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 〉본심을 드러낸 정보상(1)
91화 본심을 드러낸 정보상(1)
“우리 손님~ 대단하시네~”
흥미롭게 바라보던 발텐은 개구지게 농을 던진다.
둘만 모르는 아수라장이 된 파티장 분위기.
시선에 민감한 다프넬은 용건만 건네고는 아쉬운 발걸음을 돌아섰다.
밤의 여왕이 흥미를 가지는 조교사.
타이틀 하나만으로 많은 거물의 주목을 받았다.
‘피곤하군.’
가려진 가면 아래로 귀찮은 기색이 떠오른다.
꽁한 기분을 숨기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 발텐은 팔목을 잡아, 아래로 당긴다.
옷깃이 내려가며 발텐의 눈을 가까이서 마주한다.
“휴식실에 가서 잠깐 쉬어요.”
발텐은 실실 웃으며 목소리의 세기를 낮춘다.
그리고 늘어진 목줄을 손에 쥐어주며, 가슴을 툭툭 친다.
티파티에 초대받은 자들의 포지션은 조교사였다. 허나 간혹 발텐처럼 노예 역할을 자처하는 자들도 더러 있었다.
이카루트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발텐은 흥미롭다는 눈빛을 띤다.
육감적인 엉덩이를 살랑 흔들며, 그가 이끄는대로 따라갔다.
그들이 떠나간 파티장의 분위기는 새로운 흥밋거리로 한층 고조되었다.
이카루트가 끌고 가지만 발텐은 익숙한듯 뒷짐을 지고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개인 휴식실이 일렬로 세워진 복도.
이카루트는 뛰어난 청력으로 기척없는 휴식실에 들어간다.
끼이익,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발텐은 문턱을 밟기 전, 주변을 살핀다.
아무도 없다는 걸 늦게 알고서야 긴장이 풀린듯 어깨선이 떨어진다.
뒷세계의 티파티는 듣는 귀와 보는 눈이 많아, 항시 예의 주시해야 한다.
휴식실을 거점으로 몰래 탐색하는 이도 있기에 편안히 쉴 수도 없다.
“흠…손님, 생각보다 대담하시네요?”
발텐은 손가락을 입가에 갖다놓는다.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을 무시하며, 소파에 앉았다.
휴식실이라고 하지만. 홍등을 걸어놓고 킹 사이즈의 침대까지 준비하였다.
주변에 곳곳 켜져있는 촛불엔 미약이 섞인 향이 흘러나온다.
‘장소를 잘못 선택했어.’
탁상에 가지런히 놓인 콘돔 박스를 보자, 저절로 혀를 찼다.
목적을 이루었으니, 그냥 파티장을 나가야 했다.
“그 여자, 저렇게까지 흥미를 보이는 건 처음봤어요. 조교하는 걸 어떻게 보여줬으면 불감증이라는 여자가 눈을 번뜩이며 다가오지~?”
발텐은 은근슬쩍 옆에 다가붙는다.
무릎에 얼굴을 괴며, 고양이처럼 고롱거린다. 유혹하듯 녹색의 긴 머릿결을 귀에 걸고는 요사스럽게 눈매가 휘어진다.
“응? 저도 가르쳐줘여~ 손님~”
발텐은 종아리에 젖가슴살을 붙으며 비비적거린다.
딱 달라붙은 옷재질은 흥분한 유두 모양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가슴을 가리는 머릿결을 뒤로 젖히기까지 한다.
“그렇게 매도하는 눈빛으로 보면…흥분해버리잖아요……”
정보상은 남자가 어떤 때에 꼴리는지 잘 아는 여자였다.
입술을 핥아 번질거리게 만들고는 무릎을 세운다.
살짝 벌어진 다리 중심부로 손을 넣는다. 다리가 트인 드레스자락이 손끝이 밀려올라간다.
음부로 이어지는 살결을 은밀하게 보여주며 색기어린 눈빛을 보낸다.
“그 여자 손님이 부럽네여~ 손님께 직접 조교까지 당하고…서로 친밀한 관계인가요?”
“쓸데없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
“너무 철벽치면 저 상처입어요~”
대답과 달리, 발텐은 잔뜩 흥분한 표정이었다.
벌어진 동공은 더 해달라는듯 부추기는 것 같았다.
“여자 손님께서 제게 무슨 정보를 의뢰한지 아세여~?”
발텐은 허벅지를 매만지며 새초롬히 입꼬리를 올린다.
성녀는 발텐을 만난 적이 있다. 게임 메인 시나리오에서도, 이스터 에그조차 둘의 접점은 없었다.
아직 이카루트는 최애캐가 의심스러웠다.
“현 신탁을 받은 용사의 행방을 의뢰했어요~ 당신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방향으로 물어보던데여?”
발텐은 허벅지 안쪽을 농밀하게 쓰다듬는다.
새로운 신탁이 내려갔을 무렵, 용사와 성녀 사이에 무언가 일이 있었다.
둘만 아는 대화가 오갔을 것이며 성녀는 변한 용사가 두려웠을 것이다.
용사는 인간계를 수호해야 하는 사명을 지닌 이니까.
이카루트는 여우같은 정보상을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우리들의 정체를 알고 있었군.”
“하항~ 이 정도 눈치마저 없으면 정보상 못해요~ 손님.”
이미 정체를 알고도 모른 척 넘어가는 발텐의 묘수에 혀를 내둘렀다.
하긴 게임에서도 그녀는 용사의 정체를 척척 맞췄다.
손님의 정보 보안은 필수다.
하지만 발텐은 레실리아가 제게 의뢰한 내용을 누설했다.
“원하는 바가 뭐냐.”
“역시 손님은 눈치없는 멍청이들과 달라서 편하네여~”
발텐은 무릎 위에 엎드리며 턱을 괸다. 다리까지 소파에 냉큼 올리고는 발끝을 까닥거린다.
“손님을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져~ 전쟁은 승자의 것이니까.”
인간계의 질서는 벌써 달라졌다.
아무리 용사가 세상의 희망이라한들, 패배했다는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이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이는 종족은 엘프 뿐이 아니었다.
“우리같은 약자들은 그저 승자의 편에 들어가는 수 밖에 없죠.”
소수의 인간도 마찬가지였다.
발텐은 똑똑한 정보상이었고. 세상의 중심이 어디로 돌아가는지 계산을 마친 상태였다.
“그리고 개인적인 흥미도 들구여~”
발텐은 상체를 일으키며, 무릎 위에 엉덩이를 자연스레 올려놓는다.
검은 매니큐어가 발린 손톱이 점차 가슴팍을 지나간다.
그녀는 대놓고 유혹하고 있었다.
“승자의 편이 되겠다면서, 계속 저울질을 하고 있군. 네게 정보를 의뢰한 용사가 마음에 걸리는 거겠지.”
점차 목덜미로 향하는 손목을 빠르게 잡아챘다.
발텐은 깜짝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내 다른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며 웃음을 터트린다.
“손님 앞에서는 거짓말도 못하겠네요. 솔직히 시시한 의뢰만 하는 용사는 관심 밖이네요~?”
발텐의 드러난 입가에 조소가 드리워졌다.
그리고 쏟아지는 머릿결을 손으로 빗어넘긴다.
“손님께 조교당하는 기분, 저도 알고 싶어요.”
발텐은 목에 묶인 가죽끈을 만지작거리더니, 그의 품에 아기새처럼 들어갔다.
풍만한 젖가슴을 비비적거리며 실눈으로 지켜뜬다.
***
휴식실은 다양한 SM도구들이 많았다.
침대 헤드엔 구속구가 있었고. 가죽채찍끈, 애널플러그 등등 여러가지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다.
캐비넷 옆에 있는 벽장.
벽장인 줄만 알았는데, 근처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자 아담한 목마가 나왔다.
목마 안장에 돌기있는 딜도가 얌전히 꽂혀 있었다.
이카루트는 인간의 성욕 개발은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하드하게 가나요…”
발텐의 목소리가 잘게 떨렸지만 표정은 오르가즘에 도달한 것처럼 야한 얼굴이었다.
두 팔을 슥슥 문지르며, 흥분에 부들부들 떨기까지 한다. 발텐은 도M기질이 그득했다.
“주인님이라고 불러드릴까여~ 아니면 손님? 어떤 호칭이 더 흥분되시나요~”
“네 맘대로 불러라.”
“주인님…♡”
발텐은 허벅지가 트인 드레스 자락을 배꼽까지 올린다.
흔한 속옷도 입지 않아, 보지가 확실하게 드러났다.
세로로 다물러진 뽀얀 음부는 야한 즙을 짜는 중인지, 주위가 번들거렸다.
굳이 손가락을 넣지 않아도 조교받을 준비가 완벽했다.
“올라타서 스스로 움직여.”
“제가 움직이나여~? 후우움~”
발텐은 드레스 자락을 가슴까지 걷어올리고는 목마 위로 올라갔다.
두 다리 사이에 딜도가 우뚝 서 있었다.
야외플, 수치플, SM플 다양한 노예 플레이를 했지만, 딜도가 달린 목마는 처음 봤다.
높은 힐이 삐긋할 뻔 했으나, 호기롭게 엉덩이를 내리앉는다.
‘대충 봐주기만 하면 되겠지.’
용사 찾기에 숨가쁘게 달려온 이카루트는 조금 지친 상태였다.
소파에 앉아, 준비된 와인을 마시며 발텐을 구경하고 있었다.
발텐은 그가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한 건지, 울컥 애액이 나왔다.
“원래 주인님께서 직접 리드해주시는데에……”
이런 식의 방치플은 처음이었다.
활짝 벌어진 허벅지 사이로 딜도가 조금씩 먹히고 있었다.
애액이 흘러나오며, 딜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었고. 질구로 오물거리며 씹는다.
“하…흐…이런…건…처음…넣어…보는…핫…”
다양한 딜도에 쑤셔진 경험이 있는 발텐은 돼먹지도 않는 안장 딜도에 흥분했다.
돌기가 툭, 걸리자 내려가는 허리가 멈춘다.
딜도를 넣어봤어도 자위는 처음이다.
발텐은 순간 움찔했지만 경험없는 티내지 않으려 서툴게 딜도를 잡고, 쑤셔넣었다.
“핫…!”
굵직한 돌기가 쑥 들어갔다.
발텐은 고개를 바짝 쳐들고, 헐떡인다. 딜도를 왔다갔다하며 음부에 완전히 쑤셔박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엉덩이를 내렸다.
“흐응! 하아앙!”
미끄러운 질벽은 딜도를 집어삼켰다.
돌기와 두꺼운 선단은 오르가즘의 영역을 건드렸고. 발텐은 눈알을 까뒤집으며,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허벅지가 절로 모이며, 안장 아래로 누르스름한 액체가 줄줄 샌다.
“흐웃…오줌…이 나와버렸…어…”
너무 커다란 쾌락에 실금해버린 정보상은 움직일 생각도 못한다.
이카루트는 와인잔을 내려놓고, 탁상에 놓인 안대와 채찍끈을 들었다.
“딜도 하나에 완전히 가버렸군.”
“아흐…하으으…”
발텐은 오르가즘의 여운을 놓지 못한 채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중간에 몰린 눈 위로 안대를 씌워주었다. 갑자기 시야가 까맣게 물들자, 발텐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촉각이 더욱 예민해졌다.
“으응!”
“오버하지 마라.”
“이런 식으로 만져지는 건…처, 음…아앙!”
발텐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겨드랑이 안쪽을 주물러주며 허리선을 따라 만졌다.
바들바들 떠는 골반을 눌러주자 딜도가 깊숙이 들어갔다.
단단한 선단이 자궁을 꾸욱, 쳐주는 동시에 음부는 액체를 분출한다.
투명하고 매끈한 음액이었다.
“안 보여…안 보여요…주인님…♡”
발텐은 저절로 뒤통수에 손을 올리며, 겨드랑이를 일부러 드러냈다.
방 안에 뒤섞인 미향과 캄캄한 시야에 흥분한듯 몸 전체에 열기가 김처럼 새어나왔다.
“엉덩이를 들고 그대로 내려.”
“으, 응!”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골반에 손힘을 주었다.
빠른 속도로 푹, 푹 방아질을 시작하였다.
“핫, 아, 앗, 흣!”
주인의 손길을 따라 첫 딜도 자위를 시작한 발텐은 새로운 쾌감에 눈을 떴다.
항상 주인이 딜도를 가지고 쑤셔주거나, 보빨만 받았다.
스스로 딜도 위에 자지 받듯이 허리를 움직여본 적이 없다.
“이, 런 거, 핫, 흣, 너, 무 좋아♡”
이젠 이카루트가 힘을 주지 않아도 발텐은 스스럼없이 허릿짓을 했다.
도와주지 않아도 그녀의 허리는 가속도를 붙였다.
“발정난 암캐따위가.”
“흐, 으응, 더욱 매, 도해주세여.”
“나를 이용하여, 차라타의 거리를 잡을 계획이었나.”
“흣, 아흣, 이, 용할 생각은 아니었어여, 그저 주인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싶어서, 하앙!”
“건방진 년.”
“하으응! 발칙한 엉덩이를 더욱 때려주세여!”
철썩! 채찍을 휘두르자, 엉덩이는 새빨간 사과처럼 변했다.
발텐은 딜도 자위를 하면서도 상체를 목마에 맡긴 채 채찍질을 견딘다.
오랜만에 강도 높은 채찍을 맞으니, 흐릿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런 조교 너무 좋아♡’
발텐의 경박한 보지는 쉴 새 없이 느낀다.
주인님의 흥분을 익숙하게 부추기려, 허리를 휘어지게끔 하여 뒤돌아본다.
울먹이는 표정은 남자의 소유욕을 익숙하게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