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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화 〉악마 굴욕(4) (29/98)



〈 29화 〉악마 굴욕(4)

29화 악마 굴욕(4)

성 지하 내부의 실험실.
실험체 목적으로 가져다놓은 인간 노예가 침대 한가운데에 알몸으로 누워있었다.
각각 손과 발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여러 약물이 달린 주사기가 양팔에 꽂혔다.
톡, 토독. 벨페고르는 약물이 떨어지는 걸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피곤해, 졸려, 피곤해, 졸려.’

무심한 눈가 아래로 다크 서클이 거뭇하다.
벨페고르는 연신 하품을 했지만 피로함을 가시지 않았다. 보글보글, 물약이 끓는 소리에도 쉽게 민감해지고 문 너머로 순찰하는 걸음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란다. 그녀는 양손으로 눈가를 비비다가, 알 수 없는 무기력함이 들었다. 들쑥날쑥해지는 기분 변화에 옅은 한숨을 쉰다.

“……휴우…. 자고 싶은데, 잘 수가 없네….”

잠에 들면 꿈을 꾼다. 꿈속에서의 벨페고르는 항상 벽에 박혀 있었고, 커다란 손과 단단한 자지로 인해, 보지 함락을 당했다.
장소는 어디든지 바뀌었다. 성 외부에 있는 정원이 되기도 하고, 하루는 익숙한 실험실이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은 알 수 없는 벽에 가로막혀 엉덩이가 들린채 좆질을 당했다.

큼직한 귀두가 자궁을 쿵쿵 건드리는 순간마다 척추로부터 찌릿한 스파크가 느껴졌다. 꿈속인데도 불구하고 흥분해버린다.
급히 깨어나 이불을 걷으면 음부에 투명한 액체와 젤리처럼 말캉한 백탁액이 섞여 있었다.
가끔 잠옷과 이불이 흠뻑 젖어 있어 뒷처리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그 짜증나는 서큐버스……기분 나빠아….”

벨페고르는 눈가를 미세하게 찌푸렸다.
음몽을 매일같이 꾼다. 엉덩이살을 아프게 짓이기는 손길. 질입구를 귀두로 살살 찧는 느낌, 그리고 좁은 자궁구까지 쯔읍, 하며 비집고 들어오는 우람한 자지 기둥. 꿈 치고는 매우 명료하고 선명한 감각이 느껴졌다. 이또한 전부 음몽의 효과였다.

“……무슨 목적이지…?”

나태한 악마는 의구심이 들었다.
서큐버스는 남성체를 대상으로 음몽을 걸어, 양기를 섭취한다. 그래서 여성체인 제게 음몽을 걸 이유는 없었다.
벨페고르는 음, 음 거리며 고개를 기웃거린다. 느리게 회전하는 생각은 앞뒤 상황에 맞는 대답을 도출하지 못했다.

순간 집무실 앞에서 만났던 릴리트의 모습을 떠올랐다. 성녀와 마왕의 거친 섹스 행위에 깜짝 놀란 작고 영악한 악마를 귀여워죽겠다는 눈빛. 게슴츠레 뜨며 내려다보는 눈매는 기분나쁜 곡선을 지었다. 덩달아 기분 나빠진 벨페고르는 살기를 띄었다.

“……역시 나를 놀리려는 셈인가…?”

고위급 마족 질서에 이제 막 들어온 벨페고르는 내부 사정을 모른다. 자유롭고 제멋대로인 서큐버스가 마왕을 굳이 주인님이라며 고개를 숙이는 이유도 모른다. 애초에 관심도 없었다. 그녀의 목적은 마왕의 자리 그 뿐이었으니까.

“……경계해야겠어…….”

릴리트가 제게 음몽을 거는 행위를 도통 이해할 수 없었던 벨페고르는 다음에 서큐버스를 만나면, 실험체로 잡아넣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조그만한 손을 움켜쥐며 분기를 삼키고 있을 무렵. 실험체의 손가락이 들썩 움직인다.

“……섰어…?”

침대에 누워있는 남성 실험체는 성기사였다
뇌가 수면중인 상태인데도 약물 효과로 인해 자지가 꼿꼿하게 섰다.
이상하게 성력이 있는 인간에게만 약물은 정신 지배없이 최음만 걸렸다.

쾌락 때문에 반쯤 정신을 놓아도 완전하게 지배하여 조종하기는 어려웠다.
마기를 흘려 변질시켜도 성력은 스스로 정화하여 원점으로 돌려놓는다. 몹시 까다롭고 귀찮은 힘이었다.

ㅡ 꿈틀. 살짝 휘어진 성기의 핏대가 불거졌고 우둘투둘한 정맥이 시퍼렇게 선다.
이를 본 벨페고르는 침을 꼴깍 삼켰다. 남자 성기를 가까이서 처음 본다. 벨페고르는 무릎을 꿇어 시야를 맞췄다.
자지 기둥이 움찔 거릴 때마다 고개가 절로 기웃인다. 그때 귀두에 쿠퍼액이 찔끔 나온다.

“……뭐지이…….”

벨페고르는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 그러자 자지가 힘을 받으며, 점차 발기했다.
발기한 좆기둥은 처음 본 그녀는 눈을 느리게 깜박이며, 조금 뒤로 물러섰다.
쿠퍼액은 여전히 질질 흐르고 있었고, 큼직한 자지는 번들거렸다.

“……?”

위험한 호기심이 들었다. 벨페고르는 검지끝으로 귀두를 슬슬 문지르다가, 다른 손가락으로 기둥을 감았다.
스윽, 스윽. 위아래로 왕복하며 발기 자지를 쓰다듬었다. 조금 물렁한 살결이 느껴지자, 기분이 묘했다.
벨페고르의 서툴고 은밀한 손길에 실험체의 발기 자지는 점차 단단해졌고, 부릇 정액을 뿜었다.

“…!! 으으….”

탁! 분수처럼 솟구친 정액은 후두둑, 떨어지면서 손등에 닿았다.
벨페고르의 얼굴은 일순 일그러졌다. 그때 무릎을 꿇은 성녀가 마왕의 귀두에 묻은 정액을 핥는 장면이 머릿속에 지나쳤다.
뜨겁고 농밀한 액체. 벨페고르는 재빨리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혀를 살짝 내밀었다.
할짝-

쿵쿵!

“벨페고르 님. 곧 회의 시간입니다.”
“……!”

벨페고르는 텁,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가운 앞주머니에 있는 손수건을 꺼내서 더러워진 손등을 깨끗하게 닦았다.
벅벅, 손등이 부어오를 때까지 세게 닦은 벨페고르는 정액이 얼룩진 손수건을 바닥에 버렸다.
바깥엔 이미 인간 말이 대기하고 있을 터. 피곤하니까 회의실에서 조금만 눈이라도 붙여야지.
꼬무룩해진 자지를 곁눈질한 벨페고르는 꽃으로 수놓인 모자를 챙기며, 다시 하품을 옅게 한다.

***

“용사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용사는 지금 서쪽 해안가를 넘어, 실론드 마을에 머무른 걸로 확인되었으며….”

‘따분해. 지루해. 피곤해. 언제 끝나지.’

고위급 마족이 모두 모인 회의실.
보좌관 마몬의 조곤조곤한 음성은 잠이 오기 딱 좋은 소리였다.
뜻밖의 ASMR를 들은 벨페고르는 눈꺼풀을 억지로 올리며 회의를 듣는 척을 했다.

인간계 침략 중간 보고, 용사 추적, 중간에 마계의 질서를 혼동시키는 사건 등으로 인해 회의 시간이 점차 길어졌다.
다른 마족들도 집중이 흐려진듯 마몬의 보고를 들으며 다같이 딴짓을 했다.

모자를 품에 끌어안고 있던 벨페고르는 시선을 옮겼다.
대각선자리에 보이는 마왕. 이카루트는 고고한 분위기에 자세를 흐트러짐 없이 듣고 있었다.
다리를 잠시 꼬는 순간, 시선은 자연스레 옆태 아래를 응시했다. 벨페고르의 눈은 저도 모르게 바짓춤으로 향했다.

“…….”
“……!”

그때 마왕과 눈이 마주쳤다. 너무 놀란 나머지, 벨페고르는 어깨를 흠칫 떨며 시선을 피했다.
조금 전까지 만졌던 실험체의 발기 자지가 생각났다. 이에 겹쳐지는 마왕과 성녀의 임신절정 교배프레스….
벨페고르는 눈을 느리게 끔벅이며 몸을 웅크렸다.

자지 밖에 모르는 서큐버스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
교미섹스는 하찮은 마물이나 하는 짓이고, 욕구를 쉽게 배설하는 행위는 천박한 마족이 지향하는 것이다.
벨페고르는 더 이상 자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음몽 속에서 쿡쿡 자궁을 쑤셔댔던 좆기둥이 떠올라 안쪽이 자꾸 간지러웠다.

“ㅡ이상으로 보고를 마치겠습니다.”

마몬이 말을 맺었다.
동시에 마족들의 표정이 풀리며 드디어 끝났다라는 해방감을 여실 없이 드러냈다.

“흐음♡ 베엘♡ 입에서 침 흐르겠다~♡”
“……닥쳐주시겠어요….”
“왜에~♡ 우리 벨 잠도 못자는 것 같아서, 달콤한 꿈 꾸게 해줬는데♡”
“……역시 당신 짓이었군요…? 천박해….”
“하아아…♡ 기분 많이 좋았구나? 어쩜, 이렇게 솔직한지♡”

릴리트는 단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받아쳤다. 거기에 꽃받침을 하고는 혀를 길쭉하게 내밀어, 발정난 표정을 짓기까지 한다.
벨페고르는 익살맞은 서큐버스를 무시하며 속으로 오늘 밤 서큐버스 퇴치약을 만들어야 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요 앙큼한 벨♡ 더 놀려주고 싶지만~ 내가 빨리 자리를 비켜줘야할 것 같네♡”

길고 지루한 회의는 끝이 났고 다들 자기 처소에 돌아가기 바빴다.
릴리트 또한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고는 큼직한 엉덩이를 흔들거리며 문 밖으로 나갔다.
벨페고르는 고개를 갸우뚱이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상에 앉은 마왕을 뺀 모든 마족은 자리를 떠났다.
보통 같았으면 마왕이 먼저 자리를 떠났겠지만, 벨페고르는 이를 잘 몰랐다.
느릿한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툭툭, 팔짱을 낀 이카루트가 손가락을 두어번 두드린다.

“마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실험은 잘 되어가고 있나?”
“……뭐…….나쁘진 않아요….”
“그렇겠지. 성녀와 대신관보단 못하더라도, 인간 중에서는 성력이 높은 기사단장이니까.”

이카루트는 휙 돌아서는 턱을 받친다.
고압적인 눈길을 마주하니, 오금이 조금 저렸다. 저 눈빛으로 싫다는 성녀를 맘껏 매도했겠지…?
벨페고르는 이상한 생각을 하는지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시선이 아래로 조금씩 내려가면서 봉긋한 바짓춤을 바라본다.

“……어…?”
“벌써 음탕한 눈빛을 주는 걸 보니 그 앙큼한 서큐버스가 잘도 쾌락을 가르쳤군.”
“……?”
“뭐….육체 쪽은 내가 가르쳐줬지만.”
“……마왕 님?”
“반응이 참 굼떠서 힘들었지.”

이카루트가 일어섰다. 커다란 체구의 그가 서있으니, 고목나무에 매미가 붙은 것처럼 작은 악마는 더욱 조그만하게 보였다.
벨페고르는 그제야 위험을 감지했다. 힘을 쓰려고 하던 그때, 이카루트의 몸에 거대한 오오라가 방출되었다.

“…!!흐우욱….윽!”

검은 안개가 흩어지니 숨을 쉴 수 없었다.
엎드린 벨페고르는 타액을 질질 흘리며 컥컥 숨을 토해냈다.
이카루트는 그녀의 산양뿔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쳐들게 한다. 벨페고르의 안색은 허옇게 질려,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숨, 을 쉴 수 가 없…우에엑!”
“이 음탕한 것. 회의실 중간에 내 아랫도리를 보고도 허덕이는 꼴이 우습더군.”
“아, 아니야…아니에요오…! 아니….”
“네 표정을 보고도 아닌 척을 하나?”

이카루트는 찰칵, 벨트를 풀어 바짓춤을 풀었다. 드로즈를 살짝 벗자 우뚝 솟아오르는 좆방망이에 벨페고르는 살짝 벌어지는 입을 황급히 다문다. 습, 타액이 흐르는 바람에 손등으로 주섬주섬 닦았다.
멍한 얼굴 위로 자지 기둥을 가까이 댄다. 벨페고르는 저도 모르게 혀를 내밀 뻔 했다. 정점에 오른 수컷을 보자, 음부가 조금씩 젖어들었다. 말캉한 입술 위로 기둥을 슥슥 비벼대었다. 비릿한 수컷내가 진동하면서 무심한 눈매가 점차 풀어졌다.

“네 년도 하찮은 좆물받이처럼 똑같은 얼굴을 하는군.”
“……아, 니에요오….”
“죽고 싶지 않으면 혀를 내밀어.”

음산한 오오라가 감싼다. 강력한 마기에 포위당한 벨페고르는 혀를 길게 내민다. 길쭉한 혓바닥 위로 귀두로 콩콩 닿게 하고는 기둥 전체를 비벼대며 왕복한다. 자지는 타액으로 번들거렸고. 좆뿌리부터 귀두까지 부풀어오르는 모습을 보니 조금 뿌듯했다.

‘……왜 뿌듯한 거지…?’

벨페고르는 달라진 마음 한구석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건, 음몽을 꾸고 나서부터 자지를 보면 아랫배가 쿵쿵 울린다.
그때 이카루트의 손에 휘어잡힌 벨페고르는 그대로 탁상 위로 올려놓았다.
조그만한 체형은 탁상에 딱 맞았다. 이카루트는 옷속에 손을 집어넣어, 거칠게 하복부를 만졌다.

“처음 좆을 넣는 것도 아니니, 아프진 않을 것이다.”
“……?!에우웃…!”

다른 손은 허벅지 안쪽으로 들어가서 스윽, 스윽 문지른다.
그 손길은 음몽에서 느꼈던 손길과 똑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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