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안녕.하십니까.]
[더 이상 말은 필요 없죠. 곧바로 즐기시죠.]
[허. 그래도 주인도 없는데.]
[10분? 그 정도면 도착하신다고 했습니다. 먼저 즐기시라고 하시더군요.]
[그.그래요?.하하. 그럼.]
낯설다고 생각했던 남자의 목소리는 엉뚱하고 황당하게도 창구였다.
고창구. 내 친구이고 한 저 놈이 왜.
[와. 진짜 안아보고 싶다고. 한 번 안아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태규한테 문자 받고 이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시작 안 하세요?]
[아.하하하하하. 이거 참.]
창구가 서둘러 바지를 벗고는 모임이라는 곳에서 봤던 흉측한 자지를 꺼내드는데,, 이미 크게 발기한 채 신이의 보지에 자지를 박아대고 있는 남자처럼 연신 벌떡이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괜찮을까요? 태규가 이 아가씨를 좀 끔찍이 여기는 거 같던데.]
[그러니까 제대로 놀아보자고 하시더군요. 솔직히 저도 초대 받았을 때 긴가민가했었는데. 형님 오시기 전까지 아예 저한테 맡기실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하하하.]
강한상의 거짓말은 이미 창구 놈에겐 상관이 없어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저번 모임에서 신이를 바라보던 시선과 너무나 아쉬워하던 시선. 내가 보낸 문자라는 것도 강한상이란 존재만으로 상황설명이 너무나 쉽게 되는 이 순간 창구의 시선에는 허리를 흔들어 대고 있는 몸매 쩔고 미모까지 완벽한 신이밖에는 보이질 않는 듯 보였다.
[그.그럼. 그런데 한상씨? 한상씨는 같이 안 하시나?]
[전 부쩍 거리는 건 별로 안 좋아해서요. 먼저 즐기시죠.]
[아. 그럼. 우선 입부터.]
곧 발가벗은 창구가 똥배에 힘을 주며 연신 흔들리고 있는 신이의 머리위로 자지를 들이밀었고,, 눈을 감고 연신 신음소리만을 뱉어내던 신이가 자신의 얼굴위에 그려진 그림자에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입을 가져다 댄다. 아니. 이미 이성을 아예 잃어버린 여자처럼 입에 물린 건 모든지 빨아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 증거로 자지가 아닌 창구의 불알이 다가오자 입을 벌려 계란 노른자를 핥아 먹듯 빨아대기 시작했다.
[아으윽. 내.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으윽. 이. 아가씨 얼굴을 딱 봤을 때. 남자 자지라면 환장하는 여자라고. 생각. 했었는데. 아억.억.후.후미.부.불알 떨어지겄네.]
[죽이죠. 사모님 입보지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사모님?. 넌 누구십니까?]
[네? 하하. 오늘의 도우미입니다.]
[도우미?]
[아! 오늘은 이 사모님의 주인 중 하납니다. 잠시 헷갈렸네요.]
[주인.크크. 나도 주인인가? 으윽!.아. 미치겠네. 자세 좀 잡고 합시다.]
[네? 아. 하하.]
창구가 신이의 상체를 잡아당기며 침대 모서리에 머리를 맞추기 시작했고 이내 침대 아래로 젖혀진 얼굴을 보며 신이의 보지에 자지를 다시 박기 시작한 행위에 출렁이기 시작한 가슴에 손을 얹고는 그대로 신이의 입속에 자지를 밀어 넣어버렸다.
[흑!.흡.읍으윽.흡흡.흡.오억.억ㅇ.]
기묘한 관경이었다.
남자가 신이의 무릎 안쪽에 팔을 넣고는 허벅지를 더 크게 벌리게 만든 후 사정없이 자지를 쑤셔대자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몸에 의해 입속에 쳐 넣은 자지를 강제로 목구멍까지 밀어 넣게 되는. 괴로움이 분명한 신이의 표정에도 신이의 손이 자신의 머리 위에 있는 창구의 엉덩이를 둘러 움켜쥐며 거부를 하지 않는다.
[으윽. 이. 이 아가씨 진짜. 죽이네. 아. 시벌. 벌써.으윽.]
창구가 갑자기 허리를 움찔거리려고 할 때.
신이가 몸을 비틀더니 입속에서 움직이던 자지를 빼낸다. 사정을 하려는 창구의 몸에 본능적으로 그걸 피하려는 줄 알았는데.
몸을 옆으로 누운 신이가 갑자기 창구의 자지를 잡고 흔들며 귀두만을 빨아대기 시작한다. 사정없이 흔드는 손에 창구의 허리가 구부러지며 신이의 가슴을 더 움켜쥐기 시작했다.
‘끼이익’
집에 겨우 도착한 난 시동조차 끄는 걸 잊고 그대로 집으로 달려가게 된다. 건물 문을 열고 막 현관문의 비밀 번호를 누르는데.
‘삐리롱’
마지막 번호를 누르기도 전에 문이 열렸고 강한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뭐 하자는 거냐?”
최대한.
이미 넘어선 한계를 겨우 인내로 끌어내리며 강한상의 멱살을 잡으려던 손을 주먹만 쥐게 된다.
“오셨습니까?”
“나랑. 장난하고 싶냐? 내 집에서.”
“어! 이거 담보잖아요. 베팅으로 걸린 담보. 그럼 형님만의 소유가 아닐 텐데.”
“.지금 말장난까지 하자는 거냐?”
“하하. 어차피 즐기기로 한 거 왜 이러십니까. 게임 속 게임이란 걸 형님도 허락하셨잖아요.”
“창구는? 저 놈이 왜 여깄어?”
“에이 창구형님이 신이를 엄청나게 원하던데. 형님도 아시면서 그러십니까. 친구한테 너무 야박하시네.”
“.”
“아니면 지금이라도 그만 둘까요?”
“.비켜.”
“하하하. 들어가시죠.”
“으욱!.”
‘찍!’
내가 막 내 방 문 앞으로 다가갔을 때.
창구 놈이 어깨까지 움찔거리며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신이의 입이 아닌 가슴에 사정을 하는 모습에 안도를 하는 것도 잠시. 보지가 타 들어갈 정도로 맹렬하게 움직여대던 남자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보짓물로 뒤범벅이 된 자지를 빼내어 그대로 신이의 입에 가져다 댄다.
구역질날 정도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신이가 입에 담고를 빨기 시작했다.
“크크 이건 게임을 계속 할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맞죠 형님?”
“무슨. 약을 먹인 거야?”
“네? 약이라뇨? 아 그 비아그라는 형님이 가져가셨잖아요.”
“나랑. 진짜 해보자는 거지?”
“허. 잘하면 또 치시겠습니다. 저번에 분명 한 번이라도 폭력행사를 하신다면 게임에서 지는 거라고 말씀 드렸을 텐데.”
“.”
“워. 진짜 무섭네요. 크크. 걱정 마십쇼. 신이 몸에 해로운 건 아닙니다.”
“뭘. 먹인 건데?”
“혹시 매혼향이라고 아십니까?”
“매.혼향?”
“아! 드라마 뿌리 깊은 에서도 나왔던 그 물건입니다.”
“.그게 뭔데?”
“주 효능은 자백제와 최음제를 섞어 놨다고 해야 할 겁니다. 물론 OO제약에서 비밀리에 한 2차 가공으로 중독성 있는 마약성분은 다 제거 한 거고 최음제 성분도 거의 다 제거 된 약이죠. 지금 신이의 모습은 내면 깊숙이 숨겨 놨던 본능이라 이겁니다.”
“.”
“못 믿으시겠다는 표정이신데. 한 번 드셔 보실래요? 정말 이 모습이 신이의 원초적 모습이라는 겁니다. 최음효과라고 해봐야 엑스터시의 1/5도 안 되는 양인데. 물론 지금의 신이 모습이 믿기진 않으시겠지만 말이죠.”
“.”
“어. 야! 어디 갔다 이제 오냐!”
“.”
“이 새끼 진즉 이 형님을 불렀어야지. 이제야 부르냐!? 그 날부터 이 아가씨 생각에 머리가 다 빠지는 줄 알았구만. 윽!. 와 진짜. 쥑이네”
화면 속에서 그려지던 신이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게 보여졌다.
이젠 체위를 바꿔 신이를 개처럼 엎드리게 한 후 신이의 엉덩이를 움켜쥔 창구가 방금 사정을 끝내고서도 다시 박아대고 있었다. 머리를 숙인 채 엉덩이 사이로 느껴지는 쾌감을 연신 뱉어내는 신음소리로 들려주던 신이의 모습은 화면속의 포르노 배우처럼 보였던 조금은 이질적인 모습과는 달리 너무나 현실감 있게 내 눈에 들어온다.
신이이면서 신이가 아닌 여자를 보는 듯 난 얼이 빠진 눈으로 발걸음을 옮겨 방안으로 들어갔고, 두 남자에게 희롱을 당하며 정신을 못 차리고 숨까지 헐떡이고 있는 신이의 바로 옆에 서게 된다.
내 어깨에 손을 얹은 강한상이 내 귀에 속삭이듯 말을 한다.
“형님. 이게 형님이 아끼던 여잔데. 믿기십니까?”
“.”
“신이야. 태규 형님 오셨네.”
“하윽흑흑흑흑흑.으.응?.!”
엎드려 창구의 자지가 들락거릴 때마다 신음소리를 뱉어내던 신이가 한상의 말에 순간 몸을 멈춘다.
태규란 이름에 푹 숙인 채 신음을 뱉어내던 신이가 그 신음소리조차 멈추곤 움켜진 침대 시트를 더 꽉 쥔 채 얼어붙어버렸지만. 신이를 단지 섹스파트너로만 알고 있는 창구 놈은 멈출 줄 몰랐다.
“어. 윽!. 갑자기 무.뭔 조임이. 으윽.”
“.”
“어라. 대.대박이네. 똥꼬도 이렇게 물어대진 못하는데. 워메. 환장하네. 이익.익.”
“으.윽. 흑.”
멈춰버린 신이였지만 이미 창구의 인테리어 된 자지엔 신이의 보짓물이 흠뻑 묻어 있었다. 신이가 경직된 몸으로 움직임조차 보이질 않는 다해도 창구의 펌핑을 막을 순 없는 듯 보였다.
“하악아아.악.”
오히려 창구의 투쟁심을 불러일으키는 지 더 빠르고 거칠게 신이의 보지를 농락하며 밀어붙였고 힘겹게 지탱하던 팔을 내리며 가슴을 짓이긴 채 엉덩이만을 치켜세운 꼴로 침대에 뒤로 누운 신이의 행동에 창구 놈은 더 큰 자극을 받게 된다.
위로 솟은 자지의 형태가 허리를 내린 신이의 육체로 인해 귀두의 윗부분에 엄청난 마찰을 주는 듯 창구 놈이 이빨까지 악물고 두 손으로 잡은 신이의 엉덩이를 더 크게 벌려 항문까지 고스란히 노출시키며 더 거칠고 빠르게 허리를 움직인다.
“학!.하학학.아학!”
“헉헉. 으.윽. 이. 이여자 보지.가. 윽.”
“사.사장님 저도 좀.”
“으.응? 아. 씨발 아직 안 끝났다고!”
“방금 싸셨잖아요. 전 아직 이라고요!”
“.”
“크크크. 시간은 많은데 뭐가 문젭니까. 천천히 하세요.”
“그.그럴까? 와. 태규야 진짜 명기다! 이런 여자를 어디서 구했냐?”
“어디서. 구해?”
“어. 왜. 왜 그래?”
“.”
아무 죄(?)도 없는 창구놈의 두 눈깔을 후벼 파고 싶다는 충동을 겨우 억누른다. 처음부터 창구에게 신이를 섹스파트너라고 소개한 건 나였고. 그 모임에 데리고 간 것도 나였다. 갓 스와핑이나 집단섹스란 것에 입문한 것처럼 보였던 것도 나였고 남자들 앞에서 신이의 음부까지 노출시키며 더한 희롱과도 같은 음담패설로 신이에게 모욕을 준 것도 나였다. 그것이 아무리 신이의 속내를 조금이라도 떠보고 싶다는 본능에서 한 행동일지라도 창구 놈에게는 단순한 내 섹스파트너였고 모임의 일원처럼 보였을 테니. 창구 놈은 아무 죄가 없다고 할 수도 있었는데.
죄라면 내 와이프였던 제수씨라 불린 신이를 알아보지 못 한 죄가 다 일뿐인데. 지금 순간 창구 놈이 히쭉거리며 신이를 칭찬하는 저 아가리를 다 찢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억지로 참게만 된다.
“그럼 제가!”
“어.어! 야!”
‘쿵’
“키킥.”
“아나. 이 새끼가. 말을 할고 밀던가.”
급하다는 듯 신이의 뒤에 있던 창구를 밀어버린 호스트 남자의 행동에 창구가 침대 밑으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나자빠지게 되었고 그 모습에 강한상까지 낄낄거리며 웃는다.
“으윽. 이거 처녀막이 다시 생긴 거야 뭐야.”
신이의 엎드린 자세로 인해 계속 벌떡이고 있는 자지를 손가락으로 아래로 누르며 호스트 남자가 자지를 천천히 밀어 넣으며 감탄사를 연발하는데.
“으욱. 흑. 흑. 아흑. 무슨 조임이. ”
“으욱. 흡.흐읍.흡흡.”
“신이가 정신 못 차리죠?”
“약. 때문이잖아. 이 새끼야.”
“말씀 드렸잖아요. 이건 그냥 자백제 같은 거라고. 뭐 약간의 흥분 도움제 역할도 있긴 하겠지만. 이게 신이의 본 모습이라니까요! 와 보고 있으니까 나도 꼴리네. 사실 형님하고 다시 만난 후에 신이가 이런 모습을 계속 숨기더란 말입니다. 참나. 지가 무슨 요조숙녀라도 되는 줄 아는지. 이미 쾌감이란 쾌감은 다 느꼈던 몸인데 그걸 어떻게 참으려고 하는 건지 이해가 안가던데. 하긴 많이 참긴 했네요. 형님 앞에서도.”
창구 놈처럼 신이의 엉덩이를 크게 벌리고 펌핑을 천천히 시작하던 호스트 남자의 행동에 다시 들썩거리게 된 신이는 급기야 시트를 입에 꽉 물고는 고개를 크게 좌우로 흔들다 더 아래로 처박기 시작했다.
질퍽거리는 보지에서 자지가 빠져나올 때마다 질겅거리는 조임의 소리와 함께 탄성을 지르는 호스트의 육성이 비현실적으로 내 귀에 전해졌고 신이의 억눌린 신음소리에 광분하듯 찰싹거리는 살들의 마찰음까지 더 크게 전해주며 격렬한 허리 움직임을 보여준다.
기계보다도 더 빠른 움직임처럼 호스트의 허리는 더 빠르고 깊게 신이의 엉덩이를 골반으로 때려대며 엄청난 속도를 붙여 가는데.
‘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팍.’
“흡.흐.읍.아.아아.아.아악.악.악악!앙아악!악악악.”
“헉헉헉. 헉헉.헉헉헉. 헉.”
신이가 이를 악물고 참아대던 신음소리를 뱉어내며 몸서리를 치기 시작한다.
“와우 이 친구 죽이네. 그래도 형님 목소리를 좀 들었나보네요. 그런데 이걸 참았다고 해야 하나? 거부를 해야 형님이 이기는 건데.크크크크크크. 형님도 방금 보셨죠. 신음을 참으면서도 엉덩이는 계속 움직이는 거! 크크.”
“신이야.”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신이를 부르게 된다.
약. 때문일 거라고 애써 자신에게 스스로 변명을 하던 난. 지금까지와는 너무나 다른 신이의 모습에 자멸감까지 느끼게 되는데.
“하아아.아악아.악.악악.하.흡.흡. 보. 보지.마. 제.제발. 보지.마. 흑흑. 흑. 보.흑흑.”
순간 정적이 흐른다.
격렬하게 움직이던 호스트의 허리가 신이의 신음소리와 함께 새어나오는 흐느낌에 멈췄고 뒤로 나자빠졌다가 다시 신이의 입에라도 자지를 박으려던 창구조차 침대에 올라가다 말고 행동을 멈추게 된다.
멈춰진 소음들에 신이의 흐느낌이 더 크게 방안을 채워간다.
“뭐.뭐냐. 참나. 이게 미쳤네.”
그 침묵을 깬 건 강한상이었다.
어이가 없다는 듯 신이를 내려다보던 강한상이 갑자기 옷을 벗고는 커졌다고 말했지만 아직 완전하지 않은 자신의 자지를 꺼내들고는 호스트를 밀어낸다.
그리곤 엎드린 신이를 똑바로 눕히곤 다시 허벅지를 크게 벌린 후 자지를 거칠 게 밀어 넣었다.
“흑.흐.윽! 아으윽. 으.윽윽. 아”
다시 시작된 신이의 신음소리에 다시 히쭉거림을 보여주는 강한상의 미소를 뒤로하고. 난 신이의 눈을 보게 된다. 분명 신이의 눈 옆으로 눈물자국이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그럼 그렇지. 이 몸으로 무슨. 으윽. 오늘은 유난히 더 조이네. 크큭”
“흑.하아아아”
본격적으로 시작된 강한상의 펌핑에 신이가 한상이를 와락 껴안고는 여기 모인 남자 중에 가장 거대한 물건을 자랑하는 강한상의 자지가 신이의 보지를 뚫고 들어가자 지금까지와는 다른 반응으로 신이가 몸서리를 치기 시작했다.
“크 이. 조임 때문에 한 번 맛보면 다른 년이 눈에 안 들어온다니까. 할 때마다 처음 같으니. 으윽.”
결혼생활에서도. 강한상의 말을 몇 번이나 나도 느꼈었다.
명기라는 개념조차 없는 나에게 요즘 들어 새삼 느끼게 된 신이의 보지. 어쩌면 신은 신이에게 아이를 앗아가고 명기를 줬을지도 모른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했던 내 자신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지금순간 원망을 하게 된다.
단순히 남자의 자지를 꽉꽉 물어대며 연신 움직이는 게 명기라고 한다면. 신이는 그런 모습위에 스스로의 쾌감이 배가 되게 더 보지 속을 움직인다고 설명을 해야 할까? 강한상의 말대로 신이의 몸은 이미 오르가즘이라는 단어를 학습했고 할 때마다 끊임없이 탐하고 복습을 하는 음란한 몸이 되어버렸을지 모른다.
“헉헉. 형님 때문인가. 헉. 진짜. 죽.이네.”
신이가 내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강한상을 더 세게 끌어안는다.
흔들리는 허벅지와 발가락들의 움직임과 더불어 흥분에 못 이겨 오르가즘을 연발하는 모습처럼 보일수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꼭 강한상의 앞에서 내게 도망치려는 듯, 몸을 숨기려는 듯 느껴지게 된다.
신이는 애써 내가 보이는 반대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신음을 뱉어냈고 반대편으로 점점 더 몸을 비틀어간다.
그러나. 지금 느껴지는 쾌감에 신이가 몸서리를 치고 있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처럼 내게도 느껴졌고 다가왔다.
그런 작은 반항조차 강한상은 용납이 안 되는지 고개를 돌린 신이의 얼굴을 똑바로 잡고는 천천히 머리를 숙인다.
연신 신음소리를 뱉어내기 바쁜 신이의 벌어진 입에 자신의 입을 맞추려 머리를 숙였고 순간 고개를 돌리려던 신이의 얼굴을 손으로 꽉 잡은 채 입술을 포개곤 계속해서 신이의 보지를 거대한 자지로 쑤셔댄다.
으그러진 코의 모습에 혀까지 교차하는 더 깊은 키스를 나누며 신이와 강한상이 거친 숨소리를 뿜어내기 시작했고 곧 떨어진 강한상의 얼굴로 드러난 신이의 입술은 침이 범벅이 되어 있었다.
“아앙.앙악.아.흑. 하아아앙.”
만족스러운 표정의 강한상이 두 눈을 질끈 감고 연신 신음소리를 뱉어내는 신이를 내려다본다. 이제 됐다는 듯 강한상의 입가엔 옅은 미소까지 번져갔고 계속해서 자지를 쑤셔대며 확인이라도 시켜주려는 듯 천천히 고개를 숙여 신이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반쯤 덮었을 때였다.
“하.아.아.흐.흑. 그.그만.”
“.”
강한상의 허리가 순간 멈춘다.
내 귀를 의심하게 된 신이의 작은 목소리가. 분명 그만이라고 얘길 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옆에 있는 강한상과 나만이 들은 듯 강한상의 행동에 뒤로 물러나 앉은 호스트와 창구는 쾌감에 쩔어 몸서리치는 신이의 모습에 자지만 주무르며 신이의 흥분을 못이기는 모습에 자기들도 덩달아 딸딸이만 치고 있었다.
“뭐라고?”
“흐.으. 흑. 흐.흐 그.”
“아. 따. 갑자기 분위기 왜 이러냐.”
떨리는 목소리를 억누르며 한 톤 높인 목소리로 불쑥 끼어들며 나서게 된다.
“오늘 제대로 논다고 했는데 갑자기 이게 뭐야. 야! 너도 같이 즐겨야지”
“나.나?.”
“쥑인다며. 제대로 놀아보고 싶다고 아주 입에 달고 살더만. 입이 비었잖아!”
“그.그렇지. 하.하하.”
난. 딸딸이를 치고 앉아 있는 창구를 불러낸다.
‘그래.어차피 놀자고 작정을 했잖아. 이.건 아무것도 아니네. 아니. 이 정도는 각오 했던 일인데. 뭘. 망설여? 신이가 날 찾는데. 이기지 못하는 쾌감에도 끝까지 몸부림을 치는 데 이게 뭐라고.’
강한상의 움직임이 멈춰진 이 상황에서 신이는 허리를 작게 스스로 움직이면서도 몸과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말로는 제대로 설명할 순 없지만 분명 이질적이고 오류투성이였다. 이미 쾌감에 취해 몸서리치는 모습에도, 이성을 잃은 듯 한 광적인 몸부림으로 섹스중독자와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횡설수설하듯 말을 뱉고 본 난 머뭇거리며 다가오는 창구와 마찬가지로 옷들을 모두 벗기 시작했다.
“정말. 해도 되냐?”
“.뭐? 이제 와서 무슨 소리야?”
“그게.”
순간 나도 모르게 부른 신이의 이름을 창구도 들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때부터 창구의 행동이 달라졌고, 이전의 모습처럼 내 지시에 몸을 일으키긴 했지만 망설이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됐어 새끼야! 불알친구가 진짜 구멍 친구가 되는 건데 뭘 망설이냐?”
“그.그렇지. 하하.하.”
“대신. 만족 못 시키면 죽.여.버린다.”
“하.하.꿀꺽.”
장난스럽지만 장난 같지 않은 말을 끝내고 아직도 꽂은 채로 멍하니 있는 강한상과 신이의 바로 옆까지 걸어가 침대에 무릎을 꿇고 올라간다. 그리곤 신이의 얼굴을 쳐다본다.
인기척에 눈물이 그렁거리는 감았던 눈을 작게 뜬 신이가 날 바라본다.
다 벗겨진 옷에 이미 땀과 애액들로 범벅이 된 신이가 날 애처롭게 바라보는데. 그런 신이의 틈조차 인정을 못 하겠다는 듯 강한상의 굵고 긴 자지가 다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하아.”
작게 벌어진 신이의 입에서 다시 신음소리가 퍼져나왔을 때. 난 부드럽게 신이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걸치지도 음란하지 않은 입맞춤을 시작한다. 그냥 작게 벌어진 입술을 내 입술로 덮는 부드러운 키스.
신이가 내 입술이 닿자 흠칫 놀라더니 이내 부드럽게 입술을 옹알거린다.
“큭크크. 씨발.”
“크크. 씨발.”
신이가 내 입술을 받아드리며 날 의식하려 했을 때.
갑자기 강한상이 번들거리는 자지를 빼내고는 물러나 앉는다.
“그만하죠.”
“.뭐?”
“형님이 이겼다고 치자고요. 창구형님 오늘은 날이 아닌가보네요. 그만 시마이 하시죠.”
“시.시마이? 벌써?”
“이겼다고 치자니?. 그건 무슨 말이냐?”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신이가 거부의사를 표력 했으니까, 형님이 이기셨다고 치고, 이만 끝내시자고요.”
생각지도 못 한 강한상의 말에 아직도 거친 심호흡을 몰아쉬는 신이를 내려다보게 된다. 신이의 붉은 빛 입술과 상기 된 얼굴은 분명 흥분을 하고 있다는 걸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는데도 강한상은 어느새 작아진 자지를 신이의 보지에서 빼내곤 묻어 있는 신이의 애액들을 손에 잡힌 신이의 블라우스로 대충 닦는다.
옷을 입고는 잠시 신이를 내려다보곤 이내 불러온 도우미에게 손짓을 하곤 내 방에서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의 손짓에 옷을 주서입고 같이 나간 호스트로 스스로 덮어쓴 이불아래의 신이와 나, 그리고 창구만이 내 방안에 남게 된다.
적막감이 흐르는 방안에서 멍청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창구가 그 고요함을 깨고 입을 연다.
“나.난 진짜 몰랐어. 이 아가씨가 시.신이씬지. 그냥 네가 문자로 같이 놀자고 보내서.”
“.”
“저 한상이란 놈은 뭔데. 이런 일을 버린 게 한상이란 저놈이지? 맞지!?”
“됐다. 나가서 담배나 한 대 태우자.”
“으.응.”
이제야 분위기를 완전히 파악한 창구가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고는 먼저 밖으로 나간다. 어쩌면 이게 내가 자초한 가장 큰 실수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침대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신이를 가만히 내려다보곤 생각에 잠긴다.
이 게임에서 내게 아군이라 불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구누구일까? 아마도 현민이와 창구. 그리고 신이일 뿐이다. 아이라는 불모를 잡힌 신이가 내 아군이면서도 아군일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으니 확실한 아군이라 말할 수 있는 건 사실 창구와 현민이인 이 둘 밖에 없었을 텐데.
강한상의 말한 승패의 결정은 이미 신이가 뱉어낸 단어들로 내 승리를 말해주고 있었지만 내가 먼저 승리를 말할 순 없었던 상황에서 강한상이 먼저 패배를 시인하듯 말을 꺼낸 그 순간이 아직도 찝찝하고 얼떨떨했다. 독단적이고 이기적인 강한상이란 남자가 이렇게 쉽게 패배를 인정할리도 없었거니와 패배를 인정하며 보인 표정과 행동이 아직도 내 속에 불긴한 여운을 남겨두고 있었기에 차라리 신이의 중얼거림을 단지 헛소리쯤으로 여겨주길 바랬는데.
이미 게임 속 게임은 어처구니없게 끝을 맺었기에 강한상의 다음 행동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만을 하게 된다.
어디로 튈지 모를 강한상의 행동과 너무나 쉽게 패배를 인정한 강한상의 행동에 대해서도 더 확실히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잡생각을 그만 멈추고 신이를 방에 홀로 남겨둔 채 밖으로 나간다.
“미안하다. 내가 그 문자를 보고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더라면.”
“됐어. 그보다. 차 가져왔지?”
“응? 응. 당연하지.”
“잠깐 나랑 어디 좀 가자.”
“지금? 어디를?”
“우선 가자.”
창구의 차에 탄 난 스타트 버튼을 누르려던 창구를 멈추게 하고 먼저 감지기를 이용해 혹시 모를 위치추적기와 도청장치등의 흘러나오는 전파를 체크한다. 아무 경고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주머니에서 나올 때 챙겨온 작은 쪽지를 꺼내 그 안에 적힌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입력을 한다.
“어디를 가자고?”
“잠깐만 기다려. 됐다. 여기로 가자.”
“여기가 어딘데?”
“가보면 알아. 출발해.”
내 지시에 창구가 질문을 접고 시동을 걸어 차를 출발한다.
신이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이불 아래에서 약과 피곤해 취해 규칙적인 호흡소리를 내뱉기 시작한 걸 확인한 후였기에 먼저 의문과 추측들 중 가장 큰 한 가지를 풀기 위해 이른감이 없진 않았지만 우선 행동부터 하게 된다.
삼십 여분을 한적한 도로를 달린 차는 청담동의 주택단지 앞에 도착했고 조용히 창구에게 시동을 끄라고 말을 한다.
단독주책들이 즐비한 길가에서 나와 창구는 잠시 동안 침묵을 유지한 채 차 너머의 건물 하나를 응시하며 앉아 있는다.
이번엔 침묵을 내가 먼저 깼고 창구에게 그간의 일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듯 얘기를 해 준다. 내 말을 가만히 듣던 창구는 놀란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벌린 입을 다물질 못하고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럼. 그 한상이란 놈이 지금 신이씨와 사실혼 관계란 말이야?”
“.사실혼이라. 그렇게 되나?”
“아.닌가? 하긴 결혼도 안했으면 그냥 동거사이지. 그런데. 그 강한상이란 놈이 왜.?”
“.”
“네 말대로라면 그 한방인지 두방인지 하는 모임에 수장급인 놈이잖아. 그런 놈이 왜 굳이 이혼녀인 신이씨를. 아.아니 내 말은 널린 게 쌈박한 여자들인데 굳이 중년의 이혼녀한테 그런 정성까지 쏟아 부으면서 이런 게임이라는 걸 하냔 말이지.?”
“정성인가?”
“그럼 아니냐? 굳이 할 필요 없는 게임에 너까지 끌어들기고. 거기다가. 마더콤플렉스인지 먼진 모르겠지만 그냥 엄마를 좋아해서 이런 미친 짓을 한다고 하기엔 너무 과한 거 아닌가? 그리고. 대리모라는 거. 왜 굳이 네 씨를 받아서 그것도 중국까지 갔냐는 말이지. 솔직히 한국에도 대리모가 있을 텐데 말이야. 그리고 확실한 볼모를 원한다면 자기 씨를 써야 되는 거 아닌가? 어차피 신이씨가 원하는 건 아이잖아.”
“우리들의 아이였지. 나와 신이의. 거기다가 그 확실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 이곳에 온 거고.”
“그러니까. 여기가 어딘데?”
“왔다. 여기에 잠깐만 있어라.”
불빛을 달고 다가온 한 대의 자동차가 우리가 지켜보던 차고 앞에서 잠시 멈춰 섰을 때 난 서둘러 차 문을 열고 차고 문이 열리는 동안 잠시 멈춰 있는 차에 뛰어간다. 그리곤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 뒤쪽 창문을 노크를 한다.
잠시 후 열린 차 창문 안에서 날 반기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누구야! 김과장 아닌가!”
“.안녕하셨습니까.”
“하하하하 그렇지 않아도 꼭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이번 모임때 혹시 나오나 기대하고 있었다는 거 아닌가.”
“김의원님. 잠시 얘기 좀 나누실 수 있을까요?”
“지금?. 그럼 안으로 들어.”
“아니요. 사람들 이목도 있고하니. 잠시 밖에서.”
“응? 밖에서? 마누라도 자네랑 또 다시 어울려서 놀고 싶다고 하던데.”
“중요한 일입니다. 의원님.”
“중요한?”
“강한상이 일입니다.”
“강군?. 김비서 먼저 들어가게.”
김의원이라 불리는 남자는 곧 창구의 차로 옮겨 탔다.
혹시나 유혈 사태까지 일어날지 모른다는 내 걱정은 다행히 날 알아본 김의원이라 불리는 남자의 긍정적인 행동에 오히려 안도를 했고 곧 그 행동이 나에게만 적용되어지는 걸 확인하게 된다.
차에 오른 김의원은 창구의 모습에 경계심을 드러내며 얼굴에서 미소를 지웠다.
비비길 잘하고 눈치가 빠른 남자라는 현민의 말대로 김의원은 창구의 차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 창구의 존재에 대한 적대감을 눈빛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중.요한 일이 뭐지? 그냥 내 서재에서 와인한잔 하면서 얘길 나누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제 본명은 진태규라고 합니다.”
“진태규? 진.태. 진태규.진태.아!”
기억을 더듬던 김의원이 머릿속에서 남아 있던 내 이름을 떠올린 듯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좁은 뒷좌석에서 엉덩이를 뒤로 빼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하하. 내가 어떻게 자네 본명을 아나. 그냥 낮이 익어서. 그런 거지. 그러나저러나 그냥 서재로 들어가서.”
“김의원님이라면 강한상의 상태뿐만이 아니라 지금 순간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대충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뭘?”
“처음엔. ‘정말 사실일까? 그럼 왜 그랬을까!?’ 라는 의심에서 시작해 ‘왜 그래야만 했을까?’.라는 의문으로 바뀌게 되더군요. 몇 번의 상황에서 강한상이란 친구가 어떤 인간인지,. 그리고 어떤 상태인지를 조사하게 되었고, 한 가지 추론과 추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는데.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한방애게이트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을 했다고 말씀드리죠. 그리고. 제 수중에 들어온 서류로 증거까지 확보했다는 것도요.”
“서.류?”
‘툭’
집에서 쪽지와 함께 들고 나온 몇 장의 A4용지를 김의원에게 건네곤 실내등을 켠다.
“이게 뭔.가.”
김의원이 시치미를 때려는 듯 말을 하며 내가 건네준 서류를 대충 훑어보려는 시늉을 하다가 적혀 있는 내용들에 말끝을 흐린다.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몇 장의 서류를 몇 번이나 번갈아 쳐다보던 김의원에게 조금은 위압적인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이 서류라는 것이 존재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습니다. 사실 우연찮게 구하게 된 이 서류들 중에서 유독 암호처럼 박혀 있는 이 서류들의 숫자들과 기호, 그리고 이니셜들까지. 무엇을 뜻하는지도 몰랐었고 무슨 내용인지도 몰랐었죠. 그러다가 김의원님의 전화번호 뒷자리와 이름의 세 자리 이니셜을 보고나서야 뜻을 알 수 있겠더군요.”
“.”
“KSH123441. 김성호과장님의 전화번호 끝자리가 1234라는 걸 알고 나니까 이 모든 영문과 숫자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두 자리. 41이란 숫자는 도저히 찾아봐도 모르겠더군요.”
.“
“무작위의 영문과 앞 4자리의 숫자들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겠는데. 의원님의 41이란 숫자와,, 그 아래 적힌 마지막 두 자리인 42. 어떤 숫자는 32로 끝나는 것도 있고.33도 있고 말입니다. 분명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뒤 숫자들의 의미가 중요하다는 걸 알겠고 이 암호의 가장 큰 실마리가 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확실한 건 뒤에 적힌 은행의 약자와 함께 돈이 오고간 내역이라는 거죠.”
“이런 걸 누가 믿어 주기라도 할까봐? 이거 단지 휴지조각일 뿐이라는 거 모르나?”
“그러니까 말이죠! 이 장부의 복사본이란 게 없었으면 정말 휴지조각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종이인데.”
“.”
“김의원님도 정말 많이 해먹으셨나 봐요. 겉으로는 손바닥 좀 비비면서 출세에 먼 사람처럼 구시더니. 왜 병원이란 곳이 돈을 그렇게 많이 끌어 모으면서도 항상 적자라고 말하는지,, 일반실이 없어서 특실부터 가야 된다느니. 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들에 충분히 대답이 되고도 남을 정도의 돈들이 김의원님의 뒷주머니에서 줄줄 새고 있으니 말입니다.”
김의원이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진다.
내 의도대로 협박과도 같은 자극적인 내 말에 김의원이 얼굴이 점점 흙빛이 되어가고 있었고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놀라운 건 일개 과장이란 직분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들을 유용할 수 있냐는 건데. 조금 있으면 있을 부원장 선거란 것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네요. 아! 그것보다 인생자체가 쫑일 날 수 있.”
“그런다고 내가 눈 하나 깜빡일 거 같나!? 우리 조직에서 이런 일이 한 두 번 일 거 같아!?”
“물론 아니겠죠. 하지만. 김의원님만 물고 늘어진다면. 한방애란 조직에 티끌만한 타격을 줄 순 없어도 김의원님 정도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
“이정도 자료가 뉴스에 이슈거리로 돌게 된다면 말입니다. 한방애란 조직의 비밀이 아니라,, OO종합병원 김의원이란 남자의 비리와 비자금사건. 뭐 그 정도면 꼬리 자르기로 끝이 날 수 있지도 않을까 생각을 하는데 말이죠.”
“.워.원하는 게 뭔가?”
“강한상의 몸 상태요.”
“.뭐?”
“지금까지 조사를 하면서 한 가지 가장 풀리지 않는 것이 있었습니다. 강한상의 집 앞에서 그 놈의 면상에 주먹을 날리고 난 후에 도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었고,, 급격히 줄어든 체중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고 말입니다.”
“알면서 왜 나한테 굳이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내일이라도 내가 조직의 힘을 빌려 널 쥐도 새도 모르 게 죽일 수도 있는데?”
“김의원님이 바보가 아니시니까요.”
“뭐?”
“아무런 보험도 없이 이런 짓을 제가 버릴 리가 있겠습니까? 그 정도로 멍청한 분은 아니시잖아요. 그리고. 제가 노리는 건 김의원님이 아닙니다.”
“.내가 아니라니?”
“강한상! 솔직히 김의원님도 강한상에게 맺힌 게 많지 않으세요? 나이도 어린 새끼가 사람들의 머리 꼭대기에 서서 턱짓이나 하고 있는 모습이 말입니다.”
“그럼. 강한상을 끌어내린다고?”
“지금의 몸 상태라면 어차피 자멸할 놈이긴 하지만. 그 시기를 제가 앞당기겠다는 말이죠.”
“.과연 그럴까?”
“김의원님은 굿이나 보면서 떡이나 드시면 되는 게 아닐까요? 어차피 강한상이나 나나 둘 중에 한 명이 자멸을 할 테니 김의원님은 그냥 구경만 하시다가 좋은 위치에서 좋은 자리로 돌아가시는 기회만 될 텐데요.”
“그게 무슨 말이지?”
“한방애란 조직 안에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물론 사무관님도 제 편에 서기로 했지만. 직접 찾아와서 절 유혹하는 거미 같은 사람이 아니라 김의원님과 같은 실질적인 실력자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
채찍과 당근을 주며 서서히 김의원을 구워 삼기 시작한다.
현민이 조사한 내용이 맞길 기도하며 생각보다 빠르고 무모할지 모르는 내 행동에 또 한 번의 도박을 걸기 시작했다.
“강한상이란 놈이 어떻게 한방에의 머리가 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점들은 입수한 자료들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장부에 나와 있는.”
“장부? 장부가 남아 있다고?”
“.네.”
“강군의 머릿속에만 있다는 그 장부가. 너한테 있다는 말인가?”
“물론 사본입니다. 원본의 위치는 이미 파악해놓고 확보해 놨으니 언제든지 꺼내올 수 있는 상태고요.”
“.”
지금까지와는 다른 표정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김의원이다.
장부의 존재에 김의원의 얼굴이 심각한 표정으로 변해 뭔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돈과 권력. 이 둘보다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고 핵심일 수 있는 게 정보라고 하더군요.”
“그렇지. 그래서? 강한상을 끌어 내린 후에? 한방애란 조직에 당신이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아니요. 그런 조직엔 솔직히 관심 없습니다. 제 안위만 걱정하기에도 요즘 죽을 맛이니까요. 단지.”
“단지?”
“쥐도 도망갈 구석이 없다면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이 있다는 거죠.”
“.”
잠시 동안의 적막이 차안에 흐르기 시작한다. 김의원은 지금순간 머릿속에 엄청나게 복잡한 계산을 하기에도 바빠 보였다. 다행이라고 할까? 현민이 조사한대로 김의원이라 불리는 이 남자는 지극히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듯 느껴졌다.
얼마간의 침묵이 이어졌을 때 난 조용히 이곳을 온 목적을 이루려 한다.
뒷조사로도 알아 낼 수 없었던 그 질문에 대해 김의원에게 직설적으로 질문을 한다.
“그럼. 강한상의 목숨이 얼마나 남은 겁니까? 이제 한 달? 두 달 정도 남은 겁니까?”
“목숨?”
“네. 먹고 있는 약도 봤습니다. 그 놈이 이젠 막장으로.”
“크크크크”
“.왜 웃으시죠?”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군.”
“네?”
“자네 말대로 이 자료들이 사실인 것도 맞고 장부의 중요성이 엄청나다는 것도 다 맞지만. 강한상이 누가 시한부라고 하던가?”
“.아닙니까? 그럼 강한상에게 준 그 약은 뭡니까? 비아그라하고는 다른 약이던데.”
“아 그거? 그것도 비아그라지. 일반적인 비아그라의 용량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그걸 보고서 시한부라고 단정을 지었다면 자네야 말로 너무 어리숙한 거 아닌가?”
“.”
“그리고 시한부였다면 나한테 그렇게 못 하지! 내가 지 목숨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존재일 수 있는데. 아니겠나?”
“그럼 아무것도 아니었네요?”
“통각살실증.”
“.네?”
“강군의 병명이 통각상실증이란 걸세. 일명 무통증이라고 하지.”
“무통? 통증을 못 느끼는 그거 말입니까?”
“.”
머리가 띵 해진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강한상의 병명에 순간 더 당황하게 된 건 나였다. 시간만 죽치고 있으면, 만약 모든 계획이 틀어진다 해도 최대한 끌 수 있는 대로 시간을 끌어본다면 내가 이길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와르르 무너지게 된 순간이었다.
“무통증이라면.”
“중증이지. 이젠 무감각증까지 찾아온 단계니.”
“.”
“강군이 왜 약을 내게서 찾았는지. 이젠 알겠나?”
“그럼 말입니다. 감각이 없다는 건. 어떤 자극에도 반응을 하지 않는 다는 말입니까? 분명 그 펜션에서 신이가 요분질을 할 때에도 그렇고. 그것보다 한 참전에도 자기 집에서 삽입을 했을 때 엄청난 조임이라고. 감탄을 하던.”
“사정을 하던가?”
“.네?”
“강군이 사정하는 모습을 단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냐고.”
“.”
그러고 보니.
첫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한 그날에도 그리고 펜션에서의 그 자극적인 행위에서도.
난 강한상이 신이의 몸이나 보지에 자신의 정액들을 뿌려대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첫 강한상과의 만남을 하고 난 후 신이와의 지하 주차장에서의 섹스와 사정. 그 사정으로 신이의 보지 속을 가득 메웠던 정액들이 이혼 후 첫 질내 사정?. 그걸 확인하기 위해 강한상이 그 모습 그대로 올라오라고 한 건가? 아니.지. 이런 생각은 너무 과장된 거고. ’
“그럼. 강한상은 사정을 태어나서 한 번도 안 해봤다는 겁니까?”
“내가 알기론 그렇더군.”
“그게. 가능합니까? 청소년이라면 누가나 할 몽정이란 것도 있고.”
“몽정이 왜 나타나는 현상인 줄은 알고 있나? 경험을 바탕으로 몸의 자극이 꿈과 현실에서 혼자 나타나는 현상일 텐데. 강군의 심리상태로는 그 몽정조차도 쉽지가 않았을 테니까. 그리고. 그 자극이란 게 과연 자극으로 강군에게 다가갈까?”
“.”
“강군과 어떻게 얽힌 사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고통이란 감각조차 없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기란 게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고 있다면 이쯤에서 그냥 손을 떼는 게 나을 거야. 그 장부 사본이나 나한테 넘기고 주제넘은 짓은 삼가라고.”
“정말 아무 감각도 못 느끼나요?”
“허. 강군이 왜 권투를 배우다가 그만 둔 줄 아나? 타격감이 없어서라고. 자신의 주먹조차 보호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권투를 하겠냐고!”
“. 쾌감은. 쾌감도 느낄 수 없는 몸이란 말입니까?”
“강군에게 내가 농담으로 하는 말이 뭔 줄 알아? 섹스머신이라고 부르기도 하지. 무슨 말인지 알겠나?”
“섹스.머신.”
“물론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말이야.”
“무통증이면. 통증이 없다고 해서 무통증인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던 창구가 멋쩍게 입을 연다.
내 얘길 듣고도 믿기지 않는 듯 얘기하던 창구도 김의원과의 대화 내용에 모든 것이 사실이고 현실이라는 걸 인정하고는 중간까지 돌아오던 차안에서 침묵만을 이어갔었다.
“나도 잘 모르겠다. 무통증이란 게.”
“인터넷으로 찾아 봐. 네이년에는 별게 다 있더만.”
“아. 맞네. 핸드폰 좀 줘봐라.”
“내 핸드폰?.잠깐만.”
창구의 스마트폰을 들고 인터넷에서 ‘무통증’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본다.
통각상실증.
뇌로 전달되어지는 감각 기능에 이상이 생겨 통증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 통각상실증이란 병이라기보다는 통각 자체가 없어진 상태를 말하며 뇌의 감각영역에 이어지는 경로 중 어디선가 이상이 생겨. 치료는 거의 불가능하며 대게 신경손상에 의한 것이기에 그 증상이 지속적이고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진단 및 증상도 다양하며 신경손상의 부위에 의해 상실부위도 결정될 수 있다.
“강한상은 자지만 그런 건가?”
“.뭐?”
“그 부위란 거 말이야.”
글을 읽으며 중얼거리던 내 말을 듣던 중 창구가 엉뚱한 질문을 한다.
“아닐 걸. 아마 몸 전체가 아닐지 모르겠네.”
“몸 전체?”
“응. 김의원이란 남자가 한상이가 권투를 그만 둔 이유에 대해서 얘기 했잖아. 주먹에도 감각이 없다는 말인데. 그럼 목 아랫부분은 다 그런 게 아닐까?”
“그럼 몸뚱이 전부잖아.”
“손과 발이 가장 신경이 끝이잖아. 그리고. 팔과 연결 된 부위까지를 말하는 거고. 사정이란 걸 못 해봤다면 하반신도 마찬가지란 얘긴데. 팔과 하반신까지 다 연결 된 부위라고 하면 목 아래가 아니겠냐?”
“아 맞네. 와. 그런 병도 있냐?”
“나도 처음 본다. 통풍이란 건 텔레비전에서 몇 번 봤는데. 무통증이란 건.”
“지루랑 다른 거지?”
“지루?”
“조루의 반대말이야. 씨발. 난 인테리어 치면서 조루 수술까지 받았는데. 좀 부럽기도 하네.”
“부러워?”
“그렇잖냐. 이건 아무 느낌도 없으니까 죽어라 박아댈 수 있는 거고. 천하의 명기란 년이 찾아와서 아무리 방중술까지 부린다고 해도 어디 끄떡이나 하겠냐!? 고론 년 하나 붙잡고 곡소리 날 때까지 껴안아 주면 환장하면서 달라붙는 거 아니냐고.”
“그게 말이냐 방구냐. 참나.”
“솔직히 말해서 안 부럽냐? 누군 칙칙이까지 뿌려대면서 안 느끼려고 발악하는데. 그러고 보니 천연칙칙이를 자지에 내장하고 사는 거네. 와”
“그게 자지에만 그런 거냐? 생각해봐라. 고통이란 게 없으면 삶이 얼마나 끔찍하겠냐고.”
“끔찍해?”
“고통이란 게 없으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알 수 있겠냐? 냄비가 뜨겁게 달궈져 있다면 보통의 사람이라면 잡는 순간 엄청난 고통에 깜짝 놀라서 손을 떼서 그나마 적은 화상을 입겠지만, 고통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냐? 아픈지도 모르고 그걸 그냥 들고 있다가 살점까지 다 타들어 갈수도 있잖아. 지나가다가 유리조각에라도 크게 베였다면. 통증에 지혈이라도 할 텐데. 그 통증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냐고. 이 빙신아.”
“아. 그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겠네. 그럼 일상생활이 가능은 한 건가?”
“그래서 조심에 조심을 하면서 살겠.”
문득 강한상에 집의 구조를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 나였고 50평이 넘어 보이는 강한상의 집의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가구들. 유독 곡선의 미가 잘 살아있던 가구들과 테이블의 형태에 대한 미적 감각이 아닌 현실적인 그 구조에 대한 이유를 이제야 깨닫게 된다.
“왜 갑자기 말을 하다가 마냐?”
“잠깐만.”
손에 쥐고 있던 창구의 스마트폰 화면 속에 인터넷을 끄고 전화버튼을 누른다.
현민에게 전화를 건다.
[웬일이냐?]
“나다.”
[어. 네가 왜 이전화로 전화를 걸어? 창구랑 같이 있냐?]
“지금 어디냐?”
[나야 뚱돼지 같은 마눌이랑 집.윽! 아파 이 돼지야! 악!]
“.”
[크크. 미안. 왜?]
“집으로 갈게. 잠깐 보자.”
[지금?]
“응. 얘기할 게 있어.”
[어딘데?]
“15분.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그래. 오면 전화해라.]
“창구야. 현민이 집으로 차 좀 돌려.”
“어떻게 됐어? 오늘 만나기로 한 거 아니야? 그런데 왜 갑자기 창구랑 같이 오냐?”
“창구한테도 다 얘기 했어.”
“뭐? 창구한테? 왜?”
“네가 그러고도 친구냐!? 불알친구라고 딸랑 셋 있으면서 이런 중요한 사건을 어떻게 감쪽같이 속이고 있었냐고!”
“넌 좀 조용히 하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
집 앞 호프집에서 우리를 미리 기다리고 있던 현민은 내 말을 듣고는 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야이 미친놈아! 넌 제수씨 얼굴도 몰라보냐!”
얘기를 듣던 현민이가 갑자기 창구에게 버럭 화를 낸다.
“이러니까 너한테 말을 안 한 거 아니야!”
“아니. 난 그냥. 솔직히 이혼한 전 와이프하고 다시 만날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냐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척보면 딱 알아야지! 이 새끼는 지 마누라가 며칠 여행 간다고 하고 몰래 성형수술하고 오면 몰라볼 새끼네.”
“제발 성형 좀 했으면 좋겠다.”
“.”
“아니. 말이 그렇다고.”
“그럼. 그 무통증병인지 통각상실증인지가 강한상이 걸린 병이란 말이야?”
“응. 아마. 어릴 때 받은 충격 때문일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그건 자세히 모르지.”
“몸이 모르니까. 이런 게임이란 걸로 조금이라도 느껴보려는 건가?”
“글쎄. 나도 그 생각은 했는데. 한상이 놈이 자기 엄마에 대한 애증을 이런 식으로 풀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더라.”
“아!”
“.왜?”
“너 나랑 잠깐 어디 좀 가자.”
“뭐? 지금?”
“지금가야지 핸드폰 집에 놔두고 왔지?”
“.응.”
“차는?”
“창구 차로 움직였다.”
“그래 잘했네. 일어나자.”
“난? 나도 같이 가.”
“됐다. 넌 집에 들어가라.”
“아씨! 나도 좀 끼자고! 친구 좋다는 게 뭐냐!”
“알았으니까. 지금은 우선 집으로 돌아가라. 우르르 몰려가봐야 괜히 일만 틀어지니까. 연락할게.”
투덜거리는 창구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현민이가 운전을 하는 차로 다시 강남 쪽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운전하는 동안 조용히 운전에만 집중하던 현민의 모습에 나도 조용히 앞만을 바라본다. 지금 순간 신이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새로 알게 된 강한상의 상태에 대한 문제가 더 크게 느껴졌기에 그 불안을 우선 접자 생각을 한다.
“공칠 수도 있지만. 우선 만나보자.”
“누굴?”
“박소민이 남자친구.”
“박소민은 누군데?”
“.”
“누군데?”
“우리 도와줬던 박과장님이라고 기억해?”
“박과장? 그게. 누구냐?”
“은행직원. 금고에서 널 도와줬던 그 박과장 말이야.”
“아. 그런데?”
“그 분 따님이다.”
“따님? 박소민이 박과장님 따님이라고? 그런데 지금 박소민은 왜 만나?”
“박소민을 만나는 게 아니고 그 여자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지금 시간이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을 거야. ”
“남자친구?”
현민이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잘 이해를 못한다.
갑자기 은행 금고 건에서 우릴 도와줬던 박과장이란 남자의 딸이 우리 일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여자가 아닌 그 여자의 남자친구를 왜 이 시간에 만나러 가는 건지도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나도 처음 만나러 가는 거라. 최대한 조심해서 얘기하자.”
“그러니까 왜 그 친구를 만나러 가냐고.”
“연관이 있으니까. 그리고 여권은 화요일쯤이면 나오겠더라. 비자가 문젠데 우선.”
“아. 현민아.”
“.응? 왜?”
“여권만 나오면 중국에 들어가 줘.”
“뭐? 비자가 나와야지. 중국 비자는 금방 나올걸.”
“생각보다 일이 급박하게 돌아갈 거 같아. 오늘 마지막 한상이 새끼 표정을 봤는데. 무슨 사고라도 칠 게 분명할 거 같아.”
“.”
“최대한 빨리 들어가서 아이라도 확보를 해야 할 거 같아.”
“.알았어. 한 번 더 알아볼게.”
“미안하다. 친구라고 괜히.”
“됐어 새끼야. 일만 잘 되면 거하게 술이나 한 잔 사라.”
“.”
현민이에게 미안함을 더 느끼게 된 그 순간. 차는 강남의 한 편의점 앞에서 인도를 반쯤 물고 주차한다.
그리고 차안에서 편의점 내부를 훔쳐보듯 관찰하던 현민이 안의 남자 직원 두 명을 확인하고 고민을 한다. 조사를 하며 박과장이라는 조력자를 구하게 된 현민이었지만 그 딸의 남자친구의 얼굴 사진까지는 확보를 못 한 듯 보였다.
“저기 아르바이트생 중에 한 명을 만나러 온 거야?”
“응. 조사한 내용대로라면 저 둘 중에 하난데.”
“그냥 그 박소민이라는 여자를 만나는 게 더 빠를 거 같은데. 박소민이라는 여자가 관련이 있다면 말이야.”
“병원에 있어. 정신병원.”
“병원?”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있어 봐. 다녀올게.”
“무.뭐?”
차 문을 열고 나간 현민이 그대로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편의점 안의 냉장고에서 병맥주 세 개를 꺼내 든 현민이가 계산대로 걸어간다. 그리고 계산을 하며 직원과 뭔가를 얘기를 하는 듯 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현민이의 태도에 아르바이트생 중 한 명이 얼음처럼 굳어진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몇 분이 더 흐른 후에야 현민이 편의점에서 나와 차로 걸어온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차에서 내가 내렸고 현민이도 그런 날 손짓으로 불러 편의점 바로 앞에 있는 야외 테이블로 앉힌다.
“금방 나올 거야.”
“도대체 뭐냐고. 저 남자랑 한상이가 무슨 상관이냐? 그리고 박소민? 그 여자는 무엇 때문에 병원에 입원을 한 거고?”
“네가 은행에 들어갔을 때 박과장이 다른 말은 안 했냐?”
“얘기?. 글쎄. 아!”
“왜?”
“박과장이란 남자가. 그때 위험을 경고하면서 한방애한테 타격을 줄 수 있는 게 확실하냐고 물어보긴 했는데.”
“.”
“그땐 너무 긴박한 상황이라서 그냥 듣고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박과장님의 따님이라는 박소민이가 한상이 놈과 연관이 있는 게 분명해. 그리고 무슨 사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서 지금 만날 친구의 집안까지 풍지박살이 난 거 같고.”
“풍지박살?”
“아. 나온다.”
쭈삣거리며 나온 아르바이트생은 날 발견하곤 한 번 더 발걸음을 멈칫 멈춘다.
괜찮다는 듯 미소를 보이며 손짓을 하는 현민이의 모습에 용기라도 낸 듯 다시 걸음을 옮긴 아르바이트생이 우리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와 의자에 앉는다.
“아.안녕하세요.”
“네.”
“그런데. 소민이 일로 할 얘기가 있다는 게 뭐에요?”
“강한상이라고 알고 있어요?”
“.”
현민이의 입에서 나온 한상이의 이름에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이 새하얘진다. 백짓장처럼 하얘졌던 얼굴은 곧 분노로 가득한 시선과 부들거리는 주먹의 움직임으로 이 남자가 강한상에게 결코 호의적인 반응이 아닐 거라는 걸 확신하게 된다.
“한방은요?”
“.네? 한방이요?”
“아닙니다. 그럼 강한상이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경찰이세요?”
“아니요. 피해자입니다.”
“피.해자요?”
현민은 우리를 스스로 피해자라 칭했고 더 진지한 표정으로 상체를 바짝 붙이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런 현민의 태도에 아르바이트생의 표정과 행동이 아주 조금이지만 적대심을 없애는 듯 보였다.
그리고 현민의 부드러운 설득과도 같은 얘기 속에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경험담을 우리에게 들려주기 시작했다.
“친구였습니다.”
“친구?”
나도 모르게 현민과 아르바이트생의 대화에 끼어들게 된다.
“네. 같이 대학을 나온. 동기였고 친구였습니다.”
“.그런데 왜?”
“네?”
“아니. 동기라면.한상이처럼 명문대학교는 진작 졸업했을 텐데. 왜 이런 곳에서 일을 하는지.”
“.”
“괜한 걸 물어봤나?. 미안하네.”
“아닙니다. 처음엔 한상이란 놈도 괜찮은 놈이었어요. 그냥 또래의 대학생 중에서 조금은 낯가림이 심하고. 말수가 적은. 유난히 몸을 사린다고 해야 할까? 겁이 많은 놈이라는 인상의 친구일 뿐이었는데. 소민이가 학교에 들어오고 나서 갑자기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혹시. 소민씨란 분의 사진을 볼 수 있을까요? 있다면 말이에요.”
“.네.”
잠시 망설이던 아르바이트생이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 우리에게 건네줬다.
혹시나 하는 내 예상은 적중했다. 소민이라는 여자의 얼굴을 보고 잠시 동안 침묵을 이어가게 된 나였고 바로 옆에서 그 사진을 지켜보던 현민이도 놀라게 된다.
신이와 너무도 닮은 소민이라는 여자의 얼굴에 놀란 것이다.
아니. 강한상의 금고에서 봤던 사진 속 인물과 흡사한. 신이보다는 덜 했지만 분명 박소민이라는 여자의 얼굴 속엔 강한상의 엄마라는 여자의 얼굴이 담겨 있었다.
“왜.요?”
“아닙니다. 그냥. 그럼 소민씨를 만나고 난 강한상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접근을 했다는 건가요?”
“.네. 정확힌. 저랑 소민이가 사귀고 나서부터. 오티를 갔다가 한 눈에 반해서 제가 대시를 했고 거의 반년동안 친구처럼 지낸 후에야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했던 그 순간부터 한상이 놈이 달라졌어요.”
“어떻게요? 폭력적이거나. 아니면.”
“사실 그 전까지는 한상이 놈이 유명 국회의원의 아들이란 것도 몰랐어요. 그리고 그렇게 대단한 집안의 자식이란 것도요. 어느 순간부터 고급외제차를 끌고 학교에 등교를 하질 않나. 술도 안 마신다고 참석도 하지 않던 과모임에도 술값까지 쏜다며 모습을 드러내질 않나.”
아르바이트생이 말하는 강한상의 인상은 철없고 돈 많은 양아치대학생의 표본이라고 할 정도로 유치하게 들렸지만,, 들려주는 얘기는 점점 더 과격해졌고 상식을 넘어선 내용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강한상이 왜 이렇게 철저히 준비를 했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면 웃긴 얘기겠지만 이해하게 된 순간이었다.
소민이라는 여자는 정말 공부밖에 모르는 학생이었단다.
40대에 이미 순탄대로를 달려 은행지점장자리까지 넘보는 아버지의 밑에서 곱게 자라 명문대학교를 입학했고 난생 처음 만나게 된 동기들과의 교류 속에서 뒤늦게 노는 재미를 알게 된 여자. 박소민이라는 여자의 일반 대학생들과 같은 흔한 패턴이었고 흔한 연애 담으로 시작을 했었다.
이 아르바이트생과의 만남도 풋풋함을 그리는 그것과 별반 다를 게 없었고 남자를 전혀 몰랐던 소민이라는 여자의 모습을 들려주고 있었으며 아주 작게 그려진 첫 관계의 대해서도 파격적임이 하나 없는 오히려 지금의 내겐 밋밋함을 그리게 되는 평범한 연예담과 같았다.
그러는 동안 그 둘의 뒤에서 남몰래 소민을 지켜보던 강한상이란 존재를 당연히 아르바이트생도 눈치조차 채지 못했었고 어느 순간부터 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을 때에도 소민이란 여자가 목적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아르바이트생의 얘기를 들을수록 이것이 창구에게 설명까지 들었던 진정한 네토라레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과 사귀기 시작했고 둘 다 첫 관계였던 두 남녀.
아르바이트생과 박소민의 첫 관계는 자세히 듣진 않았지만 그 얘기만으로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풋풋했고 평범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과 더 어울리기 시작한 박소민의 행동에 화를 내며 짜증을 부린 아르바이트생의 태도에 짜증으로 대응하는 행동까지.
결정적인 건 학교 내에서 정식으로 CC로 인정받고 같은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을 때 본격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강한상의 행동에 곤욕스러워하면서도 화려한 불빛에 이끌려가듯 박소민이라는 여자가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눈치 채게 된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은 처음엔 달래기도 했고 화를 내기도 해봤지만 점점 멀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임을 직시했고 엄청난 부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강한상이란 남자 앞에서 점점 작아지기만 했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동조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반 년 정도가 지났을 때.
어중간한 사이로 지내며 끝까지 친구일 뿐이라던 박소민의 행동에 거의 포기상태로 접어든 시점에서. 박소민이 울며 아르바이트생의 집으로 찾아왔었단다.
동성의 과 친구들과 평소처럼 강한상이 연 클럽의 파티에서 술에 취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다른 남자와 춤을 추게 되었고 그 순간 화를 내긴 커녕 오히려 더 독려를 했던 한상의 모습에 쿨하다는 감정을 느낀 박소민이었다지만. 그 춤판은 곧 음란하기 짝이 없는 룸 안에서의 섹스파티가 되어버릴 줄은 생각도 못했기에 도망치듯 나와 버린 박소민이 아르바이트생을 찾아와 후회하듯 사과를 하기 시작했는데.
강한상은 그 이후 숨겨 왔던 악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유독 박소민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기 좋아했던 강한상의 취미에 섹스 신까지 거부하다 마지못해 촬영을 허락하게 되었고 그것이 자신의 목을 조여 올 줄은 생각도 못했던 박소민은 결국 강한상의 협박과도 같은 집착을 못 견디고 경찰에게 도움까지 청하게 되었지만.
“그럼. 너도. 아니. 알바생인 당신도 그걸 다 봤다는 말입니까?”
“.네. 경찰한테. 증거로 제출할 때. 어쩔 수 없이 다 봤어요.”
“.”
“그. 새끼가 어떻게 소민이를 괴롭. 괴롭혔다고 하기엔 어폐가 있겠네요. 같이 미친놈 년들처럼 즐긴 거니까.”
“.”
“그 새끼 물건을 당장이라도 잘라버리고 싶다는.”
말을 하다 말고 아르바이트생이 그때의 기억이 다시 생생하게 떠오르는지 입술을 꽉 깨물며 주먹을 부들부들 떤다.
“신고를 했는데?”
“. 유출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접수가 안 된다고 하더군요.”
“뭐?”
“여자가. 소민이가 반항을 하는 모습이 담긴 것도 아니고. 같이 즐긴 모습이라고. 동의하에 촬영된 영상이라고. 안 된데요.”
“그래도 협박을 했다며. 협박죄가 얼마나 무서운 건데.”
“오히려. 소민이를 창녀취급 하던데요.”
“.뭐?”
“즐길 땐 좋았으면서. 왜 이제 와서 신고를 하냐고. 돈이라도 뜯어 먹을 생각이 아니냐고.”
“이.미친 새끼들이. 경찰이 그런 얘기를 했다고?”
“.네. 정작 문제는. 그 이후였어요.”
“그 이후?”
“.네. 정작 문제는. 그 이후였어요.”
“그 이후?”
“피해자를 오히려 피의자로 만들어버렸다는 말인가요?”
“.네.”
현민이에게 경찰서에 갔다는 것까지 말을 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얘기에 다시 한 번 뛰어들게 된 나였다. 아무리 강한상의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고는 해도 엄연히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피해자인 박소민이란 여자를 창녀 취급까지 하며 몰아세울 수 있는 건지,, 도저히 내 상식선에서는 이해를 할 수 없는 얘기였다.
아니. 이 게임이라는 걸 하고 있는 당사자로서 강한상이란 남자가 상식이란 게 통할 상대가 아님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게임의 대상인 신이와 소민이라는 여자 아이와의 모습이 겹쳐보였기에 더 흥분을 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피의자가 미쳤다고 신고란 걸 하러 경찰서까지 직접 찾아간다는 게.”
“경찰들은 소민이를 꽃뱀처럼 여기더라고요. 울면서 진짜 아니라고.”
“그럼. 그래서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건가요? 그 충격 때문에?”
“아니요.”
“그럼요?”
“결국엔 저도 직접 나서야겠다는 결심으로. 강한상과 대면을 했었어요. 그리고 소민이도 같이 갔었고요. 그런데 강한상은 너무나 태연하게 절 무시하더군요. 꼭 저란 존재가 처음부터 강한상의 머릿속엔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요.”
“.”
“결국 참지 못하고 한상이 새끼한테 선빵을 날렸는데.”
“선빵이요?”
“.네. 그런데 빠진 이빨을 피와 함께 뱉어내면서 웃더라고요.”
“웃어요?”
“네. 오히려 절 그 정도밖에는 안 되는 놈이었다는 듯 쳐다보면서 웃었고. 전화를 걸었어요. 변호사라는 사람한테 전화를 걸더니. 10분도 안 되서 형사라는 놈들이 찾아와서 현행범인지 뭔지 라고 하면서 뭐라고 계속 말을 했고. 수갑을 채워서 경찰서로 데리고 가더군요. 참. 그때 처음 알았죠. 친구들끼리의 싸움도 함부로 하면 안 되다는 걸요. 그리고. 주먹질 한 번으로 전과자가 될 수도. 다니던 학교에서도 단칼에 퇴학처분을 당할 수 있다는 걸요.”
“.”
“소민이가. 경찰서에 있는 절 대신해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다나 봐요. 소민이 아버님도 엉뚱한 누명을 쓰고 그 다음날 바로 징계위원회인가 뭔가에 회부되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강한상이란 새끼는 제 주먹질 한 번에 철저하고 냉정하게. 그리고 무참히 모든 걸 밟아 버려야만 속이 풀렸나 봐요.”
어디서 많이 들었던 내용이었다.
얘기를 하다 자신을 오강호라고 소개한 아르바이트생이 우리에게 계속 들려준 얘기는 데자뷰의 그 느낌처럼 처음 듣는 오강호의 얘길 듣게 된다.
무릎을 꿇어야 했던 소민이라는 학생의 모습에서. 난 신이의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점차 눈가를 적시며 얘길 한 오강호의 내용이 그런 내 심정을 더하게 만들었다. 철이 없어 자극적이고 황홀한 새로운 환경에 빠져들었다 다시 정신을 차리게 소민은 그렇게 다시 강한상의 노예로 전락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미 5년 전의 얘기인데도. 내겐 바로 어제의 기억을 듣는 듯 생생하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얘길 듣게 된다.
강한상의 집착은 스물 하나라는 어린 나이에도 이미 현실성이 소실된 소설과도 같았다.
자신보다도 어린 박소민이라는 여자에게 항상 정장만을 입히며 다른 사람을 찾으려는 인상을 보였다고 했고 정신분령증에 걸린 환자처럼 그때그때마다 극을 치닫는 감정의 기복을 보여주며 박소민의 피를 말리기 시작했었고 결국엔 말도 안 되는 행위들로 박소민을 그때 어울리게 된 부유한 집안의 친구들에게 정말 창녀처럼 몸을 굴리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 박소민이란 어린 대학생은 남자의 몸을 끊임없이 탐하는 섹녀가 되어버렸단다.
그리고 행방이 묘연했던 박소민은 그 사건이후 반년여 만에 군 입대를 준비하던 아르바이트생인 오강호를 찾아왔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오랜만의 제회에 걱정스러운 시선만을 박소민에게 보냈던 강호였지만. 이미 박소민이란 여자는 자신이 알고 있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져 있었고 그건 며칠 후 한자리에서 만나게 된 강한상에 의해 확인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니. 확인이라는 단어조차 부들거리며 어렵게 말을 하는 오강호의 모습에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예상은 다시 어렵게 꺼낸 오강호의 얘기로 확인할 수 있었다.
“소민이의 집안은 예전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아버님의 진급은 생각도 못할 처지가 되었다고 들었어요.”
“그때. 혹시 강한상이 무슨 게임 같은 걸 제안하지는 않았나요?”
“게임이요?.아니요.”
“.”
“이.주? 이주일 정도를 다시 소민이를 만나게 되었는데. 제가 알고 있던 소민이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어요. 화려하고 야한 옷을 입고 다녔고 어울리지 않는 외제차를 몰고 다녔고요. 풋풋했던 신입생의 모습은 6개월이란 시간 만에 찾아볼 수조차 없게 되었더라고요.”
“왜 다시 강호씨를 찾아 왔는지 얘기를 하던가요?”
“보고 싶었다고만 하던데요. 저도 그런 줄로만 알았고요. 나쁘게 헤어진 것도 아니고. 그러고 보니 제대로 이별을 얘기한 적도 없었네요.”
“그리고. 강한상이 다시 나타난 건가요?”
“.네. 술을 먹다가. 강한상이 오더군요. 그리고 다시 좋은 사이로 사귀고 있다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화를 내긴 했지만. 제 일 하나라도 벅찬 상태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어요.”
“그런데요?”
“술을 먹고. 자리를 클럽으로 옮겼는데. 룸 안에서 분위기가 이상해졌어요. 제가 왜 거기까지 따라갔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소민이한테 별짓을 다시키.더.라.고요.”
“별짓이라니?”
“테이.블에 올라가서. 춤을. 추라고.”
“.”
“춤을 추.다가. 옷을.”
두 눈을 질끈 감고 얘길 이어가지 못하는 오강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갓 스물을 넘은 나이에 겪었던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강한상의 만행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주를 이미 넘어섰었다.
6개월 만에 돌아온 박소민이라는 여자는 첫 연인이었던 오창호의 바로 앞에서 옷을 하나씩 벗고 춤을 추기 시작했고 심지어 팬티와 브래지어까지 다 벗은 알몸으로 몸에 술을 뿌려 흘리며 음란한 안무를 선보이며 자신을 유혹했다고 부들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술에 취한 상태였기에 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순간 했었지만. 그렇게 알몸으로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추던 박소민이 천천히 테이블 아래로 내려와 자신의 허리띠를 풀더니 물건을 꺼내 서슴없이 입에 머금는 모습을 봤을 때. 이건 꿈도 상상도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 그 와중에도 발기를 한 자신을 지금까지도 저주하며 경멸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한다.
오창호는 자신이 발기에서 멈췄다면 이렇게까지 자신을 경멸하진 않았을 것이라 말을 덧붙였다.
알코올과 분위기,, 그리고 혈기왕성한 이십대 초반의 몸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자신을 위로할 수 있었을 테지만. 그 바로 다음의 강한상의 행동에 자괴감까지 느끼게 되었다고 오창호가 말을 한다.
물건을 빨던 박소민은 그대로 오강호의 위에 올라타 요분질을 치듯 신음소리를 뱉어내며 허리를 움직였고 끙끙거리며 자신의 존재조차 잊고 점점 쾌감에 빠져들던 강호의 머리카락까지 움켜쥐며 본능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었다고. 그러나 그 시간이 지속될수록. 박소민이 스스로 허리를 흔들수록 그 신음소리가 어처구니없게도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취한상태에서도 분위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걸 느낀 오창호가 눈을 떠 소민의 얼굴을 쳐다봤을 때.
허리를 계속 흔들어대는 행동과는 달리 점점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담고 있는 얼굴로 변해가기 시작했었고 그 모습의 의미를 곧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낄낄거리며 웃던 강한상이 그런 강호상과 박소민을 쳐다보며 천천히 바지를 내리고 자지를 흔들기 시작하자 그 모습을 본 소민이 다시 음란하게 허리를 흔들며 박자를 맞춰갔단다. 자신의 위에서 허리를 흔들며 시선은 다른 남자의 물건을 원하듯 쳐다보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보게 된 강호상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한상이가 손짓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 박소민이 호상의 위에서 일어나 한상이에게 옮겨 올라타선 본격적인 요분질을 시작했고 연신 쾌감에 절어든 신음소리를 뱉어냈단다. 멀뚱히 그 모습을 쳐다보게 된 호상은 결국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나와 버렸다는데.
“호상씨를 바로 앞에 두고. 한상이 놈한테 갔다는 말인가요?”
“.네.”
“.”
“더 웃긴 건. 그런 소민이를 보면서 강한상이 한 말 이였어요. 더러운 걸레 같은 년이라고. 자지에 환장한 년이라고.”
“허. 그런데도 소민씨가 한상이 위에 있었다고요?”
“.오히려. 더 흥분을 하던데요. 도저히 못 봐주겠더라고요. 그래서 도망치듯 나왔죠. 그리고 다시는 안 볼 생각이었는데. 엉뚱하게도 그 다음날에도 절 찾아왔어요. 위로를 해준다나. 야한 복장으로 찾아와선 절 유혹했어요. 미친 거 아니냐고. 욕도 했는데. 끝까지 저한테 달라붙더라고요.”
“스스로? 혹시 한상이가 시킨 게 아닐까?”
“저도. 처음엔 한상이 새끼가 변태 잡종새끼니까. 이런 짓을 시킨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던데요. 그래도 끝까지 제가 거부를 하니까. 소민이가 울면서 부탁을 했어요.”
“울면서?”
“제걸 뽑아 와야. 안아준다고 했다고. 제발 한 번만 안아달라고.”
“.”
“나중에 들은 얘긴데. 제가 끝까지 거부를 하자 소민이는 결국 엉뚱한 남자와 몸을 섞고는 저와 했다고 한상이한테 거짓말을 했다나 봐요. 그런데 그 거짓말 때문에 한상이한테 버림을 받았고. 절 찾아와서 저주를 퍼붓고는 나가버렸어요. 그 이후에. 마약까지 손을 대곤 결국 섹스중독이라는 병까지 얻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고 소식만 들었습니다.”
“도대체 6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
고개를 푹 숙인 강호상이 뭔가를 말하려다 머뭇거린다.
“왜. 그래요?”
“.저기”
“네?”
“보여드릴 게 있어요.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6mm 비디오테이프.
강호상이 땀까지 흘리며 집에서 가지고 온 건 6mm 비디오테이프 5개였다. 엉뚱하게도 손에 쥐게 된 6mm 테이프는 재생할 수 있는 기기도 수중에 없었기에 곧바로 확인도 못하게 되는데. 결국 현민이와 중고 가전제품을 6군데나 들려 겨우 맞는 비디오카메라를 구할 수 있었다.
[으으읍.읍.으흥.]
SM플레이.
현민이와 차 안에서 보게 된 비디오카메라의 작은 액정 화면 속엔 한 여자의 나신이 수갑과 족갑에 족쇄된 채 침대에 알몸으로 누운 장면부터 시작되었다. 입에도 기다린 막대가 재갈처럼 물린 여자는 박소민이였다.
아직도 앳된 얼굴이 남아 있는 소민의 모습과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광경이었다.
‘윙윙’ 거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며 소민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 소리는 딜도의 소리가 아니었다. 다리를 계속 꼬으며 끙끙대는 소민의 사타구니 바로 앞. 작은 구술 같은 것이 소민의 클리토리스를 계속해서 자극하고 있었다.
1시간이나 계속 된 그 장면엔 변화가 없었다.
오로지 끙끙대며 괴로워하는 소민의 모습만이 1시간이나 지속되고 있었다. 현민이 비디오테이프를 바꾸기 위해 막 멈춤 버튼을 누르려던 그 순간.
[그만 할까?]
[으으읍.읍.]
[아. 재갈을 풀어줘야지.하하.]
[으읍. 그.그만.제.제발.살려주세요. 아윽.]
[아직 멀었군.]
[아으.악 그.그만. 그. 으읍읍.읍!]
1이라 쓰여 있는 테이프가 끝이 났다.
현민이가 비디오를 조작하기도 전에 내가 서둘러 2라고 쓰여 있는 테이프를 찾아 비디오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곧 시작 된 화면 속에는 딜도를 꽂고 있는 소민의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수갑도 족쇄도 없었으며 재갈도 없었다. 소민의 모습과 함께 최소 2주 이상이 지났음을 보여주는 날짜의 변화가 화면 하단에 찍혀 있었다.
그리고. 소민이 스스로 딜도를 잡고 자신의 보지를 쑤시고 있는 모습이 화면 속에서 그려지고 있었다.
몸을 계속 꼬이면서 허벅지를 연신 들썩이는 소민의 모습은 1편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보였다.
[아아.아으.윽.]
[더. 계속 해]
화면 속에 잡히진 않았지만 강한상의 목소리가 분명했다.
[아.아으. 제.제발 해주.세요. 아으아]
[해달라니? 뭘?]
[아.해줘.해주세요. 제발. 제.아아]
다리를 벌린 채 무릎을 세워 커다란 검은색 딜도를 연신 자신의 보지에 넣고 있는 소민이 손을 멈추기 무섭게 강한상의 나지막하지만 위협적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멈추지 마라. 그럼 오늘도 상 대신 벌을 줄 테니까.]
[아아으.아으아윽.]
강한상의 말에 딜도를 다시 빠르게 움직인다.
보기에도 물컹거리는 커다란 딜도가 소민의 보지 속에 들락거리길 반복할수록 허연 액체들이 그 딜도를 타고 침대시트를 적시기 시작했다.
[아.제발. 제발 좀. 아아아아아]
[크크. 더러운 년. 자지가 그렇게 좋냐?]
[으.응. 조.좋아요. 제발. 자지를 넣어주세요. 아]
[더 싸지르면. 내가 흥분하면 해줄게.]
[아.아.학.흑.흐응]
강한상의 말에 소민이 다른 한 손을 내려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기 시작한다. 엉덩이까지 들썩거리며 더 빠르게 딜도를 움직였고 연신 아랫배에 힘을 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아악악악앙]
엉덩이를 부르르 떠는 모습을 보여주며 딜도를 더 깊숙이 집어넣는 소민의 모습과 함께 갑자기 허연 물줄기가 작은 포물선을 그리며 벌렁거리는 보지의 바로 앞에서 뿜어져 나왔다.
[아아.앙.흑.흑.]
[좋아. 그럼 상을 줘야겠네.]
[하아.하아. 하. 아.]
화면 속에 강한상이 등장했을 때 소민이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입가에 미소를 띠며 강한상을 안으려 상체를 일으키며 화면이 끝이 난다.
“.휴. 이게. 창구가 말하는 조교란 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