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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트레인-313화 (313/519)

313화

최인범은 이런 지시를 내리고 추가해서 명령을 내렸다. 비사성 지역이 자신의 봉토지로 변하게 되자 평소에 구상한 조직은 추가해서 만들기로 했다.

“장 장관, 바쁘겠지만 봉황성으로 가서 기숙사 시설로 쓰는 건물을 비워서 그곳에 정보원을 만들도록 해. 아직 책임자가 없으니 일단 필요한 자료만 비치하고 시설만 해놓으면 돼.”

“넷!”

“건물 하나에는 감사원 시설을 만들어. 감사원은 조선의 사간원 같이 주로 지방으로 어사를 파견하거나 중앙부처를 감찰하는 기구니 그렇게 알고.”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왕궁과 인접한 곳에 국방과학기술원을 만들도록 하고. 모든 재원은 이번에 자순 태감이 명나라에서 가져온 비단으로 충당하도록 해.”

“명을 따르겠나이다.”

최인범은 국가정보원, 국방과학기술원, 감사원을 군왕이 직접 관리하는 기구로 만들기로 했다. 정보의 필요성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 이제는 주변 지역에 정보원을 파견해야 되는 시기다.

물론 기구를 만든다고 해서 당장 가동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필요한 기구를 만들어 놓고 제일 인원이 많은 군대에서 차출해 채워나갈 생각이다.

‘후우! 사람이 부족해.’

점점 광범위해지는 영토를 다스리기 위한 인물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어디 가서 사람을 빌려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답답해 미치겠어.’

그러니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조선에서 불러오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이렇게 마음을 먹고 최인범은 우선 교도소를 방문해 부소장인 척계광에게 지시했다.

“지금처럼 잘 관리하고 이제 소금 생산량이 늘어나는 계절이니 생산량을 2배로 늘리도록 해.”

“넷!”

“여기에서 필요한 염부는 조만간 보내 줄 것이니 그리 알고.”

척계광의 자질이 뛰어나지만 너무 나이가 어리다 보니 아직은 다른 업무를 맡기기는 곤란했다.

염창 시를 떠나 단동의 남항의 해군기지로 가서 2함대장인 이민준 중령에게 지시했다.

“비사성 근처에 해군기지를 만들어야 하니 조선소에 있는 선박기술자를 일부 차출해서 2함대 전체는 대련으로 떠나도록 준비해.”

“알겠습니다.”

“거의 아무것도 없는 곳이니 필요한 사람을 모두 데려가고 항구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장비도 가져가도록 해. 운반은 모두 조운선 20척으로 하고. 몇 척에는 소금을 싣고 가서 현지 주민에게 인건비로 지불해.”

“명을 따르겠나이다.”

급하게 해군에게 먼저 명령을 내리는 이유는 함대 전체가 해군기지를 옮기기 위해 떠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이런 지시를 내리고 그곳과 인접한 모든 섬에 대한 조치도 내렸다.

“현지로 가서 함대장이 잘 판단해서 산동의 반군과 밀착된 섬에서 사는 주민들은 모조리 대련 항으로 이주시키고 어선들은 모조리 압수해.”

“전하, 그들이 거부하면 어쩌죠?”

“그런 경우는 해금조치에 불복종하는 법과 반란군에게 협조한 반역죄를 적용해서 모조리 전쟁포로로 잡아서 염창의 포로수용소로 보내. 대신 그런 사실은 미리 섬에서 사는 주민들에게 일단 통보부터 해.”

“넷!”

염전에 필요한 인원을 산동지역의 반군과 협조적인 섬사람들을 포로로 잡아서 충당할 생각이다. 물론 포로로 잡아서 염부로 부리지만 적당한 기회에 일반주민으로 만들던지 아니면 해군으로 편입시킬 생각이다.

‘척계광에게 포로수용소도 같이 관리하도록 지시하면 고향사람들이라 성향 파악도 쉬울 것이고 적당히 잘 조정해서 그들을 부리게 될 거야.’

하필 섬에서 사는 주민을 대상으로 소개령을 발동하는 이유는 그들이 섬에서 사라지면 산동 반도의 제태국 수군을 공략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태국의 수군은 모두 전에는 어부로 살던 사람들이라 잘하면 그들이 가족을 살리기 위해 투항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동쪽이나 남쪽인 황해 지역은 모르지만 산동 반도의 북쪽인 발해만 지역의 섬들에서 살던 수군들은 충분히 그렇게 될 여지가 많아.’

새로 지어진 해군기지 내의 건물에 각부 장관들이 모였다. 비사성이 봉토지가 됐으니 그곳에 항구를 건설해 해군기지와 무역항을 건설하기로 했다. 물론 어업도 중요한 직종이라 어항도 만들기로 결정했다.

“우선 제2함대를 모두 그곳으로 보내니 거기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취해 주시오. 그리고 그곳에도 새로 조선소를 건설할 계획이요.”

해군기지가 건설되니 자연히 해군들의 가족이 이주하게 된다. 또한 학교나 관공서도 건설되고 그밖에 새로 시장도 임명해야 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들은 많았다.

해양부 장관인 임인기가 나서며 물었다.

“전하, 그곳에서 해군에서 필요한 판옥선을 건조하나요?”

“그렇소. 하지만 선박건조에 필요한 목재가 충분하지 않으니 그곳에서는 민간인이 필요한 어선 건조나 또는 조운선 정도만 건조하고 대부분 이곳에서 해군함정은 건조하게 될 것이오.”

대형 원목을 이용해 선박을 건조하기 때문에 그 지역에는 필요한 목재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런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단동은 그곳과는 달리 압록강을 이용해 백두산 근처에서 대형 원목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해군 함정의 대부분은 이곳에서 건조할 생각이다.

산동 반도의 제태국을 공격하려면 해군을 이용해 상륙작전을 펼쳐야 하기 때문에 추가해서 지시를 내렸다.

“앞으로 4개 함대를 만들 계획입니다. 각 함대는 모두 판옥선을 기준해 모두 60척씩 보유하도록 할 생각이니 그에 따른 원료 조달에 힘써 주기 바랍니다.”

총 240척이나 되는 함정을 건조한다는 거창한 계획을 발표하자 장관들은 대부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만한 재력이 없고 시설도 당장은 없기 때문이다.

장관들이 놀란 표정을 짓자 최인범은 이내 그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해군에서 운영하는 염전의 수익으로 충당할 계획이니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무튼 필요한 나무의 소요가 많아질 것이니 백두산 지역에서 벌목에 힘써 주시오.”

“넷!”

이외에 그곳에 당장 육군도 주둔해야 되기 때문에 지시를 내렸다.

“그곳에는 대련시 동쪽의 비사성에 주둔할 연대와 대련시 서쪽에 주둔할 연대 그리고 북쪽에 주둔할 연대가 필요하니 국방부에서는 3개 연대를 창설하시오. 7, 8. 9의 정규연대로 제 3사단 사령부도 대련에 설치하니 되도록 대련 지역에서 근무를 원하는 병사들을 보내도록 하시오.”

“넷!”

정규연대의 경우 기병 1천명에 보병 3천명, 포병 1천명이라 필요한 병사의 수가 1만5천명이나 된다. 그러니 현재로는 봉황성의 군사들을 일부 보내서 창설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오래 방치해 두어 허물어진 비사성도 보수 공사를 해야 된다 당장은 정규연대들이 조직될 수 없는 상황이라 철갑웅에게 명령했다.

“제1연대는 대련으로 가서 3개 정규연대 창설을 도와주도록 해. 필요한 군마는 심양에서 보낸다니 기다려 보고 안 오면 이곳에서 보낼 것이니 그렇게 알고. 미리 기병대원은 양성해 놓도록 해.”

“철저히 준비하겠습니다.”

새로운 기구가 생긴다는 것을 안 이지함이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전하, 새로 생기는 정보원이나 감사원 등 관청으로 보낼 관료들은 어찌 충당하실 생각인지요.”

“그건 일단 책임자가 정해져야 하니 당장은 인원 차출을 생각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이지함은 비사성 지역에 보낼 관료를 선발하는 일도 약간 벅차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지함은 나름 조선으로 연통을 해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나 또는 친인척을 동원해 선비들을 이곳으로 초청하고 있었다.

나라 형태로 변하고 있고 언젠가는 조선과 충돌도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지함은 만약 그렇게 될 경우 조선에서 연좌제를 적용해 해를 당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봉황성으로 이주시키고 있었다.

물론 이지함 뿐 아니라 다른 장관들도 마찬가지로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이곳은 사람이 부족한 새로운 기회의 땅이기 때문에 이주를 권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번에 조선과 왜로 간 진명하와 같이 올라오는 중이다. 그래서 이지함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전하, 이번에 이주해 오는 조선출신이 많을 것인데 그들을 집단으로 비사성 지역으로 보내는 것은 어떠한지요?”

“이주민이 얼마나 됩니까?”

“대략 1만명은 됩니다.”

“그렇게 많소? 그렇다면 장관의 생각대로 그들은 모두 비사성 지역으로 보내도록 하시오. 그리고 이주민 중에서 관리도 선발해 보시오.”

“넷!”

이지함은 군왕의 봉토지로 변한 그곳으로 이주시키려는 이유 중 하나는 봉토지의 경우 오히려 개인 토지 소유지 보다 더 빠르게 발전하고 세금 혜택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일정 수주의 경제력이 생기지 않으면 최인범은 봉토지 내의 주민들로부터 세금을 전혀 걷고 있지 않았다. 더구나 토지를 빌려주면서 거두어 드리는 소작료도 아주 싸기 때문에 봉토지로 이주하는 것이 상당히 유리했다.

국무회의가 모두 끝나고 나자 이지함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했다.

“전하, 이번에 조선에서 오신 관료 출신인 선비를 만나 보시겠어요?”

“관료 출신이라니 높은 벼슬을 했던 사람입니까?”

“그렇지는 않사옵니다. 성균관 사성으로 임명되자 낙향했습니다. 그분은 학식이 아주 높은 분입니다.”

“누굽니까?”

“퇴계선생이라고 칭하는 분이죠.”

“뭐요? 퇴계 이황이 여기를 와요?”

“예. 이주한 것은 아니고 잠시 봉황성을 들러보고 싶다고 저를 찾아 왔습니다.”

조선에서는 뛰어난 인물들은 새롭게 생긴 봉황성의 움직임에 관심이 많았다. 때로는 앞으로 서로 적대관계가 될지 몰라 걱정하는 뜻으로 와서 살피기도 한다.

또는 자신이 이주하면 무슨 벼슬자리를 차지할지 가늠해 보기 위해 찾아오는 약삭빠른 사람들도 있었다.

퇴계 이황이 벼슬자리가 탐나 이곳을 온 것은 분명 아니고 아마도 조선의 미래를 걱정해서 살피러 온 것 같았다. 인재가 절실하게 필요한 최인범은 이황이 왔다는 말에 즉시 명령을 내렸다.

“그를 만나게 해주시오.”

“알겠습니다.”

이황을 만나기로 하고 단동의 북항으로 가자 그곳에는 마침 조선에서 많은 이주민들이 나룻배를 타고 넘어오고 있었다. 그들 중에 최복동을 보자 최인범은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외쳤다.

“행랑아범.”

“전하! 저도 여기서 살려고 왔습니다.”

“월녀는 어찌하고?”

“월녀 공주님이야 제가 없어도 잘 지내실 겁니다. 조선에서 감히 월녀 공주님을 해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아무튼 잘 왔소.”

최인범은 작은 어떤 흔적들을 가지고 예리하게 전체적인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난 최복동을 만나자 쉽게 결정을 내렸다.

“이주했으니 나를 도와 줘.”

“전하, 소인이 필요하시면 당연히 그래야죠.”

결국 외부로 인사에 대해 발표를 안 하고 최복동을 정보원장으로 임명되었다. 어차피 음지를 지양하는 기관이라 굳이 책임자를 노출시킬 필요가 없었다.

이런 조치를 취하고 나서 상공부와 농산부 장관을 하던 홍성철과 장주한을 과학기술원의 원장과 부원장으로 발령을 냈다. 그리고 내무장관인 이지함은 감사원장으로 임명해 장관 자리 셋을 비워놓고 이황을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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