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타임트레인-440화 (440/519)

440화

철갑웅 형제들은 태일웅 형제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들을 따로 모아놓고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훌륭한 호위병이 될 거다. 내가 책임지고 마차를 타고 가는 미녀들보다 더 예쁜 여자와 혼인을 시켜주지.”

“호위관님, 그게 정말입니까?”

보기만 해도 입이 떡 벌어지는 미녀들과 혼인시켜 준다니 급하게 반문했다. 다른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젊은 청년들이라 다들 기대에 찬 표정으로 변했다.

철갑웅은 철씨 형제들에게 강조했다.

“내가 무술 수련 정도를 봐서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폐하께 주청을 드려 그렇게 해줄 것이니 너희들은 별도의 지시가 없어도 이동 중에 무술 수련을 열심히 하도록.”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태씨 형제들이 보기에 마차를 타고 같이 가는 여자들은 처음 보는 미녀들이다. 사람이 아니고 전설에서 나오는 선녀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들 철갑웅의 장담에 눈에서 욕망의 불꽃이 벌겋게 일어났다. 자신들에게 일생일대의 아주 좋은 기회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좋았어. 잘 해서 미녀와 혼인을 해야지.’

이렇게 각오를 다진 태씨 형제들은 앉아서 쉬다가 다들 벌떡 일어났다. 부지런히 군마의 마갑을 벗겨 다른 군마에 입혔다. 그리고 말에 올라 급하게 내달리면서 마장 무술을 익혔다.

호위병들은 모두 특수갑옷을 입고 항상 생활해야 된다. 그 때문에 익숙해지려면 아직도 부족한 점들이 너무 많았다. 또한 마갑의 경우 한 벌씩만 지급됐기 때문에 빠르게 군마를 교체하며 마갑을 씌우는 연습도 해야 된다.

태씨 형제들이 마장 무술을 수련하자 철갑웅은 여전히 쉬고 있는 다른 호위병들에게도 명령을 내렸다.

“모두 전투력을 높이는 훈련이니 쉬지 말고 연습해.”

“명을 따르겠습니다.”

넓은 갯벌에서 강도 높은 각종 훈련을 했다. 점점 강한 모습으로 변하던 호위병과 경호원들은 태왕이 돌아오자 훈련을 끝냈다.

최인범은 딸 낳기에 열중하려는 소피아 때문에 농장에서 며칠간 머물다 돌아온 것이다. 얼마나 시달린 것인지 체력이 좋은 최인범도 버거울 지경이다.

철갑웅은 태왕의 눈가에 조금 이상한 기운이 보이자 조심스럽게 물었다.

“폐하, 어디 좋지 않은 곳이 있나요?”

“아니, 말을 너무 오래 타고 멀리까지 다니다 보니 그렇다.”

“그렇군요.”

사실은 말을 탄 것이 아니라 말을 너무 오래 태워서 체력이 고갈된 것이다. 아무튼 최인범은 집요하게 매달리는 소피아 때문에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다.

‘무슨 여자가 이렇게 심하게 정사를 벌이는지 모르겠어.’

최인범이 이런 지경이라 사실 소피아는 허벅지나 가랑이가 너무 아프다. 완전히 체력이 고갈되어 마차에서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아고고, 이러다 진짜 몸살이 나겠어. 내가 딸을 낳아볼 욕심으로 너무 오래 말을 탔어.’

과유불급이라 그런지 소피아는 마차 안에서 거의 쓰러진 상태로 누워만 있었다. 주변에서 그녀를 돌보는 상궁들이 아주 조심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황비마마도 자손을 보기 위해서라지만 어지간히 하시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에 10번은 접하시니 몸이 성할 리가 있나?”

“저렇게 자주한다고 자손이 생기는 것은 아니잖아.”

“당연하지. 하늘에서 점지해줘야 되지 저렇게 힘만 들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야. 내 생각에는 사찰로 가서 천제당으로 가서 치성을 드리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을 것 같은데.”

설화가 시작한 천제당은 사찰에 있던 삼신당의 변형이다. 백성들 사이에 널리 퍼져 이제는 토속 신앙과 같이 불교가 생활에 밀접해 있었다.

설화는 시작한 태왕을 신격화 하는 작업은 별도의 종교가 아닌 천제당 크게 지어서 보급하고 있었다. 천제와 단군 그리고 유명한 제왕들을 모시는 사당으로 변했다. 사당에는 호랑이와 곰의 형상인 목각이나 돌조각으로 만들어 크게 장식으로 입구에 서있었다.

최인범은 체력이 고갈된 느낌이 들자 철갑웅에게 지시를 내렸다.

“철갑웅, 근처에 사냥터를 알아 봐.”

“넷!”

최인범은 호위병들의 훈련 상태도 점검을 겸해 근처 산으로 가서 야생동물을 사냥하게 되었다. 경호원들은 말을 타고 멀리서 몰이를 하고 호위병들은 활이나 단창을 사용해 사냥하는 방법이다.

“와! 와!”

몰이가 시작되자 산에서 살던 야생동물들이 급하게 좁은 계곡으로 내달려 도망치고 있었다. 호위병들이 사냥물을 가져오자 살피던 최인범은 약간 실망했다.

‘에이, 호랑이는 없고 표범만 있군.’

여전히 호랑이의 심장이나 생간을 먹어야 자신에게 제일 좋기 때문에 해보는 생각이다. 그러나 표범의 생간을 먹고 나자 그런대로 체력이 회복되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크게 변화는 없지만 정신적으로 느낌이 변하는 것이다. 체력을 회복한 최인범은 슬며시 소피아가 타고 있는 마차로 가자 그녀는 기겁해서 외쳤다.

“저 몸이 아프니 저쪽 마차의 미녀들에게 가세요.”

“무슨 소리요. 나는 황비가 아프다고 해서 보살피러 왔는데.”

그러나 소피아는 기겁하며 옆에서 돌본다는 호의를 거절했다. 보나 마나 돌본다고 하며 슬슬 가슴이나 엉덩이를 주무르며 애무하면 자신이 먼저 달려들게 생겼기 때문이다.

‘남자만 기가 쇠해지면 빨리 늙는 것이 아니야. 이런 식으로 더 이상 지속하다가 보면 기력이 너무 딸려 빠르게 할미로 변한다고.’

마차를 떠나며 최인범은 씁쓸하게 입맛을 당겼다.

“쩝!”

단순하게 생각하면 소피아 말처럼 미녀들을 접하면 된다. 그러나 이미 욕망의 배출구처럼 후궁을 마구 받아들일 생각은 없기 때문에 치미는 욕구를 달래고 있었다.

일단 훈련 성과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판단한 최인범은 경호실장에게 지시했다.

“대련으로 이동해.”

“넷!”

태왕의 명령이 떨어지자 일행은 다시 서쪽으로 이동했다. 염창 시를 지나자 도로는 해안선을 따라 잘 정비는 되어 있지만 비포장이다.

대도로인 주변에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지만 전에 비해 인구가 별로 늘어난 상태는 아니다. 주민들이 동쪽으로 이주하게 되자 처음 개발을 시작한 정도의 규모로만 주민들이 있었다.

논농사와 밭농사를 병행하는 이곳은 농토는 전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그 때문에 한 사람당 경작 면적은 2배로 늘어난 상태다. 그래서 인력이 부족하지만 모두 대가축을 기르기 때문에 그런대로 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올 가을의 수확만 끝나면 군량을 충분히 비축할 수 있겠어.’

대진국에 비해 인구가 조밀한 조선국도 이곳과 같이 인구수는 줄고 가축의 수를 늘려 농사를 짓고 있었다. 특히 모내기를 해서 벼를 심자 전에 비해 인력이 적게 들었다.

“조선에서 저수지 공사를 많이 해놓고 있는지 모르겠군.”

태왕의 말에 강사상이 급하게 답했다.

“척계광이 조선으로 갔으니 아마 그 문제도 조금은 해결할 겁니다.”

“지시를 했지만 조선 조정에서 순순히 따라 줄지 모르지. 그들이야 자신들만 배불리 먹고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

“폐하, 그래도 시늉이라도 내기는 할 것입니다.”

이런 대화를 나누며 명나라와 일전을 벌인 이후로 조선의 행정권도 차지해 통치할 생각을 했다. 계속해서 조선을 지금과 같은 상태로 놔두면 나중에는 통합해도 통치하기가 힘들다고 판단했다.

‘옆에서 하는 것을 보고 배웠으면 따라서 할 일이지 멍청하게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니 조선왕조는 더 이상 가망성이 없어.’

그가 서쪽으로 향하는 동안 어느새 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초여름이 다가오는 중 멀리 대륙의 남쪽에서는 새로운 사건이 터지고 있었다.

한편 장강 주변에는 이른 봄부터 시작된 가뭄이 너무 심해 백성들이 걱정하고 있었다. 벼를 심어야 하는 논바닥은 가뭄으로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지고 전에는 한 번도 마르지 않던 깊은 샘까지 완전히 말라버렸다.

“이제 모두 목말라 죽게 생겼어.”

“식량을 북쪽으로 보내 우리가 굶어 죽게 생겼네.”

가뭄이 심해지자 남명 지역에서는 유랑민이 대규모로 발생했다. 부자들이야 어떤 방법을 통하더라도 먹고 살지만 가난한 백성들은 논이 말라 버리자 다들 보다 살기 좋아 보이는 고장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남경 지역에서 가뭄으로 백성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었다. 태호가 점점 말라 이제는 바닥이 드러난다고 할 정도에 이르고 있었다. 그러나 가뭄 걱정을 하지 않고 오히려 활기찬 곳이 있었다.

주산군도와 인접한 상해 지역에서는 가뭄으로 유랑민이 대규모로 발생해 인건비가 싸지자 그들에게 식량을 주고 대대적으로 토목 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국경선으로 결정된 곳에 폭이 40미터인 해자와 같이 깊은 운하를 파면서 동시에 동쪽에는 판축공법으로 제방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새로 건설된 운하는 북쪽의 장강부터 남쪽의 항주 만까지 연결되었다. 그리고 지대가 낮은 곳은 내부에도 배수로를 겸한 운하를 파거나 저수지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전년부터 시작된 토목 공사는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주산 담로의 총통인 김신완은 전에는 상해 현으로 불리던 이곳을 상해 시로 변경했다. 남명으로부터 완전히 토지를 매입하는 형태로 대진국의 영토로 변한 곳이다.

‘재물을 주고 토지를 사서 개발하시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야.’

상해 시로 명명된 토지는 장강 하구내의 삼각주까지 포함되어 아주 넓은 토지지만 대부분 늪지대다. 아직은 삼각주까지 개발할 여력이 없지만 앞으로는 그곳도 농토로 사용할 예정이다.

‘삼각주 지역에는 태왕폐하께서 뽕나무를 심어서 잠업을 장려하고 땅콩을 심으라니 그렇게 해봐야 되겠어.’

모래톱으로 형성된 삼각주라 뽕나무 재배와 땅콩 재배지로 적당했다. 그러나 아직은 너무 낮은 지형이라 장강에서 홍수가 나면 삼각주도 잠기기 때문에 문제점은 있었다.

내륙 지역에 가뭄이 들어 고생하지만 그 덕분에 싼 인건비를 들여 상해 개발에 필요한 인력을 모을 수 있었다. 결국 초여름이 시작될 무렵에는 국경인 운하와 제방 공사가 모두 끝나고 안쪽에도 배수로와 바둑판 형태의 도로가 완성되었다.

가뭄이 심해 벼를 심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감자를 심고 일부에는 콩을 심었다. 김신완은 파종을 어렵게 끝내고 나자 부하들에게 지시했다.

“이제 유랑민은 모두 서쪽으로 내보내도록 해.”

“넷!”

태왕께서는 남명 사람들을 이주민으로 받아들이는 본토와는 달리 운영하도록 지시했다. 이곳에 정착할 주민들은 반드시 대진국의 본토나 제주도 출신이 이주해 정착시키도록 지시를 내렸다. 한족인 여자와 혼인하는 남자의 경유도 정착할 수 없었다.

‘한족과 뒤엉켜 버리면 나중에 대진국에서 떨어져 나갈지 몰라 이렇게 처리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이야.’

그런 지시 때문에 주산 담로도 명나라 출신들은 하나둘 주산군도에서 떠나 제주도에서 정착하거나 또는 아주 먼 동토의 땅인 연해 시로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지역은 가끔 태풍이 밀려오는 곳이라 내부의 배수로는 상당히 깊게 파놓은 상태다. 그리고 본래 낮은 곳은 가뭄으로 완전히 말라 버리자 바닥을 깊게 파서 토사는 도로나 제방 공사에서 사용해 홍수를 대비했다.

김신완 총통은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일단 작업은 끝났으니 농민들만 놔두고 모두 철수해.”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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