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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트레인-415화 (415/519)

415화

해안에 있던 병사들이 도착하지 전에 빠르게 파괴하고 다른 곳으로 떠날 생각이다. 신속하게 움직여야 아군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 척계광은 해군들에게 독촉했다.

“강폭이 너무 좁으니 빨리 움직여.”

“넷!”

아무리 허접한 왜인들의 화포라도 함정에 떨어지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서두르는 것이다. 함포 사격에 이어 화차까지 발사되자 마을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모두 목조로 지어진 건물들이라 불길은 빠르게 확산되었다.

“으악! 불이야!”

사람들은 불을 끄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일부는 겁에 질려 정신없이 가족들을 데리고 멀리 달아나는 모습도 보였다.

다카츠 강으로 들어가 화차와 화포를 발사하던 14척의 전함은 다시 작전을 변경했다. 작력탄 대신 돌탄을 이용해 어선이자 해적선으로 사용하던 배들을 향해 포격을 가했다.

“발사!”

쾅! 콰광! 쾅!

요란한 화포소리가 울리며 강변에 모여 있던 많은 배들이 격침됐다. 이어서 화차 공격으로 도시 전체가 화염에 쌓이자 전함들은 기수를 돌려 강에서 빠져 나왔다. 바람이 거세게 불면 강에 있는 14척의 전함들까지 화염에 휩싸일 염려가 많아 빠르게 퇴각했다.

“후퇴!”

“전 함대 퇴각!”

둥둥둥! 둥둥둥.

왜인들은 후퇴하는 함선들을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함선들은 크기도 그렇고 화력도 너무 엄청나니 대응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와! 와!

갑자기 마을 밖에서 함성 소리가 들리며 많은 병사들이 달려왔다.

“적이다!”

함포 공격으로 완전히 전열이 무너진 상태라 대항하지 못하고 다들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다. 전함들이 빠져나온 마스다에는 오우치 가문이 이끄는 병사들이 진입해 소탕 작전을 펼쳤다. 전함의 공격으로 혼란스러운 상태라 그들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마스다를 점령했다.

“모두 포로로 잡아!”

“넷!”

마스다 항구를 점령하는 동시에 모조리 포로로 잡아들였다. 노예로 잡혀 완전히 무장이 해제되어 밧줄에 묶여 질질 끌려서 동쪽으로 이동했다. 오우치의 병사들이 포로들을 향해 위협했다.

“죽기 싫으면 빨리 이동해!”

오추이 병사들은 이곳이 목표가 아니고 동쪽에 있는 오다의 이와미 은광이다. 포로들은 모두 군수품을 들거나 짊어지고 이동했다. 오우치 군대는 해안선을 따라 신속하게 이동했다. 지휘관들은 말을 타고 나머지 사무라이나 병사들은 뛰어서 이동했다. 그 뒤를 달구지에 화포를 실은 포병들과 보급병들이 군수품을 싣고 따라가고 있었다.

“헉! 헉! 이와미까지 뛰어가려면 죽었네.”

“우선 하마다까지만 가면 돼.”

“그렇군. 그곳에서 조금 쉴 수가 있을 거야.”

달려서 이동하는 병사들은 전투를 벌이지 않고 쉽게 도시를 점령하자 사기가 충천했다. 서로 작전 시간이 어긋나면 적들도 방비를 하게 되니 힘든 싸움이 된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이동해야 된다.

“빨리 가기만 하니 그래도 좋지.”

“암! 전투하지 않고도 쉽게 점령할 수 있으니 좋지.”

대진국 전함들이 해안의 도시를 먼저 화포로 공격해 무력화시키면 오우치 가문의 병사들이야 점령하면 되니 다들 신이 났다. 점령하면 그곳 사람들은 노비로 잡게 되니 사무라이들은 이제 노비들을 몇 명씩은 차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에는 전쟁을 벌여 점령하면 그것으로 끝났다.

“대진국 법을 그대로 따른다고 하더군.”

“당연하지. 상국의 법을 따르는 것이 옳은 거야.”

전에는 다른 영지를 점령하면 수뇌부만 죽이고 사무라이들은 병사들로 포함시키는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제는 전과 달라져 아주 극히 일부만 병사로 흡수하고 나머지는 노비이자 전쟁 포로로 잡고 있었다.

이제는 패배하면 완전히 노비로 변하니 전과 전혀 다른 전쟁 양상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패하는 쪽은 비참한 꼴로 변하지만 승자의 경우 전보다 보상이 많아졌다.

“이제야 전쟁할 목표가 생겼어.”

“당연하지.”

고위층이야 수뇌부만 죽이고 그대로 영지를 흡수하는 편이 좋을 수 있다. 그러나 하급사무라이들은 그런 방법으로는 전쟁을 벌여 승리해도 돌아오는 혜택이 전혀 없었다. 이제는 오우치 가문도 대진국의 법을 그대로 따르게 됐다.

전에는 통치하는 영지를 확대한다는 의미를 가진 전쟁이었다. 이제는 전혀 다르게 완전히 변했다. 다른 영지를 차지해 사무라이들에게 토지도 나누어 주기로 했다. 점령지에서 살던 주민들이나 사무라이들은 노비로 만드는 정복 전쟁으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나약하던 오우치 가문 소속 사무라이들의 사기를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더구나 빨리 이동만 해서 점령만 하면 되는 군사작전이라 더욱 신이 났다.

“이제 나도 넓은 토지를 차지할 수 있어.”

“나는 아내를 여럿 두어야 되겠어.”

오우치 가문의 병사들은 다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게 된다고 판단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한편 대진국의 해군 전함들은 전격적으로 적진을 유린하고 퇴각해 바다로 빠져나왔다. 태왕이 타고 있는 지휘선과 합류한 전함들은 빠른 속도로 동북쪽으로 이동했다.

항해하는 동안 포수들은 빠르게 다시 화포들은 청소하거나 또는 화차에 신기전을 장착했다.

최인범은 함장 4명에게 지시를 내렸다.

“해안선 가까이로 이동하면서 해변에 보이는 어선은 모조리 격침시키며 이동해.”

“넷!”

산동 반도에서 쓰던 어민들이 조업을 전혀 하지 못하지 만들 생각이다. 동해와 접한 어촌을 공격해 모든 어선을 파괴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이미 왜인들이 동해에서 조업할 의지 자체를 완전히 사라지게 할 생각이라 태왕의 명령은 매우 냉혹했다. 산동에서 사용하던 초토화 작전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짐이 늦게 가면서 어선이 있는 것을 발견하면 문책할 것이니 철저하게 왜구들을 소탕해.”

“명을 따르겠나이다.”

15척으로 구성된 함대는 이런 명령 때문에 3개로 갈라졌다. 척계광은 10척의 전함을 지휘해 동해와 접한 다소 큰 항구를 공격했다. 4척은 작은 어촌은 물론 어선들까지 완전히 파괴하며 이동했다.

최인범은 제일 뒤에서 따라가며 간혹 내륙 쪽으로 나있는 작은 하천 주변에 있는 어촌이 보이면 명령을 내렸다.

“경호실장, 불화살을 쏴 해안에 불을 질러.”

“넷!”

해안에서 불화살을 쏘아 산불을 지르면 불길이 거세어진다. 동해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내륙 안까지 산불이 번지니 화공을 펼치라고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공격 대상은 전혀 가리지 않았다. 해안선 근처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마을도 해당되었다.

한편 하마다에 도착한 10척의 전함들은 작은 포구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어선들을 향해 돌탄을 날렸다.

“사격!”

쾅! 과광! 쾅!

수많은 돌탄들이 날아들자 어선들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대적하는 군사들은 이미 도망친 것인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척계광은 함장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어선과 어촌만 불사르고 속히 이동해.”

“넷!”

척계광은 어차피 어선들도 모조리 파괴해야 한다. 그 때문에 전함 2척의 함장에게 별도로 명령했다.

“두 척은 해안으로 접근해서 불화살로 어선과 어촌의 집들을 모조리 불태우시오.”

“넷!”

완전히 초토화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최소한 몇 년은 동해로 나와 조업할 수 없도록 파괴했다. 염전시설이 보이지 척계광은 매섭게 지시했다.

“염전이 보이면 절대 남기지 말고 완전히 파괴해.”

“넷!”

왜도 자염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염전 시설들은 단 하나도 남기지 않고 파괴했다. 더구나 주변의 어촌은 어김없이 공격했다.

드디어 목적지인 고쓰 항구에 도착하자 함장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함포 사격으로 마을만 공격하고 접안해서 점령해. 배는 그대로 두도록.”

“넷!”

함장들은 신속하게 고노가와 강으로 들어가 강변 마을을 향해 돌탄을 날려 어촌을 파괴했다. 겁에 질린 왜인들이 모조리 달아나자 전함들은 강의 남쪽에 정박했다.

척계광은 격군이 해병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모든 배들을 모아서 배다리를 놓을 준비를 하고. 포로를 잡아서 다리를 놓을 상판에 쓸 자재는 초가를 부수어 사용해.”

“넷!”

오우치의 병사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배다리를 놓아줄 심산이다. 너무 빠른 진격이라 오우치 가문의 육군이 도착하려면 조금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

해병대원들은 빠르게 배들을 모았다. 포로로 잡은 왜인들을 동원해 근처에 있는 집을 때려 부수어 상판을 이어가고 있었다. 많은 사람이 동원되자 배다리는 완성되었다.

다음날이 되자 이윽고 오우치 가문의 육군이 도착했다. 척계광은 그들에게 잡고 있던 포로를 모조리 인계해주며 작전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는 마쓰에와 이즈모를 공격할 것이니 그대들은 오다 성과 은광을 점령하도록 하시오.”

“알겠습니다.”

대진국의 해군은 마쓰에와 이즈모를 공격함으로 적의 후방 지원을 차단할 생각이다. 그리되면 오우치 가문의 육군이 은광이 있는 오다를 점령하기 쉽다고 판단했다.

오우치 육군이 모두 배다리를 건너가자 척계광은 함장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우린 빨리 도고 섬으로 갑시다.”

“넷!”

이제 보급기지와 너무 먼 거리로 이동했다. 그 때문에 새로운 보급기지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육지에서 다소 떨어졌지만 도고 섬을 점령할 요량이다.

10척의 전함이 바다로 나오자 어느새 해안의 어촌들을 파괴하던 전함들도 기다리고 있었다. 태왕이 탄 지휘선으로 올라온 척계광은 보고했다.

“폐하, 1차 해안파괴 작전은 모두 끝났습니다.”

“수고 많았어. 모두 도고 섬으로 가서 그 곳을 점령해야 하니 빨리 정비해.”

“넷!”

15척의 전함들이 천천히 이동해 먼 바다로 사라지자 이를 바라보던 왜인들은 다들 안심했다. 끔직한 악몽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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