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본시 사람의 성품이 서로 다르듯이 인생을 바라보는 가치관 또한 각기 조금씩은 다르다. 자신은 경제력 보다는 신체적인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 때문에 평소에도 자신의 몸에 좋다는 보약이나 건강식품들을 즐겨 찾는 부류다.
자신의 몸이 여자들의 목소리만으로 놀랍도록 빠르게 반응했다. 이런 놀라운 현상을 느끼자 비록 꿈속이라도 아주 좋은 쪽으로 생각했다.
너무 신이 나서 속으로 외쳤다.
‘아싸! 좋았어!’
아직도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다. 마치 마약이라도 먹은 사람처럼 정신이 몽롱해 아직도 모든 것이 온전치 못했다.
숲속에 혼자 떨어져 있으니 큰소리를 질러 남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위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행동을 보였다.
살금살금.
남이들을 세라 숨소리마저 죽여 가며 조심스럽게 허기진 몸을 조심스럽게 움직여 커다란 바위위로 올라가 아래를 살며시 내려다봤다.
몇 미터 정도 높이의 폭포수 아래에는 작은 물웅덩이가 보였다.
울창한 나무들의 늘어진 나뭇가지 때문에 여자들의 모습은 조금 흐릿하고·····.
‘어! 안보이네.’
여자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자 바위의 반대편으로 가서 살며시 살폈다.
순간 백옥 같이 환한 눈부신 알몸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헉! 진짜로 여배우들이 목욕을······.’
다소 작게 뜨고 약간 흐릿하던 눈을 동그랗게 치켜떠지며 어느새 초롱초롱 빛났다. 이유는 아주 싱싱해 보이는 젊은 여자들의 잘빠진 벌거벗은 알몸이 보이기 때문이다.
맑은 물이 고인 작은 물웅덩이에는 세 명의 젊은 여자들이 벌거벗은 몸으로 ‘찰랑찰랑’ 물장구를 치며 한가하게 목욕하고 있었다.
자신은 상당히 차갑게 느꼈던 개울물에서 목욕하는 젊은 여자들이 다소 신기해 보였다.
‘아고야! 춥지도 않나?’
추위를 모르고 목욕하며 젊은 여자들은 계속해서 재잘거렸다.
“호호! 아기씨도 벗으세요.”
“어머나! 벗으라니·······. 나 이미 벗었잖아!”
“아기씨도 참! 다 벗어야죠!”
여자들은 물웅덩이 중앙에서 모여 서로 상대방에게 물을 튕기며 장난을 쳤다.
이때 아기씨라고 불리는 젊은 여자는 엷은 속옷을 입은 채 머리를 물속에 담갔다가 위로 쳐들었다.
“푸아!”
쫘르륵 쫙!
살랑살랑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머리카락에 묻은 물을 털어냈다. 그러자 물에 흠뻑 젖은 칠흑 같이 검은 긴 생머리가 유난히 눈에 확 들어 왔다. 그와 동시에 엷은 속옷 안에 감추어진 아름다운 몸매가 더욱 또릿하게 보이고. 봉긋한 가슴에 달린 작은 돌기가 유난히 붉게 보였다.
‘흡!’
젊은 여자는 양손으로 가슴을 위로 밀어 올려 한껏 부풀렸다. 그러자 아래에 달린 물건이 돌연 하늘 높이 위로 솟아올랐다.
문뜩 ‘혼자라면?’이라는 요상하고 불량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강하게 치밀었다.
이런 충동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 분명 자신은 분명 성인군자는 아니다.
최인범은 놀랍고 자극적인 광경을 코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하자 마른 침을 꼴까닥 삼키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쩝! 둘은 완전히 벗고 한 명은 속옷을 입었어!’
본시 사람이란 노소를 막론하고 조금씩의 관음증을 지니고 있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것이 자연스러운 이치다.
물론 관음증이 너무 심하게 나타나는 사람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될 경우도 있다. 하지만 관음증이란 본시 작은 호기심에서 기인한다.
몰래 바위 뒤에 숨어 젊은 여자들의 알몸을 눈에 힘을 주어 노려봤다. 젊은 여자들의 벌거벗은 몸은 무척 신비로워 보이고 아름다웠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장박동은 점점 빨라졌다. 시선을 집중하자 속옷을 입고 있는 여자의 몸매가 더욱 또릿하게 보였다. 미끈한 알몸을 보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다시 꼴까닥 넘겼다.
본시 보일 듯 말듯 한 모습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약간 불룩한 가슴은 속적삼으로 살짝 가려져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맑은 물속에 감추어진 아랫몸의 검은 거웃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보면 볼수록 더 보고 싶어지는 것이 호기심인 관음증이다. 그래서 때로는 심한 중독 증세를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야한 동영상이나 또는 성인영화나 드라마에서 느끼지 못하는 강한 충동이 생겼다. 여자들을 바라보는 빛나던 시선은 다시 몽롱한 상태로 변했다.
여전히 바위 뒤에 숨어서 몽롱해진 시선으로 젊은 여자들의 몸매를 계속해서 살폈다. 뭔지 모를 강한 아쉬움을 토하고 말았다.
‘쩝! 진짜 감질나네.’
성경험도 많아 여자의 몸매에 대해 잘 안다.
‘어? 이상한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젊은 여자들의 해맑은 얼굴이나 잘빠진 몸매를 유심히 바라봤다.
‘헉! 어린 아역배우들이야.’
낮선 사내가 몰래 숨어 자신들의 알몸을 자세하게 살핀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여자들이다. 젊은 여자들은 몸매도 아담하고 가슴의 크기도 약간 작아 보였다. 눈에 힘을 주어 자세하게 살폈다. 덩치의 크기로 보아하니 여자들은 모두 아주 어리게 보였다.
특히 속옷을 입은 아기씨라고 불리는 여자는 너무 예뻤다. 갸름한 얼굴에 눈이 크고 동그랗다. 반달 모양의 가지런한 눈썹 그리고 속눈썹이 길고 입술은 아주 붉었다.
화장을 전혀 안한 민낯으로 저런 놀라운 미색을 발하니 남다른 미인이 틀림없었다.
‘조금 더 크면 대 스타가 되겠어.’
숲속에서 본 젊은 여자들의 알몸이라 그런지 너무도 자극적이다. 그래서인지 젊은 여자들의 벗은 알몸에서 강하게 음기가 풍기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몸을 움찔하며 여자들에게 다가가 접하고 싶다는 본능적인 충동이 일어났다. 그의 내면에 숨겨진 강한 정복욕이 불끈거렸다.
아래로 힘이 잔뜩 들어가며 마구마구 요동쳤다.
‘후우!’
강한 욕정이 불끈거리자 눈이 점점 붉어졌다. 계속 마른 침을 삼키고 있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다 보면 무슨 사단이 벌어질지 모른다.
아주 위험한 순간·····.
최인범은 급하게 눈길을 옆으로 돌렸다.
험한 세상을 살다가 보니 몸조심이 우선이다. 재수 없으면 별일이 다 벌어질 수도 있다. 애써 자중하며 끓어오른 충동을 억눌렀다.
어린 여자들의 알몸을 몰래 훔쳐본 자신의 치졸한 행위를 남에게 들키면 신세 망친다. 더구나 자신이 몰래 살핀 여자들은 아역배우들 같았다.
아직도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현실인지 꿈인지를 구분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생각으로 숨어있는 큰 바위에서 몸을 조심스럽게 돌렸다.
살금살금 발걸음을 움직여 폭포에서 멀어졌다.
낙엽을 조심스럽게 밟으며 이동했다.
사박사박.
작은 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귀에 들어오자 더욱 조심해서 걸었다. 몽롱한 정신 상태에서도 이성적인 판단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아쉬운 미련이 찌꺼기처럼 계속 남았다.
자신에게 다가왔던 여자를 전혀 마다하지 않았던 성품이다. 여자와의 관계는 남들이 모를 특이한 비밀이나 다양한 경험이 있다. 아주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어찌 생각하면 남다른 경험이 많은 삶이었다.
어찌 되었건 조금만 복잡하게 전생에서 있었던 사실들을 떠올리려면 머리가 너무 아파왔다. 아주 단순하게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면 두통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상하네. 내가 왜 계속해서 이러지?’
머릿속에 뭔지는 모를 다른 뭐가 한쪽을 가득 차지한 느낌이 왔다.
여자들이 벌거벗고 목욕하고 있는 작은 폭포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초행이라 산골마을로 가게 되는 산길을 전혀 모른다.
그저 멀리만 보이는 산골마을을 향해 석양을 등지어 동북쪽을 향해 걸었다. 서쪽의 높은 산자락에 걸린 해는 붉은 빛을 강렬하게 품어냈다. 붉게 타오르는 석양빛으로 물드는 작은 산골마을의 아스라한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정말 아름다웠다.
뇌리에는 조금 전에 몰래 숨어 살펴보던 예쁜 얼굴이나 벌거벗은 아름다운 몸매가 떠올랐다.
‘얼굴도 예쁘고 풍기는 느낌이 다른 여자들과 다르던데 주연 배우의 아역을 하나?’
어리게 보이지만 요염한 느낌을 강하게 풍기던 속옷 차림이던 여자. 그녀의 아주 야릇한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어른거렸다. 은밀하게 보였던 아래의 거웃도 아리삼삼하게 떠올랐다.
순간 아역배우를 하다가 대스타로 변한 여배우들의 얼굴이 뇌리에서 스쳤다.
‘그 여배우가 누구더라? 김?······. 어라? 이름이 잘 안 떠오르네. 나와 종씨인 여자도 있는데? 그 여자의 이름도 안 떠오르고.’
잡념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보니 그가 가는 산길은 산골마을과 조금 멀어졌다.
“어라! 길을 잘못 들었어.”
혼탁한 생각으로 가다보니 산길을 잘못 들어서자 잡념을 빠르게 떨어버렸다.
빨리 사람들이 있는 산골마을로 가야한다. 허기진 몸으로 길을 걸어가다 보니 기력은 점점 고갈되는 느낌이 들었다. 가끔은 심하게 두통과 현기증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다가 산속에서 쓰러지지.’
건강에 매우 예민하다 보니 자신의 몸 상태에 아주 민감했다. 체력도 고갈되어 큰 문제지만 그보다 심한 투통과 현기증이 생기는 것도 큰일이다.
이때 조금 전에 숨어서 보았던 여자들이 산길을 따라서 내려와 산골마을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자기가 폭포에서 떠난 뒤에 바로 옷을 입고 내려오는 것 같았다.
아기씨라고 불리던 여자는 댕기 머리다. 다른 두 여자는 어려보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쪽진 머리다.
그중에 엉덩이에 점이 있던 여자의 얼굴도 눈에 뜨였다. 한쪽 볼에 애교점이라고 볼 수 있는 점이 다소 크게 찍혀 있었다. 분명 엉덩이에도 점이 있던 여자다. 무명으로 만든 치마저고리를 입은 모습은 홀라당 벗었을 때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였다.
‘한복을 입어서 그런가?’
젊은 여자들을 다시 만나게 되자 조금 전에 자신이 저지른 이상한 행동이 저절로 떠올랐다. 약간은 멋쩍고 민망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자신에게 점점 가까워지는 여자들을 보며 슬며시 다시 다른 쪽으로 향했다.
터벅터벅.
전혀 길이 아닌 산속으로 향하는 그를 보며 세 명의 여자들은 이상하다는 듯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점점 숲으로 향하는 선비 차림의 젊고 건장한 사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모든 여자들은 한 결 같이 이렇게 생각했다.
‘젊고 잘생긴 선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