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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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니요.”

점심시간이 지난시간에도 난 내 사무실이 아닌 경리과로 올라왔다. 지금 생각해도 무작정 올라간 내 행동은 충분히 어리석은 행동이었고 즉흥적인 것이었다. 내 것이 아닌데도 꼭 뺏겼다는 기분을 느끼며 업무시간에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행동. 이대로는 강한상이란 놈의 페이스대로 끌려갈 뿐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다시 한 번 여직원에게 내가 왔었다는 건 비밀이라고 당부를 한 후에 사무실로 복귀를 했다.

“웬일이냐. 네가 먼저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고.”

“웬일이긴 그냥 술이 생각나서 전화 한 거지. 창구는?”

“거의 다 왔다고 전화 왔어. 그런데 갑자기 창구는 왜?”

“물어볼게 있어서.”

“별일이네. 창구는 사가지 없다고 연락도 하지 말라던 놈이 뭔 바람이 불어서.”

“하이”

덩치는 산만한데 목소리는 모기가 앵앵거리는 목소리가 특징인 고창구란 이 친구는 김현민과 마찬가지로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친구였다. 정확히는 현민의 친한 친구로, 나하고는 넘어 알게 된 사이였지만 한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게 되어 현민만큼 스스럼없는 친구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다지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었다.

고창구란 이놈은 특유의 넉살과 유머로 뜸하게 만나더라도 자주 본 친구처럼 대하는 특이한 놈으로 그 특이한 행동이 남녀 구분 없이 동일하다는 것이 낯을 좀 가리는 나로선 그런 모습이 껄끄럽게 느껴지는 상대였다.

“넌 연락 좀 하고 살아라! 이거 원 가뭄에 콩 나듯 만날까 말까 하니 어디서 친구라고 부르겠냐!?”

“네가 먼저 연락하면 되는 거 아니냐?”

“아! 그러네. 하하하하하. 그런데 어쩐 일로 이렇게 모였냐?”

“그러게. 나야 뭐 술 한 잔 생각나면 만나지만. 어쩐 일로 창구까지 먼저 만나자고 그런 겨?”

“오랜만에 얼굴이라도 보려고 그런 거지 뭐가 있겠냐. 안본지 한 참 됐잖아.”

“거의 일 년만이다 이노마!”

“벌써 그렇게 됐나? 아! 나랑은 저번 달에도 봤지만 태규랑은 진짜 일 년만이네!”

“내가 사정이 좀 그랬잖아.”

“사정 같은 소리 하네! 야야! 프리하게 돌아왔으면 이 엉아부터 찾았어야지! 프리한 생활을 즐기려면 현민이가 도움이 되겄냐!?”

“크크. 넌 여전하구나.”

“여전하지!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그건 죽을 때가.”

[따르르릉 따르르릉]

“이 시간에 뭔 전화냐!”

“잠깐만. 여보세요.”

강한상이었다.

난 친구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서 일어나 주점의 밖으로 나가며 시간을 확인하며 전화를 받았다. 시계가 벌써 10시 50분을 넘기고 있었다.

“지금 시간에 무슨 전화냐?”

[왜 안 오십니까?]

“어딜?”

[낮에 했던 말 잊으셨습니까? 아니면 잊은 척 하는 겁니까?]

“아! 미지씨랑 같이 있는 다고 했던 거? 근데 왜?”

[근데 왜? 분명히 오라고 했잖아요!]

“네가 오라고 명령하면 내가 강아지처럼 꼬리 흔들면서 쫓아가야 돼?”

[.]

“둘이서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난 지금 손님들하고 중요한 미팅중이니까.”

[미팅이요?]

“그래 미팅! 미팅 몰라?”

[형님. 이렇게 나오시면 재미없죠. 제가 형님한테 부탁까지 드렸잖습니까. 10시쯤에 XX호텔로 오시.]

“부탁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사람 뒷조사나 해서 사적인 회사 내에 여자까지 꼬셔놓고는,, 뭐? 부탁? 페어플레이를 한다고 했던 게 누구냐? 너 아니야? 지랄 염병 같은 소리하지 말고 그 아가씨랑 난 상관없으니까 빠구리나 졸라 뜨던가. 그리고! 다시 한 번 내 뒷조사 같은 거 하면 게임이고 뭐고 다 끝이란 것만 알아두라고!”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지랄?]

“아. 죄송하네요. 제가 방금 지랄이라고 얘기했었나요? 손님이 기다리고 계셔서 제가 좀 흥분을 했었나 보네요.라고 할 줄 알았냐!? 다시 한 번 경고하는데.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해서 장난쳐라.”

[크크.박미지씨를 정말로 좋아하셨나보군요.]

“미친놈. 박미지랑 좆나게 붙어먹으라고! 내 알바 아니니까 때씹을 하던 지 스와핑을 하던지 님 꼴리는 대로 알아서 하시라고요. 끊어 이 새끼야.”

[형.형님. 뚜뚜]

강한상의 정보력과 행동력을 직접경험하게 된 난 나름대로의 어필이 필요했다.

회사 내에서도 몇몇만 알고 있는 시작되지도 않은 썸싱을 강한상은 다 파악한 상태에서 더군다나 그 짧은 시간에 박미지라는 여자를 굴복까지 시킨 게 분명할 거란 생각에 이런 강한 행동을 나로 하여금 행하게 만들었다. 일종의 경고로서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리고 쥐도 궁지에 몰면 고양이를 물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만 했었고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행동하게 되었다.

막말로 박미지란 여자는 나와 인연이 아니었다고 단정을 하게 되자 오히려 그 여자를 이용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지식이 필요했다.

“누구야?”

“또라이새끼.”

“누구?”

“됐고. 우선 한 잔씩 하자. 이모”

“목소리가 한 층 업 된 게. 여자냐?”

“업이 돼? 내가?”

“그래 새끼야.”

“하하. 그런가? 요즘 계속 당하고만 살았더니. 작은 걸로 한 방 먹인 것뿐인데 기분이 좋네. 이모 여기 얼큰한 부대찌개하고 소주 좀 주세요.”

좀 멀리 살고 있는 을 만나기 위해 늦게 잡은 약속 시간이 우선 허기진 배부터 채우자는 욕구를 불러일으켰고 나와 마찬가지로 현민과 창구도 안부를 묻는 식의 얘기를 나누며 찌개와 공기 밥으로 배를 불리기 시작했다.

“진짜 무슨 일로 창구까지 불렀냐? 무슨 일이라도 있어?”

불 꺼진 양은 냄비 안에서 찌개가 거의 바닥을 드러냈을 때 현민이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현민이라면 아내의 일에 대해 대충은 짐작하는 게 있는 만큼 오늘의 갑작스러운 모임이 예사롭지 않은 만남임을 예상하고 있는 듯 보였다.

“창구야.”

“.응?”

공기 밥을 그릇까지 핥아 먹던 창구가 진지한 내 불음에 트림을 하며 고개를 든다.

“너 예전에 농담으로 내 마누라 같은 여자 한 번 안아봤으면 소원이 없다고 했었지.”

“.갑자기 그 얘긴 왜 꺼내. 야. 나도 반성 많이 했다고! 아무리 막나가는 나라도 친구 와이프는 놀리면 안 됐는데. 그런데 그걸로 또 싸우려고 만나자고 한 거냐? 그게 벌써 몇 년 전 얘긴데.”

“그게 아니고 자식아. 그때 술 먹으면서 했던 말.”

“무슨 말?”

“너 스와핑이란 것도 해봤다면서.”

“그거야 술 먹고 그냥 객기로 한 얘기지.”

“현민이한테 들었어. 너 동호회도 가입했다면서.”

창구가 현민을 쳐다보며 붉어진 얼굴을 어쩔 줄 몰라 했다.

사실 창구란 놈의 음란한 사생활을 굳이 들출 필요가 없었지만, 강한상을 더 잘 알기 위해선 그 놈의 사고방식과 가장 비슷한 생활을 하는 놈의 정신 상태에 대해 알 필요성이 있었다. 

곤란한 듯 현민을 바라보는 창구의 시선에 내 사정을 그나마 알고 있는 현민은 어깨를 가볍게 들썩거리며 내 편을 들어준다.

“궁금한 게 있어서 그래.”

“뭔데? 미리 말하지만 나 예전에 그 생활 청산했어. 마누라도 알게 돼서 난리도 났었고. 괜히 들쳐서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알았으니까. 궁금한 것 좀 물어보자고.”

“뭐가 궁금한데?”

“스와핑이란 걸 하면 뭐가 좋냐?”

“뭐?”

지들이 좋으니까 하는 것일 뿐인데, 내가 생각해도 이기적이고 편협적인 질문임을 알면서도 경험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하게 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사랑하니까 독점욕이 더 강한 거 아니야? 남하고 같이 어울리는 것도 기분 나쁠 거 같은데 왜 다른 놈한테 지 와이프까지 넘겨주면서 다른 여자를 취하냐고.”

“너. 이새끼”

“.왜?”

“여자 사귀냐? 사귀는 여자가 스와핑이 하고 싶데?”

“.”

“아나 그래서 날 부른 겨”

“그러니까 경험자로서 자세히 좀 얘기해봐.”

“이게 설명하기가 참 애매한데!. 보자. 우선 성적 취향부터 파악을 해야 되는 거지!”

분위기를 맞춰주자 창구놈이 신이 난 듯 팔까지 걷어붙이며 본격적으로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사실 창구는 실수로 의도치 않게 자신의 음란한 사생활이 회사 내에서 커밍아웃하게 된 케이스로 친구들의 입방아에도 자주 올랐던 사정이 있었다. 사람 만나기 좋아했던 창구에겐 부러움 섞인 조롱만큼 힘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는 현민의 말을 미안하지만 지금 이용하게 된다. 

“너 야동 봤지.”

“야동?”

“북미 쪽 보면 많이 나오잖아. 남자들하고 여자들이 때로 모여서 빠굴을 뜨는 거.”

“보긴 봤지.”

“어떻든?”

“뭐가?”

“막 꼴리고 흥분됐냐?”

“그거야 뭐.”

“혐오스럽진 않고?”

“어차피 야동인데 혐오까지야.”

“그럼 한 여자를 두 세 명의 남자가 같이 박아대는 건?”

“그건 좀.”

“반대로 한 남자한테 두 세 명의 여자가 서비스 해주는 건 어때? 그것도 좀 그러냐?”

“그건 판타스틱이지! 남자라면 로망 아니냐?”

“오케이그걸 반대로 생각해보자. 여자라면. 물론 1:1을 좋아하는 게 태반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굳이 둘 중에 고른다고 하면, 반대로 네가 여자라면 그런 야동 중에 어떤 야동을 고르겠냐고?”

“반대로?”

“그래. 네가 남자새끼니까 한 여자한테 개떼처럼 달라붙어서 하는 건 별로라고 한 거잖아. 대신 여러 여자가 자신한테 서비스 해주는 건 로망이고. 그럼 만약에 네가 여자라면, 너 아닌 다른 여자랑 지 남자친구를 같이 서비스 해주는 게 좋을까? 아니면 멋진 남자들한테 공주님처럼, 머슴들한테 야성적인 서비스를 받는 게 좋을까?”

“.”

“당연히 남자가 여러 여자한테 서비스 받는 걸 좋아하듯 여자도 마찬가지 아니겠냐고.”

“그런가?”

“그럼 본론으로 돌아와서, 원래 스와핑이란 게 1:1로 바꿔 먹는 재미로 하는 거잖아. 바로 옆에서 바꿔 먹든 각자 방에서 따로 바꿔먹든. 내 여자가 다른 놈한테 먹히는 건 가깝든 멀든 사실임은 확실한 거야. 그렇지?”

“그런데?”

“단순히 다른 년이 먹고 싶어서 상대편 남자하고 귀찮게 약속을 잡고 시간을 정하고 교류까지 하면서 만나겠냐? 다른 여자를 안고 싶어서? 그건 아니지. 여기서 본론을 말하자면 스와핑이란 게 근본적으로 네토란 성적취향이 자리 잡고 있다는 말이지!”

“네토? 그건 뭔데?”

“아나. 네토라레 몰라?”

“.”

“와. 이 새끼 완전히 쑥맥이네! 자! 그럼 처음부터 설명할게. 네토란 뭐냐”

늦은 시간이라 손님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창구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처음에 속삭이듯 말하던 놈의 말투는 어느새 자랑이라도 늘어놓는 아저씨처럼 간간히 추가로 시킨 맥주로 목까지 축이며 연설이라도 할 기세로 내게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네토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네토라레, 네토라세, 네토리 등등. 이 외에도 수 만 가지가 있지만 이 세 가지가 가장 대표적인 큰 가지란 거지.”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잘 봐. 네토라레란 내 여자를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철저히 다른 놈에 의해 사랑하는 이를 뺏기면서 느끼는 좌절과 슬픔, 고통 속에서 쾌감을 찾는 아주 불행한 경우라고 할 수 있고, 네토라세는 내 주체로 내 여자를 다른 놈과 함께 나누고 즐기고 조정하면서 느끼는 쾌감, 보통의 남자라면 네토라세쪽이 대부분이지 네토라레는 거의 없어.”

“그게 보통이냐? 내 여자를 다른 남자한테 막 넘겨주는 게?.”

“우선 들어 봐봐! 그리고 네토리는 뭐냐! 다른 남자의 여자를 내 능력과 끈기로 천천히 굴복시키면서 점점 내 여자로 만들어가는,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완벽하게 내 여자로 만들어서 그 여자의 본내 주인이었던 남자를 버리도록 하는 게 네토리! 결론은 네토라레랑 네토리는 단순히 시점의 주체가 누가 되냐에 따른 정해진다는 거지.”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네. 그러니까 네토라레란건 지 여자를 뺏기는 거고, 네토리란 건 다른 남자의 여자를 뺏는다는 거잖아.”

“뭐 간단히 말한다면 그렇다는 건데. 이게 웃겨요. 내가 뺏기는 입장이면 ‘라레’고 빼앗는 입장이면 ‘리’인데. 아! 요즘 나온 영화 봤냐?”

“영화?”

“간신이란 영화 말이야.”

“아니.”

“절대 권력의 왕이 아무 여자나 보이는 대로 다 따먹고 다니는 영환데. 그게 할렘물일까? 아님 네토리일까?”

“할렘이라면 수많은 여자를 품고 다니는 거?”

“그래도 남자라고 할렘은 알고 있네. 하여튼 거기서 보면 그 왕이 권력으로 마음에 드는 여자마다 다 따먹고 지 여자로 만들잖아. 그럼 그게 할렘물이겠냐고.”

“영화를 안 봐서 잘 모르겠네.”

“할렘이라기보다는 네토리에 가깝다는 거지! 그럼 반대로 그 왕새끼한테 지 마누라를 뺏긴 놈들은? 네토라레일까?”

“그건 아니지 않냐? 영화를 안 봐서 모르겠지만. 왕이라고 한다면 좋든 싫든 어쩔 수 없이 뺏겼을 테고. 아까 네가 말한 네토라레라는 건 뺏기면서도 쾌감을 느끼는 거라고 했으니까. 네토라레는 아니지 않나?”

“그렇지! 그건 네토라레가 아니라 그냥 뺏겨서 억울하고 원통한 거지! 그럼 여기서 다른 질문. 네가 정말로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고 치자. 말도 못 붙일 정도로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 그런데 우연찮게 그 여자랑 진짜 똑같이 생긴 여배우가 출연하는 야동을 발견했다면?”

“.”

“그 야동을 보면서 딸딸이를 칠래 안칠래?”

“그.거야. 칠까?”

“백퍼 친다! 내가 이 열손가락을 다 걸고 맹세하지만. 그 야동은 무조건 보고, 무조건 친다 에 내 열 손가락을 다 걸 수 있다 이거야!”

“그럼 친다고 치고. 근데 갑자기 딸딸이 얘기는 왜 하는 거냐?”

“봐라. 방금 얘기 한 왕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질색을 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오히려 흥미를 더 느끼는 남자나 여자들도 있었을 거란 말이지. 그리고 그 영화를 보면서 자위를 한 사람도 있을 거고, 그럼 더 전진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와 완전히 닮은 여자가 나오는 그 야동이라는 걸 보면서 흥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변태성 기질이 다분하다는 거란 말이야. 야동이란 게 뭐냐. 놈 년이 만나서 빠굴을 뜨는 게 목적인 영화 아니냐. 그럼 네가 정말로 사랑하는 여자하고 똑같이 생긴 여자가 엉뚱한 놈하고 붕가붕가를 하고 있는 걸 보면서 딸딸이를 친다는 건데. 그 야동을 꼭 본다는 건 네 사랑하는 여자를 그 화면 속 여자한테 대입시키려고 보는 거 아니냐? 그 여자를 대상을 흥분해서 딸딸이를 치는 거고.”

“그런 억지가 어디 있냐!? 상상력이 진짜 풍부해서 그 야동의 주인공 여자를 대입시켜서 딸딸이를 치면서 상대 남자배우에 날 대입시킬 수 있는 거 아니야?”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야동을 보면서 그런 걸 주로 보냐? 아 내가 저 남자고 저 여자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다! 라고 하면서? 거의 모든 남자라면 내가 사랑하는 여자랑 똑같은 여자의 보지에 자지가 들어가고 저런 표정으로 느끼면서 저렇게 몸을 흔들고,, 전혀 다른, 그쪽에선 프로인 여자로 쩌는 몸짓으로 의도된 행동인대도 더 흥분상태로 몰입하는 건 아닐까?”

“참나. 뭘 그렇게 어렵게 말하냐. 그냥 좋아하는 여자랑 닮은 여자의 야한 모습을 보면서 흥분했고, 그래서 자위를 했다. 그거 아니야?”

“크크크. 뭐 그렇게 단순히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럼 생리적인 입장에서 보자고. 사랑이란 게 뭐냐?”

“사랑? 그걸 어떻게 정의 하냐. 세상에는 수백 수천,, 수 만 가지의 형태로 사랑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로맨티스트 나셨네. 근데 말이야. 사랑이란 게 디게 단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

“단순해?”

“그래. 좋아하는 것 보다 좀 더 큰 거! 그리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

“.”

“사랑하니까 헤어져준다! 이 말 이해할 수 있냐?”

“.”

“아!. 미안. 이혼한 너한테 이런 말은 좀 아닌데.”

“됐어. 그럼 행복하게 해주는 게 사랑이다?”

“그것도 다 포함되는 게 사랑이지. 그럼 여기서 또 질문!”

“무슨 장학퀴즈냐? 뭔 질문을 자꾸 해? 그냥 설명만 좀 해달라니까.”

“생체학적으로 남자랑 다르게 여자는 천천히 달궈지기 시작해서 느리게 오르가즘에 도달한다는 건 알고 있지. 그래서 긴 애무와 분위기에 먼저 달궈놓고 삽입을 시작해서 같이 절정을 느낀다는 것도.”

“. 무슨 섹스박사같이 얘기 하냐.”

“자꾸 그런 식으로 나오면 더 이상 얘기 안한다.”

“알았어. 그래서? 애무를 많이 해줘라?”

“삽입으로만 여자를 가게 만들려면 남자 하나가지고는 택도 없다는 말이지.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프로 아닌 다음에야 삽입하고 피스톤하면서 여자의 모든 성감대를 다 자극할 수 있냐! 남자들이 펌프질 하면서 손하고 입을 따로 움직일 수 있냐고. 힘들걸. 오로지 앞뒤로 허릴 움직이는 대만 정신없지 그리고 그걸로 여자도 만족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말이야. 하지만 남자가 둘이라면! 레즈를 좋아하는 여자가 한 명 더 있어도 상관없고, 여튼 한 명이 열정적으로 펌핑을 할 때 또 다른 사람이 집중적으로 성감대를 자극하기 시작한다면 여자가 어떻게 되겠냐?”

“그럼. 넌 스와핑보다는 다른 남자를 불러서 세 명 이서 즐기는 게 더 좋다?”

“그게 바로 쓰리섬이란 거다.”

“그런 것도 명칭이 따로 있냐?”

“이 세상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원시적이면서, 과학적인 게 바로 섹스란 것이지! 암!”

“아무리 그래도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다른 놈하고 나눠 먹는다는 건.”

“그게 경험과 생각의 차이란 거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행복을 빌어주는 게 당연한 거라고 아까 말했잖아. 그럼 섹스란 최고의 쾌락을 느낄 수 있는 행위에서 더 많은, 더 큰 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게 사랑이 아닐까? 내가 능력이 탁월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나로 인해 사랑하는 여자가 채워지지 않는다면? 그럼 넌 어떻게 할래?”

“.”

“그게 바로 네토라세란 걸로 넘어갈 수 있다는거지!. 이제 내가 뭘 설명하는 건지 알겠냐?”

“근데. 그 모든 것들이 남자가 만족만을 느끼기 위한 행위일 수 있는 거 아니냐? 지가 변태니까 지 여자를 다른 놈한테 돌리는 거고. 그 돌리는 모습을 보고 만족을 하는 거고. 그런 거 아닐까?”

“그게 하수란 거지! 단순히 돌리는데서 쾌감을 얻는다? 그럼 야동 보면서 딸딸이 치는 거랑 뭐가 다르냐?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나와 다른 남자, 그러니까 도우미를 통해서 나 혼자일 땐 느낄 수 없는 엄청난 쾌감을 느끼고, 그 쾌감에 몸서리치면서 행복해 한다면. 그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게 진정한 사랑이고 고수지 않겠냔 말이지!”

나로선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이었다.

창구가 말하는 의도는 다는 아니었지만 대충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가슴으로는 도저히 용납을 못하는. 제목은 생각나진 않지만 예전에 읽었던 글에서 일부다처제가 아닌 일처다부제가 더 이상적이란 글의 내용으로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그건 글 일뿐이었고 일부일처제를 이상적인 생활방식으로 여기고 법으로 정한 대한민국에서는 결코 현실적이라 할 수 없는 내용일 뿐이었다. 

“그럼 말이야. 만약에 그 네토라세인지 네토라레인지. 네토리인지. 자기 여자를 다른 남자를 이용해 게임을 한다면 그건 어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거냐?”

“게임?”

“응. 기간을 두고 게임으로 그 여자의 마음을 정하게 한다는. 그건 뭐에 속하는 거야?”

“본 남편이 다른 남자를 두고 게임을 한다라. 결정이라고 하는 건 자길 떠날지 남을지?”

“뭐. 그런 거지.”

“그거 어렵네. 기본적으로 모든 걸 알고 시작하는 거라면 보통은 네토라세인데. 라세의 경우는 결과까지도 다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내포되어 있거든. 내면에는 안정이라는 결정적인 룰이 깔려 있어야 되는 건데.”

“안정?”

“믿음이지. 섹스는 섹스일 뿐 내 여자는 날 떠나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믿음.”

“그럼 말이야. 그 결과가 확실한데도 굳이 게임이란 걸로 자기 여자를 시험하기도 하나?”

“시험한다기보다는. 즐기는 거지.”

“즐겨?”

“네토란 게 결과가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그 과정을 더 즐기는 사람들이 있거든.”

“그게 말이 돼? 과정을 즐기다니.”

“그런 게임까지 할 정도면 이미 해볼 건 다 해봤다는 거 아닐까? 더 큰 자극을 위해선 더 대범하고 큰 자극적인 상황이 필요하니까. 섹스란 게 마약하고 똑같은 거 거든.”

“.”

“태규야. 너 잠깐 나랑 얘기 좀 하자.”

심각한 분위기를 깬 건 현민이었다.

아니.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던 현민은 나보다 더 심각한 표정으로 우리의 대화에 끼어들어 날 밖으로 불러냈다.

주점에서 나가자 현민이 담배를 나눠준다.

“뭔 소리야?”

“뭐가?”

“혹시. 지금 말 하고 있는 내용이 너랑도 관련 있는 거지?”

“너도 다 봤으니까.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겠네.”

“그럼? 그 어린놈의 새끼가 제수씨하고?”

“네가 좀 도와줘라.”

“내가 뭘 도와줄 수 있냐. 그것보다 제수씨는? 지금 말하는 게 제수씨랑도 다 관련이 있는 거라고? 그 순진한 여자가?”

“더 이상. 순진하지는 않더라고.”

“허. 그.그럼 그 여자.를.막.?”

“아니. 내 방식대로 하려고. 그러니까 도와줘라.”

“솔직히 무슨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고 뭘 도와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데 이런 게임이란 걸 왜 하냐? 어차피 이혼하면 남 아니야?”

“그렇긴 한데. 나중에 자세히 얘기해줄게. 우선은 조용히 나만 좀 도와주면 돼.”

“그런데. 제수씨는? 제수씨랑도 따로 만나봤냐? 뭐라고 하든?”

“신이는.”

“자자 2차 가자!”

나 혼자 해결하기엔 벅찬 게 분명하다는 생각에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 현민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믿을 만한 친구이기에 이런 자리에서 솔직히 고민을 털어놓으며 얘길 했고, 내 예상대로 현민은 침착하게 행동했다. 

문제는 창구였다. 

이놈에게는 신이의 존재 자체를 절대 얘기하면 안 될 거란 내 생각이 금세 증명되어졌다.

“백 마디 말보다 직접 한 번 하는 게 최고지. 안내해라!”

“어딜?”

“새로 사귄 여자한테 안내하라고! 내가 직접 나서서 다 해결해 줄게!”

“미친. 그런 거 아니야.”

“뭐? 그럼 왜 그런 걸 물어봤냐? 목에서 피 터지도록 다 설명해준 내 입장은 뭐야!?”

“2차도 내가 쏠게. 뭐 먹고 싶냐?”

“그럼 노래방가자.”

“뭐? 뭔 남자들끼리 노래방이야.”

“남자들끼리 노래방을 가야지! 내가 물 좋은 곳을 안다! 가자! 분명 네가 다 쏜다고 했다!”

“와.왔어?”

“.네.”

수요일 이른 아침.

생각지도 못한 신이의 방문에 열어준 문고리를 잡고 잠시 동안 멍하니 신이의 얼굴만을 바라보게 된다.

저녁에나 올 줄 알았던 신이는 아침 7시에 요즘 유행하는 가슴 터틀넥이라 불리는 원피스를 입고 날 찾아왔다. 목폴라 형식의 흰색원피스 형태로 가슴 부위만 가로로 트여있는, 핫한 아이템이라고 텔레비전에서 한 번 봤던 야한 옷이었다.

“계속 이러고 있을 거예요?”

“응?.아! 미안. 이렇게 일찍 올 줄 모르고.”

“.후”

현관문 앞에서 내가 비켜주자 신이는 익숙한 집으로 높은 하이힐로 인해 익숙지 않은 걸음걸이로 들어와 하이힐도 벗지 않고 멈춰선 채 한숨부터 내쉰다.

“왜.왜?”

“집이 이게 뭐에요?”

“응?”

“혼자 살면 더 깨끗하게 지내야지. 내가 담배는 베란다에서 피라고 몇 번을 말.”

잔소리를 시작하던 신이가 자신의 행동이 후회스러운지 이내 소리 없이 하이힐을 벗고 지저분한 거실로 들어간다. 

아내였던 신이의 손때가 묻은 가구들과 물품들. 난 이혼을 하고도 쉽사리 그런 물건들을 버릴 수 없었다.

보통 가져온 물건들은 다 챙겨간다는 게 이혼이라고 했지만, 신이네 집은 그렇지 않았다. 부족한 게 없는 처갓집에선 위자료도 필요 없다는 식으로 날 내치듯 이혼을 했었고, 버린 듯 놓고 간 물건들을 몇 번이고 버리려 했던 나였지만. 미련이란 게 무서운 것인지 난 ‘어차피 쓰는 사람이 중요한 거 아니냐.’라는 변명과 핑계로 그대로 놔둔 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나름 청소를 한다고 했는데도 집안으로 들어온 신이는 계속 못마땅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서 있었다. 하긴. 그 놈에 집의 거실만한 집의 크기에 더 많은 가구와 가전제품들이 들어차 있으니 지저분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말이다.

“빨래도 이게 뭐에요. 색깔하고 흰색하고 나눠서 빨아야지 여기 다 물들었잖아요. 그리고 끝에는 꼭 피존을 해야지 땀 냄새가 없어지는데. 왜 웃어요?”

“응?.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

“변한 게 하나도 없네.”

“많이 변했어요.”

“외모만 변한 거 같은데. 뭐. 마누라가 이렇게 튜닝하고 온다면 백번이라도 등을 떠밀겠지만.”

“뭐라고요?”

“하하하”

“쓸데없는 얘기하지 말고 출근 준비해요. 아침 준비 할게요.”

“아침?”

1년 만에 들어보는 아침소리에 절로 미소가 띠워진다.

비록 게임이라는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상황으로 인해 돌아온 전 아내였지만, 집에 들어오자마자 난장판과도 같은 거실과 방의 모습을 보자 다시 예전으로 돌아온 듯 한 착각이 들었기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 것이다. 내가 아내는 맞벌이를 하면서도 집안의 청결은 누구보다도 더 신경을 썼던 여자였다. 언제든지 누가 찾아와도 게으른 아내란 소리가 죽기보다 더 듣기 싫다는 핀잔 아닌 핀잔을 주며 잔소리를 하던 여자. 그게 한신이란 여자였다.

“쌀도 없네. 빵.도 없고. 도대체 어떻게 산거야.”

“뭐?”

“잠깐 나갔다 올게요.”

“아니야!. 그냥 출근할게. 아침 안 먹은 지 꽤 됐어.”

“.”

“원래 안 먹기 시작했어. 그런데. 오늘은 계속 집에 있어?”

“네. 그럼 다녀오세요. 준비 해 놓을게요.”

“준비? 응. 우선 세수 좀 하고.”

신이의 준비라는 말을 저녁이라 생각한 난 서둘러 욕실로 들어갔다.

어차피 출근 시간이란 게 정해져있는 것인데 빨리 출근하면 그만큼 빨리 퇴근을 할 거 같은 생각에 왠지 서두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며 서둘러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세수를 하고 나온 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신이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잔소리를 하던 냄새나는 자신의 옷을, 일 년 동안 처박아뒀기에 진짜 곰팡이 내가 날게 분명한 반바지와 티셔츠를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옷장에서 익숙하게 찾아 갈아입는 신이의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어 보였다. 

아스팔트에 눌어붙은 껌딱지라고 놀려대던 신이의 가슴이 그 출렁임까지 대범해 보이는 커다란 슴가란 단어가 어울리는 모습으로 정말 낯설어 보이는 브래지어의 사이즈가 날 더 낯설게 했었지만. 이내 옷을 갈아입고 장롱을 뒤지기 시작한 신이의 모습은 그런 내 감정들을 수그러들게 만들었다.

“뭐가 좋다고 싱글벙글 이냐?”

“응? 내가?”

요즘 난 점심시간마다 현민을 만난다.

그 요란했던 노래방이후 더 적극적으로 날 도와주기 위한 현민의 노력은 조금씩 결과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수요일인 오늘부터는 어제까지와는 달리 점심시간에 날 만나러 와주는 수고까지 감수하며 현민이와 함께 하게 되었다.

“강한상이란 친구보다 그 배경이 대단하긴 하던데.”

“아버지가 대기업 회장이라도 되냐?”

“사업 쪽이 아니라 정계 쪽이더라.”

“정계? 국회의원 같은 거?”

“전 국회의원이긴 한데. 너도 들어봤을 거야. 한방에게이트라고.”

“한방에? 아 그 여자가 비자금 어쩌고 하면서 뉴스에서 계속 나왔던 사람?”

“응.”

“그 사람이 강한상이 아버지라고?”

“그것도 좀 애매한 게.”

“뭐가 그렇게 복잡하냐? 아버지면 아버지지 애매할 게 뭐가 있어?”

“확실한 건 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그 전 국회의원의 두 번째 마누라의 아들인데. 그게 또 소문에는 그 국회의원의 피가 이어진 게 아니고.”

“그럼! 그 마누라란 여자도 다른 놈하고 바람을 피워서 낳은 게 강한상이란 말이야? 첩의 자식도 아니고.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되는 거냐?”

“뭐가 어떻게 되느냐. 그냥 남이지.”

“.”

“그런데 아직도 기막힌 타이밍이 3년 전 그런 소문이 퍼질라고 할 때 한방에게이트가 터진 거잖아.”

“그럼 여전히 그 국회의원의 자식으로 살고 있는 거냐? 하긴 그런 놈 아들이니까 그 아파트에 자동차에.”

“글쎄.”

“글쎄라니? 또 뭐가 있는데?”

“그 국회의원이 자살했잖아. 아무리 빼돌린 자산이 많다고 해도 본 아들이랑 딸이 있는데. 첩에 자식도 아닌데 그 정도 재력을 물려받았을 리도 없고 말이야.”

“그래도 엄마가 물려 준 재산이란 게 있을 거 아니야.”

“그 어머니란 사람도 2년 전에 자살로 사망했다는 게 문제지. 강한상이란 놈은 어머니 죽고 나서 호적에서도 파였다는 얘기도 있고. 하여튼 많이 복잡한 집안이더라고.”

“.”

“저 차를 공짜로 줬다는 것도 좀. 알아보니까 6시리즈 중에 1년도 안 된 모델은 중고가로도 5000이 넘던데. 그런 차를 공짜로 준 걸 보면 허세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저게 그렇게 비싸?”

“넌 그런 것도 모르고 넙죽 받았냐?”

“준다니까.”

“이 미친놈아! 공짜라고 넙죽 받았다가 그게 독약으로도 돌아올 수 있다는 거 모르냐?”

“나도 안 받으려다가. 열 받게 하잖아. 대놓고 돈 지랄하는 걸 바로 앞에서 겪어봐라. 눈이 뒤집혀진다니까.”

“사는 집도. 전세가 아니더라고.”

“그렇겠지. 그러니까 게임에서 이기면 다 준다고 했겠지.”

“각서나 공증 같은 거 받아야 되는 거 아니냐? 1,2억도 아닌데 그런 집을 단지 즐기기 위한 게임에 상으로 건다는 것도 난 도저히 못 믿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상식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잖아.”

“뻥일까?”

“내가 볼 땐 백퍼센트 뻥이다.”

“차는 벌써 내 명의로 돌려 놨다고 했는데.”

“아! 맞네. 그건 벌써 확인했잖아. 그럼 집도 진짜 네가 이기면 주려고 하는 건가?”

“.”

“제수씨는.”

“응?”

“창구 말대로 돌릴 거냐?”

“돌리긴 뭘 돌려! 넌 지금 신이를 뭐로 보고. 창구새끼는 내 와이프였던 걸 모르니까 그런 얘길 한 거잖아.”

“아니. 좀 그렇지 않냐? 아무리 그 강한상이란 놈한테 빠져있다고는 해도. 그 놈이 전 남편한테 가랑이를 벌려주고 와라! 라고 명령을 했다고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자가 어디 있냐고, 막말로 창구 말대로 사회가 폐륜적으로 다 변했다고 생각해도 그렇지. 근데 그것도 난 못 믿겠다. 그런 걸 즐기는 부부들이 주위에 찾아보면 다 숨어있다는 것도 말이야.”

“그날 너도 봤잖아.”

“.”

“그 도우미로 나온 여자들 중에 유부녀도 있더만. 스스럼없이 아이도 두 명이나 있다고 까발리고 신나게 놀던 모습 생각해보면.”

“그 작고 이쁘장한 미씨?”

“응.”

창구가 우리를 데리고 갔던 노래방은 보기엔 평범해 보였었다.

단지 몇 번 불렀던 도우미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이 회사 동료들과 재미로 불렀던 일반적인 노래방 도우미들과는 다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단골인 듯 들어간 노래방에서 노래방 사장이 창구를 보며 ‘또 거기?’라며 물어보자 창구가 뭐라고 대답을 하고 나서야 불러준 도우미들은 한 명의 처녀와 한 명의 미씨였었고 방금 현민과 나눈 대화처럼 들어오자마자 대범하게 벗기부터 했던 여자들이었다. 

내가 경험해 본 도우미들은 밀당부터 시작해 최대한 많은 팁을 원하며 2차를 유도하는 패턴이 대부분이었었다. 그러나 창구가 부른 도우미들은 행동부터가 달랐었다. 처음에 들어온 두 명의 여자를 보고 한 명이 뒤늦게 오나보다. 라는 생각도 잠시 곧 창구의 행동으로 오늘의 유희에 대한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창구는 일부러 두 명만을 불렀던 것이다.

처음엔 나와 현민에게 두 여자를 붙여줬고 그 여자들은 들어오자마자 자리를 잡고 앉아 처음부터 우리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었다. 오히려 내가 더 쑥스러워 할 정도로 덥석 내 사타구니를 문지르던 손을 단번에 내 바지 속에 손을 밀어 넣어 자지를 향해 뻗은 그 유부녀의 손길은 오히려 날 당황하게 했었다.

재미나게 놀기 위해 뜸을 들이며 대충 얘길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스킨십으로 이어가다 2차를 나가는.

그런 기본적인 순서란 것도 없이(사실 비비고 빨고 하는 장소에서 이런 순서가 뭐가 있겠냐만은.) 창구놈이 3인분의 요금을 계산하라고 내게 말하며 팁까지 아예 꺼내 놓고 시작해야 재밌다 는 말과 함께 꽁지 빼려면 나가라고 여자들에게 윽박지르듯 한 얘기에 여자들이 위통부터 까기 시작한 장면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시작된 박음질은.

노래를 부르라며 마이크를 손수 들어준 그 유부녀라 자신을 호칭한 여자는 말과는 달리 연신 내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며 날 괴롭히길 반복했었다. 물건도 실하다며 자기가 더 즐기는 듯 한 형태로, 이건 봉사를 받는 게 아니라 내가 봉사를 하는 형태가 되어버렸었다.

그리고 나와 한 후 곧바로 창구와 섹스를 시작한 그 유부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창피하지만 다시 내 자지가 서서히 머리를 들기 시작했었다. 

방금 전까지 소파에 앉은 날 마주하고 위에 앉아 엉덩이를 위아래로 격렬하게 흔들던 유부녀는 콘돔도 아직 빼지 않아 정액이 꽉 차있는 날 남겨두고 곧바로 다시 창구와의 섹스를 시작했었다. 

그것도 잠시 휴지를 찾던 내 허벅지위로 몸을 기댄 그녀는 손수 콘돔을 벗겨주더니 정액들이 잔뜩 묻어있는 내자지를 아무렇지 않게 빨아주며 뒤로는 창구의 자지를 받아들였다. 그런 유부녀에게 몸을 통해 전해지는 반동은 내겐 전혀 색다른 쾌감을 선사하며 다시 완벽한 발기를 유도했었다.

내 자지를 잡고 머리를 위아래로 흔드는 그녀의 입속은 능숙했고 뜨거웠다.

자지를 위아래로 빨던 유부녀는 급기야 자지를 빼내곤 내 자지를 꽉 쥔 채 속삭이듯 얘기까지 했었는데. 

<자기께. 훨 좋다>

창구가 사정을 하고 난 후 난 콘돔도 끼지 않고 그대로 그녀에게 다시 삽입을 했었다. 정확히 말해 그녀가 다시 내 위에 올라탔다. 처음과는 다른 형태로 부드럽게 시작 된 그녀와의 섹스는 사정 직후의 여유만큼이나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내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며 대화까지 나눴다.

창구놈의 시끄러운 노래도 상관없었고 한쪽 소파를 다 차지한 채 정신없이 몸을 포개고 흔들어 대던 현민이도 무시한 채 장난치듯 시작 된 유부녀와의 부드러운 섹스는 길진 않았지만 바로 방금 전 두 명의 남자에게 따먹힌 그녀에 대한 내 배려이기도 했고 그런 내 배려를 이미 알고 있는지 그녀도 내 참견과도 같은 질문에 거짓 없이 답변을 해주었다. 아니 거짓은 없다고 난 느꼈었다. 

“태규야 정말 알면서도 모른 체 할 수 있을까? 매일 얼굴을 맞대고 생활하는 부부가?”

“가능하니까 그렇게 살겠지.”

“정확히 뭐라고 얘기 했냐?”

“처음엔 술만 따르면 된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욕심이 났다던데. 2차 뛰는 동생들 보면 하루에 몇 십만 원씩 쉽게 버는 게 보이니까. 그래서 자기도 2차를 뛰기 시작했는데. 나중엔 어차피 돈 버는 거 즐기면서 버는 게 맞다.라고 생각했다던가.”

“남편은? 남편하고 잠자리는 한데?”

“하겠지.”

“즐기면서 한다며, 그럼 즐길 거 다 즐기고 집에 들어가면. 또 하고 싶겠냐?”

“매일 나오는 게 아니겠지. 그리고 더듬기만 하고 가는 손님들도 많을 걸.”

“창구 말로는 보통 노래방 도우미 부르면 그렇게 논다고 하던데.”

“그렇게? 우리 회사는 전부 신사들만 모였었네. 도우미 불러도 같이 노래하면서 좀 주무르다가 마음 맞으면 모텔이나 가는 게 최고였는데.”

“나도 그렇지 뭐. 거기서 그렇게 놀 줄은 꿈에도 몰랐지. 나도 깜짝 놀랐다는 거 아니냐. 갑자기 거기에 손이 쑤욱 하고 들어오더니. 어리둥절한데 너네는 벌써 시작 했고. 나도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시작한 거지.”

“지랄하네! 창구가 노래 부르라고 마이크를 던져도 정신없이 여자만 따먹던 놈이 누군데!”

“내가 언제. 그런데 진짜 신기하더라.”

“뭐가?”

“처음엔 쪽팔려서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을 했는데.”

“.”

“옆에서 진짜 야하게 그러고 있으니까. 나도 더 흥분하는 거 같더라고.그런 거 있잖아. 딸딸이 치고 있는 거 들키면 졸라 창피하잖아. 그거랑 어떻게 보면 똑같은 건데 말이야.”

“더 흥분이 돼?”

“넌 아니냐? 넌 두 번이나 했잖아.”

“그거야.”

“미리 준비 하냐?”

“준비?”

“게임이란 걸 하기 전에 창구한테 배우면서 미리 준비를 한 거 아니냐고.”

“미친. 준비를 하긴 뭘 해.”

“너랑 창구랑 같이 한 여자랑 노는 거 보니까. 더 꼴리던데.”

“.”

“야동으로만 봤지,, 실제로 본 건 태어나서 처음이잖아. 창구가 뒤에서 신나게 박아대는데 앞으로는 너 걸 빨아주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해보고 싶던데.”

“그래? 그럼 네 와이프로 한다면?”

“뭐!?”

“제수씨를 그렇게 돌릴 수 있겠냐?”

“.”

“아! 늦었다. 빨리 먹고 가자.”

내 질문에 현민은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고 끝내 대답을 못 했다. 

역시 내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여자와 소중하고 지켜줘야 할 여자에 대한 경계를 정하기란 쉽지 않은 게 분명했다. 창구의 말대로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야 진정한 사랑이라는 말이, 섹스란 행복을 얻기 위한 도구일 뿐일 수 있다는 그 개방적이다 못 해 뇌쇄적인 사고를 쉽사리 받아들이기란 쉽지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아니 굳이 느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란 것이 수 만 가지의 형태로 정의 지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다녀왔어.”

정말 오랜만에 현관문을 열었을 때 불 켜진 거실을 확인하며 집으로 들어오게 된다.

더불어 구수하게 코를 자극하는 김치찌개냄새는 스트레스로 인해 항상 더부룩했던 속까지 시원하게 쓸어내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왔다.

“와 이 냄새 진짜 오랜만이다. 역시 당신이 끓여주는 김치찌.”

옷도 벗지 않고 난 작은 거실에 있는 주방으로 뛰어 들어왔는데. 아내가 하얀색 팬티스타킹과 하얀색 브래지어 위에 앞치마만을 입고 날 반긴다.

“왔어요?”

“그게 뭐야?”

“김치찌개요. 입맛 안 변해죠?”

“누가 김치찌개를 물었어!. 그 옷차림이 뭐냐고!?”

“앞치마는 입어야 찌개가 튀어도 안 뜨거워서. 다 끓였어요. 벗을게요.”

“그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한상이 그 친구가 이러고 날 반기라고 했어!?”

“네?. 그건 아니지만. 자신과 똑같이 대하라고.”

“강한상이?”

“.네.”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이미 각오했고, 나름 준비했던 순간이었지만 아침의 익숙한 아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행복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듯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려 길게 심호흡을 한다.

“이리 와봐.”

“.”

가스레인지의 불을 끈 후 신이의 팔목을 부드럽게 잡고 안방으로 걸어간다. 

하루 종일 청소라도 한 것인지 걸어가는 집 안은 새집처럼 깨끗하다 못 해 광이 나는 듯 느껴졌다. 몰아서 빠는 버릇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양말 등의 빨랫감과 먼지가 수북하던 서랍장과 텔레비전등. 아내로 있던 그 시절로 돌아온 듯 집안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식사하기 전에. 먼저 하게요?”

“뭘? 섹스?”

“.”

“이리 와서 똑바로 서봐.”

난 신이를 침대 옆에 세워두고 옷장을 열었다. 내 옷들은 전부 빨았는지 텅텅 비어있었지만. 아내의 옷들은 그대로 서랍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꼭 자신의 흔적에 변화는 필요 없다는 듯 말이다.

난 신이의 앞치마를 벗기고 천천히 스타킹을 아래로 내린다. 돌돌 말아 내려가는 흰색 스타킹이 완전히 벗어났을 때 신이가 가볍게 발을 들어 벗기는 걸 도와준다. 그리곤 스스로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려고 손을 뒤로 움직인다.

“벗지 마.”

“.네?”

내 저지에 신이가 손을 멈추곤 날 쳐다본다.

“밥 먹어야 되는데. 그러고 있으면 찌개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겠냐? 이거라도.”

옷장 안에서 여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신이의 팬티와 티셔츠를 꺼내드는데 쾌쾌한 곰팡이 냄새가 희미하지만 분명 내 코에 전해졌다. 

당장 달려 나가 편의점에서 팬티라도 사올까?

200m정도 떨어진 곳에 여자 속옷 가게가 있던 거 같은데. 아니면.

그 찰나에 온갖 잡생각을 하던 난 그나마 깨끗하게 빨아놓은 내 속옷들이 들어있는 옆 서랍장을 열어본다. 다행히 속옷까지는 세탁기에 돌리지 않았는지 대충 개서 집어넣은 속옷들이 몇 장 남아있었다.

“이.거라도 입을래?”

“이걸요?”

“좀. 그런가?”

“.”

내가 멋쩍게 집어든 청색 사각팬티를 신이가 피식하고 웃으며 건네받고는 긴 다리를 들어 하나씩 구멍에 맞춰 넣고는 단번에 허리까지 끌어 올렸다. 트렁크 팬티까지 어울리는 신이의 변화 된 몸매에 감탄을 마지않던 난 우선 신이가 입을만한 윗도리를 찾기 위해 다시 옷장을 뒤지는데. 곰팡이 내가 나는 신이의 옷들과 몇 장 안남은 속옷 외에는 텅텅 빈 옷장 속엔 신이가 입을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팬티와 함께 들어있던 반팔 메리야스를 꺼내 신이에게 건넸다.

결혼 때였다면 질색하며 자신의 추리닝을 입을 여자였던 신이가 내가 건넨 메리야스를 아무 말 없이 받아 입는다. 목이 다 늘어나서 한쪽 어깨까지 드러내는 메리야스를 입은 신이는 힐끗 자신의 모습을 화장대 거울로 훔쳐보고는 또 한 번 피식 하곤 웃었고 이내 웃음을 감추며 거실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시작 된 저녁만찬은 거의 매일 먹던 라면이나 바깥음식과는 차원이 다른 안도를 내 배에 느끼게 해줬다. 거의 1년이 넘는 시간 만에 먹어보는 집 밥은 날 식탐이 넘치는 머슴처럼 두공기의 밥을 단번에 해치우는 모습으로 돌변하게 만들 정도였다.

“천천히 먹어요. 누가 뺏어 먹는 것도 아닌데.”

“진짜 이 맛이 그리워서 혼났다니까. 이게 참. 솔직히 밖에서 먹는 찌개보다 특별히 맛있는 것도 아닌데.”

“뭐라고요!”

“그런데 아무리 이 맛을 찾아 돌아다녀 봐도 못 찾겠더라고.”

“.어머님한테 해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엄마? 1년 동안 두 번 봤나? 설이랑 추석 때 몇 시간 보고 온 게 다였는데. 솔직히 뵐 면목이 있어야 말이지. 만나도 새장가 가가로 언성이나 높이시고. 그런 얘기는 그만하고 밥 한 그릇만 더 줘.”

“그만 먹어요. 그러다가 체해요.”

“걱정 말고 밥이나 한 그릇 더 주세요. 내 위는 내가 알아서 하니까.”

“. 어머님한테 좀 잘해요. 어머님도 속상해서 그런 건데.”

내게서 등을 돌린 채 신이가 중얼거리듯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이혼을 할 그때에도 신이는 나만큼이나 어머니에게 미안해했었고 눈물도 많이 흘렸었다. 못난 놈이 가지가지 한다는 말대로 돈도 잘 벌어다주지 못하는 남편이란 나란 놈은 진씨 가문의 3대 독자이기도 했기에 내가 문제가 있다고 먼저 말을 꺼낸 상황에서도 항상 죄인처럼. 자신의 몸을 탓하며 많이 괴로워했던 신이였었다.

“우리 내일은 영화 보러 갈까?”

“영화요?”

“응. 이번에 나온 한국 영화가 무지 재미있다고 하더라고. 형사물인데 가볍게 볼만하면서도 재미도 많다고. 강력하게 추천하던데.”

“.”

“나야 물론 이 집 밥이 외식보다 훨씬 맛있지만. 그래도 연애 때처럼 분위기도 낼 겸 외식하고 영화도 보는 건 어때?”

“여보. 두 달 밖에 안 남았어요. 아니. 이젠 7주 밖에 안 남았네요. 정말 그렇게 허비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허비?. 그것보다 지금 날 여보라고 불렀지?”

“.실.수였어요. 태규씨한테”

“그냥 여보라고 부르지. 어차피 게임 룰에도 마음대로 하기로 한 거잖아.”

“.그건 한상씨한테 물어보고.”

“됐어. 그 친구가 모든 걸 다 아는 신도 아닌데, 그런 것까지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되는 것도 웃기잖아. 그 정도 유두리는 있는 친구 같던데. 아닌가?” 

“생.생각해 볼게요.”

“계속해.”

“.네?”

“7주밖에 안 남았는데. 그 다음 말을 계속하라고.”

“.”

“어차피 섹스의 횟수나 오르가즘이란 걸로 승부한다는 규칙은 없는 거잖아. 아닌가? 혹시 몇 번 느꼈고 몇 번이나 실신했다! 라고 일기에라도 적어서 기록하는 거야?”

“아.아니에요. 그래도 점수에 반영은 된다고 생각하세요.”

정색하며 부정하던 신이가 이내 얼굴에 평점심을 되찾으며 말을 이어갔다.

내 예상대로 본격적으로 본색을 드러낸 강한상과의 관계에서는 상하위치나 복종 같은 질서에 대해선 확실할지 몰라도 이런 평범함은 없었음이 분명한 듯 느껴졌다.

“그거야 내가 알아서 할 일이고, 그런데 그 점수란 게 지극히 개인적인 거잖아. 안 그래? 당신이랑 단 둘이 만났을 때 했던 얘기대로. 어디까지나 당신이 느끼고 변하는 그 감정이란 것에 절대적인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는 거 아니야?”

“한 가지. 전 예전에 당신이 알던 여자가 아니에요. 섹.스 란 것이 얼마나 중독석이 강하고. 얼마나 큰 쾌감을,, 다른 것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응어리들까지 모두 잊게 만들 정도로 화려한 것인지를 이미 알고 있는 여자에요. 아무리 당신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려고 해도. 추억정도를 회상할 뿐 더도 덜도 아니라고요.”

“그래서? 나보고 강한상처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당신을 쾌감에 절게 만들라고?”

“그게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는 거죠.”

“당신은 내가 이겼으면 좋겠어?”

“네?”

“아니. 꼭 내가 이겼으면 좋겠다는 듯 편을 들어주는 거 같아서.”

“전 누구 편도 아니에요. 약속대로. 내기에서 공정하게 평가를 하려고 노력할 뿐이죠.”

“공정?”

“씻을게요. 오늘 하루 종일 청소를 했더니 땀을 많이 흘렸어요.”

다 먹은 저녁을 대충 정리한 신이는 씻는다는 말을 남겨두고 욕실로 들어간다.

자신의 모습을 애써 지우듯 샤워기소리가 한참동안이나 들리도록 씻은 신이는 생각에 잠긴 날 놔두고 안방에 들어갔고, 내가 준 메리아스를 다시 입고 여전히 식탁에 앉아 있던 내게 천천히 걸어왔다.

늘어날 대로 늘어난 메리아스를 입은 신이는 더 섹시해 보였다.

젖은 머리를 뒤로 넘긴 신이는 메리아스 속에 아무것도 입질 않았는지 봉긋하게 솟은 가슴과 유두의 도드라진 모양을 젖은 몸에 의해 투명해지며 달라붙기 시작한 메리아스 아래로 섹시함의 극치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천천히 다가와 천천히 내 앞에서 무릎을 꿇는 신이.

신이의 행동을 넋이 나간 놈처럼 쳐다보기만 한 난 금세 신이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아직도 벗지 않은 양복바지의 허리띠를 풀고는 천천히 지퍼를 내린다.

팬티를 잡고 내리는 신의 손을 보며 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무릎을 꿇고 앉은 신이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벌써부터 고동치는 심장과 아찔한 쾌감이 머릿속의 욕구란 감정의 호르몬들을 펌프질하듯 자극하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신이를 일으켜 세워 그대로 식탁에 엎드리도록 밀어붙이고 자지를 밀어 넣고 싶은 엄청난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난 신이의 손이 아직 커지지 않은 자지를 잡는 그 순간에도 자지에 몰리기 시작한 혈액들을 안간힘을 주며 억누르며 잡생각을 하기 위해 눈을 감는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 맞아! 어제 과장님이 시켰던 PT자료 안 해놨는데. 내일 출근하면 난리치겠지? 그 넙대대한 오징어 같은 얼굴을 하고 으윽!. 그 새끼는 얼굴도 그렇지만 입 냄새도 장난이.’

좀처럼 커지지 않는 자지를 신이는 급기야 입술로 문지르기 시작한다.

도톰한 입술을 살짝 벌려 혀를 낼름거리며 적시더니 귀두의 가장 위쪽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듯이 맞대고는 아직 커지지 않아 흐물거리는 자지를 잡은 손을 돌리기 시작했다.

등골까지 아찔한 전기가 뒷목으로 전해지는 정말 자극적인 신이의 키스에 확!이란 생각을 겨우 숨기며 더 필사적이 되어버린 나였다.

‘어머니가 이번엔 꼭. 오라고. 하셨는.으. 영화! 영화표를 예매 안했는데. 표가 있을까?. 엄청 인기 있다고 하던데. 영화 보기 전에 뭘.으. 진짜 미치겠네. 안 돼. 여기서 커지면 넌 내 분신이 아니야! 요새끼야. 날 배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그래도 좀 봐줘라. 똘똘아. 제발 좀 도와줘. 여기서 너 혼자 날뛰기 시작하면 내가 뭐가 되냐! 알았지! 나중을 기약하고 오늘은. 당분간만 참아라!’

급기야 내 자지와 마음속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나였다.

“어디. 아파요?”

‘휴우’

“응?”

“이.게.”

“그럴 마음이 안 든다.”

이 한마디를 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참았던 내 자신이 스스로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속으론 환호를 부르며 크게 웃고 싶었지만, 난 최대한 진지한 시선으로 여전해 내 자지를 잡고 무릎을 꿇고 있는 신이를 내려다본다.

“네?”

“여긴 우리 집이잖아. 너랑 나랑 행복해지려고 필사적으로 살았던.”

“.”

신이가 내 시선을 피해 눈을 내려 잡고 있는 생명 꺼진 자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이게 게임이란 건. 잘 알겠는데. 널 보고 있으니까 꼭 내 아내였던 시절로 돌아온 거 같아서. 그런데 하는 행동은 너무 낯설게 보여서 흥분이 되도 반응이 안 되네.”

“.”

“한상이가 날 뿅 가게 해주라고 했지?”

“.”

역시나 신이가 대답을 못 한다.

“신이야.”

신이의 팔뚝을 잡고 일으켜 식사를 하며 앉았던 의자에 다시 앉힌 난 천천히 얼굴을 바라보며 얘길 이어갔다.

“포기할 수 있는데. 포기하기가 싫어. 어차피 한상이의 여자라고 생각하면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냥 신나게 놀아보자고,, 걸레로 변한 여편네 나도 한 번 막 돌려먹고. 가지고 놀아보자는 각오까지 해봤는데. 그런데 우리 집에 돌아온 네 모습을 보니까 도저히 못하겠다. 아니!. 진짜 끝까지 해보려고.”

“.”

“나 씻을게. 먼저 자. 오늘은 난 거실에서 잘게.”

신이를 남겨 놓고 욕실로 걸어 들어갔다.

일부러 양복도 욕실 안에서 벗었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찬 물을 틀었다. 

‘잘했어! 제대로 전해 졌을 거야!. 착한 놈. 똘똘아 수고했다!’

난 자신을 칭찬하며 차가운 물을 온 몸으로 몸서리치며 받아냈다.

그리고.

‘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

“안자고 뭐해?”

침대에 있는 이불만 빼고 전부 다 빨아버린 신이의 대청소로 난 거실 맨바닥에 베개에만 머리를 기댄 채 뜬눈으로 누워있었다. 당연히 잠이 올 리가 없었다.

1년 동안 빈집과도 같은 내 집에 엄청난 미모와 환상적인 몸매의 여자가 그것도 내 침대에 누워 있는 이 상황에서 잠이 안 오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비록 전 아내라고 해도 지금의 신이는 내 아내였던 여자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누워있으니 말이다.

난 적당한 가슴을 좋아한다 생각했다. 

너무 크면 무식해 보이고, 너무 작으면 앞판인지 등판이지 구분이 안 되어 여자로서의 매력을 못 느낀다고 생각했었다. 아내였던 신이에게도 그런 내 취향은 고스란히 느껴졌었다. 가슴만 제외한다면 내 완벽한 아내였던 여자가 신이었다. 착하고 순하고, 168cm의 작지도 크지도 않은 키에 귀엽기까지 한, 그런 성격에도 확고부동한 고집을 가졌던 여자가 신이었고 내 아내였다.

아이에 대한 고통스러운 시간이 찾아오기 바로 전까지 아내였던 신이는 날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남자로 만들어줬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비록 지금은 다른 남자의 성노예로서 너무나 낯선 모습으로 내게 행동을 하는 신이였지만, 이렇게 같은 공간에 같은 공기를 마시며 누워있자니 옛 생각이 허연 연기처럼 잔상을 남기며 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기 시작했다.

“허리 아파요. 들어와서 자요.”

“응. 아니야. 피곤할 텐데 얼른 자.”

“정말 이대로 괜찮겠어요?”

“그럼?”

“.”

“왜?”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도 침대로 와요. 손만 잡고 잘게요.”

“뭐? 손? 큭.”

“.”

주체가 뒤바뀐 신이의 말에 웃게 된 난 문턱에 손을 집고 멀뚱히 날 쳐다보며 서 있는 신이를 향해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한 번 뽑은 상태니 그나마 참을 만 할 거란 믿음을 갖고 신이가 들어간 내 안방으로 뒤따라 들어갔고 곧 신이의 바로 옆에 눕게 된다.

신이는 등을 돌리고 눕는다.

완벽한 굴곡을 그리며 누워있는 신이의 뒤태를 감상하듯 쳐다보던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네?”

신이가 내 중얼거리며 몸을 비틀며 고개를 돌렸다.

“아니. 그냥.”

“싱겁긴.”

“저.저기. 여보.”

“.”

“한 번만. 만져 봐도 돼?”

“뭘요?”

“.”

“.”

난 대답대신 신이의 봉긋 솟은 가슴을 쳐다봤고 신이도 내 시선을 쫓아 자신의 가슴을 향해 고개를 내린다. 메리아스만으로 가려진 신이의 가슴은 누운 상태에서도 찌그러짐 없이 아름다운 동산을 그리고 있었다.

“만지고 싶어요?”

“응?.응.”

“왜요?”

“응?”

“그럴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서요.”

“그게. 궁.금해서.”

“궁금하다뇨?”

“.”

“실리콘 덩어리에요. 이물질감도 많고.”

“그래도.”

“.”

신이가 날 똑바로 쳐다보다 손을 배꼽에 모으며 몸을 똑바로 눕는다.

일정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신이의 가슴은 오히려 보이게 호사스럽게 느껴졌다. 퍼진다는 느낌이 없는, 생각보다도 훨씬 자연스러워 보이는 모양의 동그란 가슴에 손을 올리려는데 은근히 떨린다. 

몇 백 번, 아니 몇 천 번은 만져봤던 가슴인대도 색다른 느낌으로 내게 두근거림을 선사했다. 아니. 숫총각인 듯 처음처럼 느끼며 떨리는 손을 천천히 신이의 가슴위에 올려놓는다.

신기했다.

물주머니가 들어있어 분명 물컹한 감촉과 딱딱한 감촉이 공존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너무도 자연스럽고 부드러웠다. 안에 주머니가 들어있는 게 확실했는데도 그 이물질감이 잘 느껴지지 않았기에 계속 주무르게 된다.

“으음.”

“엇. 아.아파?”

“.아니요.”

침을 삼키며 신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느껴져?”

“.”

“안에 실리콘이 들어 있는 거 아니야?”

“느껴져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모유수유도 다 가능하고요.”

“그래?. 안 아팠어?”

“.”

만지면 만질수록 이물질감보다는 자연스러움을 느꼈기에 신기하다 생각하게 된 나였다. 보형물 삽입에 대한 지식이라고는 뻥튀기로 인한 빵빵한 의젖이 될 뿐이라는 고정관념만이 존재했기에 내 손가락의 감촉이 느껴진다는 것에 처음 놀라게 되었고, 모유수유란 말에 두 번째로 놀랐으며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 유두에 마지막으로 놀라게 되었다.

“커졌다.”

“그.만해요.”

“이것도. 커지네.”

“진짜. 장난 그만 쳐요.”

내 행동에 신이가 토라진 듯 짜증을 내며 내 손을 치운다.

획하고 돌아선 신이의 등 뒤에 바짝 붙은 난 다시 손을 둘러 신이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리곤 신이의 머리 냄새를 맡으며 킁킁거렸다.

“뭐해요?”

“응? 당신 향기를 음미하는 중?”

“.”

“진짜구나.”

“뭐가요?”

“진짜 당신이라고. 이제야 당신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당신이 항상 쓰던 샴푸 향기가 나니까 실감이 돼서.”

“샴푸가 그것밖에 없으니까. 지금은 저거 안 써요.”

“난 익숙해지니까 다른 건 못 쓰겠던데.”

“.”

“린스를 따로 안 써도 기름이 안 끼고, 당신이 만날 나보고 머리에 개기름 흐른다고 꼭 저거 쓰라고 했잖아.”

“같이 들어 있는. 피곤해요 언능 자요.”

“그런데 비누는 도저히 못 찾겠던데. 예전에 쓰던 거 어디서 산거야? 아무리 찾아도 신표란 메이커는 못 찾겠던데. 신표 맞아? 다른 건 거품이 많이 나도 깔끔한 맛이 덜해서 영 쓰기가 그렇더라고.”

“.”

“왜?”

“제가 만든 거예요. 신이가 만들었다고. 그래서 신표라고.”

“그래!? 그러니까 대형마트까지 찾아가서 다 뒤져도 발견할 수가 없었구나.”

“.”

“그럼 그 방향제는? 그거 있잖아 내 발냄새 심하다고 당신이 항상 나 퇴근하면 신발 안에 뿌리던 거. 그것도 당신이 만든 거야?”

“.네.”

“그거 만드는 법 좀 알려줘. 밥 먹으러 가서 신발 벗으면 냄새난다고 얼마나 구박을 하던지.”

“적어 놓을게요.”

“이왕 하는 김에 비누도.” 

“태규씨.”

“응?”

“왜 게임을 받아들였어요?”

“.?”

“한상씨를 이길 수 있을 거 같아요?”

“이길 수 있어!”

“저. 옛날의 한신이가 아니에요. 1년 동안.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고요.”

“그럼. 당신은 이 게임을 반대했다는 거야?”

“.네.”

“네?”

“아.아니요.반대 했다는 게 아니라. 단지 당신하고 이렇게 같이 있는 것도. 죄스럽고 끔찍하게 싫다는 말이었어요.”

“.왜?”

“제가 1년 동안. 무슨 짓을 하고 살았는지 알면 이렇게 한 침대에 같이 누워 있는 것만도 소름이 돋을걸요.”

“알아.”

“알다뇨?”

“당신이 1년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안다고.”

“.”

“영상도 봤고, 강한상이란 놈한테 다 듣기도 했고 내 앞에서. 당신이 그 새끼 물건을 빠는 모습도 직접 봤고.”

“그게 다가. 아니에요.”

“.”

“당신은 상상도 못할 행위들을 했었어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내일 한상씨한테 전화해서 게임을 그만둬줘요. 절. 사랑했다면,, 절 위해서라도 그만둬요.”

“그건 싫은데.”

“태규씨.”

“나도 고민 많이 했어. 항상 단순하고 왜 그렇게 미련하게 사냐고 당신이 구박했지? 천성은 안 변하는 거 같아. 미련하니까. 단순하니까 밀고 나가려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도 다른 여자 만나봤고, 다른 여자랑 몸도 섞어 봤어. 용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나도 신이 널 잊으려고 나름 노력했다고. 그런데 막상 만나고보니까. 결심이 서더라. 어차피 나랑 헤어지고 있었던 일이잖아.”

“지금은요? 지금 이렇게 두 남자 사이에서. 아니 몇 명일지도 모를 남자들 품에 안기는 여자를 받아들일 수 있어요?”

“응. 지금 난 내가 아니니까.”

“.네? 그건 또 무슨 말이에요? 태규씨가 아니라뇨?”

“지금의 난 게임에 캐릭터일 뿐이야. 내가 나로 돌아오는 건 게임이 다 끝나고 난 후야. 신이의 남편으로 돌아 온 후에 태규로 돌아가는 거지.”

“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아세요.”

“응. 쉬워. 당신은 여자 과거가지고 괴롭히는 찌질 한 놈처럼 내가 보여?”

“.”

“내가 미안해. 그때 그렇게 쉽게 헤어지는 게 아니었어. 당신이 그렇게 사정을 하고 울었어도,, 끝까지 잡고 안 놔줬어야 했는데. 내가 미안.”

신이가 똑바로 자신을 쳐다보는 내 시선을 응시하다 이내 커다란 눈동자를 피한다. 그리곤 지금까지와는 달리 조금은 작은, 조금 더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입을 열어 말을 이어갔다.

“한 번에 세 명. 네 명의 남자들이 제 몸을 더듬기도 했어요.”

“.”

그리곤 신이가 날 바라보던 눈을 지그시 감고는 생각지도 못 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창문으로 세어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에 비췬 신이의 입술은 작게 그리고 예쁘게 움직이며 생각지도 못한 얘길 내게 적나라하게 들려줬다.

“한상씨의 자.지를 봤죠. 당신하고는 차원이 다른 굵기와. 길이. 당신은 그런 물건이 제 몸속으로 들어올 때의 느낌을 상상도 못 할 거예요. 안을 꽉 채우는 것도 모자라서. 질 벽을 인정사정없이 훑고 지나가는. 여자들이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겪어보면 달라져요. 길이가 긴만큼 어려운 자세에서도 자궁벽까지 치고 들어오는 그 충격과. 굵어서 위아래 어떤 자세에서도 온 질 벽을 다 만족시켜주는. 한상씨는 날 미치게 만들 수 있어요.”

“.”

“그리고 그게 다가 아니에요. 모르는 낯선 남자 앞에 처음 섰을 땐 무섭고 떨리면서,, 창피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것들을 모두 잊고도 남은 쾌감을 내게 선사하며 날 미치게 만들었다고요. 초대 받아 온 남자에게 제가 싫은 표정을 짓거나 거부를 표현한다면 무조건 중지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괜찮냐고 내게 물어보면서 그 남자의 손길에 안도를 덧붙여줬어요. 그렇게 제 몸이 두 남자한테 익숙해지기 시작했.”

“그게 제정신이야?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남자하고 같이 나눈다는 게?.”

“사랑과 섹스는 별개일 수도 있어요.”

“.뭐?”

“다른 파트너와 춤을 추다가 황홀경에 빠지듯 호흡을 맞추고 스텝이 하나가 됐을 때.흥분과 쾌감을 느끼게 되지만 그게 사랑은 아니잖아요.” 

“그게 그거랑 똑같다고?”

“다를 게 뭐가 있어요. 남자들 말대로 닳는 것도 아닌데.”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젖어들어요. 이런 몸으로 변한 절 끝까지 감당할 수 있겠어요? 지금이라도 그냥 끝.”

“아니! 각오했다고 했잖아.”

내 단호한 대답에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쓰윽. 쩌.쩍.]

“.음”

날 보며 옆으로 누운 신이가 내 대답에 잠시 동안의 침묵을 이어가더니 천천히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불속으로 손을 넣고 뭔가를 문지르는 듯 한 신이의 행동은 곧 무엇을 의미하는 질 알게 해줬다. 신이가 내게 보여주려는 게 무엇인지. 내 바로 앞에서 찬찬히 도톰한 입술을 깨무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숨을 고르기 시작한 신이의 모습.

음란하고 뇌쇄적인 신이의 작은 숨소리가 내 귀를 간질이며 통과한다.

신이의 어깨가 조금씩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고 날 똑바로 향하던 얼굴을 천천히 숙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거칠어지기 시작한 숨소리는 반대로 더 잘 내 귀에 전해졌다.

“으으음.흠.흐음.음”

[질겅.질겅 쓰읍.]

신이의 어깨가 더 아래로 숙여들었고, 이내 몸을 똑바로 누운 채 고개를 뒤로 젖힌다. 들썩거리는 가슴의 굴곡만큼 가빠오는 숨소리가 전해지기 시작했을 때. 덥고 있던 이불을 젖힌 신이는 팬티 속에 들어간 자신의 손 모양을 고스란히 내게 보여주며 움직인다.

내 사각 트렁크 팬티 안으로 밀어 넣은 손이 앞부분의 갈라진 틈사이로 보여지며 부드럽게 움직이길 반복했고 조금씩 더 깊숙이 밑으로 내려가며 천천히 허벅지를 벌리기 시작한다. 급기야 다른 한 손도 같이 팬티 속에 밀어 넣고는 다른 손과 교차하길 반복하는 신이의 모습은 각오했던 모습이었다고 해도 날 흥분시키기에 충분했고 넘쳐났다.

“아. 여보. 아.나. 나 좀. 아”

신이가 엉덩이까지 들썩거리며 힘을 주는 모습은 내게 갈증까지 유발한다. 조금씩 내려간 트렁크 팬티는 이젠 골반 아래로 밀려나 신이의 작은 풀숲까지 드러낸 채 신음소리와 하모니를 이루는 팬티속의 더 적나라한 소리를 적막하기까지 한 방안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보이진 않아도 흘러넘치는 애액들을 뚫고 자신의 보지 속에 손가락을 밀어 넣는 모습이 고스란히 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런 신이의 모습에 홀린 듯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내려다보던 내 팔목을 신이가 한 손을 팬티에서 빼내어 잡는다. 

질퍽하고 따뜻한 액체가 신이의 손가락에 묻어 내 손목에 그대로 느껴졌다.

“아. 여보. 해.줘. 박아줘. 아으음 나. 나 못참겠어.아흑”

“.”

“제발. 내 안에. 아. 아아아”

난 신이의 부탁들 들어줘야 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안타까운 신음소리를 뱉어내는 신이의 애절한 모습에 난 상체를 일으켜 손을 뻗는다.

“아!”

신이의 손과 내 손가락이 교차한 채 그녀의 구멍 속을 같이 채워갔다.

신이의 보지구멍은 결코 헐렁하지도, 걸레 같지도 않은 조임을 내 손가락에 전해줬고, 신이의 얇고 흰 손가락의 감촉과 뒤섞인 부드럽고 물컹한 보지속의 느낌이 내 콧바람을 더 거칠게 내뿜도록 만들었다.

기묘하면서도 희귀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자위를 하는 신이의 행동에 손가락을 더해 같이 쑤셔주는. 이미 내 흥분감과 욕구는 최고를 넘어 최대로 상승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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