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화
가을밤의 주막 안방에서는 은밀하고 진득한 소리가 들렸다.
“어머나!”
“아잉!”
두 여자가 토해내는 간드러진 소리가 은은하게 어둠이 짖은 밖으로 흘어 나왔다. 그런 소리가 들이는 가운데 주막으로 몰래 접근하는 사내가 있었다.
남들의 시선이 의식되어 그런지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두리번 두리번.
중년을 훌쩍 넘긴 사내는 얼굴이나 모습은 아주 후덕하고 부드럽게 보였지만 하는 행동은 매우 민첩했다. 아까부터 주막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김 상궁이 도착해 안방으로 들어가자 계속해서 담장 밖에서 살피고 있었다. 드디어 부엌에서 일하던 주모가 술상을 보아 안방으로 들어가자 뒷담을 살짝 넘어 살그머니 부엌으로 스며들었다.
‘안방을 살피는 것은 여기가 더 좋지.’
안방의 동정을 살피기는 마루나 다른 곳보다 부엌이 더 좋았다. 뒷마당은 골방이 있으니 오히려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이 담장 너머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사내는 부엌의 부뚜막에 쪼그리고 앉아 안방으로 들어가는 쪽문 옆에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안방에서 진득하게 남녀가 교접하는 소리를 듣다가 속으로 혀를 찼다.
‘허어! 백삼수 저 놈이 두 여자를 가지고 노네.’
한편 괴한이 부엌으로 몰래 숨어 들어와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세 사람은 안방에서 진득한 놀이에 깊이 빠져 있었다.
가벼운 입맞춤 정도야 셋이서 같이 누워 번갈아했다.
이윽고 본격적인 정사가 벌어졌다. 집주인인 주모는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우선권이 있는 법.’이라 그런지 이미 한 번의 진한 정사로 사지를 쫙 벌리고 잠들어 버렸다.
주막의 부엌일도 힘들고 수작 거는 손님들과 말상대 하는 것도 힘든 판국에 큰 육모방망이 같은 육봉으로 공격을 당하자 비명을 지르더니 완전히 뻗어 버렸다.
백삼수는 김 상궁의 무명치마를 헤치며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빠르게 밀어 넣었다. 치마 안에는 입고 있는 속곳이 없었다. 부드러운 허벅지 안으로 손을 깊숙하게 밀어 넣자 좁고 어두운 골짜기는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차라리 치마를 벗지.”
“아뇨, 빨리 돌아가야 해요.”
“이 밤에 돌아가다니. 이미 서대문은 잠겼을 건데.”
“급하게 가볼 곳이 있어요.”
이미 서로 진득한 사이가 된지라 대화는 별로 필요 없었다. 김 상궁이 빨리 돌아간다고 말하자 백삼수는 허벅지 안쪽을 더듬나 싶더니 빠르게 손가락을 계곡 속으로 진입했다. 너무 빠르게 돌진하는 손가락 때문에 김 상궁은 가늘게 비명을 토했다.
“아흐윽!”
은밀한 계곡의 속으로 손가락이 빠르게 침입하자 김 상궁은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이미 주모와 벌이는 정사를 옆에서 바라보며 뜨거워진 몸이다. 손가락이 좁은 계곡 속으로 들어오자 몸은 더욱 뜨거워졌다.
김 상궁은 가볍게 신음을 토해냈다.
“하악! 하악!”
백삼수는 이쯤 되자 더 이상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김 상궁이 빨리 가야한다니 속견속결로 만족시켜줘야 한다. 아무리 급하다고 하더라도 허수로 일을 치루면 여자가 배신하는 경우가 있다.
백삼수는 이미 뜨겁게 달아오른 여체를 탐하기 바빴다.
김 상궁은 수즙은 듯이 몸을 이리 저리 뒤틀렸다. 자꾸만 애무의 손길을 피하는 부풀어 오른 가슴을 그대로 방치하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백삼수의 손길은 어느새 등을 지나서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전보다 말랐군.’
아까도 느꼈지만 다소 약해 보이는 가냘픈 몸매다. 그래서 강렬한 자극이 아니고 부드럽게 김 상궁의 몸을 어루만졌다. 김 상궁은 몸이 점점 뜨거워지자 애가타서 허우적거렸다.
이미 몸이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뜨겁게 달아 오른 김 상궁은 두 손으로 가슴을 쥐어짜며 크게 신음을 마구 토해 냈다.
“아아음! 아으음!”
백삼수는 김 상궁을 상대하는 애무방법은 주모와는 약간 달라졌다. 경험이 많은 주모야 그냥 강하고 빠르게 눌러만 주면 제풀에 쉽게 펴진다. 그러나 김 상궁은 그렇지 않아 느리고 여유롭게 긴 시간을 소모하며 뜨겁게 달구었다.
김 상궁은 백삼수의 부드러운 손길과 뜨거운 입김으로 헐떡였다. 스치듯이 지나가는 가벼운 손길에도 김 상궁은 커다란 가슴을 불쑥 내밀며 애가 타서 작게 외쳤다.
“아흐윽! 나리! 어서요!”
몸이 뜨거워진 김 상궁은 애가 달아 급하게 손을 아래로 내렸다.
“흐어억!”
김 상궁은 가늘고 긴 손가락을 이용해 백삼수의 중심을 거머쥐고 요란하게 흔들었다. 마치 손으로 녹여 버린다는 저돌적인 동작이다. 아래가 너무 강하게 잡히자 백삼수는 통증을 호소했다.
“아파!”
“아이잉! 나리, 저 급해요.”
김 상궁의 손길로 좁은 계곡에 다다른 육봉은 깊은 함정 속으로 서서히 빠져들었다. 검은 계곡은 너무 좁았다. 홍수로 범람하고 있는 깊고 어두운 골짜기라고 해도 좁고 깊었다.
백삼수는 힘을 주어 보지만 진입하기가 약간 거북했다.
‘여전히 좁아!’
우람한 육봉을 좁은 계곡 앞에서 머물며 진퇴 운동을 반복하자 차츰 넓어졌다. 그러자 백삼수는 엉덩이에 힘을 가해 힘차게 전전했다.
그러자 김 상궁은 크게 비명을 토했다.
“으아아악!”
김 상궁은 이렇게 아프다고 비명을 토해내고 싶지 않았다. 통증이 수반되며 우람한 육봉이 계곡 안으로 진입 순간은 어쩔 수 없이 고통을 호소했다.
김 상궁은 조심스럽게 백삼수의 빠른 공격에 조금씩 장단을 맞추어 보았다. 하지만 몸이 마음과 같이 능숙하게 움직여지질 않았다. 자주 해보는 요분질이 아니라 경험 부족으로 매우 서투를 수밖에 없었다. 깊숙하게 치밀어 들어오는 느낌으로 김 상궁은 뜨거운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아흑! 아흐윽!”
퍼벅! 퍼벅!
이윽고 백삼수의 동작이 빨라졌다. 그러자 김 상궁은 그저 입만 떡 벌리고 계속해서 비명소리만 토해냈다. 김 상궁의 커다란 비명소리로 주막의 안방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김 상궁의 자지러지는 감창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잠시 잠잠해지다 또 다시 신음소리가 길게 이어졌다. 김 상궁은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차오르는 뭔가가 크게 부풀어 오름을 느끼고 있었다. 점점 머리가 크게 부풀어 오르는 느낌으로 김 상궁은 위기감을 느꼈다.
“아아악!”
백삼수의 진퇴 동작은 더욱 빨라졌다. 이어서 갑자기 더욱 깊숙하게 진입하는 느낌이 들었다. 김 상궁은 비명을 마구 토하며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여전히 육모방망이 같은 무서운 육봉은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물건이다.
“으아아앗!”
김 상궁의 비명은 길게 이어지며 머리를 가득 채우던 뭐가 팍 터져 버렸다. 부풀었던 머리가 터져버려 그런지 김 상궁은 순간 눈앞에는 수많은 별똥별이 보였다. 이대로 ‘깊은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져 죽는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헙!”
순간 백삼수는 짧은 호흡 소리를 토해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김 상궁의 몸을 꽉 껴안고 전신을 경직시키며 원 없이 마구 토해 냈다.
시원하게 토해냄이 끝나고 나자 백삼수는 슬며시 몸을 옆으로 돌려 천장을 바라보았다. 전혀 막힘이 없이 시원하게 분출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숫처녀로 접한 지 몇 번 되지 않아 그런지 나이가 먹었어도 여전히 좁아서 조이는 맛이 좋아.’
김 상궁의 허벅지는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미세하게 부들거리며 떨렸다. 잔물결이 지나고 나자 김 상궁은 만족한 느낌과 함께 허망함을 느끼고 있었다. 다른 여자와 정사를 벌이는 사내라 믿을 놈이 못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어찌 보고 다른 여자 다음으로 해주고 그래. 따로 만나자고 해야지.’
은근히 자신의 신분이 높으니 대우를 받길 원하고 있는 김 상궁이다. 더구나 숫처녀를 준 몸이니 작부인 주모와는 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백삼수는 여자를 큰 놈으로 힘차게 눌러만 주면 만족하는 줄 알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아무리 요상한 관계라고 해도 여자는 누구도 혼자만 사내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지니고 있었다.
명나라로 가서 정신병자인 가정제의 행동에 동화된 자금성의 궁녀와 조선의 궁녀를 똑 같다고 판단하는 큰 오류를 범한 것이다. 더구나 조선은 명나라 보다 윤리도덕을 더 따지는 풍토가 있다는 것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 세상의 여자들을 너무 단순하게 판단하는 큰 오류를 범했다.
주상만이 자신의 몸을 차지할 위치인 상궁으로 다른 남자와 교접을 벌이니 너무 무서운 짓을 벌였다. 아무리 태연하려고 해도 너무 부끄럽고 무서운 짓을 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들켜 궁중으로 알려지면 자신의 분명 교살을 당하게 된다.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이야.’
이런 생각을 하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물어 볼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나리, 우리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죠?”
백삼수는 미처 너무 중요한 문제라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러나 잠시 뒤에 마음을 다잡아먹고 본래 목적을 과감하게 토해냈다.
“윤 과부에게 나를 소개시켜줘.”
“예? 누구요?”
“왜 다른 윤 과부가 또 있나? 모시고 있다는 돈 많은 과부인 윤 씨를 소개시켜 달라고. 그래야 따로 우리가 만날 장소를 만들지.”
“그건 그렇지만 그분은 저처럼 쉬운 분이 아닌데요.”
“무슨 소리야 이것 싫다는 과부를 본적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어. 처음에야 절개를 잃어버리느니 차라리 혀를 물고 죽는 다 별 소리 다하지만 한번 진하게 하고 나면 반드시 다시 만나달라는 바지 잡고 늘어지는 것이 사내 맛을 아는 과부들이야. 그러니 나를 믿고 윤 과부를 소개 해 주기만 해. 돈을 벌어야 따로 주막이라도 차리지. 그 윤 과부를 내가 진하게 눌러주어 꼬여서라도 돈 좀 우려내게.”
김 상궁은 백삼수의 말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무 엄청난 소리를 토하는 백삼수가 갑자기 무서워졌다.
‘이 사람이 정말 겁이 없군. 그분이 누군 줄 알고?’
아직 자신의 정체를 잘 모른다고 판단되지만 어쩌면 알 수도 있다. 그분의 신분을 알고도 이런 무서운 말을 한다면 실로 어마어마한 꿈을 지닌 무서운 사내다.
덜덜덜.
김 상궁은 뜨거웠던 몸이 덜덜 떨리며 이내 싸늘해졌다.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더 이상 이 사내와 같이 있다가는 죽을 길로 가게 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지.’
더 만나지 않겠다고 마음이야 단단히 먹지만 그게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다. 이미 몇 번의 정사로 사내 맛이 단단히 들어서 전처럼 바늘로 허벅지 찌르는 정도로 뜨거워진 피를 다스릴 수 없을 것 같았다.
‘후우! 내가 어쩌다가 이런 지경으로 변하게 되서.’
겁이 나서 관계를 청산할 생각을 해보지만 여전히 미련이 많은 김 상궁이다. 그녀는 주막에서 나와 어두운 밤길을 급하게 가고 있었다.
이때 그녀의 뒤를 부엌에 있던 사내가 멀찍이 따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여자가 들어가는 다소 큰 주막을 보며 너무 놀라 입을 떡 벌렸다.
‘이런! 저 여자가 바로 아씨께서 감시하라던 김 상궁이었어.’
그러니 아까 백삼수가 최종적으로 노리려는 목표인 윤 과부가 어떤 여자인지 알자 마음이 급해졌다. 아무리 못된 놈이고 별짓을 다한다고 해도 이것은 너무 엄청난 사건이다.
‘빨리 아씨께 알려야 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