어 주었다. 길고 가느다란 손을 소유하고 있는 선미 였다. 선미는 지혜처럼 내 남성을 어루만져 주고 싶은 모 양이었다. 그러나 차마 선미와 같이 어루만질 수는 없는지 수북 하게 음모가 나 있는 부분까지만 내려 왔다가 슬그머니 가슴 쪽 으로 손을 올리는 동작을 반복했다.

"사람들은 이럴 때 죽음을 생각하는 지도 모르지."

이상한 일이었다. 지혜의 말이 꿈결처럼 들려 오는 가 했더니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어쩌면 그 길밖에 길이 없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난 죽음보다는 우리 세 명의 우정을 간직하는 쪽을 택하고 싶 어. 우리가 못할 짓을 한건 아니잖아. 중요한 것은 우리 세 명에 게 있었던 오늘 밤 일은 그 누구도 모른다는 거야. 안 그래?"

선미가 담배를 피우지 않은 내 손을 끌어 당겨 자기 젖꼭지를 만지게 하면서 속삭였다.

"그래. 이건 우리들만의 일이야. 우리가 한 일은 아무도 몰라.

서울 시내에 쥐가 있을 리 없잖아. 그러니까 쥐도 우리말을 들 을 수 없어. 안 그러니?"

지혜가 더 이상 흥분을 참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뒤로 눕혔다가 세우며 내게 물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나도 그녀들 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몰랐다. 하지만 비밀이 지켜질 지는 몰라도 가슴속에서 영원히 지울 수는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 말들이 축제가 끝난 광장에 홀로 서 있는 것처럼 한 없이 공 허 스럽게 들려오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말을 하지마. 넌 지금 네 자신을 속이고 있는 거야. 이것 봐, 이 분은 정직해. 안 그래?"

지혜가 내 남성을 쓰다듬던 손바닥에 힘을 주고 물었다.

"아야! 아프잖아."

나는 차마 대답을 할 수가 없어, 얼굴을 찡그리며 선미의 젖꼭 지로 입을 가져갔다.

"착하지, 우리 아가 엄마가 찌찌 줄까?"

선미가 두 손으로 젖가슴을 움켜쥐고 내 입안에 젖꼭지를 물렸 다. 내 등뒤에 있던 지혜가 뒤에서 안겨 오며 선미의 입술을 찾 았다. 나는 두 여자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꼴로 한 손으로는 지혜의 꽃잎을 어루만졌고, 다른 한 손은 등뒤로 내 밀어 쪼그 려 앉아 있느라 활짝 열려 있는 선미의 꽃잎 속으로 밀어 넣었 다.

"좋아. 고민한다고 해서, 내일 해가 뜨지 않는 다는 법은 없겠 지."

나는 두 여자가 앞뒤에서 밀착 해 오는 통에 캄캄한 밤을 성냥 불처럼 밝히고 있던 이성이 힘없이 꺼져 버리는 것을 느꼈다.

"진우 네 마음을 충분히 이해 해. 네 마음도 너와 같으니까, 하 지만 우리 둘 만의 문제가 아니잖아. 선미의 입장도 고려해 주 어야 지......"

선미와 혀를 주고받던 지혜가 내 귓전으로 입을 가져와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으며 속삭였다.

"그래 우리들만의 신은 우릴 버리고, 우리 세 명을 선택했는지 도 모르지."

나는 앉아 있는 자세로 허리를 돌리며 담뱃불을 껐다. 그리고 양손으로 지혜를 껴 않아 길고 긴 키스를 했다. 그 동안 선미가 발정난 숫케 처럼 고개를 숙이고 내 남성 앞으로 파고 들어왔 다.

"헉!"

선미의 혀는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약간 도톰한 그녀 의 혀는 금방 이라도 내 남성을 녹여 버릴 듯이 맹렬한 기세로 남성을 핥아 내리는 가 하면, 애 간장이 녹아 내릴 정도로 한없 이 느리게 남성을 더듬어 갔다. 때로는 혀를 입안에 감추고 이 빨로 자근자근 깨물기도 하는 그녀의 혀는 마법의 혀 였다.

"누워 봐!"

지혜가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땀을 닦아 내며 뒤에서 나를 잡아 당겼다. 나는 남성을 선미한테 맡겨 두고 허리를 비틀어 지혜의 젖꼭지를 탐하고 있다가 힘없이 방바닥에 누워 버렸다.

아 이렇게 편할 수가.

나는 지혜가 꽃잎을 내 입 앞으로 가져오는 것을 보고 그녀의 히프를 두 팔로 껴 않았다. 지혜는 천천히 내 젖꼭지를 애무하 는가 했더니 조금씩 조금씩 혀를 밑으로 가져갔다.

가슴에서 배꼽으로. 배꼽에서 그 밑으로 가면 내 남성이 있고, 선미가 열심히 애무하고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내일 일은 생각하지마, 설마 죽기야 할려고."

지혜가 절망적으로 외치며 선미와 함께 교대로 내 남성을 애무 하기 시작했다.

절망, 선미의 몸짓이 욕망에 굶주린 여자의 그것이라면, 지혜의 입술을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입술 이었 다. 마치 머나먼 이국(異國)으로 떠나는 애인과 마지막 밤을 보 내는 애처러운 여인의 몸부림 바로 그것 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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