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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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이름을 한 회사...설립한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회사...

그 회사의 대표는 이제 약관인 청년으로 이름이 한수효였다.

그 회사가 실질적으로 박정숙이 이끄는 모든 사업의 근원이었다.

이미 승화건설 주식의 절반 가까이가 그 회사에 넘어가 있었다.

아버지 지분과 자신과 아내인 채수연, 그리고 아들 지분만 남은 것 같았다.

이제는 남은 지분이라도 확고히 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상의하려고 급히 아내의 연구실을 찾았다.

그런데...

“아흐..아흐...아으윽...흐윽..흐윽...”

그것은 틀림없이 교성이었다.

여자 교수가 교수 연구실에서...

모두가 퇴근하고 없는 늦은 밤에...

“크...윽....나...다..당신....허윽....”

문 손잡이를 돌려보았다.

사르륵...돌아가면서 문이 열렸다.

‘세상에... 문도 잠그지 않았다는 말인가?’

더 놀란 심정으로 소리나는 쪽을 보았다.

천정 등은 모두 꺼진 채 책상 위에 있는 작은 스텐드 불빛만 있었다.

그 불빛 아래 비친 모습은 장관이었다.

사내의 위에서 그녀의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흩날리고 있었다. 

그녀의 유방 또한 춤추듯 이리저리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가냘픈 두 팔로 간신히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녀의 요분질은 멈추지 않았다. 

움직임이 빨라지고 좀 더 심해졌다고 생각되었다.

그 순간 사내가 엉덩이를 허리를 치켜들어 맞아 주었다. 

그녀의 엉덩이가 올라가면 반대로 사내f의 허리는 내려갔다. 

그녀의 엉덩이가 내려오면 사내의 허리가 다시 올라갔다. 

그렇게 서로의 둔덕이 맞부딪칠 때마다 달뜬 소리가 메아리쳤다.

‘찹...찹...찰싹..찹..푸걱....’

 “으흥...으흥...아흐..허..으흑..흑..컥...나...나요..나요...아흑....끄으윽....”

손잡이를 잡은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소리를 치고 싶은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냥 멍하니 둘의 교접을 구경했다.

기다란 신음소리를 내며 마침내 그녀가 사내 몸 위로 쓰러졌다. 

그리고는 활처럼 등이 뒤로 젖혀졌다.

그때 민수와 눈이 마주쳤다. 

수연이 짧은 비명과 함께 사내 몸 위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밑에 있는 사내는 아직 상황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눈이 마주쳤으나 수연이 동요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무너진 수연의 허벅지를 적시면서 소파에 흥건히 둘의 물이 고이고 있었다. 

“했어?”

 “네..”

 “좋았어?”

 “네, 주인님”

똑똑히 들렸다.

그녀가 사내를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더 똑똑히 들렸다.

아마도 수연이 눈이 마주친 자신에게 들으라고 그리 말한 것 같았다.

조용히 문을 닫았다.

그리고 돌아섰다.

그동안의 불륜들이 섬광처럼 뇌리를 스쳤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문제가 되었을 때 했던 둘의 합의가 생각났다.

“문제만 생기지 않으면 서로의 섹스에 관계치 않는다”

 “대외적으로 금슬 좋은 부부인 것은 자주 과시한다”

이미 오래 전 섹스리스 부부로 살기로 합의한 여자다.

가족관계등록부에 적힌 법적 아내...

대외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잉꼬부부...

채수연 최민수의 관계인데, 오늘 그것을 여실히 깨달았다.

속도계가 250을 넘고 있었다.

비로소 정신이 돌아 온 민수가 속도계에 시선이 스쳤다.

‘아차’

너무 빠르다는 것을 자각했다.

그런데 차라리 그 자각이 없었어야 했다.

브레이크를 밟는 발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어..어..어?”

헨들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자동차는 엄청난 속도로 가드레일을 쳤다.

‘쾅’

 ‘콰쾅’

 ‘콰콰쾅’

부서지는 굉음을 내며 공중으로 부웅 떠오르던 자동차가 언덕으로 쳐박혔다.

그런데 언덕을 지키고 있는 나무와 정면으로 부딪쳤다.

“끄어악”

단 한마디였다.

그 한마디가 국회의원 최민수가 남긴 최후의 일성이었다.  

1

‘띠리리링’

수효의 전화기가 울었다.

정숙을 안고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만지던 수효가 전화기를 보았다.

문자판에 채수연이 찍혔다.

그동안 수연은 계속 정서불안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최민수의 급작스런 교통사고 뒤에 생긴 현상이었다.

이런 소식을 윤아를 통해서 들은 수효는 그녀의 치유가 급했다.

수연과 민수의 사이는 애틋한 사랑이 내재된 관계는 아니었다.

그러나 돌아보면 민수는 연애때부터 결혼 후에도 수연에게 상당한 공을 들였다.

아버지 최병걸의 반대에도 대학 때의 사랑을 배신하지 않았다.

공부를 위해 결혼을 미루고 유학을 떠났어도 기꺼이 받아줬다.

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승화대 강단에 서는데 누구보다 최민수의 공이 컸다.

결혼을 하고 강단에 서고 아직은 젊은 나이에 정교수가 된 것은 다 민수의 공이다.

그랬는데 그가 창졸간에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날 수연은 수효와 꿈같은 섹스를 나누고 그 섹스의 여운에 빠져 귀가했었다.

욕실에서 기분 좋은 목욕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전화가 울었다.

이후 수연은 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사고의 순간을 역산하면 자신이 수효의 품에서 헐떡거릴 때였다.

사고 지점도 곱씹을 점이 많았다.

그 시간에 현역 국회의원인 민수는 운전기사도 없이 손수운전으로 그곳을 지났다.

그 지점은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을 다녀가야만 지나는 길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수효의 품에서 헐떡거릴 때 민수가 왔다는 말이 된다.

밤중에 문이 잠긴 강의실 복도에서 죽어가는 아내의 신음소릴 들었다는 말도 된다.

황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경찰은 민수의 사고에 어떤 의문도 두지 않았다.

결국 수연은 자신의 가슴 한 가운데에 민수를 묻었다.

그랬으므로 아무리 스스로를 다스려도 정사불안증을 해소할 길이 없었다.

민수의 장례식장은 침통이라는 표현도 부족했다.

분향대 앞에는 현직 대통령과 국회의장, 그리고 여야 각 정당 대표의 조화가 놓였다. 

그 앞에서 상복을 입은 수연은 모든 이들의 위로를 받는 주인공이었다.

정숙과 미연과 주희와 명희 등 수연과 직간접으로 엮인 수효의 여자들은 모두 조문했다.

모든 장례절차를 마치고 어수선한 가운데 며칠이 흘렀다.

윤아를 통해 수연의 근황을 체크했다.

그대로 그냥 두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미연과 동거했던 오피스텔로 은밀하게 불렀다.

수연은 그 부름을 거절하지 않고 순순히 응했다.

그리고 그 밤...

수연은 여자가 암컷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다했다.

수효는 묵묵히 그녀의 행동을 받아줬다.

그것은 그녀의 스스로에 대한 학대일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측면으론 새로운 탄생을 위한 세례식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둘 사이에 남았던 최민수에 대한 찌꺼기를 털었다.

이런 절차로 찌꺼기가 털릴 수 있었던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이미 수연도 민수도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수에겐 수연 외에 수많은 여자들이 있었다.

그것을 알면서도 수연이 모른 척 했을 뿐이다.

그런데 수연에게 수효라는 강력한 새주인이 생겼다.

그 새로운 주인은 여자가 암컷으로 변하는데 모든 조건을 갖고 있었다.

그의 품에 있으면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희망도 있었다.

희열과 열락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그 밤 수연은 수없이 고백하며 재탄생의 세례식을 엄숙하게 수행했다.

그랬는데 이 밤중에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이전에는 없던 일이다.

그녀에게 다시 정서불안증이 왔거나 그도 아니면 다시 무슨 변고가 생겼다는 신호다.

수효는 안고 있던 정숙을 품에서 내려놓고 전화기를 들고 일어섰다.

“나야”

 “...”

 “뭐?”

 “...”

 “그래서 어떻게 했어?”

 “....”

 “일단 119를 불러”

 “...”

 “내가 전화를 해놓을 거니까 윤명희 박사가 있는 병원 응급실로...”

 “...”

 “그래, 침착하게. 응”

 “....”

 “그래, 당연히 윤아도 불러야지”

전화기를 닫았다가 다시 연 수효가 번호 하나를 눌렀다.

“자나?”

 “...”

 “당신이나 김영철 박사가 응급실 당직 의사 잘 아나?”

 “....”

 “그래. 확인해서 연락 줘”

 “....”

 “낙상인데 시간은 잘 모르겠데”

 “...”

 “현재 무의식 상태래”

 “....”

 “그래, 빨리 조치하고 연락 줘”

전화를 끊은 수효가 담배를 한가치 빼들고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

침대에서 빠져나온 차림이니 알몸 그대로였다.

잠시 후 등 뒤에 여자의 젖무덤 감촉이 왔다.

그리고는 가느다란 팔이 가슴을 안으며 귓가에 끈적한 목소리가 들렸다.

“좋지 않은 전화예요?”

 “아냐...”

 “근데...”

 “최병걸이 쓰러졌데”

 “응? 왜요?”

 “혼자서 과음을 했는지 취한 상태로 욕실 바닥에 미끄러진 것 같다는군”

정숙은 직감했다.

바로 오늘 오후에 그를 만났다.

아들 최민수 의원 장례식이 끝난 뒤 처음이었다.

퇴근 직전에 그의 전화가 걸려왔었다.

그리고는 느닷없이 인생무상을 말했다.

혹시 자금 여유가 되면 승화대를 인수할 의사가 없는지 물었다.

조건은 간단했다.

며느리 채수연을 중용할 것과 아직 미국에서 공부 중인 손자 둘의 미래를 책임질 것...

정숙은 이미 채수연도 차윤아도 다 수효의 여자인 것을 안다.

그의 부탁이 아니어도 그 여자들은 수효가 책임질 것이다.

자신은 수효의 종속물인데 수효가 하겠다는 것을 모주건 따를 수밖에 없다.

일단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통과의례지만 JS그룹의 이사회 회의록도 준비해야 한다.

이사회라고 부르지만 투자위원회다.

모든 결정은 정숙이 다 하지만 그 전에 이 위원회에서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받는다.

오늘 사실은 수효와 침대에서 그 문제를 의논하려 했다.

일주일이면 두 번 들어와서 같이 잠을 자는데, 그때 아니면 수효의 지시를 받기가 쉽지 않다.

몸도 그의 지시를 받고 마음도 지시를 받고 머리도 지시를 받아야 한다.

이미 몸은 그의 품에 있을 때 미리 항복한 상태다.

“저...여보”

수효의 말끝에 다른 대꾸 없이 끈적한 소리로 수효를 불렀다.

그런 정숙을 수효가 돌아보았다.

사랑한다고 눈이 말하고 있었다. 지금 해달라고 몸이 말하고 있었다.

“지금...좀 안아줘요”

이제 정숙은 망설이지 않는다.

일주일에 이틀이다.

이미 주인에게서 씨를 받은 여자가 생기고 있다.

윤명희는 배가 불러서 곧 산달인데 미연이도 배가 불러오고 있다.

남자는 자신의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를 낳은 여자에게 쏠린다.

씨를 뿌리고 싶은 본능을 제대로 발현한 밭이 귀중한 것이다.

수효라고 다를 것이 없다.

일주일에 사흘은 지금도 미연과 있다.

자신과 이틀, 미연과 사흘, 미연의 집에는 경미와 희수가 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 이틀은 수효에게 자유다.

호텔에서 윤아나 수연, 그리고 주희와 있는지 윤명희와 있는지...

아니면 또 다른 인연을 만드는지 정숙으로선 알 수가 없다.

다만 자신에게 할애 된 이틀, 그 이틀이 정숙은 소중하다.

희수와 경미는 젊다.

희수는 대학을 가야 한다고 공부를 시키지만 세상 일은 모르는 것이다.

배란이 왕성한 젊은 여자가 수효같이 강한 정자를 받으면 임신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약물 피임을 하거나 수효가 질외사정을 하지 않는 한 배란기의 정사는 바로 임신이다.

희수는 모르지만 경미는 아마도 씨를 받기를 바랄 수도 있다.

그의 씨를 품는 것만이 보이지 않는 여자들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때문이다.

소중한 날, 소중한 시간에 다른 일로 내 남자를 빼앗기기 싫다.

그런 뜻을 품고 알몸으로 등 뒤에서 주인을 안았다

 그가 돌아서며 대답 없이 두 팔을 벌려주었다. 

그의 입술이 찾아왔고, 이내 혓바닥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안으로 가요“

수효가 알아들었다는 듯이 입술을 거두어들였다. 

담배를 베란다 재떨이에 비벼 끄고선 번쩍 정숙을 안아들었다.

그런데 침실로 향하기도 전에 벌써 거실 소파에서 정숙이 먼저 들떴다. 

입술로 수효의 몸 구석구석을 탐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온몸으로 수효를 부비다가 갑작스런 삽입이 이루어졌다. 

그것은 서로 의도하지도 않은 삽입이었다.

“아흑.”

 “헉.”

두 입에서 동시에 외마디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정숙이 격렬하게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스스로 요분질을 시작했다. 

정숙의 섹스가 이처럼 스스로 거칠고 격렬한 것은 요즘들어 부쩍 잦았다.

그녀 스스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스스로 무언가 갈급하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정숙은 마구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스스로 추구한 절정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흐..아흐...”

 “아으윽...흐윽..흐윽...”

 “크...윽....나...다..당신....허윽....”

수효의 몸 위에서 정숙의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흩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유방 또한 춤추듯 이리저리 마구 흔들리고 있었다. 

가슴에 얹은 가냘픈 두 팔로 간신히 자신의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수효가 그런 그녀의 요분질에 몸을 그냥 맡겨 두진 않았다. 

그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좀 더 심해졌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내려오는 그녀의 엉덩이를 허리를 치켜들어 올리며 맞아 주었다. 

그렇게 서로의 둔덕이 맞부딪칠 때마다 거실엔 달뜬 소리가 메아리쳤다.

‘찹...찹...찰싹..찹..푸걱....’

 “으흥...으흥...아흐..”

 “허..으흑..흑..컥...”

 “나...나요..나요...아흑....끄으윽....”

기다란 신음소리를 내며 마침내 정숙이 수효의 몸 위로 쓰러졌다. 

그리고는 다시 활처럼 등이 뒤로 젖혀지더니 다시 짧은 비명과 함께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수효는 그런 정숙의 떨림을 가만히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제대로 숨을 고른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뭐가 불안해?”

 “.......”

 “불안해 하지 말아요. 난 영원히 당신 남편이야”

 “아!...흐흑”

여전히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눈을 맞추고는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그러면서 수효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수효가 그런 정숙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쓸어주었다. 

너무 격렬했던 탓이었을까, 많이 헝클어져 있었다. 

한 올 한 올 손가락 사이에 끼워 쓸어주었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그녀의 등 위로 손을 내렸다. 여전히 매끈했다. 

이제 나이 육십이 다 되어가는 그런 여인의 몸은 아니다 싶었다.

순간 제주의 효정이 떠올랐다.

그간 무심했던 것 같았다. 

효정이도 여자였다. 사랑받고 싶었을 것이다. 

서로 말은 않지만 그녀가 육친으로는 엄마라는 것 다 안다.

그래서 이제라도 그녀를 배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섹스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 첫 번째 아내가 된 효정을 더욱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사이 정숙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수효의 귀에 숨결을 불어넣으며 속삭였다.

“저..당신..아직이죠?”

수효가 그냥 미소로 대답했다.

“저...하...한 번만...더요...”

그렇게 말하고는 부끄러운 듯 다시 고개를 숙여버렸다. 

그때까지도 수효의 무기는 여전히 발기된 채로, 있었다.

화답의 의미로 그녀를 안아들었다.

정숙은 그런 수효에게 온몸을 밀착시켜왔다.

“절대로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요”

귓가에 그녀의 조그마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그리고 이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엉덩이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처럼 정말 조금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의도와는 반대로 그녀의 신음은 이내 갈수록 거칠어져 가고 있었다. 

이번엔 수효가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침대로 가”

엉덩이에 두 손을 받쳐 안방 침대로 안고 가는데 두 팔이 수효의 목을 감았다, 

그리고 두 다리는 허리로 감겨 조이기 시작했다. 

떨어지지 않으려는 안간힘이었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그녀의 숨겨진 욕정이었다. 

이 욕정은 암컷 본연의 수태를 희망하는 욕정이다.

미연이 임신한 이후 정숙은 더욱 임신이 하고 싶어졌다.

만약에 자신이 어렵다면 효정이라도 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조만간 이곳의 일들이 숨 쉴 만큼 마무리가 되면 제주행을 계획하고 있다.

2

수효는 수연과 함께 인터넷에 뜬 기사를 읽고 있었다.

기사는 비교적 자세하게 쓰여 있었다.

이는 자신의 지시였다.

실제로 숨길 것은 제대로 숨겨야 한다.

그러나 숨기지 말아야 할 것은 제대로 밝히는 것이 좋다.

“제대로 보도되었던데요?”

 “그래”

 “그럼 이제 박회장님은 학교로 집무실을 옮기는 거예요?”

 “아냐”

 “그럼?”

 “그냥 지금 그대로...”

 “왜요?”

 “이사장 집무실이라든지 이사회가 꼭 학교 안에 있으란 법 없잖아?”

 “그야 그렇지만”

 “참, 지금 총장 임기가 언제까지지?”

 “2년 남았어요”

 “어때? 교수들 사이의 평판이?”

 “좋아요”

 “당신은?”

 “저도 상관없어요”

 “욕심 없어?”

 “당신만 있으면 돼요”

최민수의 사망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수연은 더 적극적이 되었다.

이제 어느 곳이든 단둘이만 되면 먼저 밝혔다.

그녀에게 지금은 무엇보다 수효의 사랑을 차지하는 것이 급선무 같았다.

수효는 그녀의 입술을 살그머니 빨면서 손을 젖통에 올렸다.

그 손 위로 수연의 손이 올라왔다.

젖통을 거머쥐자 수연이 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는 입술 안으로 들어 온 수효의 혀를 세차게 빨았다.

수효가 손을 내려 그녀의 사타구니를 쥐었다.

이미 사타구니는 홍수에 젖어 있었다.

손으로 그녀의 사타구니를 애무하면서 노트북에 뜬 기사를 읽어내려 갔다.

JS그룹은 최근 승화대와 학교법인 매각ㆍ인수와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그룹의 승화대 인수금액은 1,00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발표한 JS측에 따르면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현재 승화대가 안고 있는 모든 부채를 JS가 상환한다.

2. 당장 상환이 필요 없는 부채는 승계한다. 

3. 이 조건으로 학교법인 승화의 지분 전체를 인수한다.

4. 최병걸 이사장 개인에게 따로 지급되는 인센티브는 없다.

승화대는 최근 갑자기 닥친 여러 우환과 급격한 자금난으로 어려운 곤경에 있었다.

의대설립을 위해 지방캠퍼스를 확장하면서 부채 규모가 커진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서울에 승화대학병원을 개원하기 위해 했던 투자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 생긴 부채가 1,000억 원대에 달해 급격한 재정난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이 학교재단 이사장인 최병걸씨는 갑작스런 변고를 잇따라 맞았다.

몇 달 전 둘째 아들인 승화건설 최민기 사장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런데 바로 얼마 전 장남인 최민수 의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따라서 이런 여러 어려움이 닥치자 고령인 최병걸 이사장까지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동안 최 이사장이 추진하던 모든 사업들이 난관에 봉착했었다. 

승화대는 이승만 대통령 시절이던 지난 1958년 현재의 자리에서 개교했다.

1957년 승화대 재단을 설립한 뒤 최병걸씨는 1958년 이 대학을 개교하면서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최씨는 정권을 잡은 측의 권력에 편승 왕성하게 학교를 확장했다.

특히 지난 IMF 외환위기 당시 과도한 부채를 안고 부동산 등을 매입했다.

그런데 이때의 무리한 투자가 재정악화를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올해 84세의 고령인 최씨가 두 아들의 변고까지 겹쳐 충격을 받고 쓰러진 것이다.

이 때문에 최씨 일가는 학교를 운영하기 어려워 학교를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런 급박한 사정을 가진 학교재단을 현금동원력이 충분한 JS그룹이 인수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승화대학교를 인수한 JS그룹은 어떤 그룹일까. 

세간에는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진 이 그룹의 실체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그룹이 가진 비하인드 스토리 때문이다. 

이 그룹 총수는 그동안 증권가 및 자본시장에서 ‘청담동’이란 은어로 불린 큰손이다. 

철저하게 음지에서 투자하던 이 그룹 총수는 세간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지칭된다.

손대는 증권이나 채권에서 단 한 번도 손해 보는 일이 없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승화대를 인수하면서 수면으로 떠오른 이 그룹 실권자의 현금 보유력도 화제다.

세간에는 이 실권자가 ‘청담동’으로 불렸던 여성 큰손의 실질적인 배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배후 인물은 그가 여자인지 남자인지도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실제 현재 현금보유력 및 동원력이 ‘청담동’보다 더 강하다는 것이다.

즉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 보이지않는 인물의 현금은 국내 1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승화대 인수는 이 인물이 주도한 것이라는 소문인데 누구도 그 소문을 확인해주지 않고 았다.

이에 궁금증을 더한 언론들에게 이 그룹 관계자는 사회공헌 차원이라고만 설명했다. 

하지만 이 그룹의 승화대 인수배경은 다른 대기업의 대학 인수 배경과는 크게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학교법인은 공익법인이기 때문에 대기업의 지분 참여가 다른 업종 진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 

무엇보다 대기업이 학교법인을 소유할 경우 다양한 세금 특혜를 받는다.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기업이 대학을 소유할 경우 사회공헌의 측면에서 기업 홍보 효과를 누린다.

거기다 인재 확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대학인수에 골몰했다.

그리고 현재 삼성은 성균관대, 현대는 울산대와 울산과학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LG는 천안 소재의 연암대학, 진주 소재의 연암공대를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대학은 아니지만 한화는 천안 북일고 및 북일여고의 소유 지분을 갖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두산그룹은 중앙대를 인수했다.

특히 두산은 중앙대 인수 후 중앙대 병원을 여타 대학병원과 같이 확장하고 있다. 

그런데 승화대를 인수한 JS그룹은 기존 그룹들과 다른 성격의 기업이다.

이 그룹은 그동안 막대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증권이나 선물투자 등을 하며 성장했다.

그리고 재정기반이 탄탄해지자 전국에 부동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했다.

이어서 현재는 국내 최고의 호텔 체인그룹으로 성장했으며 연계된 사업들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JS그룹의 승화대 인수는 기존 그룹의 목표인 인재확보 면에서도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따라서 승화대 매각은 승화대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또 이사회의 승인을 얻을 경우 교육부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 

이런 절차를 다 거치게 되면 승화대의 매각 작업은 마무리된다. 

결국 이번 JS그룹의 승화대 인수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어느덧 수연은 수효의 아래로 내려가서 좃을 빨고 있다.

그런 수연을 끌어 올린 수효가 가볍게 입을 맞춰준 뒤 물었다.

“요양원 다녀왔지?”

 “네”

 “어때?”

 “가망 없어요”

 “그건 나도 아는데...”

 “....”

 “언제 쯤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좋을까?”

 “그야...”

 “그래서 말인데...”

 “네”

 “본계약 체결하는 날...”

 “네에”

 “당신하고 윤아하고...또 누구있지”

 “뭐가요?”

 “직계 존비속”

 “없어요. 제 아들과 윤아씨 아들...둘이 다예요”

 “당신 아들은 미성년자니까 빼고 윤아 아들은...”

 “귀국 안 할 거예요”

 “으음”

 “문제 있어요?”

 “모양새가 좀”

수효는 지긋이 눈을 감았다.

언론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이번 사안은 언론들이 찾는 가장 좋은 먹이다.

최병걸 이사장은 식물인간 상태이므로 더 움직일 수 없다.

직계 비속으로 아들 둘과 손자 둘이 있는데 아들 둘은 죽었다.

결국 그에게 남은 상속자는 며느리 둘과 손자 둘이다.

이중 한 명은 미성년자이고 다른 한 명은 유학 중이다.

본계약 체결 자리에는 결국 채수연 교수와 차윤이 사장만 배석한다.

이를 두고 언론들은 또 재미있는 소설을 쓸 것이다.

수효는 이 점이 조금 켕긴다. 

우리 언론들의 소설작법이 훌륭해서다.

오늘 수연을 만난 것은 이런 언론들에게 괜한 오해 살 일을 하지 말라는 명을 내리기 위해서다.

수연은 그러나 그보다는 수효의 몸이 더 소중하다.

그래서 집요하게 지금도 몽둥이를 탐한다.

이대로는 대화가 어렵다.

결심한 수효가 수연의 엉덩이 골에 입술을 붙였다.

“하엉”

바로 콧노래와 함께 몸이 꿈틀거렸다.  

 1

딩동

"누구세요?"

 "네에...저어"

인터폰에 보인 얼굴은 젊은 여자였다.

하지만 미연이 알 수 없는 얼굴이었다.

 "누가 왔어요?"

 "응"

 "근데?"

인터폰 소리와 함께 인기척이 났음에도 머뭇거리는 미연에게 희수가 다가왔다.

 "어?"

 "아는 사람이야?"

 "네"

 "누군데?"

 "선생님"

 "응?"

 "예전 오빠 담임선생님"

 "그이?"

 "예"

 "어디 제주도?"

 "예"

 "그런데 왜?"

 "아마도 오빠를 만나려고..."

 "아!"

미연은 즉각 짐작했다.

수효가 말하던 강수영인가 하는 그 선생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녀가 직접 찾아 온 것이다.

심호흡을 하고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과일바구니를 든 수영이 문이 열린 현관 안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네에"

 "저는 강수영이라고 하는데 잠깐 들어가도 될까요"

 "예 들어오세요"

말을 마친 미연이 길을 내줬다.

신발을 벗고 마루로 올라서던 수영의 눈이 다시 커졌다.

 "어?"

 "안녕하세요?"

 "희수...그래 희수 맞지?"

 "네에"

 "여기 사니?"

 "네에"

손을 맞잡은 두 여자는 그러나 벌써 지나가버린 시간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중학생이던 희수는 이제 어엿한 처녀가 되어 어디서 만나도 얼른 알아볼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리 앉으세요"

 "응. 고마워"

희수가 수영에게 자리를 권했다.

미연은 그 시간에 수효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예요"

 "..."

 "네...근데..."

 "...."

 "집에 손님이..."

 "..."

 "희수가 강수영 선생님이라고.."

 "..."

 "아녜요. 안 그래도 희수랑 외출하려고"

 "..."

 "경미씬 당신 심부름 간다고..."

 "..."

 "네에. 그럼"

미연은 즉각 판단했다.

둘의 만남을 위해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

그래서 수영과 대화 중이던 희수에게 눈으로 말했다.

희수도 알아듣고 눈을 깜박거렸다.

그러면서도 수영과의 대화에 열중했다.

 "은주언니 만났어요?"

 "응"

 "그래서 여길..."

 "그래. 은주가 너 여기 산다고..."

 "네에"

수영은 그동안 미칠 것 같았었다.

갑작스러운 정도로 생긴 변고들이 감당하기 어려웠다.

한수효를 만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백방으로 찾았으나 불가능했다.

그런데 갑자기 모든 상황들이 돌변했다.

보스인 최민수 의원이 교통사고로 돌연사를 했다.

보스의 부친은 쓰러져서 치료 불능 상태에 빠졌다.

요양원에 있지만 학교법인 이사장 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다.

보스의 지시로 자신 등 보좌진이 심혈을 기울였던 도심권 병원타운 설립 정책들...

강남권 오룡마을 재개발을 위한 택지 및 주택정책들...

이런 일들을 위해 보좌진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녔다.

그리고 귀신같이 이런 일들이 착착 아귀가 맞듯이 맞아 떨어지면서 진행되었다.

자금난에 빠져서 허우적대다 도산 일보 전이던 승화건설은 엔젤을 만나서 탄탄대로다.

의대 설립, 지방 캠퍼스 및 본교 켐퍼스 확장 등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던 승화대도 투자가가 나타났다.

도심권 병원타운에 세울 승화대 부속병원에 투자자의 이름이 들어갈 뿐 다른 것은 없는 엔젤 투자가였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추진하던 보스는 돌연사로 죽었다.

이어서 보스의 부친도 식물인간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 일들은 자연스럽게 남은 사람들 몫으로 떨어졌다.

그것이 대외적으론 미망인들과 자녀들 몫이지만 수영이 알아본 바에 의하면 아니었다.

보좌관을 통해 들었던 이름 한수효가 그 안에 있었다.

수영 자신으로선 한수효가 꿈에도 그리던 이름이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머리가 피잉 돌았다.

그런데 깊이 알아보면 더욱 이 모든 변화의 한 복판에 한수효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때부터 한수효를 만날 수 있는 길찾기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 이름이 은주였다.

은주는 승화건설과 계약관계에 있는 철거회사 회장의 애첩이다.

그런 은주라면 수효를 알 것 같았다. 무작정 은주를 찾아가서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리고 은주의 입에서 드디어 희수 얘기를 들었다.

희수 얘기만이 아니라 희수가 사는 곳을 찾아가면 수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주를 떠난 뒤 4년 만이다.

4년 만에 드디어 나쁜놈 한수효의 꼬리를 잡은 것이다.

 "언니..."

 "언니?"

 "그래요..언니..은주언니 친군데 그리 부르는 것이.."

 "그래"

희수가 호칭을 정했다.

 "인사드리세요. 이 언니가 여기서 젤 큰언니예요"

 "아!"

 "실질적으로 이집 주인이기도 하시고..."

 "응"

 "또 큰언닌 지금 그이의 아이를 임신하고 계셔요"

수영은 희수가 큰언니라고 부르는 여자의 얼굴을 봤다.

얼굴 전체가 온화하고 예뻤다.

그러나 아무리 잘 봐도 40살은 넘어 보였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다시 인사드릴께요. 강수영입니다"

 "네. 오미연이예요"

 "저어..."

 "연락 드렸더니 오신다고..."

 "아!"

 "마음 편히 가지시고 만나세요"

 "..."

 "저하고 희수는 안 그래도 지금 외출하려고 했어요"

 "네에"

 "아기용품을 좀 사려는데 희수가 도와준다고..."

 "네에...그래도.."

 "아니예요. 그분이 누굴 만나던 우린..."

미연은 수영에게 현재의 수효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수영은 지난 4년의 시간이 너무도 길었음을 느꼈다.

이미 한수효는 자신이 알던 남자가 아닌 거인이 되어 있었다.

2

오늘따라 왜 이렇게 현관 버튼 누르는 소리는 크게 들리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수영은 유별나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현관을 바라보았다.

 "아..."

 "수영아....”

둘의 입에서 동시에 감탄사가 터졌다.

그리고 수효는 바로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수영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이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껴안고 격렬하게 키스를 나누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수효의 손이 수영의 엉덩이로 파고드는 순간, 수영이 손을 내려 막았다.

 "우리..오늘..."

 "그래...오늘.."

 "천천히..."

 "아냐"

 "4년 만에...여기..."

 "그러니까...천천히..요..네?”

"왜?"

 "이야기...이야기 좀"

 "그건 나중에"

 "아!!"

다시 터진 감탄사를 수효가 입으로 막았다.

강한 흡인력에 수영은 입술을 열 수 밖에 없었다.

침입한 점령군은 매일 들락거린 것 같이 여기저기를 휘저었다.

자연스럽게 수영의 손이 수효의 목을 둘렀다.

수효는 손을 내려 수영의 엉덩이와 허벅지 계곡을 뒤졌다.

 "흐읍"

수영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점령군의 행동이 이전과는 너무도 달랐다.

4년 전 점령군은 그 점령군 눈에 취해 흥분한 몸을 식혀주기에 급급했다.

그에게 취하면 그를 받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갈급했었다.

그래서 그 갈급함을 채우는 섹스만이 전부였다.

그런데 지금 이 점령군은 아니다.

갈급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데 지금의 점령군은 온몸 속속들이 뒤진다.

살며시 눈을 떠서 점령군의 눈을 보았다.

그러자 바로 왈칵 보지에서 물이 쏟아졌다.

4년 전과 전혀 다르지 않게 그의 눈을 본 순간 보지가 벌써 항복했다.

 "아흥.."

자연스럽게 수영을 안은 수효가 욕실로 들어갔다.

둘 다 옷을 입은 그대로였다.

욕실 안에서 수효는 침착했다.

차근차근 수영의 옷을 벗기는 손놀림이 늘 해본 것 같았다.

이미 보지에서 물을 쑫기 시작한 수영은 어떤 몸놀림도 할 수 없었다.

두근거리는 마음,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은 어떤 기대감. 

수영은 지금 그런 기대감만이 충만했다.

이미 오래 전 만나 본 무기다.

그 무기를 상상하며 다음에 전개 될 상황에 더 몸이 뜨거워졌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거실은 어두워져 있었다. 

이미 외출 할 때 미연은 베란다와 창문 커튼까지 모두 내려버렸다. 

정성스럽게 몸의 물끼를 닦어 준 수효가 알몸의 수영을 소파 위에 놓았다.

 "아, 수효씨....”

자신을 내려다보는 수효의 시선에 취한 수영이 먼저 안겨 왔다. 

둘은 다시 서로의 입술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무릎을 꿇은 수영이 수효의 좃을 물었다.

이런 행위는 4년 전 수영의 행위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수영이 지난 4년간 다른 남자들과 난잡한 관계를 가지면서 배운 스킬도 아니었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경쟁심이 그리 만들었다.

은주를 통해서 들은 수효의 여자들...

은주도 다 알지 못하지만 그녀들 중 누구도 볼만없이 수효에게 안긴다고 말했다.

그녀들에게 지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동안 접했던 동영상 등의 여자들과 같이 행동했다.

이내 두 개의 구슬 사이로 수영의 혀가 다녔다.

그런 수영을 수효가 제지했다.

그리고는 수영을 밀어 소파에 앞드리게 했다.

금새 수효의 혀가 수영의 항문을 유린하고 있었다. 

 "아흑"

수영의 몸이 배배꼬였다.

어쩔 수 없는 흥분감이 온몸을 관통했다.

꼬인 수영의 몸을 수효가 다시 바로 눕혔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유방을 쥐고 주므르며 입술은 보지 계곡을 흝었다.

 "아흑...아아....아아아...”

수영의 낮지만 달뜬 교성이 극도로 흥분하고 있음을 알게했다. 

차분히 입술과 혀를 움직였다. 

무릎 그리고 그 안쪽, 허벅지를 번갈아가며 입술로 물어 뜯었다. 

그러다가 다시 다다른 보지. 

그 주변을 혀로 간지럽히다가 혀를 꼿꼿이 세워 보지 가운데를 찔렀다.

 "흐앙...아...아..."

 "아흑.....”

수영의 신음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다시 혀가 배로 허리로 올라갔다. 수영의 발작이 심해지고 있었다. 

두 손으로 다시 유방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 사이 봉긋 서있는 유두를 번갈아 핥아대기 시작했다. 

좃은 이미 보지와 맞닿아 마찰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나 삽입은 하지 않았다. 

수영의 반응은 삽입을 극력 원하고 있었다.

소파 가죽을 붙잡고 있던 수영의 손이 수효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수효가 고개를 들어 수영의 목에 키스를 전했다. 

그리고 귓불에 숨을 토해내는 그 순간, 외마디 소리가 들렸다.

 "아흑. 끄~.”

수영의 첫번째 절정이었다. 

쳐들렸던 수영의 허리와 다리가 동시에 무너졌다. 

수효는 재빨리 위치를 바꿨다. 

이번엔 반대로 수영의 얼굴에서부터 보지까지 향하는 위치였다. 

거꾸로 누워있는 수영의 이마에 볼에, 그리고 입술에 입맞춤을 시작했다. 

그리고 엉거주춤 하는 자세로 수영의 젖무덤을 핥았다. 

다시 배를 지나 보지로 향했다. 

그 순간 수효의 좃이 수영의 젖무덤에 닿았다. 

보지를 애무하기 위해 얼굴을 들썩이는 동안 자연스런 상하 운동...

그 상하운동은 수효의 좃이 수영의 유방 사이를 두드리는 격이었다. 

죽어가던 수영이 다시 살아난 모양이다.

그녀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새 나오기 시작했다.

 "아..으...음....아.."

 "다..당신.....”

그녀의 유방이 수효의 좃을 감쌌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유방 골 사이로 수효의 좃을 애무했다.

수영의 모습은 완전히 변해있었다. 

수효도 이제 본 게임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몸을 일으켜 수영의 위에 정 자세로 올랐다.

 "아흑..아...”

"아앙..아...아흑....."

 "수영아"

 "아흑....네에”

"그..그래...”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아흑..아항아항..아.."

수영이 아무도 시키지 않은 말을 했다.

이미 은주를 만나면서 스스로 각오했던 일이다.

 "빠...빨리..넣어주세요..박아주세요..아흥...”

수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위에서 좃을 박았다. 

왈칵 애액이 속구쳤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애액의 양이었다. 

 "아흥...아..미쳐..미치겠어...내 보지..."

 "뭐 보지?"

 "네에 수영이 보지..아..먹어줘요..죽여주세요..아흥...”

수영의 입에서 그런 말들이 쉽게 나왔다. 

퍽퍽퍽

"아흑..허억.."

퍽퍽퍽

"헉헉..끄아.."

수영은 다시 죽어갔다.

다리를 하늘로 쳐들고 엉덩이를 돌돌 말았다.

수효의 손이 그런 수영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아흑..흑흑..."

 "흐윽...아흑..아아앙”

컥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수영의 보지 안에서 다시 몰이 솟구쳤다.

수효는 그에 상관없이 세찬 좃질을 했다.

순간 수영의 몸이 뒤로 젖혀졌다가 다시 무너졌다. 

지금 상태로 보면 더 이상은 무리였다.

수효도 움직임을 멈췄다. 

 "사..사랑해요”

실신 상태에서 한참 후 깨어난 수영이 행복한 듯 꿈꾸는 듯한 눈망울로 한 첫마디였다.

그리고 그 말을 한 수영이 그윽한 시선으로 다시 수효를 쳐다보았다. 

수효는 말없는 미소로 화답했다. 

3

 "강수영이라고?"

 "응"

 "그래...만나야지"

 "알아?"

 "그럼, 알지..."

효정은 지원의 전화를 받고 수영을 생각했다.

수영이라면 사실상 수효의 첫 여자나 진배없다.

옥희가 있었지만 옥희와 수영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수영이 어느 날 제주도에서 사라졌다.

학교를 사표내고 공부를 더하기 위해 서울로 갔다고 했다.

효정은 직감적으로 수영이 수효를 찾아간 것으로 짐작했다.

그러나 그 후 수많은 수효의 여자 중 수영은 없었다.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비로소 둘이 만난 것이다.

지원의 전화를 받은 효정은 마음이 급해졌다.

수효에게 여자가 너무 많은 것이 급한 마음에 불질을 했다.

정숙이나 자신, 그리고 지원이는 어차피 그의 여자인 것이 부끄럽지 않다.

그의 품에서 그의 여자로 죽어도 여한이 없다.

그의 아이만 갖지 읺으면 아무 문제없이 세상과 등지지 않고 살 수 있다.

그런데 강수영이나 희수, 그리고 주경미 오미연은 아니다.

넷은 모두 싱글이다. 거기다 오미연은 이혼녀임에도 지금 수효의 애를 갖고 있다.

그들 외에 효정 자신이 모르는 여자가 또 있을 것이다. 

이들 중 누구 하나와 결혼을 한다면 나머지는 스스로 첩을 자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경미나 오미연은 아마도 이미 그리 생각한 것 같다. 그러니 희수와 같이 산다.

그렇다면 수영과 희수인데 이중 누가 본처이고 누가 첩으로 살 것인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효의 사회생활은 정상적이 될 수 없다.

지원의 전화는 효정에게 이런 점에서 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을 마친 효정이 전화기를 열더니 번호 하나를 눌렀다.

번호가 입력된지는 오래지만 처음으로 눌러 본 전화였다.

신호가 여러차례 갔는데 전화는 수신되지 않았다.

막 끊으려는데 딸깍 받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나야"

 "..."

 "시간 돼?"

 "..."

 "전화로 할 말은 아닌데..."

 "..."

 "그래..."

 "..."

 "그냥 전화로 하자고?"

 "...."

 "지원이에게 들으니까 그이..."

 "...."

 "알아. 근데..."

 "..."

 "나도?"

 "..."

 "말도 안 돼"

 "..."

 "그래도..."

 "..."

 "세상에...엄마가 하고 싶다고?"

 "...."

 "아!"

 "..."

 "그래. 그럼 생각 좀 해 보고..."

 "..."

 "응..어떻든 이 문제는 만나서..."

 "..."

 "그래. 끊어"

전화를 끊은 효정은 몽둥이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다.

이미 엄마는 확실한 수효의 여자였다.

이미 지나간 시간에 맺어졌던 육친의 고리를 벗기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효정 자신 하나였다.

엄마 정숙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수효의 아기를 갖겠다고 한다.

그게 아니라면 효정 자신에게 빨리 임신이라도 하라고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미연이나 또 다른 여자가 애를 낳았을 때 그애가 상속자가 된다는 것이다.

엄마는 또 말한다.

처음부터 남녀가 아닌 혈육으로 만났다면 다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정숙 자신도 효정도 그의 여자로 살고 있다.

그러므로 같은 여자로서 당연한 욕심이 있다.

다른 여자가 낳은 자기 남자 애를 상속자로 만들기 싫다는 것이 그것이다.

최소한 정숙 자신이 애를 낳을 수 없다면 효정이라도 낳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애를 수효의 애로 입적시키는데 법적이 하자가 하나도 없으니 얼마든지 상속자가 된다는 것이다.

정숙은 분명하게 말했다.

 "나 지금 임신하려고 백방으로 노력 중이야"

 "그래도 안 되면 너라도 그이 아일 가져야 해"

 "이 재산들...또 그이가 앞으로 일으킬 재산들..."

 "그거 생각하면 이건 너와 내가 해내야 할 필수적 목표야"

전화기에서 쏟아진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서 뱅뱅 돌았다.

그러자 수효가 생각났다.

그의 눈초리와 시선도 생각이 났다.

그 생각과 함께 왈칵 보지에서 물이 흘렀다.

언뜻 계산하니 오늘이 적기였다.

 "택시"

효정이 지나가는 택시를 세우고 올라탔다.

 "공항요"

효정의 말이 떨어지자 택시가 쌔앵 달리기 시작했다.

택시 안에서 효정이 다시 전화기를 열었다.

 "저예요. 원장님"

 "..."

 "네, 잠시 이틀만..."

 "..."

 "네 서울.."

 "..."

 "네, 다녀와서 말씀 드릴께요"

 "...."

 "고맙습니다"

딸깍 전화를 끊은 효정이 고개를 들자 택시가 벌써 공항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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