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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트레인-353화 (353/519)

353화

<해서여진의 병합>

압록강을 따라 동쪽으로 올라온 최인범은 대련항에 해군을 집결시켜 명나라에게 큰 혼란을 유도했다. 정작 자신은 동쪽으로 이동해 집안(集安)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냈다.

이곳을 방어하고 있는 연대장을 불러 물었다.

“조선군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나?”

“넷! 평상시와 똑 같습니다.”

“앞으로 혹시 모르니 경계를 더욱 철저히 해.”

“넷!”

이제 북쪽으로 진군할 예정이나 후미에 해당하는 조선 군대를 마냥 우호적으로 판단하고 안심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조선과 국경지역이고 중요한 내육항구인 이곳 집안으로 와서 점검하고 떠나는 것이다.

다행히 조선에서는 특별하게 군사들의 움직임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흑혈풍을 타고 뒤에 적혈풍을 달고 빠르게 북쪽인 통화(通化)로 향했다.

집안에서 합류한 경호원들과 같이 통화로 향하며 이창수 경호실장에게 물었다.

“환인의 9사단으로 정확하게 연락했나?”

“폐하! 조금 전 경호차장에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9사단의 병력중 기마병 5천명은 말을 한 필씩 달고 이미 통화로 이동했다고 하옵니다.”

“보병이나 포병도 빨리 이동해야 되는데 너무 이동이 늦을지 모르겠군.”

보병이나 포병으로 전투를 치를 생각은 아직은 없었다. 하지만 후미를 튼튼하게 방어해 주면 후위를 걱정하지 않으니 마음 놓고 전투를 벌일 수 있다.

이제 더워지는 여름이 시작되고 있으니 날씨가 제일 큰 문제다. 이동하는 지역에는 계곡도 많고 중간 중간에 쉽게 건너기 어려운 하천들이 아주 많았다.

전쟁에서는 날씨가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 아직은 우기에 접어든 상황은 아니라 그런대로 일정에 맞추어 통화로 이동하고 다음 진격을 위한 준비할 시간은 있었다.

‘철씨 삼형제도 와야 하는데.’

철씨 삼형제를 서쪽에 주둔하는 사단의 사령관으로 임명해 보냈다. 하지만 이번 기습작전이 더 중요해 그들도 불렀다. 그들은 자기와 같이 특수한 갑옷을 입고 있어서 아주 든든한 호위병이다.

그들 철씨 삼형제와 같이 전투를 벌인다면 무서울 것이 없었다. 무술 실력도 뛰어나고 가장 오래 같이 다녀서 호흡도 잘 맞았다. 또한 특수한 갑옷을 입어 그들은 정말 일당백이다.

그들이 좌우에서 보좌하며 자신이 중앙세서 적진을 돌파하면 뚫리지 않을 진용은 없었다. 물론 인공적으로 방어벽을 친 곳이라면 사정은 다르다. 야전에서 적과 대등하게 기마전을 벌인다면 자신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무력이다.

‘잘하면 둔화에서나 만날지 모르겠어.’

언제고 자신이 부르면 올 수 있도록 그들이 지휘하는 사단은 모두 부사단장이 지휘하는 체제로 만들어 놓았다. 다른 경호원들도 마찬가지지만 최인범은 여전히 말을 두필을 가지고 번갈아 타면서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두두두두

산길이지만 집안과 통화 사이에는 대로가 이미 건설되어 있었다. 이곳은 조선의 만포와 연결되는 중요한 교역 루트라 오래 전부터 그런대로 도로 사정이 좋았다.

물론 많은 인력을 동원해 새로 도로를 정비했다. 그 때문에 전의 도로 보다 폭도 넓어지고 곳곳에는 교량도 놓아 최대한 직선으로 만들어 놓았다.

드디어 산길을 이동해 통화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던 설화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폐하, 일찍 오셨군요.”

“아침 일찍 집안에서 출발했소. 떠날 준비는 끝났소?”

“예, 5000명의 기마병이 말 두필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사옵니다.”

“개인당 3필은 아직 확보하지 못 한 거요?”

“예, 아직 그런 정도로 말을 확보하지 못했어요. 동쪽의 간동도 개발 때문에 그곳으로 말을 많이 보내서요.”

“알았소. 2필이라도 확보가 됐으니 우린 제 9사단이 도착하면 그들의 말을 빌려서 바로 떠나도록 합시다.”

이번 해서여진에 대한 기습작전은 기동력이 생명이다. 그리고 아주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말이 개인당 3필 씩은 반드시 필요했다.

장거리 이동에 말이 무리하지 않으려면 3필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그런 정도까지 말을 확보하지 못했다. 더구나 포병의 화포를 운반하기 위해 말들도 필요해 기마병에게만 말을 배치할 수 없었다.

최인범은 9사단에게는 직접 길림으로 진군하게 명령하고 자신은 설화와 같이 기마병 5천명과 같이 멀리 둔화로 가서 그곳의 기마병 5000명과 보병들과 같이 서쪽에서 길림을 공격하기로 결정했다.

한참 기다리자 환인에 주둔하던 9사단의 기마병들이 먼저 도착했다. 사단장인 하후돈이 다가와 거수경례를 하자 급하게 지시했다.

“자네가 보유한 군마 5000필을 군단장에게 넘겨.”

“넷!”

최인범은 하후돈에게 길림으로 가능 일정에 대해 지시했다.

“여기서 보병과 합류해서 주변을 돌며 필요한 말 5000필을 확보한 뒤에 길림으로 이동해 대략 그런 시간 정도면 우리와 같은 시간에 길림에 도착하게 될 거야.”

“넷!”

“군마는 모두 일단 빌리는 형식이니 나중에 돌아와서 돌려주기로 약속하고.”

“알겠습니다.”

큰 지도를 펴놓고 보다 세세하게 작전을 지시했다. 이제부터는 하후돈이 군대를 이끌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설명해 주었다. 작전 지시를 끝내고 나자 정식으로 서류를 만들어 길림으로 공격하라는 명령서를 넘겨주었다.

이제 부터는 전쟁이라 명령서를 받는 동시에 제 1진인 9사단이나 이 지역의 예비사단에 대한 작전권이나 모든 권한은 하후돈에게 넘어가는 것이다. 통화 지역은 전쟁 상황의 최전선으로 이제부터 하후돈이 관할하는 비상계엄지구로 변하는 것이다.

“행정권도 제 1진 사령관이 가지지만 그것을 함부로 행사하지는 말아.”

“잘 알겠습니다.”

작전 지시를 끝내고 나서 통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부부다 보니 자연스럽게 설화와 동침하고 아침 일찍 돈화(敦化)를 향해 출발했다.

돈화로 가는 길은 아주 멀었다. 백산을 지나 드디어 이도백하에 도착하자 이곳에서 사단장을 하는 금일여를 만났다. 금일여는 원정대에 자신도 합류하겠다고 나섰다. 군인의 길을 선택했으니 직접 전장에 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폐하, 저도 같이 가도록 해주세요.”

“알았어. 그럼 부사단장에게 인계하고 기마병만 데리고 가지.”

“넷!”

금일여는 사단 내에 있는 군마를 모조리 모아 역시 5천명의 기마병과 군마를 별도로 1만필을 달고 이동했다. 기마병 1만명에 말이 3만필이나 되자 이들이 지나는 자라는 완전히 길이 더 좋아질 정도다.

‘한 번에 이동하는 말이 많으니 저절로 길이 나게 생겼군.’

전에는 겨우 1천여 필의 말을 몰고 다녔지만 이제는 3만필이나 되는 군마를 몰고 가는 형태라 그동안 세월이 오래 지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설화, 옛날 생각이 나는군.”

“그렇군요. 그러고 보면 아주 오래된 일 같아요. 너무 빨리 시간이 지나서.”

“그런가?”

기마병이라고 하루 종일 달릴 수는 없었다. 말이 지치기도 하고 기수가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은 개울가에서 부대별로 쉬어가고 있었다.

쉬는 시간에 서책을 펴놓고 공부하는 기마병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래서 금일여에게 물었다.

“저들은 뭐하는 건가?”

“폐하, 공부하는 병사들은 모두 조선에서 늦게 이주해서 유달리 장교가 되겠다고 하며 공부를 많이 하옵니다.”

“조선출신들이 많은가?”

“넷! 기마병 중에 반 이상이 조선의 함경도 출신입니다. 대부분 이유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조선을 너무 답답하다며 대진국으로 와서 크게 호령하면서 살고 싶다고 왔습니다.”

기질이 호탕하고 거친 함경도 사내들이라 그런 것 같았다. 물론 그들의 피에는 남쪽 지역 보다는 유목 생활을 하는 북쪽의 여진족 피가 더 많이 흐르는 영향도 있는 것 같았다.

아무튼 유학에 젖어서 살던 습성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나 조선 출신들은 틈만 나면 공부에 매달리고 있었다. 군에서 필요한 책도 있고 때로는 행정이나 법에 대한 서책도 보고 있었다.

‘조선 사람들이 확실히 공부와는 인연이 많은 것 같군.’

양반 출신들은 습성이 젖어서 하지만 일반 백성 출신도 공부에 한이라도 맺힌 것인지 주구장장 이동하면서도 뭔가 왜우는 기마병들도 있었다.

조선처럼 사회 분위기가 너무 문치(文治)로 흐르는 것은 좋지 않다. 그래도 지식을 지닌 국민이 많아져야 나라가 발전하기 때문에 최인범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요즈음 도통 책을 보질 않았어.’

최인범이 세세한 보고를 받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아서 그렇지 조선은 아주 심각한 문제가 대두 되었다. 연해주지역의 간동도가 개발되자 그곳으로 이주하는 조선인들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대진국이 신분 차별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자 떼로 이주하고 있었다. 양반들은 함경도 지역 사람들을 조선 조정에서 차별한다고 느껴서 이주했다. 일반 서민들이나 빈곤층 그리고 천민들이야 양반과 똑 같이 공부해 출세할 기회가 주어지니 이주민들은 대폭 늘어난 것이다.

특히 대진국에서 각종 산업의 기술자들인 장인들을 우대하자 그들의 이주는 더욱 많았다. 조선은 북쪽에 생긴 언어나 기본적인 풍습은 거의 비슷하지만 또 어찌 보면 전혀 다른 사회제도를 채택해 시행하는 대진국 때문에 사회 전체가 온통 뒤숭숭했다.

그 때문에 조선은 점차 철저하던 신분 제도가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었다. 함경도나 평안도의 주민들이 대거 북쪽으로 이주하자 인구가 많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계속 이주를 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얼마 지나지 않으면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 떠나버리고 있는 것이다.

최인범은 중간 중간에 쉬거나 야영하며 빠르게 이동해 드디어 목적지인 돈화에 도착했다. 돈화는 과거 대조영이 나라를 처음 세운 곳이라 역사가 깊었다.

돈화에 도착하자 주변에 있는 예비연대의 병사들이 속속 모여 들었다.

와글와글.

많은 병사들이 모여들자 돈화는 전보다 더 소란스럽게 번잡하게 변했다.

“설화! 빨리 길림으로 가는 것이 좋겠어.”

“넷!”

예비 연대는 대부분 보병 편제라 기마병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들 중에 5000명의 기마병을 모아 총 15000명의 기마병을 이끌고 길림(吉林)으로 향했다.

최인범이 병합하려는 해서 여진은 본시 4개 부족으로 나뉜다. 그리고 전에 금나라를 건국한 직계후손들이라고 해서 나름 자부심이 대단했다. 건주 여진족들도 유목민이 많지만 해서 여진은 그야말로 거의 유목 생활이나 사냥으로 사는 부족이다.

기마병 1만 5천명을 이끌고 서쪽을 향해 이동하자 그 뒤를 보병이나 포병들이 따르고 있었다. 이동하면서 전방에서 척후병들이 계속 보고를 했다.

“폐하, 적들도 강변에서 약 3만명의 기마병을 모아서 포진되어 있사옵니다. 아마도 해서 여진의 모든 청장년들이 모인 것 같습니다.”

“기마전으로 정면승부를 보겠다는 뜻이군.”

이미 해서여진으로 외무장관인 서계가 찾아가 협상해봤지만 거절당했다. 자신들은 금나라 후손으로 남의 밑으로 들어가 살 수 없다는 것이 4개 부족장들의 의견이었다.

“결국 전쟁으로 병합시켜야 되는군.”

되도록 설득해서 희생 없이 만주 지역을 통합할 생각이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제 전쟁을 벌여 승패를 가려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희생이 생기더라도 두 번 다시 반항하지 못하게 철저하게 굴복시킬 생각이다. 전투에 임하는 최인범은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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