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화
<첫 경험의 짜릿함>
의무병으로 결정된 병사와 구종들이 연기가 모두 빠진 호랑이 굴로 기어들어가 호랑이 똥을 사그리 주어서 나왔다.
“소대장님 오래된 호랑이 똥도 있고 약재료가 너무 많아서 좋네요.”
“그렇게 호랑이 똥이 좋냐?”
“그럼요. 단양으로 가서 약초를 사면 만들 약품들이 아주 많습니다.”
“알았어. 그럼 단양에 도착하면 거기서 하루를 묵어야 되겠군.”
막상 호랑이를 여러 마리를 생포하고 나니 뒤처리가 매우 곤란했다. 그냥 죽이자니 너무 아깝고 키우기도 그렇다고 놔줄 수는 없었다.
‘생포했으니 한양으로 그냥 살려서 보내야 하나?’
잠시 고민하던 최인범은 다른 처리 방식이 좋다고 판단해 행정병과 연락병을 바라보며 지시했다.
“행정병은 호랑이를 죽이고 또 생포했다고 풍기군수에게 보낼 보고서를 써. 연락병은 보고서를 풍기군수에게 전하고 이후 조치에 대해 지시를 받고 돌아와.”
“넷!”
아직도 풍기군수 관할이라 이렇게 조치를 내렸다. 일단 개시부터 호랑이 사냥 실적이 좋다고 판단해 최인범은 신하철 분대장에게 명령했다.
“분대장은 윤 진사 댁 바깥마당을 빌려서 제식 훈련과 무술 훈련을 실시해.”
“넷!”
하루 종일 부대원들은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군사훈련을 계속했다.
“하나!”
“얏!”
“둘!”
“얏!”
반복적으로 제식훈련을 계속하자 차츰 대열이나 대형을 갖추는 기본 동작은 능숙하게 했다. 물론 투장 기술도 전수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궁술을 연습하거나 검술 연습도 했다.
이틀간 군사훈련하며 기다리자 드디어 연락병이 말을 탄 풍기군수와 포졸들이 도착했다. 풍기군수는 생포된 호랑이를 보자 욕심이 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최 사용, 호랑이는 나에게 인계하고 빨리 평창으로 떠나지.”
“군수님, 보상은 문제는 어떻게 되죠?”
풍기군수는 이런 물음에 즉시 답해 주었다.
“그야, 조정에서 정한 보상 가격 그대로 줘야지. 호랑이가 두 마리니 면포가 400필이고 나머지 새끼 호랑이는 100필씩 계산해서 모두 800필의 어음을 주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군수님께 호랑이를 모두 인계하고 떠나도록 하죠.”
서로 합의되자 풍기군수는 얼른 800필의 면포 어음을 넘겨주었다.
“군수님, 이제 인계했으니 호랑이가 달아나도 저는 모릅니다.”
“그야 당연하지. 그런 염려는 말게.”
최인범은 왕대나무로 우리를 튼튼하게 만들어 생포된 호랑이를 풍기군수에게 인계했다.
이미 죽은 호랑이 경우 호피만 넘겨주고 뼈는 약품을 만들기 위해 의무병이 비축했다. 살코기는 죽죽이 주막으로 보내 술안주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호랑이 처리가 끝나자 최인범은 다음날 아침에 창락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저녁이 되자 슬며시 사라졌던 백삼수가 천막으로 와서 은밀하게 제안했다.
“소대장님, 힘들게 호랑이도 잡았으니 부대원들도 휴식을 주고 하룻밤이라도 주막에서 주무시죠. 전에 주무시던 아래골방으로 가세요.”
“알았어. 그렇게 하지.”
최인범은 호랑이 추포작전을 성공했다고 판단해 부대원들에게 자유 시간을 주었다. 그러나 너무 풀어주면 곤란해 당부했다.
“그렇다고 멀리 벗어나면 안 돼.”
“알겠습니다. 마을에서만 자유 시간을 가지도로 하죠.”
“술은 죽죽이 주막으로 배정된 정량만 마시고.”
“넷!”
죽죽이 주막으로 가서 정량인 소주 2홉까지 공짜로 먹도록 배려했다. 더구나 안주로 호랑이 고기를 먹게 된 병사들은 다들 신이 났다.
“야! 이제야 조금 풀어 주시네.”
“어서 가서 마시자!”
죽죽이 주막의 바깥채에는 병사들이 떼로 몰려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다소 불평하던 주모는 입이 떡 벌어지며 싱글벙글 좋아했다.
이제야 돈벌이가 되었다. 그래서 부지런히 기본 안주인 호랑이 고기 대신으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추가해서 팔았다.
참고로 조선 사람은 술을 아주 잘 먹는다. 막걸리인 농주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저 노동하며 갈증을 해소하는 음료수처럼 퍼마신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다들 죽죽이 주막으로 가서 배정된 술을 마셨다. 또한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은 자신에게 배정된 술을 동료에게 공짜로 넘기거나 또는 면포와 바꾸기도 했다.
주막의 아래골방으로 배도치와 처벌 받았던 부하들을 불러 술을 따라주며 달랬다.
“내가 너희들을 미워서 그랬겠어! 그러니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
“아닙니다. 저희들이 조금 건방졌어요.”
“다음에 어떤 공이라도 세우면 계급이나 직책은 원상 복귀를 시켜줄 것이니 앞으로 잘해.”
“넷!”
배도치를 비롯한 부하들은 이번 처벌을 계기로 군기가 진짜로 바짝 들었다.
호랑이 사냥에서 참여를 안했다고 이렇게 혹독하게 처벌 받았다. 전장에서 만약 명령을 어기면 목은 쉽게 댕강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심하다 할 정도로 몽둥이찜을 해서 혼을 단단히 내고 소주를 따라주며 달래니 보통 사람으로는 쉽게 하지 못하는 행동이다.
‘진짜로 겁나는 분이야.’
다른 분대장들도 불러 별도로 술을 따라주며 당부했다.
“앞으로 잘해 보자고. 이번에 호랑이를 생포해서 생긴 600필의 어음은 공동으로 잡았으니 10등분으로 나누어 분대별로 60필씩 배정해 주지. 말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는 그와는 별도로 면포를 5필씩 더 주기로 하고.”
“감사합니다.”
말이 있어야 부대의 기동성도 높아지니 그들에게 더 많이 배정해주기로 결정했다.
“60필은 분대장이 알아서 분대원들에게 나누되 어려울 때를 생각해 조금은 분대 자금으로 놔두고 나눠줘.”
“잘 알겠습니다.”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분대장들은 면포 5필씩 분대원에게 나누어주고 자신들은 10필을 차지하고 나머지 25필은 분대의 비상금으로 비축한다고 협의했다.
분대장들은 최인범의 말이지만 말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에 면포를 15필씩 챙기게 되었다. 이런 다소 복잡한 절차를 선택한 이유는 그래야 분대장이나 분대원들의 불만이 없기 때문이다.
직책이 사라진 배도치와 민정만은 졸지에 면포도 조금 밖에 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자 배도치나 민정만은 군법의 엄중함을 절감했다.
‘이거야 원. 한번 실수로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는군.’
날씨가 구름이 잔뜩 끼고 매우 우중중하더니 드디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쏴아아!
“어라! 비가 너무 내리네.”
“내일 떠나기 어렵겠어.”
많은 비가 내리자 분대장들은 다들 걱정했다. 내일 아침 일찍 죽령을 넘어 단양까지 이동할 생각인데 비가 너무 많이 내리니 이동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인범은 이것도 우중 훈련이라고 판단해 지시했다.
“삿갓을 쓰고라도 이동할 것이니 준비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혹시 비가 많이 내려 골짜기나 냇가를 건너기 힘들지 모르니 왕대나무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네요.”
“그렇지. 이번에 보니 단창으로 천막을 치는 것을 조금 고려해 봐야해. 무기를 그런 곳에 쓰면 적이 갑자기 나타나면 곤란하니까.”
“그렇군요. 사실 그래서 출동이 늦어진 점도 있었어요.”
이렇게 분대장들과 부대 운영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먹었다. 이윽고 분대장들이 방에서 나가고 만취한 최인범은 밤이 깊어 아래골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깊은 잠속으로 빠져 드려는 순간.
누군가 살며시 방으로 들어와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왔다. 그리고 빠르게 품에 안기는 젊은 여자 때문에 잠들던 최인범은 깨어나며 매우 놀랐다.
“누구요?”
“······.”
여자는 최인범의 물음에 전혀 응수를 안했다. 그저 이런 판국에 무슨 말이 필요하냐는 듯이 저돌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답을 대신했다.
“헉!”
여자의 가느다란 손이 사타구니를 강하게 거머쥐자 최인범은 ‘이게 무슨 일이냐?’ 하며 매우 놀랐다. 도둑이 들면 개도 안 짖는 다더니 문 앞에서 알짱거리던 풍산개들도 어찌된 일인지 짖지 않았다.
만져보니 머리카락은 분명 댕기머리를 하고 있고 아주 젊어 보였다. 하지만 등잔불이 꺼진 방안은 너무 어두워 정확한 얼굴을 알 수 없었다.
여자는 허겁지겁 바지춤을 제치고 쇠처럼 단단해진 물건을 손으로 억세게 거머쥐었다. 그리고 익숙한 동작으로 뿌리까지 쫙 훑어 내렸다.
너무 당황한 최인범은 여자를 밀친다는 생각은 전혀 없고 그저 당황해서 다급한 비명만 크게 토했다.
“흐어억!”
여자는 급하게 몸 위로 올라타고 저고리를 풀어 불룩한 젖가슴을 입에 가득 물려주었다. 이건 분명히 젖꼭지를 강하게 빨아 달라는 뜻이다.
여자의 이런 저돌적인 행동을 당하자 최인범은 본능적으로 봉우리에 달린 작은 돌기를 강하게 흡입했다.
“흐흡! 쩝!”
분명 아이를 낳지 않은 젊은 여자의 작은 돌기다. 어두워서 색깔은 모르지만 작은 돌기다. 오톨도톨한 느낌이라 기분이 너무 좋았다.
급하게 젖꼭지를 빨고 이빨로 잘근거리자 여자는 가늘게 신음을 토했다. 여자는 급하게 사타구니를 더듬어 바지를 풀어 헤치고 턱 걸터앉았다.
여자의 치마 속에는 아무 것도 걸치고 있지 않았다. 여자의 까칠까칠한 방초가 생생하게 느껴졌다.
‘완전히 벗고 덤비는군.’
최인범은 약간 황당했지만 이미 몸은 이성적인 생각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더구나 여자가 자기 배위에서 막 삽입을 시도하자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아아악!”
그 순간 여자는 눈을 훌러덩 뒤집으며 비명을 토했다.
갑자기 일어나 앉자 여자의 상체가 뒤로 벌러덩 젖혀졌다. 아래 골반은 앞으로 밀어 버리는 도박적인 자세다.
갑작스럽게 너무 깊숙하게 삽입되었다. 그러자 여자는 고통인지 쾌감인지 모르지만 아래에서 너무 큰 충격을 느끼고 심하게 떨며 몸부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