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 (31/42)

단호한 표정으로 말을 마친 수효가 다시 술을 한 잔 따랐다.

그리고는 이번엔 착실하게 얼음을 넣고 젓가락으로 돌리더니 명국에게 건넸다.

그 술잔을 받는 명국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김 회장님”

 “예”

 “앞으로...저를 부르는 호칭을 바꾸세요”

 “예?”

 “지금부터...단 둘이 있는 자리라도 제게 형님이라고 부르는 것 하지 마세요”

눈을 크게 뜬 명국이 받았던 술잔을 내려놓고 수효를 바라보았다.

“진짜 큰일을 해야 합니다. 깡패...건달...이거 잊어야 합니다”

 “아....예”

 “한군...이렇게 부르는 것이 어려우면 한 대표라고 부르세요”

 “???”

 “조만간 제가 페이퍼 컴퍼니라도 하나 만들어서 대표이사로 취임할 생각입니다."

 "네?"

 "다행이 우리나라 상법에는 대표자에 대한 나이 제한이 없으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또 시작은 페이퍼 컴퍼니지만 곧 제대로 된 사업도 할 것입니다.”

 “아!!”

수효의 말에 정숙도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짧게 신음성 감탄사를 뱉었다.

“어차피 아까 강을 건너야겠다고 했습니다. 승화건설...어쩌면 조만간 인수할 수 있을 겁니다. 두고 보세요.”

 “예”

 “그러면 승화는 승화대로 사업을 하고 제가 대표로 취임한 회사는 승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지주회사가 될 것입니다. 예상하건데 제가 서른 살이 되었을 때면 아마 한국에 삼숑, 횬대와 어깨를 겨루는 대형 기업군을 거느린 재벌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수효의 포부를 들은 명국과 정숙이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수효는 자신의 술잔에 술을 채우고 말을 이었다.

“믿을 수 없어도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제 호칭은 공식적으로 한 대표입니다. 뒤에 님자를 붙이는 것은 알아서 하세요. 그건 박 회장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알겠습니다. 한 대표님”

 “응 알았어 한 대표”

 “어때요? 좋죠?”

호탕하게 웃으며 수효가 다시 말했다.

“그...승화 주식매입 건 최대한 신속하게 하세요.”

 “얼마나?”

 “김 회장님 선에서 약 10%...”

 “예”

 “유동자금 부족하세요?” 

 “제 책임량이 10%대라면 유동자금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제가 파악한 바로는 시중에 풀린 주식이 최대 40%가 안 됩니다. 그거 최대한 우리가 매집해야 합니다. 신속히...”

 “그럼 나머지는?”

 “그건 다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내부지분 최소 15%는 아마 이번 주 안으로 저의 우호지분으로 변할 겁니다. 또 임원들 소지분...우리사주 등에서도 최소 5%가 우호지분으로 바뀔 겁니다. 지금 최민기는 20%가 자기를 떠난다는 걸 꿈에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 아버지인 최병걸 이사장도 마찬가지고...그래서 이 싸움은 제가 이긴 싸움이라는 겁니다. 곽도술이 고개 숙이지 않으면 안 되는 싸움이란 겁니다.”

수효의 말을 들은 정숙은 이미 그 뜻을 파악했으나 명국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명국이 여자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정숙도 이미 승화의 주식 소유지분에 대해 파악이 끝나있었다.

즉 내부지분 최대 15%, 최소 10%를 우호지분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면 수효는 그 내부지분 중 여자들 소유분을 우호지분으로 돌리겠다는 말이다.

이미 사단의 시초가 채수연이 수효에게 취한 때문이므로 채수연 지분은 확보된 거나 같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최민기 부인인 차윤아 지분이다.

그러니 수효는 차윤아도 접수하겠다는 선언이다.

정숙은 질투가 나기보단 수효의 여난이 더 안쓰러웠다.

명국이 돌아가고 난 뒤 잠자리에 든 수효는 정숙을 안고 젖가슴을 만지며 말했다.

“이틀간 외로웠어?”

 “그럼 좋았겠어요?”

어느 새 여자로 돌아 온 정숙이 애교스럽게 말했다.

수효가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살살 만지면서 한 손으로 정숙의 보지를 덮었다.

보지는 아직도 30대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 물이 손바닥에 잡혔다.

“우리도 말야...”

 “네”

 “둘이 있을 때 호칭을 정해야겠어”

 “...”

 “어떻든 당신은 지금 침대에선 내 아내지?”

 “아!!”

정숙이 수효의 입에서 아내란 말이 나오자 보지까지 꿈틀거렸다.

“아냐?”

수효가 재촉하듯 물었다.

정숙은 화들짝 놀라서 대답했다.

“맞아요. 아내...당신은 내 남편...”

 “그래...당신도 효정이도 심지어 지원이도 다 내 여자들이야...지원인 남편이 있으니까 내 아내가 아니지만 당신이나 효정인 다시 결혼해서 남편을 만들지 않으면 내 아내야. 맞지?”

 “그래요 맞아요...”

 “그래...그래야 돼”

수효가 정숙의 대답에 입술을 붙여 빨았다.

정숙은 그 입술이 몸을 불타게 했다.

지금 정숙의 물리적 나이는 올해로 꼭 환갑이다.

그러나 정신적 나이는 아직 30대고 육체도 갈수록 젊어진다.

수효의 육체에 반응하는 오감은 30대 이전의 감각이다.

보지에서 물은 더 많이 나오고 심지어 다시 생리를 시작하려는 낌새도 있다.

보통 여자들은 생리가 끊어질 때 여성 호르몬을 복용하면서 여성성을 연장시킨다.

하지만 정숙은 오래 전에 여성성을 스스로 포기한 때문에 그럴 필요성이 없었다.

그런데 수효와 섹스가 잦아지면서 여성성이 더 짙어지고 있다.

유방은 더 탱탱해지고 피부도 더 윤기가 흐른다.

배가 나오는 것 같았던 낌새가 있었는데 아랫배는 더 들어가도 엉덩이는 커졌다.

그래서 허리라인도 30대 이전의 모습처럼 변해간다.

이제 누구도 초면의 정숙을 환갑 나이로 보지 않는다.

그리고 반대로 젊은 40대로 보기도 한다. 육체가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이런 자신의 변화를 보며 정숙은 기뻤다.

정말 이러다가 생리를 다시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도 한다.

그런 생각을 하니 몸이 더 뜨거워진다.

이 밤, 이 남자는 또 나를 온전한 암컷으로 대하고 있으니 더 그렇다.

몸을 일으킨 정숙이 고개를 숙이며 수효의 아래로 내려갔다.

그곳에 자신의 거대한 주인이 있었다.

자신이 암컷임을 자각하게 하는 주인...정숙은 그 주인을 입으로 물었다.

그러자 수효의 두 손이 정숙의 젖통을 쥐었다.

정숙은 입에 문 주인님을 정성스럽게 혀로 핥으며 손으로 주머니의 알을 잡았다.

크다. 무엇보다 크다. 그리고 소중하다.

혹여 오늘 밤 이 안에 있는 씨앗이 몸에 뿌려지면 싹이 틀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뜨겁게 열정적으로 주인님을 빨고 싶은데 너무 커서 입 안으로 다 들어오지 않는다.

혀로 소중한 것을 핥고 있는데 수효가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끌어 올린다.

수효의 배 위로 올려진 정숙의 눈에 수효의 눈이 잡힌다.

그 눈...언제나 자신을 암컷으로 만들어버리는 눈.

그런데 그 눈에 지금 그 뜨거움이 없다. 

머리를 누른 수효의 손에 의해 자연스럽게 입술을 수효의 입술에 댔다.

가벼운 키스를 해 준 수효가 정숙은 안아 내려 옆구리에 뉘면서 말했다.

“사랑은...이따가...이 밤 길어..”

정숙은 갑자기 부끄러웠다.

먼저 색을 밝힌 것 같아서 더 그랬다.

“저번에 말한 승화 견질 건 말야...”

 “예”

 “그거 시행하지”

 “해요?”

 “응...”

 “그래요 그럼”

 “근데...그 최민기라는 사람 누가 소개했어?”

 “지원이 친구 남편에게 소개받았다고 하던데요?”

 “지원이 친구남편? 그 이상은 몰라?”

 “부부가 변호사라는 것만 알죠”

감이 잡혔다. 주희 남편 박지석이다.

주희가 말했었다. 둘은 골프친구라고...

그래서 부부동반 라운딩도 했었다고... 

그렇다면 더 좋다. 이미 주희는 자기 여자다.

“그럼 필요한 100억 해주고 견질 500억 대신 주식 10%를 담보로 잡아”

 “바로 그렇게는 안 할 건데요?”

 “아냐 할 거야. 내 직감은 틀린 적이 없어. 그 친구 지금 매우 급해”

정숙이 놀랬다.

수효가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최민기가 지금 매우 급하다고 한다.

그가 무슨 직감을 가진 것일까.

정숙은 수효의 깊이를 알고 싶었다. 

“그 직감이란 거 한 번 말해 봐요”

 “왜?”

 “당신 앞에서야 한낱 여자지만 사업이라면...”

 “그래 알아...당신 이 대한민국에서 누구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

 “...”

 “아마 지금 그 친구 안팍으로 몹시 시달릴 거야.”

 “왜요?”

 “은행에서 추가대출 막았으면 어음 연장 안 해주지....해 줄 거면 왜 대출 막았겠어?”

 “그래요 맞아요”

 “그래서 알아보니 그 회사 총 발행주식 시가총액이 천억도 안 되더만...”

 “그 거두 맞아요”

 “상장회사라곤 하지만 소기업일뿐이야.”

 “...”

 “거기다 내부지분율이 너무 높아.."

 "..."

 "상장회사라고하나 비상장사 같은 회사...증자를 하려면 아버지나 가족들 설득해야 하는데 안 돼...”

 “그래요”

수효가 자신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정숙에게 다시 짧게 키스하고 말했다.

“그런 회사의 경영주가 욕심을 부려 지금 곱사등으로 한 짐 지고는 넘어지기 직전이야.”

 “상황파악도 다 했어요?”

 “도심 재개발 토지대금만 1조대가 넘더군. 거기다 내곡동까지 욕심냈어. 자본금 천억 대 회사가 외형고 십조 대를 노린 욕심...그 욕심이 망쪼를 들게 했지”

 “그럼 이제 어찌될까요?”

 “승화? 그냥 두면 망하지”

 “인수하면요?”

 “길이 두 가지야.”

 “???”

 “하나는 개발권포기로 기 투자된 돈 다 손해를 감수하는 것...그리 되면 승화의 전 임직원만 다치는 게 아니라 재개발조합부터 조합원 지주들, 은행까지 엄청난 타격을 입겠지.”

 “또 하나는?”

 “인수 후에도 일을 계속 진행하는 것인데 거기에는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하겠지”

수효의 말을 경청하는 정숙의 눈에 기대감이 있었다.

그래서 수효의 진짜 깊이를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알기라도 한 듯 수효가 정숙의 볼을 한 번 쥐었다가 놓으며 말했다.

“내가 말하기 전에 물어볼 것이 있어”

 “뭔데요?”

 “당신 내 여자 맞지?”

 “예”

정숙은 새삼 수효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의 질문 의도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생각까지 눈치를 챈 것인지 수효가 말을 이었다.

“난 살아있는 동안 여자가 끊어지지 않을 거야. 지금보다 더 수많은 여자들이 내 여자가 되겠다고 자기들 다 버리고 올 수도 있어. 그거 다 인정할 수 있겠어?”

그리고 그건 이미 인정한 일이었다.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때 그걸 수효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에 대해서 누구도 어떤 딴지도 부릴 수 없다.

그렇다면 수효를 떠나야 한다.

하지만 정숙은 어떤 일이 있어도 수효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의 여자로 살기로 결심한 때 이미 모든 것을 운명으로 생각했다.

“다 인정해요”

정숙이 순순히 대답하자 수효가 정숙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물었다.

그리고 세차게 몇 번 빨아주는 것으로 그 대답에 답했다.

“그래 인정해야 돼. 그거면 되었어”

수효의 손이 정숙의 젖가슴을 더듬었다.

정숙은 다시 몸이 뜨거워졌다.

그러나 수효는 다음 단계로 진입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또 물어볼 것이 있어”

정숙이 고개를 들어 수효의 얼굴을 봤다.

눈이 또 마주쳤다. 아직도 그 눈에 뜨거움은 없었다.

“뭔데요?”

 “당신은 왜 돈을 벌었어?”

 “무슨?”

 “사람들에게 왜 돈을 버냐고 물으면 일단 먹고살기 위해 번다고 하지."

 "..."

 "당신이 먹고 살기 위해 돈에 집착하지도 않았을 거고...더구나 물려 줄 자손도 없었는데...”

수효의 질문에 정숙은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았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처음엔 오기였고 오기가 발동하니 기질이 나왔다.

그 기질은 돈의 길을 알게 했다. 돈이 다니는 길이 환히 보였다.

돈이 다니는 길이 보이는데 돈을 못 벌 이유가 없었다.

단 한 번도 이 돈을 어찌하겠다고 생각하고 차곡차곡 불린 것이 아니다.

그냥 돈이 다니는 길을 따라서 갔는데 모였다.

모든 사람들이 돈을 버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그러지 못한 것은 돈과 다른 길로 가기 때문이다.

돈의 길을 돈이 하는 생각을 알고 찾아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찾는 길이 맞다는 돈이 생각하는 갈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니 돈과는 다른 길로 가게 된다.

하지만 정숙은 철저히 돈의 생각만 따랐다.

누가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그리 되었다.

돈이 더러운 곳이 있다고들 하지만 그도 아니다. 

돈이 어두운 곳에 있다고들 하지만 그도 아니다.

돈은 철저히 돈끼리 모인다. 돈은 혼자서는 살기 싫다고 한다.

정숙은 돈의 생각대로 돈이 돈끼리 살도록만 해줬다.

그러니까 돈이 계속 친구들을 몰고 왔다. 

정숙은 이런 생각을 담담히 수효에게 들려줬다.

정숙의 말을 다 들은 수효가 다시 물었다.

“그럼 앞으로 당신 돈은 어찌될까?”

정숙은 아직까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었다.

돈이 돈끼리 살겠다고 해서 그리해준 것뿐이었다. 

나중에 어디로 갈 것인지 묻지 않았다.

어쩌면 얼마 정도는 지원일 주겠지만 다는 아니다.

그러면 그 돈은 어디로 가나? 

결국 길은 하나다. 돈은 또 다른 주인을 찾아갈 것이다.

자신과 비슷하게 돈을 길을 아는 사람에게로 갈 것이다.

“그래서야...돈이 돈의 길을 찾아가게 하는 것”

 “???”

 “다른 곳으로 돈이 가도록 하려면 지금부터 돈이 길을 찾아가도록 열어줘야 해”

 “어떻게요?”

 “당신이 내 여자라면 난 당신 남자...마누라돈이 갈 길을 남편이 찾아준다는 거지”

정숙은 가슴이 갑자기 타올랐다.

수효가 자기 입으로 자기가 남편이라고 한다.

마누라라고 한다. 마누라...마누라...

“길을 열어주는 방법...그거 내게 일임해줄 수 있어?”

안고 있던 정숙을 풀어주고 수효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정숙도 따라서 일어나 수효 곁에 앉았다.

“참으로 묘하게도...신은 대단한 안배를 하신 것 같아”

 “???”

 “세상에 잊지 않아야 할 사람...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

 “...”

 “그런 사람으로 나를 태어나게 하고 당신과 맺어지게 했어”

 “....”

 “그런데 내 주변엔 의사부부도 있고 변호사 부부도 있어.”

 “알아요”

 “또 국회의원 부부도, 거기다 깡패도 건달도, 대학 소유주도, 전직 총리도...있어.”

 “아...아!!”

 “정말 대단한 안배야.”

 “안배...안배라구요?”

 “거기다 승화건설, 대단한 개발권은 가졌으나 껍데기뿐인 회사가 있어."

 "..."

 "그 개발권을 통해 돈이 제 길로 가도록 하겠다는 거야. 도심재개발지역...그곳에 병원타운을 만드는 거지”

"병원타운 요?"

 "그래...고궁 명동 남산 인사동을 연계하는 곳에 자연친화적인 병원타운..."

 "그 다음은 요?"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하고 블럭별로, 성형외과타운, 피부과 타운 등을 배치하는 거지"

 "그리구요?"

 "또 다른 블럭엔 한류타운...즉 대형 야외공연장과 소형 공연장들 블럭을 만드는 거야"

 "아..."

 "그래서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관객들에게 원스톱 관광벨트를 제공하는 거야."

 "그런..."

 "그린타운으로 이름을 붙일만큼 제대로 된 조경을 한 공원같은 타운...돈이 안 들어올 수 없지"

 "놀라워요"

 "이런 건...계획만으론 아무도 믿지 않지. 그래서 자기자본을 투입하는 거지..일명 후분양제..."

 "아..."

 "타운이 완성되어갈 즈음...당신 거래처 사람들로만 홍보를 해도 후분양제는 성공 가능성 100%"

정숙은 깜짝 놀랐다.

그건 며칠 전 회사 간부회의에서 조사부 조부장이 했던 말이다.

조 부장은 그 말을 하면서 ‘발상의 전환’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수효는 그보다 훨씬 진전된 스마트한 계획을 말한다.

놀라운 일이다. 정숙은 수효를 다시 쳐다봤다. 

특히 조 부장과 수효는 일면식도 없다.

회사의 규모나 하는 일에 대해 아무것도 물어 본 적이 없다.

자신 또한 수효에게 자신의 일을 말한 적이 없다.

물론 효정에게 자산 규모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수도 있다.

효정이 아니라 지원에게서 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수효가 조 부장을 만났을 리는 없다.

그런데 지금 조 부장이 했던 말을 한다. 정숙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지난 1년 간 전국을 돌았다고 했을 거야...서울이라고 그냥 뒀겠어?”

 “....”

 “서울 곳곳을 돌았지. 그런데 서울을 이 모양으로 두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욕이 나왔어”

 “왜요?”

 “강남은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언제나 교통지옥...”

 “...”

 “강북은 개발이라고 하면서 다 아파트...”

 “그래서요?”

자리에서 일어 난 수효가 밖으로 나가더니 언더럭 잔에 술을 한잔 부어왔다.

그리고 한 모금 마신 뒤 내밀었다.

정숙도 그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수효가 그런 정숙의 입술을 빨아줬다. 서로의 침이 안주역할을 했다.

그런 뒤 수효가 다시 말을 이었다.

“제주도엔 중국 관광객이 많이 오지.” 

 “갑자기 제주도는 왜?”

 “그 넓은 중국에 제주도만한 관광지가 없겠어?”

 “그야...더 많죠”

 “또 서울의 중국 관광객...명동 남산...그리고 고궁 몇 곳...중국에 그만한 경치 있는 곳 없겠어?"

 "그렇죠"

 "창경궁 덕수궁 경복궁...그 정도 궁궐 보러 한국에 오겠어?”

 “그래서요?”

 “명동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화장품이야.”

 “...”

"아까도 말했지만 청진동 타운은 지리적 조건이 고궁 명동 남산 인사동을 연계할 수 있는 천혜지야"

 "그래요"

다시 술을 한 모금 마신 수효가 말했다.

“승화가 가진 도심재개발지역,”

 “...”

 “청와대 가까워서 고도제한을 받을 거야. 애초 계획했던 초고층 주상복합쇼핑몰...계획자체가 무모한 거야.”

 “왜요?”

 “다 알잖아?”

 “그래도 말해 봐요”

"그래서 성형하러 온 관광객, 피부관리 받으로 오는 사람...중국관광객을 타킷으로 한 도심개발...이거야"

정숙은 수효의 얼굴을 더 자세히 봤다. 말하는 그가 열정에 들떠있는 것 같았다.

“일단 지금도 앞으로도 예전처럼 부동산으로 한 몫 잡겠다는 돈 주인들은 없어."

 "그래요. 맞아요"

 "돈이 그 길로 다니지 않거든. 그 길로 다니지 않는데 누가 길목에 다리를 놓고 아스팔트를 깔겠어?”

 “맞아요”

 “그런데 그걸 역이용하면 다리도 놓고 아스팔트도 깔 돈 주인들 흔해 빠졌어."

 "..."

 "내가 보기엔 아직도 돈은 길을 몰라...아니 갈 곳이 없어. 그래서 잔뜩 대기 중이야”

 “그것도 맞아요.”

 “그들을 유인하려면 내 것을 다 포기하는 거야.”

 “어떻게 포기하는데요?”

 “아까 내가 말한 포기하면 이긴다는 것, 싸움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야”

 “...”

 “투자에도 적용 돼.”

 “어떻게요?”

 “은행은 담보도 문제지만 회수 가능성을 더 중요시 해. 그런데 지금방식의 개발이라면 회수가능성이 제로야."

 "..."

 "은행을 이용할 방법이 없어. 용산이 그래서 깨졌어.”

정숙은 열아홉 살인 수효가 점점 대단해 보였다.

그는 지금 정숙이 상상하지 못한 거인이었다.

그가 모르는 것이 무엇일까 가늠할 수 없었다.

그가 지금 하고 있는 말은 며칠 전 회사 간부회의에서 나눴던 말들이다.

회사의 간부들...

특히 조사부장 투자담당 이사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스카웃한 인재들이다.

남들 다 부러워하는 국내 최고 대학 출신들로 대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그들이 내린 판단과 결론을 지금 수효가 혼자서 다 하고 있다.

정숙을 말없이 그의 말을 더 듣기로 했다.

다시 술을 한 모금 털어 넣은 수효가 말했다.

“어떤 미래지향적인 돈 많은 자금주가 있다고 해”

 “그래서요?”

 “그가 자기 이익 다 포기하고 순전히 사회사업적으로 대든다고 쳐.”

 “...”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거기 토지대금이 약 1조 원이야."

 "그거두 조사했군요?" 

 "거기다 이주비, 상업손실보상금, 세입자 임대아파트 보증금 비용까지...추가비용도 있어”

 “그래요”

 “그런데 다행이 도심이라서 거주민 숫자가 토지규모에 비해 적더만."

 "..."

 "그래서 원주민 전세지원금 부담은 그리 크지 않지. 그러므로 토지확보에만 총 약 1조 5천억, 멕시멈 2조 원...”

 “그런 거는 언제 조사했어요?”

"난 내가 결심하면 그림자처럼 움직여...남들 눈에 뛰면 그건 이미 움직임이 아냐"

정숙은 다시 의문이 들었다.

자기가 알기론 그런 것을 조사하고 다닐 시간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수효는 현황을 주룰 꿰고 있다.

회사에서 정숙이 받았던 보고서는 정숙의 서재 책상에 있다.

그걸 봤을까? 하지만 볼 시간이 없었다. 

오늘 학교에서 돌아왔다. 돌아왔을 때 명국이 있었다.

명국이 간 뒤 같이 샤워를 했다. 그리고 지금 침대방이다.

그런데 수효는 회사 건부들이 전해 주 보고서 내용을 읽기라도 한 듯 줄줄 꿴다.

정숙이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정숙의 놀람과는 별개로 수효는 계속 말을 이었다.

“최민기가 채수연을 타킷으로 했는데 그 타킷에 나도 포함되어버렸어.”

 “예?”

 “타킷은 자기가 타킷인 줄 모를 때는 저격을 피할 방법이 없지.”

 “ ...”

 “그런데 나는 알아버렸지, 그렇다면? 자기가 타킷인지 아는데 저격해라 하고 대 줘?”

 “???”

 “저격수는 타킷을 노출시키는 순간 자격상실이야.”

 “아...아...”

 “지금은 저격수와 타킷의 위치가 바뀌었지.”

 “...”

 “내가 저격수고 최민기가 타킷이야.”

 “...”

 “그럼 최민기만? 채수연이 타킷일 때 나도 타킷이었어."

 "..."

 "최민기가 타킷이면 그 아버지 최병걸부터 최민기 우군들 다 내 저격 총구 앞의 타킷이지.”

 “!!!”

황망함에 빠진 눈을 하고 있는 정숙은 수효를 바라봤다.

그러자 수효가 다시 술을 한 모금 미신 뒤 입술을 붙여왔다.

그 입술을 받았더니 입 안으로 술이 넘어왔다.

술 한 모금을 둘리 나눠 마신 것이다.

그리곤 다시 수효가 말했다.

“저격수란 타킷에게 ‘내가 언제든 당신들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는 확신을 안기는 것으로 성공이야"

 "???"

 "그건 단 1회의 저격으로 목숨을 절명시키는 것 보다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지.”

 “!!!”

 “난 그런 저격수야... 사전에 치밀한 조사는 필수지”

 “그랬군요”

 “그 조사 범위에 당신도 포함되었지”

 “네?”

 “당신 돈...내가 욕심을 좀 냈어.”

 “???”

 “내가 오늘 우리 둘 사이의 호칭을 정하자고 했지?”

 “예”

 “난 오늘부터 정식으로 집에선 그냥 마누라라고 부를 거야”

다시 정숙을 가슴이 아려왔다.

빈속에 양주를 계속 마셔서가 아니라 수효가 던진 비수 때문이었다.

마누라...마누라...마누라...

“당신도 나를 남편으로 생각한다면 집에선 아예 ‘여보’라고 불러”

 “그래요...그렇게 해요...그렇게 불러요”

 “우리 육신의 나이는 잊기로 해. 그냥 우린 부부야”

 “그래요...그래요.”

수효의 말에 정숙의 몸이 갑자기 뜨거워졌다.

수효가 그리 만들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못하지만 마누라고 남편이 되었다는 말...

그 말은 몸을 뜨겁게 했다.

마누라로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급격히 몸이 뜨거워졌다.

내친 김에 정숙은 욕심을 냈다. 수효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여보”

 “응?”

 “나...당신 마누라로 지금 사랑해줘요”

 “그래...그럴게...뜨겁게..아주 뜨겁게...”

 “그래요...제 발...”

 “몸이 허락하면 애도 만들지 뭐...”

 “그래요...그랬으면 좋겠어요...제 발”

 “세상에 나오지 않았어야 할 나도 나왔는데...다시 그런 애 나온다고 세상 망할까?”

 “아니요. 안 망해요”

정숙의 대답이 끝나기 전에 수효의 입술이 정숙의 입술을 덮었다.

“흐..으..읍”

입술을 붙인 두 사람이 침대로 무너졌다.

정숙은 이제 몸과 마음이 수효의 마누라가 되어버렸다.

지금까진 스스로에게 어딘가 부담이 있었다.

그 부담은 섹스라는 통과의례를 거치며 없어져 갔다.

하지만 어떻든 그 앙금은 남아 있었고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런데 노골적인 대화를 나누고 난 지금 정숙은 달라졌다.

키스를 하면서 수효의 배 위로 올라간 정숙의 배를 큰 무기가 자극한다.

가슴에는 수효의 심장 박동 소리가 퍼진다.

입술을 뗀 수효가 귀에 대고 살며시 말했다.

“여보...마누라...사랑해”

아! 아! 감미롭다.

세상에 이보다 더 감미롭고 달콤한 것이 있을까.

난 얼굴을 살짝 돌려 수효의 입에 또 키스를 했다.

행복하다. 지나치게 행복하다. 그래서 두렵다.

“여보...저도 사랑해요”

그 말소리와 함께 음부의 샘이 봇물 터지듯 넘치고 있다.

단전을 중심으로 온몸에 전류가 흐르고 있다.

“아...넣어줘요. 당신 꺼...”

정숙이 먼저 요구했다.

그것은 마누라로서 남편에게 요구할 수 있는 당당함이다.

‘푸 욱’ 

들어왔다. 거대한 주인님이 집에 들어오셨다.

주인님을 반긴다. 환영한다. 그 환영이 요란하다.

“아~아~학~~~으~~으음~~~아하학~~하학~~아~~미치겠어요”

정숙의 신음소리가 다른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예전엔 몸이 내는 소리였다면 지금은 몸과 마음이 같이 낸다.

“아~여보~~내~보...보지에서~~물이~~왜 이렇게 많이 나오죠?”

 “그래서 아주 좋아~~마누라로 고백하는 고백이라서 좋아”

 “아흐흐응~~아흥~~그래...그래요”

수효도 오늘은 다르다.

다른 날은 그냥 암컷 몸에 씨를 부려야 하는 본능적 행위...

수컷에게 항복한 암컷을 장악하는 행위

 정복당한 암컷에게 수컷의 우위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려는 정복욕...

그래서 감미로운 행위이기 보단 강압적인 행위에 몰두했다.

정숙은 그런 수효의 대단한 힘에 암컷으로 복종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암수 동등의 자세에서 자신만이 아니라 암컷도 배려하고 있다.

그런 태도가 감지되자 정숙은 더 몸이 뜨겁다.

“아아하학~~~여보~여보~~~아흐흐흐흑~~흐흐흑”

정숙의 음부에서 쏟아진 물이 엉덩이 사이를 흘러 침대 시트까지 흥건히 적신다.

머리속은 하얗게 빈듯하고 몸뚱이는 구름 위에 떠 있는 거 같다.

수효가 일어나서 정숙을 안은 채로 눕혔다.

그리고 이제 강한 힘으로 전신을 공격했다.

그 공격에 손발은 물론 뼈마디 마다 어긋나는 듯했다. 

마치 지금 애를 낳을 때처럼 골반이 벌어지는 느낌도 든다.

정숙의 신음은 이제 울부짖음으로 바뀌고 있다.

“아~아아앙~나... 죽을거 같애요~~아~여보~~아아응”

침대시트를 틀어쥐고 극치의 황홀경을 견뎌내려고 안간힘을 다 썼다.

이러다 죽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황홀경이 온 몸을 쓰나미가 덮치듯 거대하게 밀려들었다.

“학~여보~하학~~수효씨~~아아아~~흐흐흠흑흑”

 “여 보 그만~~그만~죽을거 같애요~~”

 “헉헉~마누라~~”

 “네~여 보~~흐흐흑~흐흠흐으~~아~~”

 “내 마누라지?”

 “흐~흡~네~당신 꺼~~맞아요”

대답과 함께 공격의 피치가 올라간다.

엉덩이 밑에 손을 넣어 들어 올린 후 도드라진 음부를 더 강력하게 공략한다.

상체를 세워 엉덩이를 잡고 박아댄다.

그 모습에 정숙은 기절할 거 같은 공포까지 느껴진다.

수효의 팔을 잡으려 허우적대기도 하고 침대시트를 쥐어틀기도 했다. 

“아아~아하~학~~흐흐흐음~~아아~~악”

폭주기관차처럼 드나들던 수효의 무기가 강력한 발사를 했다.

기인 숨을 내 쉰 수효가 그리고 팔을 엉덩이 밑에서 빼냈다.

그러더니 늘어진 정숙에게 수효가 감미로운 입맞춤을 해왔다.

둘만의 부부...아무도 인정하지 않지만 둘만 인정하는 부부가 그렇게 탄생했다.

그 진실한 몸이 나누는 사랑행위가 끝난 뒤 수효가 말했다.

“내 특별한 저격을 위해 당신 실탄을 좀 사용해도 되지?”

 “그래요...다 써도 돼요. 다 당신 꺼예요”

 “아주 망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돼요...당신이 썼다면...”

 “그래...그럼 되었어. 그 실탄...아주 유용하게 사용할게” 

수효의 계산과 정숙의 계산은 말을 더 하지 않았어도 확실하게 맞아들어갔다.

특별한 능력자 한수효의 강호출도가 시작된 것이다. 

36부

1

“예 주경밉니다”

 “...”

 “그래요?”

 “...”

 “어디서요?”

 “...”

 “알았어요. 그렇게 해요”

누군가의 전화를 받은 경미는 그 전화가 끊기자 바로 최민기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서너 번 울리더니 최민기가 전화를 받았다.

“전데요...”

 “...”

 “아직 골프장이세요?”

 “...”

 “종합컨설팅에서 증거를 잡은 것 같아서요.”

 “...”

 “예, 동영상하고 음성파일 다 갖고 있데요.”

 “...”

 “아마 다른 일 때문에 여기 다녀 갈 시간이 없는 것 같애요”

 “...”

 “예, 그냥 그거만 받아 가면 된데요.”

 “...”

 “제가 가라구요? 알았어요. 그럼 제가 다녀올께요.”

최민기는 오늘도 골프장에 있다.

지금 상황이 골프나 칠 상황이 아닌데 최민기는 더 골프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경미는 그걸 복잡한 것 잠시나마 잊으려는 몸부림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이번 일이 잘 되면 꼬인 실타래가 물릴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 최민기가 지금의 난국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은 그것뿐이다.

그리고 오늘은 고문변호사인 박지석 부부와 부부동반 라운딩이라고 했다.

이 골프 약속은 이틀 전 가까스로 부도는 막은 뒤 정해진 것이다.

이틀 전 급전 100억을 청담동으로부터 차용했다.

그러니 이제 앞으로 한 달의 여유가 있다.

그 한 달 동안 도심권 재개발 조합원들 땅값 계약금 미지불 건을 해결해야 한다.

계약금만 최소 1,000억 안팍이다. 

이건 최 의원을 동원하여 이사장님 힘을 끌어내야한다.

최소한 이사장님이 지급보증을 해주면 은행에서 요구하는 추가담보건 없이 될 것이다.

경미는 그런 계산을 하면서 그에 필요한 중거를 입수하기 위해 급히 사무실을 나섰다.

2

정숙은 수효에게 이틀 전 최민기가 100억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 담보가 아니라 견질 당좌 500억 이 담보였다.

당좌 부도, 그도 500억이란 거액이면 정숙의 합의 없이는 구속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견질당좌를 담보로 잡았다.

이것 말고도 승화건설 주식 매집 건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정숙은 회사 투자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오는 대로 매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일단 김명국도 개입하여 벌써 상당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수효는 이들과 별도로 주희와 미연, 그리고 종국에게도 매집하라고 했는데 그들의 매집도 순조로웠다.

그래선지 이틀 동안 승화의 주식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작전 돌입 전 9,100원이던 주가가 지금 9,800원~10,000원 대를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런데도 사자보다는 팔자가 많다.

아마도 개미들 보단 대량 소유주들이 이 기회에 손털기에 나선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주식이 시장에 나왔다.

이대로라면 바닥 30%는 가볍게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한 수효는 명국에게 다음 작전을 지시했다.

주경미 흡수작전이었다.

명국은 종합컨설팅 애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그동안 주의 깊게 주경미를 살폈다.

주경미는 최민기 내연의 처가 확실했다. 

거기다 실력을 겸비한 재원이었다. 

이런 그녀가 회사 대표와의 내연관계이므로 그녀는 회사 내에서 공공연한 2인자였다.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있는지 살폈으나 그런 낌새는 없었다.

수효는 이런 점을 바탕으로 주경미도 암컷으로 만들어 활용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수효의 이 계획에 따라 주희도 동원했다. 

남편 박지석과 함께 최민기 부부와 동반 라운딩에 나서게 한 것이다.

이른바 최민기 주경미 갈라치기다.

거기다 차윤아에게 넌지시 바람을 넣는 작전까지 지시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경미는 채수연의 간통 현장을 잡은 증거물이 있다는 것만 반가웠다.

보고를 받은 민기는 그 일을 일임했다.

경미는 딴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급히 자기 차를 끌고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여름이면 호텔 커피숖은 더 붐빈다. 아마도 냉방 때문일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구석진 곳에서 경미를 향해 손을 드는 모습이 보였다.

경미는 아무 생각 없이 그 자리로 가서 앉으며 말했다.

“가지고 오셨어요?”

 “네...”

 “주세요”

 “아이고 더운데 오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차라도 한 잔 하시지...”

 “우리가 이런데서 차 마실 사이는 아니잖아요?”

그 말을 하는데 고개를 숙이고 있던 청년이 눈을 들어 경미를 바라봤다.

그 눈을 받은 경미가 흠칫 놀랐다.

눈이 매우 깊었다. 

그 깊은 눈에서 쏘아져 나오는 광채가 예사롭지 않았다.

경미는 갑자기 얼굴이 뜨거워졌다. 

대학 때 처음 나간 미팅 자리에서 느낀 뜨거움보다 더 뜨거웠다.

‘왜 이러지?’

호흡을 조절하기 위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고개를 숙이고 호흡을 조절했다.

‘난 대학생이 아냐. 산전수전 다 겪은 주경미야. 침착해...’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자신을 다스렸다.

그리곤 입술을 앙다물고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다시 마주친 눈에 경미는 온 몸이 불타올랐다.

“흐.으읍”

소리를 내지 않으려 했는데 급한 신음성이 입을 통해 나왔다.

“어디 불편하십니까?”

미성이었다. 마성이 실린 미성이었다. 

천상의 소리 같았다. 세상의 남자가 내는 소리론 들리지 않았다.

“아...아..니..으흡”

부정하려 했는데 입술에선 정신의 지시와 다르게 신음성만 나왔다.

그리고 급격하게 쏟아지는 가랑이 사이의 물이 앉은 의자를 적실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런 경미 앞으로 앞의 사내가 천천히 일어나서 다가왔다.

어깨를 껴안은 사내가 아무도 모르게 어깨 안쪽으로 손을 내려 가볍게 유방을 쥐었다.

“아...아...흑”

수효가 눈짓을 했다.

경미를 이끌어내는데 낚시가 되었던 종합컨성팅 애들이 조용히 일어나서 자리를 피했다.

그들이 커피숖 밖으로 나가자 수효가 경미를 살짝 안더니 입술을 붙였다.

구석진 자리였으므로 아무도 이런 수효의 행동을 보는 사람이 없었다.

경미는 놀랐다. 이렇게 따뜻하고 감미로운 입술을 처음이었다.

장소가 어딘지도 생각할 겨룰이 없이 그 입술을 빨았다.

그런 경미의 반응에 수효는 순에 쥔 유방을 희롱하다. 손을 치마 밑으로 넣었다.

치마 안은 벌서 한강이었다.

팬티 밴드 안으로 손가락 하나를 넣어 치골을 건드렸다.

“으...흐..흑”

치골 밑으로 난 계곡까지 화들짝 놀랐다.

“자리 옮길까?”

 “아...흐..압”

손을 뺀 수효가 그 손가락을 경미의 입술에 댔다.

‘쪼옥쪼옥쪼옥’

경미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 손가락을 맛있게 빨았다.

그런 경미의 입에서 손가락을 빼낸 수효가 경미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수효의 인도에 경미는 어떤 반항도 없이 따라 일어섰다.

3

호텔 방 안으로 들어 선 수효는 기계처럼 움직였다.

그러나 그것은 다 계산 된 행동이었다.

어디선가 보고 있을 CCTV의 눈에 경미가 더 적극적이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함이었다.

경미는 급했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었으나 이 남자에게 빨리 안기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다.

유방을 쥐어 준 그의 손길...사타구니로 들어와서 보짓물만 뭍히고 나간 그의 손가락...

달콤하고 감미로운 이 남자의 입술...그래써 아무리 빨아도 질리지 않는 느낌...

남자라고는 민기 하나밖에 몰랐는데 민기에게서 느껴보지 못한 강한 수컷의 기운...

이런 감정들에게 체포된 경미는 이 남자가 빨리 자신을 정복해줬으면 했다.

그런데 이 남자가 방에서는 적극적 움직임이 없다.

보지도 세포들의 감각도 지금 온통 시위 중인데 이 남자가 그냥 있다.

경미는 기다릴 수 없었다.

오래 전부터 부부였던 것 마냥 스스럼없이 옷을 벗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알몸이 되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경미의 몸이 조명을 받아 더욱 하얗게 보였다.

옷을 입고 있을 땐 몰랐는데 최소한 B컵 이상인 유방...

잘록한 어리 밑으로 퍼진 탄탄한 엉덩이...

가랑이 사이의 계곡에 우거진 수풀...

그리고 내려뻗은 양 다리가 조작해 놓은 마네킹 같았다.

수효가 경미의 그런 몸을 보며 빙긋이 웃었다.

경미는 그런 수효의 웃음에 다시 취했다.

수효 앞으로 다가가 자기 손으로 수효의 옷을 벗겨 나갔다.

한꺼풀씩 옷이 벗겨지더니 하나 남은 팬티 안에 거대한 봉우리가 있었다.

눈을 크게 뜬 경미가 그 봉우리 확인을 위해 팬티도 벗겻다. 

그러자 수효의 거대한 무기가 튕기듯 팬티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어...헉”

경미의 눈이 최대한 떠졌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물건이었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민기의 물건 3배는 족히 되어 보였다.

경미는 갑자기 겁이났다.

저게 과연 몸 속으로 들어 올 수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잠시...

손은 그 무기를 쥐었고 자연스럽게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입술을 열어 그걸 물었다. 입이 찢어질 것 같았다.

수효가 손을 내려 두 유방을 약간 세게 쥐어주자 입술이 최대한 열렸다.

수효가 엉덩이에 약간의 힘을 주고 입 안으로 무기를 밀어넣었다.

“커...커..커헙”

신음도 아니고 비명도 아닌 소리가 경미의 입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입에서 무기를 빼낸 뒤 수효를 올려다봤다.

수효가 고개를 끄덕이자 경미는 천천히 고개를 밑으로 이동시켜 알을 물었다. 

그리고 잠시 알을 번갈아 게걸스럽게 빨더니 다시 허벅지를 타고 이동해갔다. 

경미의 젖꼭지를 희롱하던 수효가 허리를 숙여 경미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는 알과 허벅지 항문골을 혀로 핥는 경미를 들어 올렸다.

그렇게 안은 채 뚜벅뚜벅 침대로 가더니 경미를 침대에 내렸다.

그래놓고는 무심히 탁자 위에 있는 컵에 물을 따라 한 모금 마시며 경미를 바라봤다.

 "허어어어...으음...하으음....허어어....."

다급한 경미의 입에서 신음과 함께 애원의 소리가 나왔다.

빙긋이 웃음을 띤 수효가 다가가서 그녀의 입술에 다시 입술을 댔다.

수효의 입 안에 있던 물이 경미의 입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쯔으웁...하으응...나몰라!...아!.아!...어..어떡..해!...흐으응...."

혼잣말인지 애원인지 경미는 이제 수효의 행동만 기다리는 신음성을 날렸다.

입 안의 혀를 빨던 수효가 다시 손을 내려 경미의 보지를 한 움큼 쥐었다.

 ".아하으응...나!..나좀....허으억!!.."

 "뭘? 어떻게?.......응?.."

 "하으응...해줘!..해줘...요.."

 "뭘 해 줘?"

 "하으음...그..그래요!..가져줘요....하아아..먹어줘요"

경미의 말과는 다르게 수효가 손가락만 경미의 보지에 넣고는 가볍게 움직였다.

경미는 미칠 것 같았다.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남성성이 약한 민기는 자신이 리드를 해야 했다.

혼자 두면 5분이 최대의 한계였다.

세우는데 2분 펌프질 3분...그게 최민기의 한계였다.

그래서 경미는 자신도 섹스의 기분을 누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그런데 지금 아 님자는 아니다.

일단 엄청난 무기에다 자신의 성감을 희롱하는 손놀림이 특이하다.

보지 안으로 들어 온 손가락의 감촉만으로도 죽을 것 같다.

 "아흐어엉....흐어헝!...아아.."

 "하아앙!...나 어떡해요!...하으응...경미 어떡..해..요...하아앙!...."

손가락 장난으로도 심하게 요동치는 경미의 엉덩일 수효가 한손으로 움켜쥐었다. 

쁘적쁘적

 뿌적뿌적 

 다른 손가락이 보지 안에서 움직일 때마다 민망한 소리가 났다.

그리고 두려울 정도의 쾌감이 온몸에 전해져왔다.

경미가 다급하게 다리를 내려 뻗으며 울부짖었다

“허어허어엉!!..크흐으흥...아앙...나몰라!..”

 ‘짜악’

경미의 울부짖는 소리에 맞춰 엉덩이에 엄청난 고통을 주는 타격이 가해졌다

“하아앙...아앙..하아아....허엉!"

그 타격에 경미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울음소리와 함께 다리를 내려 뻗으며 널부러졌다.

“너...이름이 뭐야?”

김 숨을 내쉬며 눈을 뜬 경미를 향해 수효가 물었다.

눈길을 받은 경미가 다시 눈이 게슴츠레해지며 입을 열었다.

“경미요...주경미”

 “좋았어?”

 “네에...”

 “그래...그러면 더 좋게 해 줘?”

 “네...”

눈길이 뜨거워 고개를 숙이며 경미가 복종했다.

수효가 두 손으로 경미의 가랑이를 벌렸다.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물을 머금은 경미의 보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효가 그곳에 자신의 좃을 가져다 댔다.

두려운 표정의 경미가 눈을 뜨고 수효의 시선을 잡았다.

그 시선에서 쏟아지는 광선에 의해 신경이 보지에 모였다.

이윽고 보지를 가르며 수효의 좃이 처들어왔다.

‘퍼억’

"헉!...아...악 ...."

순간적으로 경미의 입에서 비명같은 신음소리가 튀어나왔다.

그 소리가 신호인 듯 수효의 엉덩이가 박차를 가해 움직였다.

 "어어...허어어...어머!...어흐응...엄..엄마!...아으응..엄마아!!...."

예상했던 잠깐의 통증이었지만 경미는 엄마를 찾았다.

아이들은 무섭거나 아프면 엄마를 찾는다. 

경미가 지금 엄마를 부른 것은 같은 이치다.

수효는 그런 경미의 언어에 아랑곳없이 계속 박차를 가한다.

‘찌걱찌걱..푹..푸욱!..찌걱찌걱..푹..푸욱!..’

 “아으!..아응!...아으응!..아으!..아흐응!...아으으!...”

손가락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섹스란 것이 이런 것인지 처음 느끼고 있다.

최민기에게 깔려 내던 신음은 연기였으나 지금은 연기가 아니다.

몸의 복종이고 그 복종에 따른 자연스런 화음이었다.

“아아아악....여보!..아악!..여보!....나!...나..나 아아아..악"

어느 순간 경미의 온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등이 들리며 머리는 땅으로 박히고 눈을 까뒤집었다. 

뱀처럼 얽혔던 두 팔과 두 다리가 풀리면서 무너진다.

 "아아앙...아으윽!..아응!..아으응!...하아앙!!...“

수효는 그런 경미의 반응에 개의치 않았다.

처음 시작보다 가해지는 강도가 점점 더 세진다.

늘어졌던 경미의 몸이 다시 살아난다.

그것은 수효의 손 때문이었다.

보지 안에 박힌 좃이 마음대로 활동할 때 손도 그랬다.

젖꼭지, 옆구리 엉덩이 밑 치골, 항문...

특히 항문 안으로 손가락이 들어올 때 미칠 것 같았다. 

“으...으헉 나!...아으응..저!..주거...죽어요...하아악!!"

보지의 애액이 좃이 전진과 후퇴를 할 때마다 하얀거품을 냈다.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밖으로 흐르며 침대까지 적신다.

경미는 눈이 반쯤은 뒤집혀져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아아악!!!...아흐으흥....여보! 여보오!!...살려줘요!..."

 "찌걱찌걱...푹!...쑤걱쑤걱...푹..푸욱!..."

애원이다. 

그 애원과 함께 경미의 항문수축이 점차 빨라지며 정점으로 급하게 치닫는다.

그래도 수효의 좃은 보지를 정말 찢어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맹렬한 기세였다.

이제 경미의 신음소리가 애처로웠고, 그녀의 연약해 보이는 보지가 또 애처로웠다.

 "어어엉!!..허어엉....여보...흐어엉....흐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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