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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화 〉마물 둥지(1) (44/98)



〈 44화 〉마물 둥지(1)

44화 마물 둥지(1)

넓은 거실 가운데 푹신한 소파.
그곳에 얼굴을 박고 있는 루시는 엉덩이를 지켜든채 자지에 박히고 있었다.

“옷, 으웃…오오옷!”
“주인님♡ 애기 성녀님은 어디로 갔대요?♡”
“잠시 산책 다녀온다고 하더군.”
“옷, 오옷…서방님…서방니임…임신, 절정 또, 또 갈 것 같, 아오오옷…!”

부르륵! 힘차게 쏟아내는 정액.
자궁에 세 번이나 싸지른 정액이 후두둑, 바닥에 쏟아진다.
소파 아래에 깔린 러그는 애액과 정액으로 흠뻑 젖었고. 루시는 서방님의 새 좆물을 담아내려 보지를 빠끔댄다.

“흐음~ 음몽이 조금 쎘나? 렉스 에티아에 대한 기억은 말해던가요~?♡”
“그래. 네가 말한대로 용사로 알고는 있지만 친남매라고 생각하지 않더군. 마을 사람들의 증언과 일치한 부분도 있어. 전 대의 용사가 다시 부활하면서 기억이 부분적으로 뒤틀린 거지.”

릴리트는 엎어진 루시의 뒤통수를 끌어올렸다.
마왕이 세 번 사정할 동안 루시는 음몽 효과로 여섯 번이나 절정했다.
턱가에 침을 질질 흘린 채 허공을 바라본다.
이에 서큐버스는 즐거운듯 매끄럽게 웃는다.

“신의 가호를 받은 자라서 그런가~ 생명도 참 질기네요♡ 신을 본 적이 없어서, 존재의 여부를 모르겠지만? 얘, 너도 그렇게 생각 안 해?♡”
“으으…으으으….”
“후후, 완전히 맛 가버렸네♡”

릴리트는 키득키득 비웃으며 손을 뗐다.
풀썩, 루시는 소파에 완전히 얼굴을 파묻는다.
우스꽝스럽게 들린 엉덩이 골 사이엔 아직도 백탁액이 흐르고 있었다.

“흥흥~♡그리고 게이트의 균열을 깨고 나온 마물이 마을 변두리에 집을 만들었더라고요?”

용사의 기운을 수색하던 전날.
한참 마을 내부를 배회하던 중간에 한 마을 주민이 귀띔을 해줬다.

며칠 전, 마물 둥지가 나타났다.
마을 변두리 쪽에 생겨난 마물 둥지는 잠자코 그 자리에 지킬 뿐, 아직 해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간혹 마계에 있던 하급 마물이 게이트 균열을 깨고 나와 인간계에 서식하기도 한다.

“알고 있다. 배고프면 이곳에 사냥하러 오겠지.”

일부러 먹잇감이 많은 곳을 골라, 주둔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물 습격을 받았던 마을은 대비를 철저하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이벨롯 남작가에 지원을 받아, 기사단이 온다고 들었다.

“흐음… 마물은 그냥 냅두실 건가요?♡”
“굳이 건들 필요가 있나.”
“아뇨♡ 없긴 한데~”

릴리트는 주위를 스윽 둘러보고는 똑바로 주시한다.
묘하게 가늘어지는 눈매. 입가에 손을 대며 후후,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린다. 혼자 흥미로운 걸 보고, 좋아라하는 어린애 같았다.

“잠깐 둥지에 있던 마물한테 다녀왔는데, 많이 굶주린 것 같더라고요?♡ 빠른 시일 내에 마을을 덮칠 것 같은데…♡”

콰앙ㅡ!
타이밍 좋게 멀리서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정신을 못차리던 루시가 화들짝 놀라 눈을 번뜩 들었다.

지면을 흔들거리는 약한 지진.
굉음 속에 묻혀있던 사람들의 도망가는 발걸음.
릴리트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굶주린 마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보이지 않는 밖은 아비규환이었다.

“……귀찮군.”

산책나간 성녀 레실리아가 휘말릴 가능성이 높았다.
재앙이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나갈 캐릭터였다.
눈앞에 다치는 인간을 두고 보지 못하며, 스스로 희생을 할 성격이고도 남는다.

‘아직 마을에 남아있다면 그 녀석도 나타나겠지.’

용사도 함께 나타날 것이다.

“용사 찾아볼까요?♡”
“여기에 남아있다면 필시 얼굴을 보일 것이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찾아라.”
“팔, 다리 정도는 잘라도 괜찮죠?♡”
“목숨만 붙어있다면 상관없다.”
“네, 주인님♡”

릴리트의 입가는 웃음꽃이 만개하였다.
스스슷…. 이어 음습한 연기와 함께 모습을 감춘다.
이카루트는 흐트러진 옷새무새를 정돈했다.

“…!! 저, 저…! 모험가 님…!”

루시는 옷소매를 꾸욱 잡고 놓질 않았다.
두려움에 울먹거리는 눈동자. 그녀는 가지 말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카루트는 손등을 잡고 천천히 놓게 하였다.

“가야 한다.”

그는 매정하게 등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망토를 입은 뒷모습.
이상하다. 왜 누군가가 떠오르는 걸까. 루시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붙잡았다.

‘나 가야 해. 바보 동생아. 오빠 믿지?’

그녀가 모르는 기억이 흐리게 재생된다.
루시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왠지 눈물이 툭, 나올 것 같았다.

***

레실리아는 뒷문을 통해, 한적한 길을 걸었다.
건물도 많이 없고. 꽃밭이 보이는 거리.
짝을 이룬 경비대원들은 아름다운 외모의 그녀를 흘끔 보며 지나갔지만.
성녀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를 향한 관심과 호기심은 당연했다. 레실리아는 머릿결을 빗으며 산책을 즐겼다.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구나.’

성전에 있을 때는 기사단이 뒤를 지켰다.
가끔 대신관의 지시로 감시받았기에 불편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레실리아는 성녀였다.

신이 원하는대로 끝없는 자비와 사랑으로 수많은 생명체를 품었다.
그러나 자신을 달가워하지 않는 이도 많았다.
누군가의 시주를 받은 암살 시도도 겪어도 성녀는 자애를 가져야 했다.

‘그래도 역시 주인님과 산책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

간만의 느껴보는 자유. 조금 외롭고 허전하다.
레실리아는 앞장 서서 걸어가던 마왕을 생각했다.
노예의 신분으로 들어간 마왕성.
성전에서 몰래 반입하여 읽었던 수많은 에로 소설을 기억해내며, 처음으로 실전섹스를 하였다.

‘너무 좋았어….’

자극을 계속 받다보면, 더 큰 자극을 원한다.
성녀는 여신관이 몰래 추천해준 전체 연령가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설렘을 느꼈다.

그러다 점차 성인물로 넘어갔고. 도착지는 하드 수위의 에로 소설을 읽지 않으면 두근거리지 않았다.
특히 배란기엔 SM 키워드가 있는 에로 소설을 주구장창 읽었다.

‘그리고…키, 키스도 했고….’

레실리아는 숨기고 싶은 로망이 있었다.
로맨스 소설에 처음 봤던 키스 장면.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하며, 진득하게 감정 교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스킨십.
키스는 섹스와 엄연히 달랐다. 적어도 성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아….”

충동적으로 키스했다.
첫키스를 떠올리자,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올랐다.
잠깐 걸음을 멈춘 레실리아는 양손으로 뺨을 댔다. 붉게 달아오른 양볼.
부끄러워하는 성녀의 모습은 누구나 한번쯤 사랑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도 지나가겠지.”

툭, 레실리아는 고개를 떨궜다. 머릿결이 스르르 내려와, 그림자 장벽을 만든다.
알 수 없는 눈빛. 얼굴 위로 어둑한 감정이 넘실거린다.

콰앙ㅡ!
ㅡ콰콰쾅!

“꺄아악! 저게 뭐야!”

귀를 따갑게 울리는 굉음.
고막이 터질 것 같았다. 성녀는 양손으로 잽싸게 귀를 막았다.
고개를 드니, 건물 지붕 위로 무언가가 흔들거리고 있었다.
익숙한 것의 정체에 레실리아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쿠어어…쿠어어어…!”

하나가 아니었다. 다량의 미끌미끌한 촉수들이 허공에 너풀거리고 있었다.

‘슬라임…?’

슬라임 촉수와 달랐다. 썩어가는 보라색의 촉수들은 의지를 가지고 마음껏 건물을 붕괴한다.

“으아악! 살려줘!”
“빨리 도망가!”
“꺄아아악!”

건물 잔재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그 위로 흘러가는 촉수들은 여러 다발로 뻗쳤다. 그리고 사람들을 모조리 집어삼켰다.
촉수 곁면에 질질 흐르는 액체는 옷가지를 녹였고.
사람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아앙…하아앙…!!”
“흡, 읍, 으읍, 하으읍!”
“드, 들어오면…안, 돼는, 하응!”

특히 여자를 대상으로 집중공격을 했다.
일부러 흥분시켜, 흘러나오는 음기를 섭취하였다.

여러 가지 형태의 촉수들은 갖가지 모양으로 먹잇감을 흥분시켰다.
빨판 모양의 촉수는 젖가슴에 달라붙은채 쭙쭙 빨고 있었고.
어떤 촉수는 귀두를 빼내, 자궁교미섹스를 거칠게 한다.

“하앙, 하으응! 나, 절정할 것 같아아!”
“흐으…흐으으…살려줘…이런 절정은 싫어…오고곡!”
“오, 지마! 오, 오지ㅁ…응기잇!”

뻗어나간 촉수 마다 마을 여인들은 고치 형태로 잡혀 있었다.
희롱당하면서도 울부짖은 모습이 기괴하게 느껴졌다.
뒷걸음을 쳤던 레실리아는 입술을 콱 깨물었다.
깊은 생각에 잠긴 얼굴은 의미모를 무력감이 느껴진다.

‘…아냐, 깊이 생각하지 말자.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생각해.’

이내 양손을 모아 눈을 감고 기도 자세를 취한다.
결연한 태도. 게임 유저들이 잘 아는 성녀의 모습이었다.

먹구름 사이로 하얀 빛줄기가 내려와, 등 뒤에 선다.
평범했던 검은 머릿결은 빛을 받아 백금색으로 번졌고.
서서히 떠지는 청안은 선명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쿠륵…쿠어어….”

한층 더 성스러운 분위기.
신성력은 끊임없이 공기 중으로 퍼진다. 이에 반응한 촉수들은 꾸물꾸물 움직인다.

“쿠어어!!”

주위를 둘러싼 촉수들은 한꺼번에 성녀를 공격했다.
하지만 레실리아는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허연 빛덩어리가 그녀를 감쌌고. 팟! 하고 터진다.

투둑, 투두둑, 투둑.

“쿠웩…쿠웨에엑….”

촉수들은 반갈죽이 되었다.
물컹하게 덩어리진 것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꿈틀댔고.
서로 이어주며 다시 촉수 형태로 만들어갔다.
레실리아는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파앗!

“쿠륵!”

한 번 더 성력이 뿜어져 나왔다.
허연 빛가루가 흩날리며 촉수에게 닿는다.
화륵, 화르륵! 그러자 첫눈처럼 새하얀 불을 일으킨다.

“키익…키이익…! 쿠에엑!”

아파 몸부림치는 촉수 사이로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흐으으….당신은 누구….”
“여러분 어서 도망가세요. 빨리!”

레실리아는 다급하게 소리치며, 여인을 한 명씩 부축였다.
음액에 흠뻑 젖은 이들은 정신을 못차렸다. 다리를 벌린채 피슈슛, 음액을 발사하였고. 몇몇 여인들은 보지를 거칠게 만지며 자위를 하기 시작한다.
나락으로 떨어진 지옥같았다.

“어, 엄마! 정신 차려요!”
“어서…흐읏…일어나….”

그나마 덜한 여인들은 보짓물을 싸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챙겼다.

“빨리 도망가세요! 어서!”
“가, 감사합니다…!”
“또 쳐들어올 거에요. 제가 막을 테니 피해 상황을 다른 분들께 알려주세요!”

죽은 촉수들이 널부러져 있는 상황.
레실리아는 능숙하게 구조하였다. 한 명씩 부축여주고, 치료해주는 성녀 다운 행보를 보였다.

“쿠륵…쿠르르륵….”
“끝이 없을 것 같네요.”

기운을 감지한 레실리아는 등을 돌렸다.
또 다른 촉수들이 꾸물거리며 지켜보고 있었다.
성녀는 다시 기도를 하였다.

‘주인님께서 돌아오시기 전까지 상황 정리할 수 있기를.’

이마에 성호를 그은 다음, 눈을 천천히 뜬다.
드드드드…. 마왕을 대적할 만한 엄청난 양의 신성력이 퍼졌다.

“레실리아 답네.”

저 멀리 지붕 위에 서있는 이번 대의 용사, 레티나가 입술을 열었다.
평범한 마을 주민 복장. 허릿춤에 낡은 롱소드가 있다.

“그때처럼 마물이 또 습격할 줄은 몰랐네.”

높게 올려묶은 연갈색 머릿칼이 거세게 휘날린다.
그녀는 바람을 따라 무심히 시선을 돌린다.

“우냐, 마왕은 찾았냥?”
“곧 성녀한테 올 거야.”
“그 녀석 성격이라면 성녀 따위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까냥?”

보라색 귀를 쫑긋이는 수인족 소녀.
낸시는 몸을 웅크리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성녀는 나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우냐아…. 지금 마주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냥…?”
“지금은 아니야,”

낸시는 귀를 벅벅 긁고는 벌러덩 길게 눕는다.
각기 다른 색깔의 눈을 게슴츠레 뜬다.

“렉스, 꼭….”
“레티나.”
“우우, 이름 너무 헷갈린다냥! 그냥 렉스로 살아가라냥!”
“어허, 낸시. 전 대의 용사는 죽었잖아.”

레티나는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움찔 놀란 낸시는 이내 뾰로통해진다.

“용사는 마왕의 영원한 숙적이니까, 직접 얼굴을 보여줘야지. 네 적은 영원히 살아있다고.”
“렉ㅅ…레티나 음흉해졌다냥….”

레티나는 옛날처럼 응석부리는 낸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어 굳은 표정으로 성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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