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과 눈동자만 더 하얗게 보여 조금 무섭게 보이는 대머리의 흑인남자가 너무나 반갑게 강한상과 주먹 인사를 나누며 어깨까지 교차해 부딪히는 친밀함까지 보여준다.
“인사 나누시죠. 특출한 사이즈를 자랑하는 마이클 고입니다. 하하하하”
"득줄.What?"
“하하하. 이 친구가 아직 한국말이 좀 어색합니다. 형님 인사 하시죠.”
“안녕하.세요.”
“오 아뇽하십니까. 하하하하. in wel.오 쏘리. 화영합니다. 하하하하”
“This woman's name is sin yee. Special responsibility to her, Pleaes!”
“오우 신이띠 방갑습네다!”
능숙한 영어로 뭐라고 중얼거리는 강한상의 말에 능글맞게 신이에게 구십 도로 인사를 하며 다가오는 마이클이란 남자는 커다란 덩치와는 달리 장난 끼까지 겸비한 한국말로 허리인사를 하곤 신이의 손을 덥석 잡는다.
“아.안녕하세요.”
“간장 푸셔에요. 간장하시면 근륙이 주축합니뎅!”
“네?”
“크크크. 긴장 풀라고. 근육이 수축 되서 사고 날 수도 있다는 말이야.”
“아.”
"Wow A sexy shape! Unless otherwise do you exercise? Nice body!"
“네?”
"No. just yoga is always telling lies."
"Really? Wow"
영어 공부 좀 할 걸.
도통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분위기로 신이의 몸이 나이스 바디고. 섹시하다는 뜻인 게 분명했다.
생긴 건 산 도둑놈처럼 생긴 남자가 표정하나는 일품이었다. 아니 표정뿐만이 아니라 제스처도 외국인 특유의 모습처럼 과하고 컸다. 몸집이 커다랗기에 더 크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신이의 허리만한 허벅지와 머리둘레만한 팔뚝. 헬스클럽의 트레이너라기보다는 보디빌더 선수 같은 풍채로 익살스러운 표정과 넘치는 애교에 선뜻 말을 못 걸고 멀뚱히 서 있는 내 모습을 보곤 먼저 다가와 친한 사이처럼 내 손을 잡고는 악수까지 한다.
“나.이스 미츄. 몇 살?”
나도 모르게 악수를 하며 엉뚱한 질문을 하게 된다.
"What?"
“몇 살. 하우 올드 아.유.?“
“아 아임. 뜨물 어설입니다.”
“아. 스물 여섯.”
삼십대 중반처럼 보이는 마이클이란 남자는 생각보다도 훨씬 어렸다.
“그럼 시작하시죠. 형님은 저랑 가볍게 러닝머신이나 좀 뛰시고. 마이클”
“음?”
“신이씰 잘 부탁해!”
"Of course!"
"hahahah OK!"
머뭇거리는 신이의 허리에 자연스럽게 솥뚜껑만한 손을 대곤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한다며 매트리스가 깔려 있는 곳으로 안내한다. 특이한 수영복아래에 바로 입고 있는 무릎위의 쫄 반바지 차림의 신이는 끌려가듯 마이클의 손에 이끌려 이동을 하면서도 연신 내 눈치를 보는 듯 보였다.
마이클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던 신이의 몸은 입고 있는 꽉 달라붙는 수영복과 반바지로도 숨길 수 없는. 아니 오히려 흰색의 상의와 검은색의 하의에 의해 분명한 선을 그리며 더 섹시하게 보이고 있었던 건 분명했다.
러닝머신기계로 이동한 나에게 강한상이 히쭉거리며 말을 건다.
“시원시원하죠.”
“무.뭐?”
“마이클이요. 저 친구가 아줌마들뿐만이 아니라 연예인한테도 인기 짱입니다.”
“.”
“뭘 그렇게 자꾸 걱정스럽게 쳐다보십니까?”
“.아무것도. 아니다.”
“에이 지금 신이 걱정한다고 얼굴에 다 쓰여 있는데요.”
“.”
“하하하하하하하”
“목적이 뭐냐?”
“하하.네?”
“이러는 목적이 뭐냐고.”
“목적이라뇨? 게임을 더 스펙터클하게 진행하려고 하는 거지. 목적이 뭐가 있겠습니까? 형님도 저번 주에 보니까 진짜 잘 노시던데. 작정하고 놀았던 저번 주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거 아닙니까?”
“.”
“뭐야? 설마 아직도 사랑이라느니 애증이라느니 그런 감정들로 신이를 대하고 계신 겁니까?”
“그럼 넌?”
“.저요?”
“내가. 느끼긴 너도 신이를 사랑하니까 이런 짓까지 벌이고 있는 거 아니냐?”
“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속내를.
내가 짐작하고 추리했던 이 게임의 목적과 이유를 강한상에게 돌려 물어본다.
이 모든 황당한 게임이란 짓을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달리 내 머릿속엔 떠오르지 않았고,, 애증과 사랑이란 감정에 유발 된 질투로 인한 미친 짓일 거라 짐작했던 추리를 은연중 물어보듯 천천히 걷기 시작한 러닝머신 위에서 강한상에게 묻는다.
“사랑이라. 글쎄요.”
“.글쎄라니?”
“이런 것도 사랑이라고 하면 사랑일 수 있겠네요. 애완동물한테도 사랑을 쏟고, 수집품들에도 각별한 애정을 쏟고. 취미생활도 즐기는 걸. 모두 포함할 수 있는 단어가 사랑이라면 일종의 사랑이라고 해두죠.”
“.”
“왜요? 뭐가 이상해요?”
“그럼. 신이가 애완동물이나 수집품이란 말이냐? 취미생활로 즐기는 도구일 뿐이라고?”
“하하하. 너무 격하시키시네. 어디 신이를 감히 그따위 것들한테 비교를 합니까? 소중한 애.장품? 그 정도면 모를까! 하하하하하”
“이 새끼.가.”
“와우”
러닝머신을 걷고 있던 강한상이 입을 동그랗게 만들어 감탄을 했고 나도 모르게 그의 시선을 쫓아 스트레칭을 시작한 신이에게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요가라는 단어가 나왔던 대화 내용대로 신이의 몸은 정말 유연했고 부드러웠다.
양반다리로 앉은 신이의 뒤에서 마이클의 손이 어깨를 누르는 스트레칭 자세에 신이의 커다란 가슴이 자신의 허벅지에 짓이겨지듯 무릎에 닿고 있었다.
"Good! Very nice! 고롬 자시를 바꾸성"
“네.네? 자.세를. ”
다리를 양 옆으로 쫙 벌리게 자세를 바꾼 신이의 앞에 무릎을 꿇고 마주앉은 마이클이 갑자기 신이의 손을 뻗게 만들어 자신의 쪽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한다. 양 손목을 잡고 잡아당기기 시작한 마이클의 손은 손목을 지나 팔꿈치로 그리곤 팔뚝을 지나 날갯죽지로 다시 신이를 바닥에 짓누르는 형태로 자세를 취하는데.
명백한 성추행이었다.
굵은 허벅지를 벌리고 무릎 꿇은 마이클은 신이의 얼굴을 그 사이에 밀어 넣듯 바닥을 향해 짓누르며 스트레칭을 시키기 시작했고 반바지 가랑이에 분명히 신이의 얼굴이 파묻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자세가 되어버렸다.
"It's wonderfil! 후늉해용!"
“자.잠깐.”
"Chang one's posture!"
“흑?”
“자시를 바꾸서”
“.”
몇 번이나 신이의 날갯죽지를 짓누르길 반복하던 마이클이 약간의 거부감을 표현하는 신이를 정신없게 한다. 일부러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 쓰며 이번엔 그 자세 그대로 앉아 있는 신이의 뒤로 이동해 한쪽 무릎을 신이의 등 중심에 대고는 신이의 두 팔목을 위로 올려 잡고는 천천히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요가로 단련이 되었다고는 해도 다리를 거의 일자로 뻗고 있는 신이였기에 상체를 뒤로 꺾는 행위에 미간을 찡그릴 수밖에 없는 듯 보였다.
천천히 무릎을 펴며 신이의 엉덩이 골 사이로 발을 밀어 넣기 시작한 마이클의 행위에 더 몸이 젖혀지는 신이의 상체였고 조금씩 출렁이는 가슴과 한껏 벌어진 허벅지 사이로 보이는 도끼자국까지. 스트레칭이 아닌 성추행과도 같은 자세로 신이의 몸을 오픈시키기 시작한 마이클이었다.
“죽이네요.”
“.죽여?”
“흑백의 만남 아닙니까. 검은색 쫄 나시에 검은색 스포츠 반바지 차림의 마이클과 순백의 한신이. 그림 죽이지 않습니까?”
“.”
“오오”
자세를 바꿔 한쪽 무릎을 배에 깔고 다른 한 쪽 다리를 뒤로 쭉 뻗은 신이를 또 위에서 짓누르는 마이클이었다. 몇 번 본 요가 자세이긴 했지만. 마이클은 의도적으로 신이의 등과 엉덩살이 있는 허벅지 경계선에 손을 올려 신이를 농락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아니.
철저히 능숙한 솜씨로 신이의 가슴이나 엉덩이엔 손을 직접 대지 않고 절묘한 타이밍에 손을 거두는 마이클의 행동에 거부감을 표력 하려던 신이가 정신없이 자세만 바꾸게 되는 형태라고 해야 될 모습이 맞겠다.
“고롬 이제 기그를 가지공 합세다.”
“.기구요?”
"OK! Exercise ball!“
“아.”
“이러케. 이러케 자시를 치하세용.”
“이.렇게요?”
"OK! Good!"
신이를 짐볼이라는 커다란 공에 앉히곤 뒤에서 신이의 허리를 들썩거리게 움직이며 흔드는 마이클은 천천히 자신의 하체를 신이의 등에 들이밀며 운동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허리에 손을 얹은 채 반동을 이용해 위아래로 엉덩이를 튕기는 신이의 행동을 도우며 등에 바짝 사타구니를 밀어대는 마이클의 꼴에 강한상이 작게 낄낄거리며 웃는다.
“저 새끼 꼴렸네.”
“.뭐?”
“저거 보세요! 신이 저년도 지금 곤란한 표정을 잔뜩 짓고 있잖습니까!”
강한상의 말대로 고개를 살짝 숙인 신이가 귀까지 빨개진 상태로 몸을 위아래로 공위에서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다리 사이에 공을 끼운 채 신이의 운동을 도우며 신이의 어깨를 반복적으로 튕기듯 누르고 있는 마이클의 음흉한 표정까지. 신이의 가슴골이라도 훔쳐보려는 지 연신 고개를 숙여 앞으로 삐쭉거리며 사타구니를 신이의 등에 밀착하고 있는 놈의 형태는 강한상의 말대로 결코 평범해 보이질 않았다.
그리고 그런 시선은 분명 나만의 착각이 아니었다.
구석에 위치한 신이의 공간 앞쪽에 위치한 근력운동기구들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몇 명의 남자들도 신이의 모습에 황홀한 듯 시선을 때지 못한 채 건성으로 운동을 하고 있었기에 나만의 착각이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게 된다.
“그만.하고 빨리 진행하는 게 낫지 않겠어?”
“.네?”
“계획한 게 있다면서. 뜸들이지 말고.”
“에이 지금 한창 재미있는데 뜸들이 다뇨. 저거 보세요! 쪽팔려 죽겠다는 신이 표정이 귀엽고 재미지지 않아요?”
“귀엽고 재밌어?”
“하하하하하하. Hey!”
러닝머신에서 나간 강한상이 걸어가며 마이클을 부른다.
“신이 어때?”
“That's not the same Asian! 와따입니당! 몸매 끝장입니다!“
“하하하하하. 이게 얼마짜리 몸맨데! 당연하지!”
"What? 어마짜리?"
“크크크. 스트레칭은 그만하고. 이다음은 뭘 하지?”
“무산송 우동입니다. 3? 4세트 정도로 시작합시당.”
“좋지. 무산송이면. 뭐가 있지?”
“스쿼트부터 합시당. 신이씽 쩔보고 따라 하생요.”
“네?.네.”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려선 뒤 숨을 들이마시며 허벅지와 무릎이 수평이 될 때까지 앉는 마이클의 행동을 보며 신이가 어색하게 따라한다.
“그레이트 좋슴다. 그렇게 팔을 뻗공. 무릎이 발을 넘지 않게!”
“이.이렇게요?”
“No! No!. 무릎이 발을 넘음 안 됩니당. 이렇겡.”
마이클의 한 손이 신이의 종아리를 잡고는 다른 한 손으로 허리아래를 잡아당기다 허벅지 안쪽으로 옮기곤 더듬듯 잡고 뒤로 자세를 고친다. 그런 마이클의 행동에 신이가 흠칫 놀라며 도망치듯 뒷걸음질을 친다.
“Why!? 스킨십을 창피하다공 생각하면 안됩니당! 다시 자세 잡으서용!”
“.”
“그럼! 이 친구한테 개인 트레이너를 부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뭐해? 빨리 자세 잡아야지.”
“.”
다시 허리를 숙여 기마자세를 취하는 신이에게 아까보다도 더 바짝 다가가 마이클이 히쭉거리며 대놓고 더듬길 시작했다.
“딸을 올리세요!”
“따.딸이요?”
“팔! arm!”
“.이.이렇게요?”
“No! 아프롱 하면 됩니당. 이렇게!”
신이의 팔뚝 아래를 잡고는 뻗게 한 마이클이 곧 등골부터 엉덩이까지 손바닥으로 쓸어내리며 자세를 고쳐준다.
노골적인 손놀림에 신이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질 못하는데. 한상이는 더 신이 난 놈처럼 마이클의 손과 신이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계속해서 웃기만 한다.
“OK 이젠 렛풀다운으로 고!”
“렛폴.”
팔을 위로 올려 봉을 잡고 아래로 잡아당기는 기구에 다리를 벌리고 앉은 신이의 자태는 뒤와 앞 어디서 보더라도 입고 있는 복장과 땀으로 젖기 시작한 몸으로 더 섹시하고 음란하게 보였다.
본 게임이란 것에 들어가기도 전에 신이가 녹초가 될 거란 걱정 반 기대 반이었고, 내 심정속의 기대란 마음의 속내는 신이가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오늘만큼은 그냥 집으로 가고 싶다는 요구를 하길 바라는 것이었다.
렛폴다운이라는 기구 위에서도 3세트나 힘을 쏟은 신이는 곧 두 개의 무산소운동을 더한 후에서야 유산소 운동으로 바꿔할 수 있었다. 연신 신이의 몸을 더듬는 마이클이란 놈의 손길을 애써 무덤덤하게 무시하듯 넘긴 신이였고 좀 과한 손길엔 몸을 비틀거나 힘이 들다며 자세를 바꾸길 반복했던 신이였다.
강한상의 의도와는 좀 다른 모습으로 신이는 자신의 몸이 남자들의 눈요깃거리가 되는 방법을 시간이 지날수록 배웠고 터득하며 연신 히쭉거리며 미소를 짓던 강한상의 얼굴에서 그 미소를 점차 지워가기 시작했다.
"Mmmm. Let's stop."
그만하자고 먼저 말을 꺼낸 건 강한상이었다.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는 마이클을 불러낸 강한상의 모습에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신이의 모습을 발견한 난, 이온음료를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는 신이에게 다가가 건넨다.
“괜찮아?”
“이정도 쯤이야. 뭐. 당신은요? 운동 좀 했어요?”
“운동은. 당신 구경하느라 정신없었다.”
“.음흉해. 운동하러 왔으면 운동이나 할 것이지. 구경하긴 뭘 구경해요!?”
“나만 호강했나? 저기 남자들 봐라. 아니. 여자들도 욕하면서 나가던데.”
“욕을. 해요?”
“그래.”
“.”
“남자들이 죄다 정신 못 차리고 당신을 훔쳐보는데. 기분이 많이 나빴겠지.”
“. 운동이나 할 것이지. 왜 훔쳐본데.”
“너무 야하게 입고 있으니까 그렇지.”
“에휴. 그렇지 않아도 다 갈아입고 나올까 엄청 고민했었는데.”
“그런데? 왜 안 갈아입고 나왔어?”
“.어쩔 수 없잖아요. 한상씨가 이걸 입고 나오라고 했으니까.”
“선택권은 당신한테 있잖아. 왜 한상이 말이라면 깜빡 죽냐고.”
“.”
“아까 얘기 못 들었어? 당신이랑 마이클. 저 놈한테 당신이랑 몸을 섞으라고 부탁한다고 하던데.”
“네!? 이게 다가 아니고요?”
“수영장에서. 아. 위층으로 간다는 나한테만 했구나.”
“위층이요? 위층을 왜.”
“그만 일어나서 올라가자.”
“.네? 어.딜요?”
“어디긴 어디야. 오늘 네 파트너는 방금까지 친절하게 트레이닝 해준 마이클이야. 형님하고도 다 합의 된 상태니까. 당신만 결정하면 되겠네.”
“마.이클하고.요?”
“그럼?”
“마이클이 그런데요?”
“응!”
“.”
“하하하하 농담이다 농담! 그렇게 싫냐? 신이 너 혹시 인종차별주의자냐?”
“아.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고.”
“그럼? 형님이랑도 동의를 한 이번 게임을 흑인이라는 이유로 싫다는 거냐? 저번 주 형님이 제안한 게임은 아무 말도 없이 받아들였으면서?”
“아무리 그래도.그래도 이건 좀.”
“그래도 마사지는 받아야 되니까. 준비 해.”
“마사지요?”
“그래 마사지! 그것도 싫다고 할 생각이야?”
신이가 고민을 하며 날 쳐다본다.
신이의 날 쳐다보는 눈빛엔 분명 도와달라는 감정이 담겨 있었기에 강한상을 잠시 뒤로 불러 조심스럽게 질문을 먼저 한다.
“마사지리나? 갑자기 무슨 마사지?”
“마사지가 또 다른 게 있습니까?”
“.마사.지만 받는 거야?”
“허. 마사지만 안 받으면요?”
“응?”
“제가 마이클한테 모든 걸 허락한다고 해서 문제 될 게 있습니까!?”
“그건 아니지. 지금 하는 게 게임 아닌가? 룰이란 걸 정한 것도 강한상 너고. 그 룰을 네가 어긴다는 건가? 분명 룰에는 모든 결정은 신이가 결정한다고 했던 건데. 그걸 마음대로 바꾸겠다고?”
“그래서요?”
“대놓고 룰을 깬다는 건. 게임에 패배를 인정하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지?”
“.”
강한상과 나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져 갔다.
아니.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하며 논리적인 내용으로 강한상의 뻔 한 억지스러운 행동을 따져들자 강한상의 얼굴에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진 채 날 똑바로 노려보기 시작한다.
“정말 게임이 스릴 있어지네요.”
“.”
“형님도 많이 변하셨네. ”
“이기려면 어쩔 수 있나. 모든 정신력을 쏟아 부어도.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영혼까지 팔아야지.”
“.크크크. 그럼. 신이가 마사지를 허락한다면 아무 문제도 없는 거죠?”
“신이가 허락을. 한다면.”
“좋습니다. 신이야.”
멀뚱히 우리를 바라보던 신이에게 강한상이 다가가며 말을 한다.
“.네?”
“마사지만이라면 받을 거야?”
“마사지만이요?”
“그래. 마사지만.”
신이가 잠시 고민을 한다.
아무리 몸이 변한 신이라고 해도 인종이 다른 남자와의 섹스는 당연히 부담을 주는 행위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그것이 어떤 조건이 걸린 이 게임속의 신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내 예상이 맞는다면.
혜빈이란 아이로 인해 변한 몸과 마음속에서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신이가 고민을 하다 날 쳐다보며 다시 망설이는 듯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여준다.
“너무 걱정 말라고 우리도 한 방에서 마사지를 같이 받을 거니까.”
“같이 받다뇨?”
“말 그대로야.”
“그럼. 받을게요.”
“오케이 그럼 내려가자.”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닌 밑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셋이서 같이 타게 된다.
조용한 엘리베이터 안에서 난 우선 안심을 하게 된다.
사실. 이미 다른 놈의 여자인 신이가 흑인과 놀아난다고 달라질 건 하나도 없을 상황일지도 모른다. 아니 오히려 강한상보다 더 대단한 놈과의 섹스에서 어차피 버린 몸이라면 내게 실이 될 상황보다는 강한상에게 실이 될 상황이 더 클지도 모른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까지도 했었다.
나도 야동을 봤고 흑인들의 엄청난 대물과 테크닉, 그리고 체력을 봤으며 강한상의 말대로 자신의 물건 크기에 비할 자지를 국내보다는 외국인을 찾는 게 쉽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호응을 했었다. 그렇다면 이미 강한상은 자신보다 더 한 쾌락을 안겨줄 남자를 신이에게 선물을 하자고 마음을 다진 게 분명했다.
그건 사실상 이 게임의 주도자이며 절대 권력자가 할 행동이라고 하기엔 앞뒤가 안 맞는 것이었다.
아니. 지금 상황에서 날 잊지 못하고 있는. 내 느낌이 맞는다면 날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신이를 철저하게 타락시키기 위한 이 게임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처음으로 맞닥뜨리곤 무리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기에 가슴이 아픈 이 상황에서도 내 계획대로 진행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확신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도착했네요. 여긴가 봅니다. 들어가시죠.”
우리가 도착한 방은 방이라고 하기엔 좀 썰렁한 다인용 마사지 룸이었다.
4개의 침대가 2개씩 마주보고 위치한 룸 안에서 강한상이 한 쪽 구석에 위치한 ‘드레스 룸’이라 쓰여 있는 탈의실을 나두고 그 자리에서 옷을 훌훌 벗기 시작했다.
그리곤 자지를 덜렁거리며 그대로 침대에 누우며 나와 신이에게도 옷을 벗으라는 시늉을 한다.
이정도 쯤이야. 라며 나도 옷을 다 벗고는 강한상을 마주보고 누우려는데.
“이쪽으로 오셔야죠.”
“.뭐?”
“그쪽엔 신이가 누울 건데. 잘 보이게 이쪽으로 누우세요.”
“그럴까.”
“너도 옷 벗어라. 마사지 한 두 번 받아보나?”
완전한 나신으로 나까지 옷을 벗자 신이도 천천히 수영복과 쫄 반바지를 벗고는 강한상이 가리켰던 침대에 엎드려 누운다. 강한상의 말대로 마사지를 많이 받아 본 신이인 듯 옷을 벗고는 등부터 시작되는 마사지의 순서대로 자세를 잡고 누웠다.
마사지란 걸 처음 받아보는 나도 강한상과 신이처럼 침대에 뚫린 구멍 속에 얼굴을 밀어 넣어본다.
“크크크. 이거 기분이 묘하네.”
“.왜요?”
“너랑 마사지를 같이 받아 본 적은 많지만. 이렇게 형님까지 함께 받게 돌 줄은 몰랐잖아.”
“.기분이 묘하다고?”
“하하하. 그럼요. 전 남편과 현재의 애인이 한 공간에서 주인공인 여자와 발가벗고 엎드려 있다. 기분이 묘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이제 와서 그런 감정을 느끼나?”
“.크크크 그러게요.”
헛소리처럼 혼자 웃고 있는 강한상의 모습에 묘한 불안감을 느끼며 숨죽이고 있을 때 문이 열리고 여러 명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곧바로 시작하지.”
“네.”
굵직한 남자 목소리.
솔직히 두 명의 여자와 마이클이 들어올 줄 알았던 난 굵직한 남자 목소리에 고개를 들게 된다.
하늘색 간호사복 같은 복장의 두 명의 남자가 각자 위치를 잡고 있었다. 나와 강한상의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는 곧바로 마사지를 시작했고 얼떨결에 다시 고개를 구멍에 처박게 된다.
불안감에 상황판단을 하며 머리를 급하게 굴리기 시작하는데.
등에 느껴지는 시원함에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게 된다. 전문 마사지사만이 느끼게 할 수 있는 시원함이 어깨부터 날갯죽지까지 골고루 퍼지며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안 아프시죠?”
“으으.네? 네.”
“그럼 조금 더 강하게 하겠습니다. 많이 뭉치셨네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나 봐요.”
“.그렇.죠.뭐. 으음”
“Oh cool! 멋집니당.”
문이 열리고 마이클의 묵직한 발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고럼. 우리도 시짝 해보까용. 긴자를 푸세요. 긴자? 긴.장!”
“.하하하.자.잠깐만요.”
갑자기 들려온 신이의 웃음소리에 얼굴을 들게 된다.
남자들의 시선이 자신한테 전부 쏠렸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는 황급히 다시 몸을 숨긴 신이였지만. 여전히 마이클의 손에 발목을 잡힌 채 미간을 잔뜩 찡그리고 있는 모습을 그 찰나에 볼 수 있었다.
아마 발마사지부터 시작한 마이클의 행동에 유일하게 발바닥에 간지럼을 타는 신이가 깜짝 놀란 게 분명했다.
우리와 달리 마이클은 신이의 발부터 마사지를 시작하는 듯 보였는데. 내렸던 팔을 올려 턱을 괴곤 그런 신이의 모습을 훔쳐보게 된 나였다. 옆의 남자들처럼 어울리지 않는 하늘색 옷을 입고 있는 마이클이 발바닥을 만질 때마다 신이가 움찔거린다.
옆으로 가지런히 내려놓은 신이의 팔과 어깨가 움찔거릴 때마다 뭐가 신이 났는지 마이클이 연신 웃으며 ‘컴 다운과 릴렉스’ 를 말하고 있었다.
“크크. 마이클이 왜 인기가 있는 줄 아십니까?”
“.뭐?”
“스포츠 마사지, 지압 마사지, 경락 마사지까지 다 통달한 친굽니다. 물론 이 친구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군. 음”
강한상의 말대로 옆에서 날 마사지 하는 남자의 손과 팔꿈치는 평소 결리던 내 어깨와 뻐근했던 등줄기를 너무나 시원하게 안마해주고 있었다. 심지어 한 잠도 이루지 못한 어제의 피곤함까지 눈 녹이듯 풀어주는 착각을 받게 되는데. 시트러스의 은은한 향이 코까지 자극하며 내 눈꺼풀을 무겁게 유도했다.
끝까지 잠과의 사투를 벌이길 반복하며 필사적으로 느껴지는 평안함과 시원함을 부정하는데.
“아.”
귀에 들려온 신음소리에 눈이 번쩍 뜨이게 된다.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았는지. 어느새 신이의 몸은 온통 번들거리는 오일로 뒤덮여 있었다.
빛에 취한 듯 반짝이기까지 한 신이의 몸을 위통까지 다 벗고 엄청나게 굵은 마이클의 팔과 손이 물결을 치듯 더듬거리고 있었다.
이미 똑바로 누운 형태로 바뀐 신이의 몸을 농락하듯 발등부터 종아리, 그리고 허벅지를 지나 빛을 받아 미세한 출렁임까지 전부 보여주고 있는 풍만한 가슴을 짓이기기도, 쓸어 담기를 반복하며 마사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있는 신이의 입에선 연신 탁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하아.아.”
마이클의 손이 허벅지 안쪽과 복부, 그리고 가슴을 스쳐지나갈 때마다 신이의 배와 허벅지가 움찔거리며 아주 작게 들썩거렸고, 가지런히 모은 다리의 끝에 있는 발가락들도 미세한 떨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코까지 고시던데. 많이 피곤하셨나 봐요?”
“내가?.아.니야.”
“하하하. 벌써 신이는 파도를 타기 시작했는데. 아까운 구경 다 놓치셨네요. 아니지. 이제부터 시작이네.하”
“.”
“하.아”
마이클의 손이 허벅지 깊숙이 들어가자 신이가 어깨를 움츠리며 길고 깊은 탄성을 지어낸다. 마이클의 손은 절묘하게 신이의 유두나 보지를 만지지 않고 정말로 마사지만을 하고 있었다. 마사지에 문외한 나였지만 분명 시원한 포인트를 찾아 강약을 조절하며 미끈거리는 신이의 바디를 타고 있었고 그 와중에 예민한 몸이 반응하는 듯 신이 혼자 움찔거리고 있다.라고 느끼게 된다.
“와. 저 친구 진짜 장난 아니네.”
“.?”
“저 친구 사타구니 좀 봐요. 저게 팔이야. 자지야?”
마이클의 하늘색 유니폼 하의에 분명하게 드러난 형체.
왼쪽 허벅지를 타고 또 하나의 커다란 음형을 그리고 있는 휘어진 굵은 돌출된 부위에 내 눈을 의심하게 된다.
“와. 저게 신이 보지에 들어가면. 찢어지겠는데요.”
신이도 한상이의 얘길 듣고 있는지. 간간히 뱉어내던 신음소리조차 숨죽여 삼키기 시작했고 반응하려던 몸뚱이를 스스로 짓누르며 미세한 떨림조차 참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런 신이의 행동이 마이클이란 남자의 투쟁본능에 불을 붙이는 꼴이 돼 버릴 줄은 신이도. 그리고 나조차도 예상을 못하고 있었다.
신이의 경직된 몸에 오히려 휘파람을 불며 본격적인 안마를 시작했다.
허벅지 안쪽을 지그시 누른 채 위로 천천히 쓸어 올리며 잘 정리된 털끝까지 손가락을 의도적으로 멈추는.
골반과 사타구니의 사이를 누르며 슬쩍슬쩍 신이의 팔에 자신의 물건을 스쳐지나가는.
마이클의 손이 이젠 대놓고 신이의 가슴 전체를 짓누르듯 흔들어 댄다. 지금까지는 마사지를 위한 안마였다면 지금 하는 행위는 성감을 위한, 마사지를 하는 동안 신이가 가장 잘 느끼는 부위를 이미 다 파악했다는 듯 그 부위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집요하게 흔들어대는 성감마사지가 분명했다.
“흐읍.”
허리와 가슴을 오가며 떡주무르듯 흔들어대던 마이클의 행위에 신이가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뱉어내다 자신의 아랫입술을 꽉 깨물어버렸다.
“Wow! 시니씨. 잘 느낍니당. 시니씨 베리 에로틱 합니당.”
“크크크크 형님.”
“.?”
“약속대로 마사지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런데 신이가 더 한 걸 스스로 원한다면 어떻게 하죠?”
강한상의 말대로 마이클이란 놈의 손놀림은 환상적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신이의 몸을 마음대로 농락하고 있었다. 수건으로 눈을 덮은 신이는 룸 안의 5명의 남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듯 몸에 느껴지는 쾌감을 애써 참기에도 급급해 보인다는 표현대로 연신 끙끙거리며 그 신음소리조차 막아내려는 듯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만 있지만.
그런 신이의 안쓰러운 모습은 오히려 방안의 모든 남자들에게 정복본능과 투쟁본능이라는 이질적인 감정들을 동시에 일깨워주고 있는 듯 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잘. 참네. 뭐야! 마이클! 솜씨가 죽은 거 아니야!?”
"What!? That's absurd! just begun!"
"크크크“
“뭐.라고 하는 거야?”
“말도 안 된다는데요. 이제부터 시작이랍니다.”
“.”
“Hey! 그게 다야!? That's all gon't?”
"OK! see yaa!"
“허윽!.”
쑤욱하고 마이클의 손이 신이의 허벅지 사이에 더 깊숙이 들어가자 신이의 머리가 들썩거리며 크게 요동을 한 번 친다.
"Wow! It's all wet! Completely soaked"
“뭐?”
“.신이 보지가 다 젖었다는데요.”
“.”
"KKKKK"
마이클의 두꺼운 입 꼬리가 연신 히쭉거리듯 위로 올라가더니 두꺼운 팔목 아래가 연신 들썩거리길 반복하며 생긴 것 같지 않게 부드럽게 신이의 클리토리스를 손가락사이에 끼곤 흔들기 시작한다. 그런 마이클의 움직임에 신이의 허리까지 들썩거리며 반응을 하기 시작했고, 아랫입술을 이빨로 꽉 물며 억지로 참아대던 신음소리가 연신 입 밖으로 새어나오길 반복하게 된다.
마사지를 전문으로 마스터했다는 강한상의 말대로 마이클의 손놀림은 자극적이면서 초조하지 않았고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극적인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신이의 클리토리스와 젖꼭지를 마음대로 희롱하고 농락하기 시작했다.
“흐윽.흑.흑.그.그만.앙.”
허리가 매트에서 10cm정도 들썩거리며 뜬 상태로 신이가 어깨와 엉덩이만으로 몸을 어렵게 지탱하는 모습에도 다시 입술을 꽉 깨물며 자신이 느끼는 쾌감을 애써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나뿐만이 아닌 이 룸 안의 모든 남자들의 애간장을 태우며 끙끙거리기 시작했고 그건 마이클의 물건에도 적용이 되는 게 분명했다.
바지아래에서 더 굵고 긴 볼록한 형태를 선명히 드러내며 흡사 세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 기형적인 남자처럼 신이가 누워있는 매트의 모서리에 자지를 문지르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Oh Shit! Too sexy!"
신이의 젖꼭지를 문지르던 손을 꽉 움켜쥐고는 사타구니에 숨은 다른 한 손을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자 이마 달아오를 때로 달아오른 신이가 질퍽한 신음소리를 쥐어짜며 매트의 모서리를 양손으로 꽉 움켜쥐게 되는데.
“흐윽! 흑!.으으읍!.”
"Touched this."
“하아.하.아.흐.으.헉!”
신이가 겨우 참아내던 신음소리가 순간 터져 나오려던 찰나에 갑작스러운 마이클의 행동에 놀란 듯 탄성과도 같은 놀란 목소리가 내 귀를 강타했다.
자신의 바지위로 선명히 드러난 엄청난 자지에 신이의 손목을 잡고 그 물건에 가져다 댔고 깜짝 놀란 신이가 호흡조차 잊은 듯 얼어붙게 된다.
“시니씨. 당신 때문에 이러게 커졌으니다! 채김 지세요.”
“헉!. 자.잠.아항”
어색한 한국말로 신이에게 속삭이며 마이클이 손을 더 빠르게 움직였고 이내 팔을 더 깊숙이 신이의 사타구니 사이로 밀어 넣는다.
삽입.
손가락을 신이의 보지 속에 밀어 넣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행동에 신이가 깜짝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마이클의 자지를 꽉 움켜쥐게 된다.
"Ohhh Fantastic! 끝내줍니당! 와우"
“하아.그.그만.하아”
“내 손가락. 보통 남자 자지만 합니당. 손가락만으로 여자 느낀다. 죽여준다.”
“아아.하악”
마이클의 말대로 이미 신이는 손가락만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들썩거리다 못해 엉덩이까지 들썩이게 된다. 놀란 건지 아니면 믿기지 않는 건지. 자신이 잡고 있는 게 남자의 자지인지도 잊은 듯 마이클의 손가락이 더 깊숙이 움직일 때마다 더 꽉 움켜잡고는 바지위로도 더 선명히 자지의 윤각을 드러내듯 잡아당기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후 원하면 말 하면 된다. 나 마이클이 미칠 때까지 박아준다.”
“흑흑. 하응윽.그.그만. 해. 하아”
“그만하면 아숩다. 해 달라고 말 해라. Put your request on it”
“하악.학.학.하악!”
신이의 몸이 점점 더 구부러진다.
배게는 이미 바닥에 떨어진 채 굴러다녔고 신이의 머리는 매트 위에서 들썩거리다 뜬 채 허공에서 깔딱거리며 움직이길 반복하며 연신 안타까운 신음소리만 뱉어내고 있었다.
그런 신이의 애절함은 말과는 달리 이미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기에 남자라면 본능처럼 어느 누구라도 지금이 타이밍일거란 걸 느낄 수 있었다.
히쭉거리며 웃기 시작한 마이클이 신이의 손을 잠시 떼어내곤 바지를 밑으로 내리곤 자지를 꺼내 잡는다.
말자지.
달리 표현할 어떤 단어도 내 머릿속엔 떠오르질 않는다.
어린이 팔목부터 팔꿈치 정도의 길이에 굵기도 비슷한 마이클의 무기는. 색깔조차 시커먼 흉측한 흉기와도 같아 보였다. 그나마 너무 큰 크기에 비해 조금은 흐물거리는 강직 도를 보여줬지만. 오히려 그런 크기에 벌떡거리다 못해 천장을 향해 고갯짓까지 하고 있었다면 더 징그러울 거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만져봐라. 내 물건 크다.”
“헉!.이.이게.”
신이가 이미 다 벗겨진 수건을 아예 내려놓고는 자신의 손에 잡힌 물건을 확인하듯 쳐다보고는 더 크게 놀라게 된다.
“여자 죽는다. 좋아서 죽어.”
“.”
“놀라지 마라. 커도 다 들어간다.”
“마.말도 안.돼. 이.이걸 어떻.아아”
멈췄던 마이클의 손이 다시 움직이자 자신의 손에 잡힌 물건을 확인하게 들었던 신이의 상체가 다시 매트리스에 눕게 된다. 허벅지를 조금씩 더 크게 벌리는 신이의 모습은 이미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여자의 원초적인 모습처럼 손에 잡힌 물건을 천천히 흔들며 오르가즘을 향해 달려가는 본능적인 모습까지 우리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나와 강한상을 마사지 해주 던 남자들의 손들도 이미 멈춘 채 자신의 사타구니로 향해 있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매트리스 위에 엎드려 누워있던 나도 자세를 고쳐 잡으며 하반신에 느껴지는 압박감을 줄여야 했고 신이의 애간장타는 신음소리에 마른 침을 삼키게 된다.
미칠 것 같은 질투심을 느끼면서도 저 말도 안 되게 굵고 긴 자지가 신이의 몸속에 들어갔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상까지 하게 되는데.
유일하게 한 남자의 표정만이 굳게 굳어져있었다.
신이의 얼굴과 손끝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 확인하듯 뚫어져라 쳐다보며 무섭게 노려보기 시작한 남자의 시선은. 그 시선의 주인공은 강한상이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마이클과 마찬가지로 연신 히쭉거리며 날 조롱하듯 비아냥거리길 반복하던 강한상이 자신의 손에 잡힌 너무나 거대한 자지를 천천히 흔들어주는 신이의 모습에 사색이 된 얼굴로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한다.
"Oh 나 진짜 하고 싶다."
“하아.나.나도. 바.박아.줘. 아앙”
내 귀에 믿기지 않는 신이의 목소리가 뒤통수를 뻐근하게 할 정도의 말을 신음소리와 함께 들려준다.
마이클의 자지를 꽉 잡은 채. 작게 벌린 입에서 연신 뜨거운 신음소리를 뱉어내던 신이가 몸을 휘감는 쾌감을 못 이기고 마이클에게 부탁을 한다.
“그럼. 빨아.”
“.”
“아직 다 안 커졌다. 빨아.”
“.흐으.읍!.흡!”
신이의 머리 쪽으로 자리를 옮긴 마이클은 신이의 가슴을 움켜쥐던 손을 옮겨 자신의 덜렁거리는 자지의 기둥을 잡고 세워선 신이의 입 쪽에 들이민다.
막상 얼굴 바로 앞에 들이밀어진 커다란 자지에 당황하게 되는 신이였지만.
마이클의 손이 다시 움직이자 몇 초의 머뭇거림과 망설임을 뒤로하고 떨리는 손으로 마이클의 자지를 잡고 입을 크게 벌린다. 최대한 벌리는데도. 어렵게 귀두와 기둥 앞부분까지만 겨우 들어간 마이클의 자지였고 그 작은 입속에서도 귀두의 끝이 들락거리며 그 크기로 인해 신이의 침이 입술 밖으로 흘러나오는 모습까지 남자들에게 보여주게 된다.
“으웁!.흐웁! 웁웁.윽.!”
“오우 쏘리.”
“우.윽.켁켁.켁.너.너무. 커요.”
"KKKKK This is a real man!“
“모.못.하겠.헉!”
갑자기 신이의 허리를 잡고는 그대로 침대에 수평이 되도록 돌려 눕히는 마이클.
마이클의 굵직한 팔뚝에 더 가련해 보이는 신이의 하얀 몸을 뒤로하고 허벅지를 있는 대로 벌린 마이클이 천천히. 정말 천천히 손으로 잡은 자지를 귀두부터 신이의 흠뻑 젖은 보지에 밀어 넣기 시작한다. 기둥에 비해 그나마 작은 가무스름한 귀두인대도. 쉽사리 들어가질 않았고, 자신의 보지 입구부터 느껴지는 압박감에 자신도 믿기지 않는지 신이가 고개를 들어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몇 번의 반복에 겨우 귀두가 신이의 보지를 뚫고 들어간다.
“악!.자.자자자자.잠깐.만. 아악!”
“Slowly 천천히. 긴장을 푸러야 안 아파. 천천히.으으윽.”
“아악!.자.잠.아악!”
신이가 몸을 지탱하고 있던 팔을 앞으로 드밀며 마이클의 아랫배를 밀어내기 시작했지만. 마이클의 자지에 길이는 이미 신이의 보지를 가득 매우고도 남을 정도인 듯 겨우 들고 있던 상체를 매트리스에 다시 떨어트리며 잔뜩 인상을 찡그리기 시작한다.
“아악.처.천천히. 아”
“기분 좋아진다. 힘 빼.”
“아악!.아.악!.악.아.앙.앙아.아.”
허공에서 풀럭거리던 신이의 허벅지가. 천천히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마이클의 아랫배를 밀어내기에 급급했던 신이의 양 손이 천천히 자신의 허벅지에 손톱자국을 남기며 긁어대기 시작했고 고개를 크게 젖히며 다물어지지 않는 입술사이로 고통에서 쾌감이 번져가는 바뀐 신음소리를 조금씩 뱉어내기 시작한다.
무릎을 굽히고 허벅지를 든 신이의 엉덩이 아래로 마이클의 엄청난 자지가 들락거리기 시작하자. 선명히 보이는 투명한 애액들이 들어간 딱 그 길이만큼 자지를 적시기 시작했다.
“하악.악.미.미치.미칠 거 같아. 아.아. 이.이게. 자지.라니. 아아! 앙아아”
“죽이징?”
“하앙.나.나 이젠. 이젠 보통의 자지,.는.아앙!앙! 더.더 빠르게. 제발. 더. 아앙악! 마.마이클 더. 더! 아앙”
급기야 신이가 허리를 흔들며 엉덩이를 마이클의 역방향으로 움직인다.
발가락들 모두를 잔뜩 굽히곤 연신 마이클의 허리를 손톱을 세워 긁어대며 신이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투명하고 허연 액체들이 마이클의 자지를 흠뻑 적실수록 마이클도 더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굵고 긴 자지가 본격적인 리듬을 타기 시작하자 정말 정신줄을 놓은 여자처럼 신이의 몸이 크게 흔들리며 눈동자가 사라진 허연 흰자위만을 뜬 눈으로 허벅지를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오르가즘을 느끼는 신이의 모습에. 축쳐졌던 자지를 잡고 흔드는 강한상의 모습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신이의 질퍽한 신음소리에 반응하는 남자는 강한상이 혼자만은 아니었지만.
허벅지까지 부르르 떨며 연신 신음소리를 뱉어내던 신이가 오르가즘을 넘은 쾌감에 고통스럽다는 듯 허리를 위로 빼내려 해보지만, 마이클의 손은 그런 신이의 골반을 잡고는 더 힘차게 박아댔다.
“아악.악악아악”
더 깊숙이 들어가는 마이클의 자지에 신이가 연신 고함소리를 외쳐다며 고개를 흔들었고 미친년처럼 온 사지를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룸 안에 있는 모든 남자들까지 덩달아 흥분을 시키고 있다는 것도 모른 체 신이는 멀티오르가즘이라는 단어가 찾아온 듯 자신의 머리까지 쥐어뜯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때 강한상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는지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마이클에게 다가가는데.
“형님! 형님!”
“으.음?”
“코까지 고시면서 주무십니까?”
“.”
순간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깬다.
등에 느껴지는 시원한 마사지의 능숙함은 며칠동안 제대로 잠 한숨 못잔 날 곯아떨어지게 만들 정도로 평온했고 아무리 안락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이 상황에서 졸수가 있었는지.
나 스스로도 믿기지가 않았다.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가는 내가 미친게 분명하다며 스스로를 자악해보지만.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분간이 안 가던 난 방금 전의 생생한 기억과도 같은 모습들이 꿈 인지부터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들게 되는데.
신이가 처음의 모습 그대로 수건으로 눈을 가린 채 마이클의 손놀림에도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신음소리를 억지로 참아내고 있었다.
“지금부터 하이라이트인데. 주무시고 계십니까?”
“하이.라이트?”
“Hey! 마이클! 너무 잘 참는 거 아니야! 마이클! 당신 솜씨가 죽은 거 아니야!?”
"What!? That's absurd! just begun!"
"크크크 지금 마이클이.“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네. 영어 할 줄 아시네요.”
“.”
“Hey! 그게 다야!? That's all gon't?”
"OK! see yaa!"
“흑!”
쑤욱하고 마이클의 손이 신이의 허벅지 사이에 더 깊숙이 들어가자 신이의 머리가 들썩거리며 크게 요동을 한 번 친다.
"Wow! It's all wet! Completely soaked"
“크크. 신이 보지가.”
“젖었다고 말하는 건가?”
“.네.”
“.”
데쟈뷰?
이런 걸 데쟈뷰라고 하던가?
아니면 예지몽? 뭐라고 정확히 얘기할 순 없었지만.
“흑흑.아”
신이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오자 마이클이 더 신이 난 듯 손을 바쁘게 움직인다.
젖꼭지를 다른 한 손으로 문지르기와 움켜쥐기를 반복하며 황홀한 손놀림을 선사했고 점점 더 깊숙이 파고들어가는 굵은 팔뚝의 움직임에 신이가 연신 고개를 흔들며 점점 더 매트리스의 끝으로 몸을 올리기 시작했다.
"Good! It's as good!"
“흑.흑”
"Oh Shit! Too sexy!Touched this."
마이클이 신이의 팔목을 잡고 자신의 사타구니에 가져다댄다.
순간 자신의 손에 잡힌 물건이 무엇인지 몰랐던 신이였고 그 크기와 굵기에 깜짝 놀라 한 번 꽉 움켜쥐게 된 신이였다.
난 고개를 돌려 강한상의 표정부터 다시 살핀다.
꿈속처럼 그런 모습인 지 확인하듯 강한상의 얼굴을 살폈고 꿈처럼 방금 전까지 연신 히쭉거리던 미소가 조금씩 사그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헉!.”
“이제부터 시자김니다. 벌써 느끼기 시작합니다.”
“아윽!흑!”
마이클은 신이를 연신 희롱하며 다른 손을 멈추질 않았다.
방금 전 꿨던 꿈속의 모습처럼 마이클의 능숙한 성감마사지에 이미 몸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여자의 육체처럼 마이클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몸을 들썩거리길 반복하게 되었지만. 자신의 사타구니에 신이의 손을 가져다댄 마이클의 행동에 깜짝 놀라며 손을 황급히 때게 된 신이였다.
“Why? 와 그랍니까?”
“시.싫어요.”
"What?"
“그.그만 해요. 그만 할래요.“
“Why?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문제가 뭡니까?”
“이.이런 거 싫어요. 마.사지만 하기로 했잖아요.”
“.”
수건으로 눈이 아닌 자신의 가슴을 가리며 신이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
황당한 표정으로 벌떡이고 있는 자지를 손으로 움켜쥔 채 멀뚱히 서 있는 마이클의 모습에도 신이는 옷부터 찾기 시작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마사지만 받.기로 했잖아요.”
“그래서?”
“.”
“그래서 싫다고?”
“.네.”
“허.하하. 참나. 지금 내 말을 안 듣겠다는 건가?”
“.그.건 아니지만. 약속대로.”
“약속? 지금 뭔가를 단단.”
"What the Fuck! Kidding me now!? Fucking girl!"
“악!.무.뭐하는. 악!”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마이클이 갑자기 흥분을 못 참겠는지 욕을 퍼부으며 물러서고 있는 신이의 팔목을 잡고는 다시 매트리스에 거칠게 강제로 눕혔다.
갑작스러운 돌방행동에 모든 남자들의 몸이 얼어붙은 그 찰나에 다시 일어나려는 신이의 허벅지를 양 손에 힘을 줘 강제로 벌리곤 이미 골반에 걸쳐진 바지를 재빠르게 내린 후 흉측하게 커다란 자지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이거 놔! 하지 말라고! 비.비켜! 하지.하지 마!”
필사적으로 나신인 몸을 비틀며 강한상의 자지를 피하려는 신이의 발버둥은 마이클의 커다란 두 손앞에선 너무 무력해 보일정도로 약해 보였다. 반 토막도 안 되는 신이를 강제로 눕히곤 허벅지를 있는 힘껏 오므리는 필사적인 반항에도 마이클의 자지는 점점 더 가까이 신이의 보지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like a whore! 한쿡여자는 다 암케다! 이거 한 번 맛보면 미친다! 가만히 있으라고! 이. 씨펄같은 게 어디서 반항이야!”
“악!. 이거 놔!”
신이의 반항에 좀처럼 삽입이 이뤄지지 않자 더 화가 난 마이클이 신이의 머리채를 잡고는 그대로 매트리스에 상체를 엎드리게 한 채 등을 힘으로 짓누르기 시작했다. 다리를 매트 아래로 떨어트린 채 방금 전과는 달리 제대로 된 반항조차 하지 못하게 된 신이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더 소리를 지른다.
“아악! 그.그만 해!. 태.태규씨! 태규! 악!”
순간 정신이 번뜩 들게 된다.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제대로 구분 짓지 못하던 난 정말 멍하니 신이의 모습을 바라만 봤고 겨우 현실임을 깨닫게 된 신이의 애절한 부름과 외침에 정신을 번쩍 차리곤 순간적으로 몸을 날리게 된다.
신이의 엉덩이를 잡은 한 손으로 흉측하게 큰 자지를 막 보지 속에 밀어 넣으려는 마이클의 머리를 향해 정의의 사도 슈퍼맨처럼 멋지게 주먹을 뻗어 보는데. 미끄러운 매트에서 도움닫기조차 제대로 못하고, 자지를 덜렁거리는 변태남의 모습처럼 조금은 흉측하게 그대로 몸을 날려 손이 아닌 머리로 마이클의 머리를 엄청난 충격을 느끼며 받아버렸다.
‘척.휘이힉 쾅! 쿵!’
“Wak! Hukkkkkk!"
뭔가가 번쩍이며.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난생처음 하게 된다.
내 이성보다 본능이 먼저 내 육중한 몸을 한 마리의 벌처럼 공중에 날려 마이클의 머리를 머리로 제대로 받아버린 것까지도 꿈처럼 느껴지는 그 순간에.
“태규씨!”
신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짝!’
요란한 따귀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린 난 이미 옷을 다 입고 있는 강한상과 신이를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앞에 고개를 숙인 채 한 손으로 자신의 뺨을 감싸고 있는 정장차림의 한 남자. 왼쪽 가슴에 금색으로 이 휘트니스 클럽의 매니저라 쓰여 있는 명찰을 달고 있는 남자를 볼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조치? 지금 조치라고 했나?”
50대로 보이는 남자가 살아온 세월의 반 정도밖에 안돼 보이는 강한상의 앞에 고개를 숙인 채 몇 번이나 사과를 하고 있었지만. 강한상은 엉뚱하게도 화를 이 남자에게 풀고 있는 듯 보였다.
“어떤 조치를 할 건데?”
“.우.우선 마이클을 해고.하고. 물적. 심적 피해 보상도.”
“하. 심적 보상이라. 너 돈 많냐?”
“.”
“내가 누군지 몰라!?”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나불나불. 참나. 녹음기냐?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너 같은 새끼가 이 휘트니스 클럽의 매니저자리를 맡고 있으니까 발전이 없는 거 아니야! 회원들한테 딸년 시집간다고 자랑이나 하지 말고 일을 해야지! 일을! 매니저 일이 뭐야! 사고를 방지하거나 처리하는 거 아니냐고! 그런데 죄송합니다!? 말로만 죄송하나!? 일본 야쿠자들도 실수를 하면 손가락으로 그 과오를 갚는데. 이건 뭐 입으로만 나불대면 끝이야?”
“.소.손가락이요?”
“넌 깡패새끼들보다도 못한 쓰레기냐고! 사람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정말.죄.송합니다.”
“내가 당신한테 죄송하다는 말 들으려고 일 년에 몇 십억씩 내고 후원을 하는 줄 알아!”
“.”
“좋아. 그럼 당신도 책임을 통감하는 거 같으니까. 같이 사직시키면 되겠네. 맞지!?”
“가.강회장님. 다.음 달이면 딸아이가 결혼을 하는데. 제발 한 번 만 봐주.”
“그건 당신 사정이고!”
“으윽. 머리야. 아이고.아이고 머리야!”
“태.태규씨. 괜찮아요?”
“소.손님 괜찮으십니까?”
“머리가 뽀개질 거 같은데. 아이고.”
“조금만 기다리시면 저희 구급 팀에서.”
“119도 아니고 구급 팀이요?”
“.네. 손님께서 원하시면 119로 전화를.”
“쪽팔리게 무슨. 그것보다 마이클이란 놈은 괜찮습니까?”
“.네? 마이클은 당장 해고 하겠.”
“그게 아니고!. 내 머리가 워낙 돌머리라서 말이지. 내가 이정도면 그 친구는 목이라도 꺽였을텐데 걱정돼서 물어보는 겁니다. 괜찮아요?”
“.잠시 기절만 했습니다.”
“다행이네. 아. 시벌 쪽팔리게.”
“강회장님한테 드린 말씀대로 물리적인 것뿐만 아닌 심적 피해 보상도 전부 저희가.”
“뭔 보상이요? 어차피 쪽팔린 일 하려다가 피 본건데. 쉬쉬하고 넘어가는 게 서로 간에 좋은 거 아닙니까?”
“.네?”
“형님!”
“응? 왜?”
“여기 형님이 나설 자리가 아니죠!”
“왜?”
“.네?”
“넌 안 쪽 팔리냐고. 솔직히 마이클 그 친구한테 미안한 건 우리지! 비록 내가 들이받긴 했지만. 기껏 바람 넣어 놓고는 클라이맥스에 그만하라고 하면! 그걸 참는 게 남자냐? 그런 걸 계산하고 미리 준비를 했어야 하는 건데. 도대체 뭔 준비를 한 거야. 이런 초보적인 해프닝이나 일어나게 만들고.”
“.지.금. 말 다. 하.셨.습.니까?”
“아니! 아직 남았다. 돈이 중하냐? 사람이 중하지! 어디 아버지뻘 되는 사람한테.”
갑자기 내 팔을 꽉 움켜쥔 신이의 행동에 말을 하다 말고 고개를 돌리게 된다.
“태.규씨 그만해요.”
‘아.차.’
아직도 꿈을 꾸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비아냥거림을 넘어 건방지게 강한상에게 훈계를 하고 앉아 있었다.
강한상에게 이렇게 행동을 하면 안 되는데. 신이가 괴로워하는데도 꿈인지 현실인지도 구분 못하고 뒤늦게 달려들었던 내 자신한테 화가 났었고. 방금 전 아버지뻘 대는 남자를 대하는 강한상의 태도에 너무나 화가 나 나도 모르게 주제넘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고 있었다. 내 입장도 잊은 채 말이다.
이미 화부터 낸 내 팔을 잡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리는 신이의 모습에 곧 엄청나게 후회를 하게 되는데. 어차피 죽을 목숨 끝까지.
강한상이 앞에 무릎이라도 꿇어야 되나?
“. 머리가. 아파서.내가 좀 미쳤나 보다. 미안.”
비굴하게 사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긴 싫었지만.
강한상에게 정말 아픈 머리를 손으로 감싸며 변명같이 허접한 짓을 하며 사과를 하게 된다.
“.”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이런 소문 나봐야 좋을 게 없잖아. 안 그래?”
“소문이요?”
“그렇지! 소문. 그래도 강회장이라고 불리는 너 아니냐. VVIP회원이라면서. 체통을 지켜야지.”
“꼴깝떨고 있네.”
“무.뭐?”
강한상의 혼자만의 중얼거림이 내 귀에 분명 들렸지만. 더 이상 따져들수가 없었다.
“좋습니다. 오늘은 이만 하죠. 매니저!”
“네?.네!.회장님.”
“오늘 일은 알아서 처리 해 주실 거라 믿겠습니다. 가자.”
“가.감사합니다.”
허리를 구십 도로 숙여 한참이나 고정 된 남자를 자세를 보며 당장이라도 일으켜 세우고 싶었지만. 신이의 손을 잡고 나가버리는 강한상의 뒤를 허둥지둥 옷을 챙겨 입으며 우선 따라간다.
마사지 룸의 문 앞에서 옷을 다 입고 엘리베이터로 뛰어가 보지만.
이미 닫히기 시작한 엘리베이터의 문은 매정하게도 날 기다려주지 않았다. 거의 닫힌 문 너머에서 신이의 걱정스러운 얼굴이 스치듯 내 시야에 잡혔지만. 신이조차도 닫히는 엘리베이터의 문을 멈춰주진 않았다.
B4.B3.B2.
지하 2층에서 멈춘 엘리베이터는 다시 내려오기 시작했고 결국 빈 엘리베이터에 홀로 타게 된 나였다.
강한상의 행동에서 느껴지는 분노로 불안감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난 초조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미쳤었던 게 분명했다. 이 중요한 순간에 마사지라는 것에 취해 졸기나 하고. 거기다가 강한상의 심기까지 제대로 건드리게 되다니.
생각을 정리하며 지하 2층에서 멈춘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보지만. 이 넓은 공간에서 강한상의 차를 찾기도 힘들뿐더러 이미 출발한 듯 엔진음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함만이 주차장 안을 채우고 있었기에 체념하듯 그 자리에서 멀뚱히 서있길 계속 했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신이다.
“여.여보세요!”
[한상씨가. 피곤하다고 먼저 나왔어요.]
“그래. 괜찮아?”
[저요?]
“당신도 그렇고. 강한상이도.”
[.]
“얘기 안 해도 괜찮아. 한상이 많이 화났어?”
[.네.]
“역시.”
[그럼 전화 끊을게요.]
“잠깐만 신이야.”
[네?]
“다음.주 수요일에는 예정대로 오는 거지? 아직.게임이 안 끝났잖아. 앞으로도 3주.4주는 남았는데.”
[잠깐만요.]
침묵이 핸드폰 너머에서 내 귀를 간질인다.
들려오는 작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귀에 온 정신을 집중해 보지만 무음으로 돌려놓은 듯 미세한 중얼거림 하나 들리지 않았다.
채 20여초도 지나지 않은 순간이었지만 내겐 20여분과도 같은 긴 침묵처럼 느껴졌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고요했던 핸드폰 너머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신이의 숨소리가 전해졌다.
[네. 예정대로. 다음 주 수요일엔 찾아 갈게요.]
“그래. 신이야.”
[.네.]
“아니다. 한상이한테. 오늘 미안했다고 다시 한 번만 얘기해줘.”
[.네. 알겠어요.]
“그래. 그럼. 잘 쉬고.”
[뚜뚜뚜뚜]
끊어진 핸드폰을 잠시 내려다보던 난 너무나 일찍,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실수와 어이없는 과정으로 끝나버린 세 번째 만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기게 된다.
강한상이 아무리 권력과 돈을 양손에 쥐고 있는 놈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20대의 철부지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자 내겐 새로운 고민이 생기게 된다. 냉정하고 철저한 완벽주의자라고 여겨졌던 강한상이 이런 감정적인 면을 숨기지 못하는 애송이에 불과하다면.
게임에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고민에 고민을 더 하게 된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만약. 감정이란 소용돌이를 제대로 제어할 수 없는. 그런 놈이 강한상이라면 이 게임이란 것이 어디로 튈지 모를 폭탄과도 같이 불안전한 요소들이 잔뜩 생겨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 그렇게 느끼게 된 것이다.
갑자기 술이 당긴다.
“오늘 한상이와 만나기로 한 거 아니야?”
“그랬지.”
“그랬지라니? 만나긴 한 거야?”
“.응.”
“아직 5시밖에 안 됐어. 뭐야?”
“그러게.”
“야! 속 시원하게 말 좀 해봐! 뭔데!?”
“그 휘트니스 클럽이란 델 갔는데. 어마어마하더라고. 무슨 종합운동장만한 게. 수영장도 있고. 헬스클럽도 동네랑은 비교도 안 되고. 레스토랑에. 마사지 룸도 호텔방처럼 여러 개가 있더라고.”
“말 했잖아! 거기 장난 아니라고!”
“.”
“그래서? 수영하고 곧바로 나온 거야?”
“아니. 수영하고. 헬스 갔다가.”
“헬스를 가?”
“응.”
“웬 헬스? 좆 빠지게 박고 온 게 아니고 좆 빠지게 뛰다 온 거냐?”
“거기에 마이클이란 친구가 있더라고.”
“마이클? 뭔 소리야?”
“흑인. 헬스 트레이넌데. 팔뚝이 우리 허벅지만하더라.”
“팔뚝이? 그래서? 그 놈하고. 쓰리섬?”
“그 친구 자지가. 이만하더라.”
이른 시간 막 문을 연 호프집에서 현민이 놈과 맥주 한 잔을 따라 마시며 얘길 나누던 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박스 안에 들어 있던 안주거리로 보이는 대형 소시지를 꺼내 현민이에게 보여주며 말을 이어갔다.
“이.이만하다니? 진짜!? 이게 사람이냐!? 야! 아무리 그래도 어디서 이런 말도 안 되는 뻥을 치냐!”
“그렇지? 뻥 같지? 그런데 진짜 이만 하더라고.”
“그.그럼 이만한 걸 신.이씨가? 보지가 남아나. 아! 미안하다.”
“.”
“진짜 큰일이다. 이런 걸 한 번 맛보면. 우리 같은 놈들은 맨땅에 헤딩. 아니지. 양동이에 젓가락질 하는 거 같을 거 아니야. 와 진짜 이만 한.”
봉지에 담겨 있는 소시지를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손에 쥐어보는 현민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짓게 된다. 그런 내 어이없는 웃음에도 현민이는 정말 못 믿겠다는 듯 그 소시지를 계속 만지작거리더니 급기야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소시지의 굵기를 재고는 자신의 물건과 비교를 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뭐하냐?”
“와. 이게 들락거리면 진짜 허벌창이. 진짜 했어? 신이씨가. 이런 걸 받아들이던?”
“아니. 끝까지 거부하더라고.”
“그래? 그렇지! 아무리 신이씨가 변했어도 이런. 걸. ”
“그만 만지작거려라 새끼야!”
“아니. 너무 신기해서. 야동에서나 봤지. 진짜 이런 걸 달고 다니는 놈이 있구나. 해서.”
“.”
“와. 씨발 졸라 부럽네. 딱 하루만 이렇게 육중한 걸 달고 다녀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그게 좋냐? 굵고 길고. 그런 거 싫어하는 여자들도 많아.”
“하. 이 친구야! 네가 뭘 몰라서 그렇지 작다고 투덜거리는 여잔 많이 봤어도 굵고 길다고 짜증내는 여자는 한 번도 못 봤네요!”
“그건 네가 작으니까 그런 거지!”
“아! 그런가? 하하하하하.”
“미친.놈.”
“아! 그런데 한상이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어?”
“응.”
“그런데 신이씨가 거부를 했다고?”
“룰이니까. 모든 결정권은 신이가 마지막으로 내리기로 룰을 정했으니까.”
“그래도 그 한상이란 놈이 가만히 있을 놈이냐? 완벽주의자도 그런 완벽주의가 없더만. 다 준비하고 갔을 거 아니야. 그런데 신이가 거부를 하면. 그 놈 성격에 가만히 있었다는 게 더 이상하네.”
“내 예상이 맞는다면. 한상이 그 새끼야 말로 이런 게 익숙하지 않은 게 분명해.”
“뭐? 동영상도 봤다며?”
“아니. 이런 경험이 없다는 게 아니라. 신이와 만나고 나서 말이야.”
“그게 말이 돼? 첫날 신이씨 복장도 장난 아니던데. 너한테 그동안 일도 다 얘기 해줬다며, 그 얘기가 맞으면 말이 안 되지!”
“그러니까. 허풍이거나 거짓이라는 거지. 그동안에 한상이놈이 내게 한 얘기가.”
“신이씨도 다 고백했다며?”
“그것도. 거짓말이야. 그건 확실해.”
“하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그러게 말이다.”
“됐다. 어차피 화요일에 금고부터 열어보면 알겠지. 술이나 마시자.”
“그래. 마시자.”
“아!”
“.왜?”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남자끼리 술을 마셔야 되겠냐?”
“그럼?”
“넌 새끼야! 양심이란 게 있으면 그럼 안 되지!”
“또 뭐가!?”
“넌 신이씨가 있으면서 미지씨인가 뭔가 하고도 대놓고 배꼽까지 맞추면서 스와핑 모임까지도 다녀왔다면서! 난 뭐냐고! 뒷조사는 뒷조사대로 좆나게 하고 다니면서.”
“.”
“아. 진짜 친구 하나 잘 못 둬서 이게 무슨 쌩쇼냐고!”
“그래서 어쩌라고.”
“미지씨 불러서 술 한 잔 하자!”
“미지씨를? 너 제정신이냐? 제수씨 안 무서워?”
“솔직히 말 할까?”
“뭘?”
“네가 신이씨한테 하는 거 보고 마누라한테 다 사실대로 말했거든.”
“뭐? 뭘 다 말해?”
“나 언제 모가지 날아갈지 모른다는 거.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친구 놈이라도 챙겨주고 싶다고 솔직히 털어놨지.”
“뱃속에. 아기도 있다면서. 그런 걸 왜 얘기 하냐.”
“우리 마누라가 좀 대범해야지. 웃더라.”
“뭐? 웃.다니? 제대로 얘기 한 거 맞아?”
“응. 다 까발렸다니까.”
“그런데 웃어?”
“나보고. 그래서 머리가 빠진 거냐고. 혼자 고민하다가 원형 탈모증이 그렇게 커진 거냐고 웃으면서 말하는데. 콧잔등이 시큰했다니까.참나. 망할 여편네.”
“.”
“잘 됐데. 남의 돈 가지고 장난친 건 전적으로 내 잘못이니까. 평생 갚을 각오로 어떻게든 살면 되지 않겠냐고. 혼자 고민만 하지 말고 차라리 털어놓고 머리를 맞대자고. 하면서. 웃어주더라.”
“.”
“네 와이프만 잘 난 줄 아냐! 내 와이프도 한 몫 하는 여편네야! 이거 왜 이래!”
“미친놈. 그런 제수씨를 놔두고 뭐? 미지를 불러?”
“이거 참 뭐라고 말해야 되나. 다 까발렸다니까.”
“.?”
“네 얘기하고 신이씨 얘기. 어차피 하는 김에 다 얘기 했다고.”
“잘 한다. 참나. 뱃속에 태아는 생각도 안하냐!?”
“나도 많이 고민했지! 하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하지 않냐. 와이프도 많이 놀란 눈치였지만. 그래도 한숨만 푹푹 쉬는 내 모습을 이해가 돼서 덜 불안하다나. 그리고 이왕 말 나온 김에 산후조리 하고 조금씩 시작해보자고도 하고.”
“뭘 시작해?.설마!?”
“크크. 매일 보는 게 그 짓이고 듣는 게 그 얘긴데. 내가 고자냐? 미친놈 미친년 하면서도 마누라한테 그 얘기하면서 얼마나 꼴리던지.”
“진짜 미쳤구나. 나야 어쩔 수 없이 하는 게임이라지만. 애까지 있으면서 그러고 싶냐?”
“와 이 새끼 봐라. 애 있으면 부부생활도 즐길 수 없는 거냐? 애 있으면 빠구리도 자유롭게 못 뛰는 거야?”
“참나. 그걸 말이라고.”
“애랑 있는 시간은 애한테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고! 단 둘이 있을 땐 둘한테 최선을 다하는 게 부부가 아니겠냐고!”
“알았으니까. 목소리 좀 낮춰.”
“목소리 낮추게 생겼냐!? 지는 할 거 안 할 거 다 하면서! 뭐? 애까지 있으면서?”
“.”
“넌 애 안 키워봐서 모르겠지만! 애 하나 키우는데 얼마나 진이 빠지는 줄 아냐? 낮에 일하고 들어가면 밤새 칭얼거리는 애 때문에 잠도 못 자지! 휴일만 돌아오면 하루 종일 애랑 씨름해야지. 집에서 애 키우는 와이프는 노는 거 같지? 아침에 남편 출근하고서부터 전쟁이야 전쟁. 젖 물리랴 이유식 챙겨 먹이랴. 청소하랴 빨래하랴. 그렇게 힘들 게 키워놓고 좀 즐기자는데! 그게 죽을죄를 짓는 거냐고.”
“알았어. 미안하다.”
“미안하면 부르자.”
“뭘 불.”
“미지씨도 오늘은 혼잘 거 아니야.”
“지금 미지를 부르는 게 더 웃기고 창피한 일인 진 모르겠지?”
“뭐가 창피해?”
“그렇잖아.그리고 네 말은 충분히 알겠는데. 그래도 즐기려면 같이 즐기던가. 해야지. 나중에 제수씨가 배신감 느끼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그건 걱정마라. 이미 다 얘기 했다니까!”
“하.”
“나도 좀 제대로 뽑아보자고! 저번에 노래방 갔다 온 후로 딸딸이면 세 번 쳤다!”
“.”
“내가 니 시다바리냐? 아니지. 시다바리도 심부름 잘하면 상이란 걸 준다던데. 시다바리보다 못 한 똥개네! 똥 개!”
“아.알았어. 대신 장담은 못 해. 벌써 다른 모임에 갔을지도 모르고. 전화를 안 받을지도 모른. 아씨. 진짜 안 되는데.”
“왜 자꾸 안 된다고만 하냐고!?”
“.나 사실 제대로 미지씨 깠단 말이야.”
“까다니?”
“사실은.”
며칠 전.
승진을 하고 난 직후 현민이와 만난 그날의 사건을 이제야 사실대로 얘길 하게 된다.
“허. 그럼 미지씨 혼자 모텔 방에 남겨 두고 왔다고?”
“.응.”
“.”
“그리고. 회사를 안 나가서 아직 얼굴 한 번 못 봤다.”
“허. 너 미쳤구나.”
“.”
“미지씨랑 관계를 안 좋게 만들어서 어쩌려고. 그러다가 작정하고 한상이쪽에 붙어서 너 골탕 먹이면.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했냐?”
“그렇지 않아도 좀 걱정이 되긴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미지씨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 어차피 들러리밖에 안 될 텐데.”
“그건 모르지 새끼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는데 적을 왜 만드냐!?”
“.휴.”
“전화 해!”
“.뭐?”
“전화하라고! 풀어줘야 할 거 아니야. 생각해봐라! 무슨 꼬투리라도 잡히게 됐을 때 미지씨가 도움일 될 사람이었으면 좋겠냐? 아니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사람이 됐으면 좋겠냐? 당연히 후자지! 전화해서 풀어줘야 할 거 아니야!”
“야! 너 지금 속이 뻔히 보이거든!”
“뻔히 보이든 안 보이든! 오늘밖에 시간 없어. 내일도 또 나랑 만나봐라. 한상이 놈이 의심이라도 하면 어떻게 할래?”
“말은. 알았어.”
어차피 미지에게 전화를 한 번 걸어 그때의 일을 제대로 사과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난 회사보다는 이런 사적인 공간이 더 편할 거란 생각에 핸드폰을 꺼내게 된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속에 걸리는 것이 떠올라 미지의 번호를 찾아 통화버튼을 누르려다 만다.
“그런데.”
“.응?”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박미지란 여자가 벌써 나한테 앙심을 품고 있다면. 너랑 같이 있는 것 자체가 실이 될 확률이 더 높지 않겠냐?”
“그건 내가 누군지 알았을 때 얘기지. 저번처럼 그냥 거래처 직원이라고만 얘기하면 상관없잖아. 안 그래?”
“.하긴.”
핸드폰 통화연결음을 길게 누르고 숨을 한 번 가다듬고 얼굴에 핸드폰을 가져다 댄다.
긴 벨소리를 들으며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