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2 팬티 속의 손수건 (2/92)

#02 팬티 속의 손수건

인간이 내는 소리 중에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무엇일까? 두 말 할 것 도 없이 노래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게 아니다. 바로 이성에 게 향하는 사랑의 언어이다. 그 중에서도 가슴속에서 울어나오는 거짓 없는 사랑의 언어야 말로 영혼의 목소리 일 것이다.

"사랑해. 정말 사랑해..... 나 저.....정말 미......미치겠어."

지혜가 이빨로 물고 있던 손수건을 빼서 머리위로 던지며 어깨에 매달 려 왔다. 이어서 다리를 들어 올려 내 양쪽 장딴지를 힘있게 조여 왔다.

"으......"

어느 순간부터 였는지 모른다. 지혜는 동물의 신음 소리를 마구 남발하 며 엉덩이를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꽃잎은 바나나라도 자를듯 히 이빨 없는 날을 세우고 마구잡이로 흔들리고 있었다.

"조용해, 선미가 깰지도 모른단 마......말야."

나는 지혜의 입을 내 입으로 틀어막고 하체를 찍어눌렀다.

"개.......갠 한번 자면 업어 가도 몰라. 그러니까 그 쪽에는 신경 끄고, 계속해."

지혜가 고개를 흔들어 내 입술을 피하며 숨찬 마라토너 같은 목소리를 토해 냈다.

그러나 그건 지혜의 착각에 불과 했다. 아니 설령 선미가 지혜의 말대 로 한번 잠이 들면 업어 가도 모르도록 깊숙이 잠드는 성격을 소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오늘은 아닌 것 같았다.

"으.....음."

엎드려 자고 있던 선미가 가느다란 신음 소리를 내며 벽쪽으로 돌아 눕 는 것을 그녀는 보지 못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보고 말았기 때문이다.

"지혜야. 그......그만 하자. 선미 일어 났나 봐!"

놀란 내가 다급하게 속삭였다.

"너 보다 내가 더 잘 알아. 잠꼬대 일 꺼야."

한번 불이 붙은 지혜는 완전히 이성을 망각하고 있었다. 미꾸라지처럼 내 밑을 쏙 빠져나가더니 내 위로 올라갔다.

철커덕.

그녀의 꽃잎과 내 남성이 결합하는 데는 수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도 숙달된 조교 마냥 내 남성을 꽃잎으로 감싸고 하체를 흔 들기 시작했다.

케쎄라. 쎄라!

나는 더 이상 선미에게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선미가 달밤의 체조 가 아닌, 우리들의 라이브쇼를 오각을 통해서 듣고 있다 하더라도 불을 끄기에 산불은 이미 너무 번져 있었다.

나는 천장을 향하여 치켜져 있는 지혜의 젖가슴을 양손으로 움켜쥐고 오 몸을 그녀에게 내 맡겼다.

지혜는 그네를 타고 있었다. 밑으로 내려 올 때는 허리를 숙이고 헉헉 거리다가, 위로 올라 갈 때는 고개를 뒤로 꺽고 헉헉거렸다. 내 남성을 고지를 향하여 헐떡거리는 걸음으로 힘차게 뛰어 올라가고 있었다.

"으......음."

다시 선미가 몸을 뒤트는 소리가 들려 왔다. 내 눈은 이미 어둠 속을 노려보는 수코양이처럼 동공이 활짝 열려 있는 상태인지라 선미가 기척 이는 것을 충분히 볼 수 있었다. 나를 보고 돌아 ?는 선미의 손이 바지 속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설마!

선미가 우리들의 섹스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은 꿈도 꾸지 않았다. 아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 이었다. 바람에 나풀 거리는 생머리, 강가에 서서 꿈을 꾸는 눈동자로 강물을 바라보는 것 같 은 서정적인 선미가 잠결에 들리는 육림(肉林)에서 부른 바람 소리에 깨 어나 자위 행위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됐다.

"아!"

절정에 달했던 지혜가 무거운 바람이 되어 내 가슴으로 무너져 왔다.

나는 무너지는 선미의 등을 어루만지며 선미를 쳐다 보았다. 일순간 선 미의 눈동자가 번쩍 뜨이는 것을 똑바로 확인할수 있었다.

이럴 수가......

꿈 같은 현실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서 입을 딱 벌렸다.

"어머, 너 정말 오늘 왠 일이니. 아직 끄덕도 없네?"

복권에 당첨 된 듯한 들뜬 목소리로 속삭이던 지혜의 혀가 내 입안을 뜨겁게 핥아 갔다. 그도 그럴 것이 난 절정에 달하는 순간, 선미 생각을 하느라고 의식과 본능이 따로 놀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해서 내 남성은 아직 단단했다.

"후......"

선미가 내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며 뜨거운 숨을 내 쉬었다. 그 소리를 지혜라고 듣지 말란 법은 없었다. 지혜는 아직도 건재하는 내 남성이 뜨 겁게 끄덕거리는 것을 느끼고 다시 허리를 펴고, 압박을 가해 오려다 고 개를 돌렸다.

"왜 그러니?"

내가 목소리를 죽여 물었다.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않았어?"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눈을 감은 선미를 보고 지혜가 말했다.

"아니?"

"그래?......야 너 정말 대단하다. 오늘 무얼 먹었길래. 예가 이렇게 단단 하니?"

지혜가 꽃잎으로 물고 있는 내 남성을 앞으로 밀어붙이며 속삭였다. 그 순간이었다. 잠자고 있는 것처럼 가만히 있던 선미가 손수건을 끌어 간 것은.

선미는 내가 선미 입에 물려주었던 손수건을 슬쩍 끌어가서 바지 안으로 집어넣었다. 물론 그 안에는 그녀의 팬티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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